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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니켈 산업, 원광 중심 구조의 전환 압력,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분기점
  • 트렌드
  • 필리핀
  • 마닐라무역관 형민혁
  • 2025-12-09
  • 출처 : KOTRA

HPAL 기반 중간재 확대 가능성, 필리핀의 산업 전환 속도에 달려

수출제한 논의 재부상, 주요 제련사 조달전략 전면 재검토

필리핀 정부가 추진 중인 원광 수출 제한 논의는 광물 조달 구조의 재편을 촉발할 수 있는 정책 신호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글로벌 니켈 수요가 구조적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에 집중된 기존 공급 축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미주·유럽 제련사들의 조달 전략 전반이 재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공급 구조 변화는 필리핀의 입법 논의가 시장에서 주요 고려요인으로 인식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202523일 필리핀 상원은 대규모 금속 광산업 재정체계 개편법(Enhanced Fiscal Regime for Large-Scale Metallic Mining Act)’(링크)에 해당하는 상원법안 제2826호를 통과시키며, 광물세·로열티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동시에 법 공포 후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니켈을 포함한 금속광 원광 수출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후 6월 상·하원 합동위원회에서 산업계 반발과 투자 위축 우려를 감안해 원광 수출 금지 조항은 삭제되었고, 94일 공포된 최종 법률(공화국법 제12253)에는 광산별 이익률에 연동된 1~5% 단계형 로열티와 1~10%의 초과이익세, 관련당사자 차입에 대한 2:1 부채비율 한도 등의 강화된 조세·재정 규율이 담기게 됐다. 다만 원광 수출 제한 자체는 정책 의제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향후 시행령 세부 규정이나 후속 입법 과정에서 다시 논의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니켈 공급망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필리핀이 세계 5~6위권의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도 산업 구조가 오랫동안 원광 수출에 집중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출제한 논의는 국내적으로는 가공·정련 중심의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외부적으로는 호주·뉴칼레도니아·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망이 분산되는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필리핀산 광석의 흐름과 제련·중간재 투자 속도는 향후 동북아 배터리 공급망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필리핀 니켈 원광 매장량 현황

 

필리핀은 세계 니켈 공급망에서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이는 풍부한 매장량과 장기간 축적된 채굴 경험, 지리적 요건, 글로벌 수요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반한다. 특히 2020년 이후 전기차(EV)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구조적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필리핀의 니켈 매장량은 국제 시장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이하 PSA)과 미국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이하 USGS), S&P Global 자료를 종합하면 필리핀의 니켈 매장량은 단기 변동을 넘어 장기적으로도 세계 5~6위권을 유지하며,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PSA2024년 말 발표한 ‘Mineral Statistics Update’에 따르면, 필리핀의 Class A(상업적 채굴 가능성이 확인된) 기준 니켈 매장량은 61298DMT에 이르며, 이는 전년 대비 28.6%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분은 신규 탐사 허가구역에서의 시험 채굴 데이터 반영, 기존 매장지의 품위* 재평가, 필리핀 광물지질국(Mines and Geosciences Bureau,이하 MGB)의 지질지도 정밀도 향상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단순 절대량 증가보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 변화가 광물 자원 기반의 신뢰도 상승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상업적 확정 매장량(Class A)이 증가했다는 것은 향후 10~20년 단위의 생산 안정성 확보와 투자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니켈 품위(Grade) 기준 정의

- 고품위 사프로라이트(High-grade Saprolite): 니켈 함유량 1.6%~2.4% 수준. 주로 페로니켈(NPI)·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사용되며, 중국·일본 제련사의 선호도가 높은 품위대

- 중품위 사프로라이트(Medium-grade Saprolite): 1.3%~1.6% 범위. 혼광(blending) 적합성이 높아 품질 안정성을 요구하는 제련업체에서 수요가 많은 품위대

- 저품위 리모나이트(Limonite): 0.9%~1.2% 수준. HPAL(고압산침출) 공정을 통해 MHP/NHC 등 니켈 중간재 생산 시 주로 사용됨

위 수치는 국제 니켈 산업에서 통용되는 평균적 품위 범위를 기반으로 하며, 필리핀 현지 광산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품위 분류 기준

 

<필리핀 니켈 매장량>

(단위: 백만 DMT)

구분

2023

2024

증감률

Class A 매장량

476.7

612.98

+28.6%

니켈 함유량(생산량)

