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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가 ‘설계 기준’이 되다
- 트렌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박지혜
- 2026-02-1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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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First UX 확산, 기능 중심을 넘어 ‘경험 설계’가 경쟁력 좌우
최근 미국 산업 전반에서는 AI가 개별 기능을 보완하는 기술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 설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로 작동하고 있다. 마치 과거 인터넷이 정보 소비 방식을 바꾸고, 모바일 환경 확산이 서비스 이용 방식을 변화시켰듯, AI 역시 산업 전반의 제품 설계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때 AI를 사용자 경험의 출발점으로 고려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이를 AI-First UX(AI 기반 사용자 경험 설계)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되는 제품과 서비스들은 AI가 단순히 탑재되는 수준을 넘어, 서비스 구조와 사용자 경험 설계의 출발점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인 CES 2026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 경험 설계 방식의 구조적 전환 'AI-First UX'
“우리는 현재 공장, 건물, 전력망, 교통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를 최대한 활용하는 사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지멘스(Siemens)의 CEO 롤랜드 부시(Roland Busch)는 AI를 전기와 같은 범용 기술에 비유하며, 산업 전반이 AI를 전제로 재편되는 전환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AI와 데이터, 산업 도메인 역량의 결합이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설계 및 운영 방식에 적용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이 이미 산업 현장에서 확장 가능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제품과 서비스의 설계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기능을 선택하고 조작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가 설계돼 왔다면, 최근에는 AI를 전제로 서비스 흐름과 인터페이스 구조를 재구성하는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사용자 경험이 ‘조작 중심’에서 ‘의도·맥락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CES 2026에서 공개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살펴보면, AI가 특정 기업의 핵심 기술로만 강조되기보다 여러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 경험 전반에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I-First UX의 설계 구조
AI-First UX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까? 핵심은 사용자의 직접적인 조작 이전에, AI가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선행적으로 해석하고 경험 흐름을 설계한다는 점에 있다. AI-First UX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행동 이력, 환경 정보, 이미지·음성 입력, 시간·장소 등 다양한 맥락 정보를 AI가 먼저 해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엇을 제안할지, 어떤 순서로 정보를 제공할지, 어떤 행동을 유도할지를 구조적으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에서, ‘AI가 맥락을 이해하고 흐름을 주도하는 경험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사용자는 복잡한 선택 과정보다 AI가 제안하는 결과를 검토하고 조정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와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로보틱스나 모빌리티와 같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소비재, 헬스케어,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1) Newport AI의 AI Fitting Mirror
Newport AI의 ‘AI Fitting Mirror’는 패션·리테일 분야에서 AI-First UX가 실제 소비자 서비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솔루션은 거울형 디바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신체를 짧은 시간 내 스캔한 뒤, 다양한 브랜드 의류 이미지를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자동으로 보정한다. 이후 AI는 사용자가 해당 의상을 실제로 착용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생성할 뿐 아니라, 짧은 영상 형태로도 구현해 제공한다.
<New Port AI의 AI Fitting Mirror CES 2026 부스 체험 장면>

[자료: New Port AI]
기존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상품 이미지와 사이즈 정보를 바탕으로 착용 모습을 추측해야 했던 반면, 해당 솔루션은 AI를 통해 실제 착용과 유사한 시각적 경험을 사전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가능했던 피팅 경험이 디지털 환경으로 확장됐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에서 보다 현실적인 착용 판단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인터뷰한 바이어 J는 "Newport AI뿐만 아니라, ZARA 등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AI-First UX는 앞으로 소비자가 옷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2) 딥센트(DeepScent)의 딥센트 AI
AI 활용은 시각 기반 인터페이스를 넘어, 감각적 경험 전반으로 확장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딥센트 AI는 AI 기반 맞춤형 향 생성 솔루션으로, 사용자의 선호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지, 음악, 분위기, 환경적 맥락 등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공간과 상황에 적합한 향 조합을 AI가 설계·생성하는 구조로 개발됐다. 해당 솔루션은 10만 건 이상의 향 관련 메타데이터(향 조합, 노트, 리뷰 데이터 등)를 학습한 자체 AI 엔진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별도의 전문 지식 없이도 사용자가 개인화된 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단순히 향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조명, 음악, 환경 센서 등 스마트홈 요소와 연동해 공간의 분위기와 사용자의 상태 변화에 맞춰 향을 동적으로 조정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각성 효과를 유도하는 향을, 휴식 환경에서는 안정감을 주는 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해석하고 공간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과 상황이 반영된 고도화된 개인화 경험을 일상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다. AI가 더 이상 텍스트나 이미지 중심의 인터페이스에 머무르지 않고, 공간·감각·환경 경험 전반을 설계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딥센트 AI의 데이터 분석 및 향 생성 구조>

[자료: 딥센트]
3) Withings의 Body Scan 2
AI-First UX 흐름은 헬스케어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기술은 단순한 측정·기록 중심의 도구를 넘어, 개인의 상태를 분석하고 향후 행동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일상 공간에서도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Withings의 ‘Body Scan 2’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해당 제품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디바이스로, 체성분, 혈관 건강, 신경계 반응, 심장 기능, 대사 지표 등 60개 이상의 생체 지표를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의 건강 상태와 만성질환 관련 리스크를 평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당뇨, 고혈압, 심부전과 관련된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는 AI 기반 위험 지표를 제공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의료진에게 경고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증상 악화 이전 단계에서 관리 및 대응이 가능하다.
<Body Scan 2를 통해 체성분 및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모습>

[자료: Withings]
전망 및 시사점
향후 AI 기반 서비스 경쟁에서는 기술 성능 자체보다, 사용자 경험 속에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실질적인 편의와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차별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등장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은 AI를 일부 기능으로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경험 흐름을 설계하는 구조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AI가 제품과 서비스 설계의 기본 전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의 AI·디지털 전환 전략을 분석해 온 전문가 Lalit Kumar는 CES 2026 분석에서 “핵심 메시지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가 현대적 전환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며, “AI는 업무가 수행되는 방식, 시스템이 구축되는 방식, 기업이 경쟁하는 방식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해석은 AI가 더 이상 선택적 도입 기술이 아니라, 기업 운영 전반을 구조적으로 재설계하게 만드는 인프라적 기술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I가 물리 세계에 직접 개입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문제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추천 중심 AI와 달리,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AI는 단순한 모델 성능을 넘어 지연 시간, 신뢰성, 안전성, 설명 가능성, 책임성이 핵심 요구 조건으로 작동한다. 이에 따라 향후 AI 기반 시스템에서는 검증 체계, 지속적 모니터링, 인간 개입 가능성(human override)을 전제로 한 운영 체계와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기업 경쟁력은 AI를 도입했는가 여부보다, AI를 전제로 제품 구조와 서비스 흐름을 설계하고, 이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가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관련 분야 진출을 검토 중인 우리 기업 역시 개별 기능 중심의 기술 적용을 넘어, AI-First UX 관점에서 제품 구조, 서비스 설계, 운영 체계, 리스크 전반을 함께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료: CES 공식 기조연설 및 보도자료, Siemens, Newport AI, DeepScent, Withings, Lalit Kumar 칼럼,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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