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2026년 좀 더 공정해지는 일본 물류업계: 화주 책임 확대 경영의 시작
  • 통상·규제
  • 일본
  • 나고야무역관 백현수
  • 2026-02-24
  • 출처 : KOTRA

2024년 시행된 물류업계 근로시간 규제를 계기로 일본 물류는 운송 중심 구조에서 관리 중심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2026년 4월을 기점으로 화주 책임이 확대되면서 물류 운영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예정이다.

일본 물류 산업은 트럭 운전사의 근로시간 규제 도입 이후 운영 구조 전반을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 연간 960시간으로 제한된 근로 상한제는 운송 인력 수급과 운임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업계 전반의 비용 구조가 변화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일본 정부는 물류 효율화법 개정안을 공포한지 2년만인 2026년 4월부터 현장에 적용하여 화주의 책임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화물 취급량이 9만 톤 이상인 약 3,000개 화주 기업은 중장기 물류 개선 계획 수립과 정기 보고를 이행해야 하며, 임원급 물류 총괄 관리자(CLO) 선임 의무도 지게 된다. 기존의 하차 대기와 하역 관행은 근로시간 규제 하에서 수송 능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혼재 운송 역시 실질 소요 시간을 반영해 단가를 조정하는 단계이며, 업계는 공동 배송과 적재율 개선, 출하 공정 자동화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조적 문제의 심화: 인력 부족과 운송 여력의 한계 

 

일본의 화물 운송은 중량 기준으로 트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장거리 수송 역시 도로 운송에 크게 의존해 온 상황에서, 운전기사의 운행 가능 시간이 제한되자 운송업체는 동일한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고령화된 운전기사 인력 구조와 신규 인력 유입 정체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일본의 근로시간 규제는 인력난을 더욱 심화하였다. 현장에서는 배송 지연, 화물 접수 제한, 택배 서비스 일시 중단 사례가 발생하였는데, 연말 대형 세일 기간이나 전자상거래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일부 대형 택배사가 일정 기간 신규 화물 접수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야마토 홀딩스 산하 나카노 상회 아츠기 영업소의 경우, 보유 트럭 대수 대비 운전사가 10명가량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어 밀려드는 운송 요청으로 인해 하루에 약 10건의 주문을 거절하였다고 밝혔다.

 

비용 측면에서는 운임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재 운송과 정기 노선 운송 전반에서 운임이 단계적으로 인상되었다. 혼재 트럭 운송의 대표 노선인 도쿄-오사카 구간은 2025년 말 기준 100kg당 약 3,150엔 수준을 기록하며 과거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혼재 운송은 여러 화주의 화물을 한 대의 트럭에 실어 운송하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성이 높지만, 배송 일정 조율과 하차 순서 관리가 복잡하여 운전기사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특성이 있다. 근로시간 규제 이후 비효율적인 대기 시간이 수송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비용 구조가 재조정되었다. 운임 인상은 화물 특성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다. 장거리 운송이나 대형 및 중량 화물의 경우 운송사가 가격 조정을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하는 반면, 도심 내 단거리나 소량 화물은 가격 경쟁이 치열하여 인상 폭이 제한적이다. 동일한 혼재 운송 시장 안에서도 노선과 화물 특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기존 관행으로 처리되던 하차 대기와 하역 문제도 주요 관리 대상으로 부상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조사에 따르면 트럭 운전기사의 1회 운행 당 평균 소요 시간은 약 11시간 46분이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하차 대기와 하역, 분류 등 부대 작업에 소요된다. 과거에는 운송 계약 시 화물 운송 용역비만 지불되고 부대 작업은 무상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많았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집중 조사를 통해 530개 운송사가 행정 지도 대상으로 분류된 것은 업계 전반의 거래 관행이 현행 제도와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물류에서 의존도가 높은 트럭 운송>

https://dream.kotra.or.kr/attach/namo/images/001413/20260213092403000_H5H5FY5B.png

[자료: LOGISTEED]

 

제도적 환경의 변화: 물류 효율화법의 본격 도입 

 

일본 정부는 2026년 1월 물류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도급 대금 지급 지연 등 방지법(하도급법)'의 개정 법률인 '중소 수탁 거래 공정화법(수탁적정법)'을 시행하며, 4월부터는 화주와 물류 사업자에 대한 의무 조항을 포함한 ‘물류 효율화법’이 전면 적용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물류 정책의 중심축을 운송회사에서 화주로 이동시켜 화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데 있다.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농림수산성 3개 부처는 합동회의를 통해 기본방침과 판단 기준, 특정 사업자 지정 기준을 마련했다. 물류 효율화법은 모든 화주와 물류 사업자에게 물류 효율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노력 의무를 부과하는 동시에, 정부가 물류 사업자를 대상으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이행 상황을 지도하며 조사 결과를 공표할 권한을 부여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물동량을 취급하는 사업자는 특정 사업자로 지정돼 중장기 계획 수립과 정기 보고가 의무화된다. 특정 제1종 및 제2종 화주는 연간 화물 취급 중량이 9만 톤 이상인 경우 지정 대상이 되며, 전국적으로 약 3000개 기업이 해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정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연간 화물 취급 중량 9만 톤 이상, 특정 창고 사업자는 연간 화물 보관량 70만 톤 이상, 특정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자는 보유 차량 150대 이상인 경우 지정 대상에 포함된다. 특정 사업자는 하차 대기와 하역 시간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 상황을 정부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행 실적이 불충분할 경우 정부는 권고와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특정 사업자의 지정 신고, 중장기 계획서 작성, 물류 총괄 관리자 선임 및 해임 신고, 정기 보고서 제출 등 구체적인 절차와 양식이 확정되었다.