31.9

32.13

+0.7%

[자료: PSA Mineral Statistics, 2024]

 

또한 S&P Global은 필리핀의 니켈 잠재 매장량을 약 1,340만 톤(금속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는 PSA가 제시하는 건조톤(DMT) 기준과는 다른 산식이지만, 국제 산업계에서 통용되는 금속 기준(Metal Content)’ 데이터에서조차 필리핀의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4년 필리핀의 니켈 함유 금속 생산량은 387000 톤 수준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러시아·뉴칼레도니아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필리핀 니켈 금속 생산량(금속 기준)>

(단위: )

연도

생산량

비고

2022

345,000

인니 수출금지 직후 증가

2023

379,000

해외 수입 증가 영향

2024

387,000

중국·인도네시아 수요 확대

[자료: S&P Global Metals & Mining]

 

니켈 매장량은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필리핀의 경제 및 산업 정책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ESS 시장의 급성장으로 니켈 수요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순도 NMC(니켈·망간·코발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에서 니켈 비중은 60~80% 이상을 차지한다. , 니켈은 전기차 시대의 석유에 해당하며, 필리핀은 이 전략광물의 원천 공급국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미국·EU·일본은 IRA(미 인플레이션감축법)CRMA(EU 중요원자재법) 등에 따라 전략광물 공급망을 중국 의존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은 IRA 우대 대상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무부와 국제개발금융공사(DFC)의 관심 대상 국가로 포함되었으며, 이는 필리핀 니켈 매장량의 전략적 가치를 반영하는 결과다. 한국 역시 국내 배터리 3사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면서, 필리핀산 니켈의 장기 구매·합작투자·정련 협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 니켈 매장량>

(단위: 천톤)

국가

매장량

인도네시아

55,000

호주

24,000

브라질

16,000

러시아

8,300

뉴칼레도니아

7,100

필리핀

4,800

중국

4,200

캐나다

2,200

미국

340

[자료: USGS Mineral Commodities Summary 2024]

 

또한, 인도네시아가 2020년 원광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정련·제조 중심 산업으로 전환한 이후, 필리핀이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인도네시아 정책 변화 이후 중국의 스테인리스 및 NPI(Nickel Pig Iron) 생산기업들이 필리핀으로 원광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필리핀의 매장량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중국의 필리핀 원광 수입 비중은 202285% 202490% 이상으로 상승해, 매장량이 국제적 협상력과 직결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이처럼 필리핀 니켈 매장량이 국제 시장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되는 배경에는, 국가 전역에 걸쳐 형성된 지질 기반과 특정 지역에 집중된 광상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필리핀의 니켈 산업은 품위 구성, 물류 접근성, 해안밀착형 광산 입지 등 지역별 특성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구조를 지닌다. , 필리핀 니켈의 국제적 위상은 단순한 매장량 규모뿐 아니라 어디에 어떤 형태로 매장돼 있는지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며, 이러한 지역별 광상 특성이 수출·가공·투자 흐름 전반을 규정하고 있다.

 

필리핀 니켈원광 분포 및 주요 매장지

 

필리핀 니켈 광상은 지질적 특성과 열대 다우 기후에서의 장기 풍화작용이 결합하여 특정 지역에 집약된 형태로 분포하고 있다. 필리핀 광물지질국(MGB)2024년 발표한 ‘Philippine Metallic Mineral Map’에서 필리핀 니켈 생산의 약 55~60%가 민다나오 북동부 카라가(Caraga)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라가 지역은 니켈의 양적 생산뿐 아니라 품위(grade) 구성 다양성, 해상 수출 인프라, 채굴 가능 면적 등 모든 지표에서 필리핀 내 가장 중요한 니켈 지역으로 평가된다.

 

1) 카라가 지역(Caraga)

카라가 지역은 수리가오 델 노르테(Surigao del Norte), 수리가오 델 수르(Surigao del Sur), 디나가트 제도(Dinagat Islands) 등을 포함하며 필리핀 니켈 생산의 절대적인 중심구역이다. 해당 지역의 니켈 매장량은 정확한 통계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MGB필리핀 전체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카라가 지역에 존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디나가트·수리가오 일대는 고품위·중품위 사프로라이트(Saprolite)와 저품위 리모나이트(Limonite)가 층상 구조로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이는 지속적인 채굴 가능성을 의미한다.

