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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가 확인한 K-팝의 위상 변화…미국 시장, 공략지에서 안마당으로
- 트렌드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6-02-0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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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그래미 무대 장악…노미네이트·수상 쾌거
미국 장악한 한국 문화…‘K-프리미엄’ 경제 효과 가시화
제68회 그래미, K-팝 '변방에서 주류로'…로제·캐츠아이·골든 미 대륙 홀렸다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68th Annual Grammy Awards)는 K-팝이 더 이상 이국적 장르가 아닌, 미국 음악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 무대였다. 2025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아파트(APT.)’가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자, 객석을 채운 월드 스타들이 일제히 기립해 환호로 화답했다. 로제는 이 곡으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등 본상(General Field) 2개 부문을 포함해 총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하이브가 제작한 다국적 걸그룹 캐츠아이(KATSEYE) 역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인상을 포함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캐츠아이는 히트곡 ‘날리(Gnarly)’ 무대를 통해 무대와 백스테이지를 넘나드는 연출과 안정적인 라이브 역량을 동시에 선보였다. 수상의 성과는 비주얼 미디어 부문에서 나왔다. 넷플릭스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를 수상한 것이다. 더블랙레이블의 테디를 비롯해 24, 이재(EJAE) 등이 참여한 이 곡은 K-팝 제작 시스템에서 탄생한 음악으로는 최초의 그래미 수상작으로 기록됐다.
<올해의 앨범 외 3개 분야에 노미네이트 된 아파트를 열창하는 로제와 부르노 마스>

[자료: 그래미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래미가 증명한 K-팝의 미국 음악 시장 주류 입성
그래미 어워즈는 그간 미국 음반 시장의 보수적 문화를 상징하는 시상식으로, 비영어권 아티스트에 대한 폐쇄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2012년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최초 10억 뷰를 돌파하고 빌보드 차트 2위에 7주 연속 오르는 기록을 세웠지만, 그래미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BTS 역시 3년 연속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끝내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그래미가 비영어권 음악에 대해 높은 진입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6년 그래미는 분명한 변화를 선택했다. 배드 버니(Bad Bunny)의 스페인어 앨범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Debí Tirar Más Fotos)’에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상’을 수여한 것이다. 이는 그래미가 오랜 언어 중심주의를 넘어, 미국 음악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제도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상징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2022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Butter) 댄스 브레이크 중인 BTS>

[자료: 방탄TV 갈무리]
싸이부터 BTS, 로제, 캐츠아이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아티스트가 그래미 무대에 노미네이트됐다는 사실은 단순한 수상 여부를 넘어, 미국 음악 시장 내에서 형성된 강력한 문화적 수요를 보여준다. 이는 K-팝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는 외래 문화가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일상적인 음악 소비 패턴 속으로 깊숙이 편입됐음을 시사한다. 과거 특정 팬덤에 의해 지탱되던 하위문화로 인식됐던 K-팝은 2026년 그래미를 계기로 미국 음악 산업의 메인스트림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대체 불가능한 하나의 축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구체적인 경제 지표로도 확인된다. 빌보드(Billboard)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공연 수익 상위 10위에 오른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 키즈는 월드투어 ‘도미네이트(dominATE)’를 통해 총 31회 공연에서 약 130만 장의 티켓을 판매하며 1억85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이브 역시 소속 아티스트 세븐틴의 투어 성과를 바탕으로 1억4240만 달러의 공연 수익을 거뒀고, 제이홉은 799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블랙핑크가 올해 1월까지 공연을 통해 약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점을 감안하면, K-팝 아티스트들의 전체 공연 수익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특히 올해 BTS가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정규 5집을 발표한 뒤, 4월부터 총 82회 규모의 월드투어에 나설 예정이어서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빌보드 2025 연말 결산 보고서, 글로벌 투어 톱 40 순위 요약>
순위
아티스트
매출
관객수
공연횟수
1
콜드플레이
$464.9M
3.5M
59
2
비욘세
$407.6M
1.6M
32
3
캔드릭 라마
$358.7M
1.8M
39
4
더 위켄드
$336.7M
2.2M
46
5
샤키라
$327.4M
2.5M
64
6
크리스 브라운
$248.7M
1.7M
42
7
이매진 드래곤스
$241.6M
2.1M
55
8
포스트 말론
$231.2M
1.6M
51
9
에드 시어런
$214.5M
1.9M
48
10
스트레이 키즈
$185.7M
1.3M
31
17
세븐틴
$142.4M
964K
34
32
제이홉
$79.9M
504K
33
37
엔하이픈
$76.1M
556K
25
[자료: Billboard]
K-팝부터 한글까지…미국 시장 장악한 K-콘텐츠
한국 문화의 주류 안착은 음악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K-팝 열풍은 K-드라마와 K-영화를 거쳐 K-푸드로까지 이어지며 복합적인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전에 글로벌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오징어 게임’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을 비롯해 ‘더 글로리’, ‘파친코’, ‘흑백요리사’ 등은 K-콘텐츠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전 세계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미디어를 통한 노출은 즉각적인 경제적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국식 치킨과 분식, 김밥, 즉석 라면 등 이른바 K-푸드는 단순한 이색 체험을 넘어 미국 내 식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콘텐츠 소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 수요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헌트릭스가 분식을 먹는 장면>

[자료: 넷플릭스 홈페이지]
K-콘텐츠의 흥행은 미국 주요 대학의 외국어 강좌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는 20년 전 6개에 불과하던 한국어 강좌가 현재 9개의 기초반과 비한국인 대상 8개 강좌로 크게 확대됐다. 콜롬비아 대학교 한국어 프로그램 디렉터 서주원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어가 ‘힙하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된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미국 대학 전체 외국어 강의 수강 건수는 16%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어 수강률은 38% 증가했다. 글로벌 언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 역시 2025년 한국어 수강률이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고 밝히며, 한국어가 언어 학습 시장에서 뚜렷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사점
K-팝 아티스트들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다수 노미네이트되고 실제 수상 성과까지 거둔 것은 단순한 음악적 성취를 넘어서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국 문화가 미국 주류 시장에서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한국 수출 기업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전반에 이른바 ‘K-프리미엄’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되며 연쇄적인 시장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그래미라는 보수적 장벽을 넘었다는 점은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를 “하위문화에서 주류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편입”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은 더 이상 일방적으로 공략해야 할 대상 시장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자연스럽게 펼칠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은 높아진 한국 문화의 위상을 시장 진입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료: New York Times, Forbes, Bloomberg, CNN, Financial Times, Grammy, Netflix, BangtanTV,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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