 

<일본 물류 유지를 위한 3대 변화의 물결>

 https://dream.kotra.or.kr/attach/namo/images/001412/20260210173648901_39ZHPRRN.png

[자료: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농림수산성]

 

 

기업의 경영 구조의 재편 등 대응 사례 

 

제도 변화에 대응하여 일부 기업은 물류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물류 효율화법의 핵심인 물류 총괄 관리자(CLO) 선임 의무화는 단순한 부서 관리를 넘어 공급망 전반을 총괄하는 경영 책임자의 등장을 의미한다. 정부 지침에서는 CLO를 사업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관리적 지위, 즉 임원급 선임으로서 명시했다. 2025년 3월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상장사 중 물류 전담 임원을 둔 기업은 10% 미만이었으나, 제도 시행을 앞두고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식품 대기업 닛신식품홀딩스는 2025년 4월 자재 조달과 물류 기능을 통합하고 총괄 책임자인 최고 공급망 책임자(CSCO) 직책을 신설했다. 이는 공급처와 소매업체 양측의 연계를 강화하여 물류 중단 리스크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일본의 대형 편집숍 브랜드인 유나이티드 애로즈 역시 4월에 CLO직을 신설하고 전담 집행 임원을 선임했다. 기존에 물류추진부와 무역부 등으로 분산돼 있던 지휘 계통을 통합해, 업계 타사와의 공동 배송 및 창고 내 출하 작업의 자동화를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전선 제조 중견 기업인 SWCC는 2025년 8월, 첫 전담 임원으로 집행 임원을 임명하며 물류 체계를 정비했다. 전선용 드럼처럼 무겁고 고정이 어려운 특수 화물은 운송 가능한 업체가 한정적인데, 물류 담당 인력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상품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경영진이 직접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이다. 또한, 일본 물류 대기업 로지스티드는 물류업계의 변화에 맞춰 CLO 선임 절차 및 물류 시스템 효율화 등을 지원하는 컨설팅과 디지털 시스템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경영진 차원의 조직 개편과 더불어, 현장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외국인 운전자 대규모 채용 및 육성 체계 구축도 활발하다. 일본 정부가 2029년까지 자동차 운송업 분야의 특정기능 인력을 약 2만 명까지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물류 대기업들은 이들을 단순한 단기 인력이 아닌 핵심 공급망 유지의 주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야마토 운수는 향후 5년간 베트남 등지에서 최대 500명의 외국인 운전사를, SBS 홀딩스는 10년 이내에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1800명의 외국인 운전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 채용을 넘어 안전과 직결된 전문 교육 체계도 정비되고 있다. 나카노 상회는 일본 특유의 운전 문화와 보행자 우선 수칙 등을 담은 외국인 전용 교본을 제작해 배포했으며, SBS 홀딩스는 자사 자동차 학교를 활용해 외국인 인력이 일본 면허를 처음부터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이직 방지를 위해 가족 관계나 급여 희망 사항을 관리하는 등 외국인 인력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경영 관리 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물류는 단순한 비용 절감 대상이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된 관리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류 네트워크 지속가능성을 위한 주요 방안> 

https://dream.kotra.or.kr/attach/namo/images/001412/20260210155909363_ZR4KV6A2.png

[자료: 국토교통성]

 

관민 협동을 통한 물류 효율화 및 수송 분산 실증 사례 

 

공공 영역에서의 물류 시스템 개선을 위한 실증 실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쿄도는 도쿄항을 중심으로 물류 구조 개선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항만과 내륙 거점에 컨테이너를 임시 적치한 뒤 혼잡이 적은 시간대에 수송하는 방식을 도입하였으며 화주 간 협력을 통해 왕복 수송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시험 중이다. 2024년부터 꾸준하게 실증을 진행해온 결과, 트럭 1대당 하루 수송 가능 컨테이너 수가 증가했고 운전기사의 대기 시간이 기존 평균 43분에서 7분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쿠보타, 코마츠, 혼다, 캐논 등 10개 화주 기업과 5개 물류 업체가 도쿄도의 실증 실험에 참여해 항만 혼잡 완화에 기여했다. 

 

시사점 

 

근로시간 규제 이후 일본 물류는 제도 대응 단계를 지나 운영과 책임 구조를 재설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운임 상승과 인력 부족은 물류를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일본에서 물류는 더 이상 운송사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화주의 의사결정과 계약 구조, 물동량 계획이 수송 안정성을 좌우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26년 1월과 4월에 적용되는 중소 수탁 거래 공정화법과 물류 효율화법은 기존에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화주의 운송 위탁까지 책임 범위를 확대하며, 발주 내용의 서면화와 무상 하역 작업 금지 등이 의무화되면서 화주의 관리 책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일본 국토교통성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의 협력 강화는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 의지를 보여준다.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은 이러한 환경 변화를 단순한 비용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고 거래 구조 전반의 변화로 파악해야 한다. 일본 내 거래처의 CLO 선임 여부나 물류 효율화 계획 수립 현황, 하차 대기 및 하역 비용의 계약 반영 방식에 따라 공급망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공동 배송, 혼재 운송, 철도 및 해상 전환과 같은 효율화 수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일본 물류 제도의 변화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농림수산성, 도쿄도, 야마토운수 등 기업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정리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2026년 좀 더 공정해지는 일본 물류업계: 화주 책임 확대 경영의 시작)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