 

카라가 지역이 갖는 가장 큰 경쟁력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풍부한 매장량과 품위의 다양성

- 고품위 사프로라이트(1.6~2.4%)

- 중품위 사프로라이트(1.3~1.6%)

- 저품위 리모나이트(0.9~1.2%)

 

필리핀 니켈 산업은 사실상 카라가 지역의 품위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정도로 해당 지역의 품위 구성은 산업 전체의 품질·수출가격·가공 소재용 적합성을 좌우한다.

 

해안밀착형 광산 입지 구조

카라가 지역 대부분의 광산은 해안과 인접한 산지에 위치해 있어 채굴선적(loading)수출까지의 물류비용이 타 지역 대비 낮다. 이는 중국향 대량 수출에 최적화된 필리핀 니켈 산업 구조와 직접적으로 맞물린다.

 

다수의 민간 광산기업이 운영 중인 지역

Nickel Asia, Taganito Mining, Cagdianao Mining, Platinum Group Metals 등 다수의 기업이 카라가 지역에서 광범위한 채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수 광산이 동시에 운영되는 점은 지역 단위 생산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카라가(Caraga) 지역 주요 니켈 생산지 현황>

(단위: ha / %)

지역

광산 수

채굴면적(ha)

국가 생산 비중

Dinagat Islands

생산 7

개발 5

24,221

25%

Surigao del Sur

생산 4

개발 2

17,614

51%

Surigao del Norte

생산 4

-

Agusan del Norte

1

-

[자료: 필리핀 광물지질국(MGB)(Caraga Regional Office), 2024]

*: 본 표의 광산 수국가 생산 비중은 필리핀 광물지질국(MGB) Caraga Regional Office(2024년 기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마닐라무역관이 MPSA 기준 생산·개발 단계 광산만을 대상으로 별도 집계한 결과와는 차이가 존재한다. 마닐라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Dinagat Islands 지역의 가동 광산은 7, 개발 단계 광산은 5개이며, 수리가오 델수르·수리가오 델노르테·아구산 델노르테 3개 주를 합산한 니켈 원광 생산 비중은 약 51%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제 환경단체와 해외 언론은 카라가 지역 니켈 개발의 환경·사회적 파급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환경과학 전문 매체와 기후단체 분석에 따르면 카라가 지역에서 운영 중인 26개 광산 가운데 23개가 니켈 광산이며, 1939년부터 광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디나가트 제도에도 10개의 니켈 광산이 가동되고 있다. 미국 기후단체 국제기후권리(CRI)는 최근 약 5년간 카라가에서 채굴된 니켈의 약 92%가 중국, 5.5%가 인도네시아로 수출된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필리핀 니켈 공급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구조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산림 벌채와 토사 유출로 인한 홍수·농경지 피해, 해안 수질 악화 등 환경·사회적 부담이 지역 주민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2) 수리가오 델 노르테(Surigao del Norte)

수리가오 델 노르테는 필리핀 니켈 산업의 상징적 생산지로 오랜 기간 국가 최대 생산지 중 하나로 자리해 왔다. TaganitoClaverNonoc 일대는 고품위·중품위 니켈 사프로라이트가 넓게 분포하며, 인근 Taganito HPAL*(3만 톤)과도 직접 연결돼 있어 필리핀 가공 산업의 기초 역할을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특징이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 : HPAL(High Pressure Acid Leaching) = 고압산 침출 제련 방식

 

고품위 니켈의 안정적 확보 가능

수리가오 델 노르테의 고품위 사프로라이트는 1.6~2.4% 수준으로, 스테인리스·주강(NPI) 생산에 선호되는 품질이다. 높은 품위는 수출 단가를 높이며, 중국계 제련업체의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Taganito HPAL 플랜트와의 연계 구조

Taganito HPAL 생산능력: 30,000(=3만 톤)

주로 저품위 리모나이트를 처리하여 MHP 형태로 생산

일본 JX금속·Sumitomo Metal Mining 기술 기반

 

HPAL 플랜트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인근 지역에서 연 400~500DMT의 리모나이트 공급이 필요하며, 수리가오 델 노르테의 저품위중품위 광석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해상 수출 인프라가 필리핀 최고 수준

수리가오 해안은 수심이 깊고 해상 조건이 안정적이어서 50,000DWT급 선박 접안 및 바지선·벌크선 동시 운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입지는 필리핀 니켈의 중국 직송항로 중심지라는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3) 디나가트 제도(Dinagat Islands)

디나가트 제도는 필리핀 내에서 가장 많은 광산이 밀집된 지역으로, 고품위·중품위 사프로라이트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MGB는 디나가트 제도를 필리핀 니켈 산업의 생산 기반지로 규정하며, 매년 가장 높은 채굴면적·출하량을 기록한 지역 중 하나로 집계하고 있다.

