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제조업, 15년간 마이너스 성장

모잠비크통계청(INE) 자료에 따르면, 모잠비크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1%에서 2024년 7%까지 하락하며 약 36% 축소되었다. 이는 모잠비크 광업, 서비스, 금융업 등이 급격히 성장하며 전체 총생산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다소 축소된 영향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열악한 제조 인프라(전력, 물류, 수자원), 숙련 인력 부족 및 외화 유동성 부족이 모잠비크 제조업 성장을 발목잡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지리적 근접성도 영향을 미친다. 육로 약 2시간 거리의 남아공으로부터 각종 공산품을 비교적 용이하게 조달 및 반입할 수 있는 구조로 인해 모잠비크의 제조업 기반 확충 및 내수 생산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

2024년 12월 대선 불복 시위로 19개의 제조공장이 불타거나 파괴되면서 2025년 모잠비크 제조산업은 더욱 위축되었다. 정치 또는 사회적 불안이 발생하면 제조공장이 약탈과 방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당시 피해를 입은 기업 다수는 폐업 또는 철수하였다.

<모잠비크 연도별 GDP 내 제조업 비중>

(단위: %)

[자료: 모잠비크 통계청]

제조업 기반 약화는 수입 의존도 확대와 일자리 축소로 직결

모잠비크 제조산업은 플라스틱 제품(비닐백, 양동이, 의자), 가발, 과자류, 음료(생수, 탄산음료), 설탕 등 극히 제한된 품목에 머물러있다. 시장은 비누, 치약, 칫솔 등을 비롯한 기본적인 공산품까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모잠비크산 설탕, 탄산음료, 생수>

[자료 : KOTRA 마푸투무역관 촬영]

이러한 생산 역량 약화는 자연스럽게 수입 확대로 이어졌고, 그 결과 국내 일자리 감소와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따른 외화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 모잠비크 노동부가 2025년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청년 실업률은 33.4%에 달하며, 올초부터는 외화 부족으로 수입 대금 해외 송금이 3개월 이상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모잠비크 정부, 국내 제조 산업 보호 및 육성 위한 수입 제한 조치 발표

2025년 1월 출범한 신정부는 제조업, 농업, 건설업, 운송업을 중점 육성 분야로 거론하며, 모잠비크에 투자하는 기업가에게 유리한 투자 환경을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2월 17일 모잠비크 정부는 자국 제조 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모잠비크 경제부는 △자국 생산 역량 강화, △국내 생산 증가 대응 △제조 산업 발전 지원 △국내 생산품 소비 확대 촉진을 위해 16개 품목에 대한 일시적 수입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정부는 자국 생산 대응역량에 따라 16개 품목을 분류하였으며, 향후 시장 공급 및 수요에 따라 수입 제한 관련 추가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모잠비크 일시적 수입 제한 품목 >

[자료 : 모잠비크 경제부]

시장 반응: 제조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

모잠비크에서 제조시설을 운영 중인 기업들은 정부의 수입 제한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수도 인근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B사는 마푸투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잠비크에 인쇄 설비를 보유한 기업들이 존재함에도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인도와 남아공에서 인쇄물을 수입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번 조치로 이러한 관행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용량 설비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인쇄기 공급이 가능한 한국 기업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음료 공장에 납품하는 포장재 제조업체 J사는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침체한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J사는 폴리프로필렌(PP) 포장재 생산을 위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나, 시중은행의 가용 외화 부족으로 원자재 수급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원자재 수입을 위한 외화 유동성 개선, 제조업에 필수적인 전력·물류·수자원 인프라 확충, 그리고 수입 제한 품목의 확대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에서 식품을 수입·유통하는 R사는 현재 수입 중인 탄산음료가 수입 제한 제품에 포함되어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해당 제도가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R사는 1차 수입 제한 품목에 대해 정부는 국내 제조역량이 충분하다고 발표했으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고, 비공식 수입 및 일부 정부 관계자의 부정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 수입 제한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시사점

모잠비크의 제조업 활성화는 국가 차원에서 꼭 필요한 정책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산업 육성에 착수한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응할 중장기 진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1. 제조 설비 및 원자재 분야 진출 확대

제조업 활성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제조 설비 투자와 원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모잠비크의 주요 제조 분야인 플리스틱 제품 및 가발 산업에는 이미 한국산 장비와 원자재가 일부 진출해 있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2. 진출 품목 검토

현재 모잠비크로 수출 중이거나 수출을 추진 중인 품목이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추가 수입 제한이 발표되거나 정책이 확대될 수 있다.

3. 현지 조립 시장 진출 검토

중장기적으로 현지 조립 또는 생산 파트너 발굴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 모잠비크 기업 Moz-Sure가 모잠비크 최초 핸드폰 조립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향후 단순 조립이라도 모잠비크 제조품으로 인정받아 수입 제한 조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우리기업도 현지 조립 또는 생산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한다.

모잠비크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수입 제한 조치는 아직 기초적인 생필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우리 기업의 대모잠비크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조치가 설비 및 원자재 수출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정책 변화와 현지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단계별 진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 모잠비크 경재부, 모잠비크 통계청, 모잠비크 노동부, KOTRA 마푸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