 

<디나가트 제도의 경쟁력 요약>

항목

내용

생산 안정성

생산량 변동성이 낮음 다수 기업 운영, 복수 채굴지 구조로 리스크 분산

광석 품위 경쟁력

중국·일본 모두 선호하는 품위 구성 혼광(blending) 효율 높음

지역사회 협력 수준

지방정부(LGU) 협력 양호 채굴 허가 및 갱신 리스크 상대적으로 낮음

물류·선적 여건

연중 선적 가능 기상 영향 취약한 수리가오 일부 대비 규모 크고 선적지 다양


 

<필리핀 니켈 품위별 주요 산지>

(단위: %)

품위

지역

특징

고품위 사프로라이트 (1.6~2.4)

Surigao / Dinagat

스테인리스·NPI 생산 선호

중품위 사프로라이트 (1.3~1.6)

Palawan

안정적 품질, 한국·일본 선호

저품위 리모나이트 (0.9~1.2)

Surigao belt

HPAL 공정 적합

[자료: 필리핀 광물지질국(MGB), Nickel Asia, 2024]

 

4) 팔라완(Palawan)

팔라완은 니켈 품위와 매장량 측면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20253월 팔라완 주정부가 광업 신규 허가 및 기존 광산의 신규 구역 확장을 50년간 중단하는 도() 조례 제3646호를 제정하면서 규제 리스크가 크게 확대됐다. 이 조례는 탐사허가(EP), 광산개발계약(MPSA), FTAA 등 모든 형태의 신규 인허가 접수를 중단하고 기존 광산의 채굴구역 확대도 금지하고 있어, 향후 추가 투자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에 가깝다. 또한 최근 위성사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팔라완 바타라자 지역 니켈 광산 주변은 니켈 광석에 포함된 철 산화물과 대규모 노천채굴의 영향으로 붉은색 토양이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환경·경관 훼손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Caraga 지역은 지방정부(Local Government Units, LGU) 차원의 개발 제한 조치가 상대적으로 적고, 인허가 갱신과 탐사권 승인 과정에서 절차가 비교적 일관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투자·공급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품위 사프로라이트 중심 구조

품위: 1.3~1.6%

중품위 광석은 혼광(blending)에 적합하여 중국·일본계 제련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선호하는 품위대다.

 

중국계 영향력 낮음 투자 다변화 가능성

팔라완은 중국계 광산기업의 비중이 카라가보다 낮아, 향후 외국인 투자 다변화 지역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대표적인예로 한국의 POSCO Futre M은 지난 20238, 필리핀 NPSI(Nickel Prime Solutions Inc.)와의 니켈 합작사업 MOA/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해당 사업은 POSCO Future M이 해외에서 배터리소재 원료(니켈) 생산에 나서는 첫 사례로 소개되었다.

 

이처럼 카라가·수리가오·디나가트·팔라완으로 이어지는 니켈 벨트가 필리핀 경제의 자원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공간적 분포가 실제 산업 구조와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느냐가 향후 공급망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필리핀 니켈 원광 산업 구조

 

필리핀 니켈 산업은 자원 매장·채굴 인허가·현장 생산·물류·수출·국내 제련 및 중간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는 전통적 노천채굴(오픈핏) 중심의 산업 기반 위에 HPAL* 기반 중간재 제조가 결합되면서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복합화되었다. 산업 구조를 구성하는 세부 축은 크게 자원 및 광구 구조, 인허가 체계, 생산·출하 구조, 국내 제련·중간재 체계, 물류·수출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필리핀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니켈 생산의 약 9~11%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으로,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제련 및 중간재 생산 역량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산업 구조적 특성은 필리핀 경제의 광물 수출 의존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 중인 원광 수출 제한 검토의 배경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광석 채굴출하 중심 체계에서 국내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정책적 동력이 강화되고 있다.

 

1) 자원 및 광구 구조 민간 중심의 다중 광구 운영 모델

필리핀 니켈 산업의 첫 단계는 광물지질국(MGB)이 관리하는 광구(Forestry/Mining Tenement) 체계다. 광구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MPSA (Mineral Production Sharing Agreement) : MPSA(Mineral Production Sharing Agreement)는 민간기업이 채굴·생산을 담당하고 정부가 생산물의 일정 비율을 세금과 로열티 형태로 환수하는 구조로, 필리핀 니켈 광산의 상당수가 MPSA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행 세제 아래에서 광물제품에는 매출액(실제 시장가 기준)4%에 해당하는 광물 Excise Tax가 부과되고 있으며, 광구가 광물보존구역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5% 수준의 로열티가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2025년 제정된 대규모 금속 광산업 재정체계 개편법(공화국법 제12253)’에 따라, 대규모 금속광산은 이익률 구간에 따라 1~5%의 단계형 로열티와 1~10%의 초과이익세를 추가 부담하게 되어 정부 몫은 높아지고 민간사업자의 세후 수익성은 다소 낮아지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FTAA (Financial or Technical Assistance Agreement) : 100% 외국인 지분을 허용하는 대신 대규모 투자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광산 개발에 적용되는 형태로, 구리·금과 달리 니켈의 경우 FTAA 적용 사례는 많지 않다.

 

<필리핀 니켈 광구 유형 및 특성>

유형

외국인 지분

특징

적용 비중

MPSA

최대 40%

생산공유형 계약, 민간 주도 채굴

가장 보편적

FTAA

100%

대규모 개발·중앙정부 승인 필요

소수

EP (Exploration Permit)

제한 없음

탐사 단계, 생산 없음

다수

[자료: 필리핀 광물지질국(MGB)]

 

MGB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필리핀 니켈 광구는 약 300여 개의 MPSA·EP(탐사권)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실제 생산 중인 광구는 약 30여 곳이다. 여러 광구가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어 복수의 광산기업이 다중 채굴지를 점진적으로 순차 운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는 한 광구의 생산 중단이 전체 출하량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2) 인허가 체계 지방정부(LGU)와 중앙정부의 이중 구조

필리핀 니켈 산업의 인허가 체계는 중앙정부(DENR*·MGB)와 지방정부(LGU)가 동시에 영향력을 갖는 구조로 운영된다.

 

*: 필리핀 환경자원부(Department of Environment and Natural Resources, 이하 DENR)

 

<필리핀 광업 관련 정부별 역할 요약표>

구분

주요 권한·절차

중앙정부 (DENR·MGB)

- 광구 승인(MPSA·EP·FTAA)
- 환경영향평가(EIA) 심사 및 승인
- 복구계획(Mine Rehabilitation Plan) 승인
- 연간 작업계획(ADP: Annual Development Plan) 승인

지방정부 (LGU)

- 채굴 허가 시 지역사회 동의(Community Consent) 요구
- 운송·출하·도로 사용 허가 발급
- 환경 규제(채굴구역 제한, 토석 반출 규제 등)

 

LGU는 경제·환경 이슈를 이유로 채굴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어, 지역별 산업 편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일부 LGU2022~2024년 동안 수차례 채굴 활동을 제한하거나, 규제 완화를 승인하는 등 정책 방향 변화가 잦았다.

 

4) 국내 제련·중간재 구조 HPAL 중심 성장 단계

필리핀의 제련 산업은 오랫동안 원광을 그대로 내보내는 단순 구조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 정부가 부가가치를 국내에서 끌어올리겠다는 기조를 강화하면서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현재 실제로 가동 중인 제련시설은 수리가오 지역에서 운영되는 한 곳의 HPAL(고압산 침출) 공장이 전부인데, 이 시설은 저품위 리모나이트를 고압·고온 환경에서 황산으로 녹여 니켈과 코발트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연간 약 3만 톤 규모의 MHP(혼합수산화물)를 생산한다. 필리핀 광석의 상당 부분이 저품위 리모나이트인 만큼 HPAL은 사실상 이 나라에서 제련이라는 개념을 성립시키는 거의 유일한 기술이며, 생산물은 주로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정련 업체로 향한다. 고품위 광석 기반의 페로니켈이나 NPI 제련처럼 전력 집약적 설비를 확충하기에는 비용·환경 부담이 커 필리핀은 자연스럽게 HPAL 중심의 산업구조를 굳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HPAL을 기반으로 한 중간재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잇따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다. MHPNHC 같은 배터리 전구체용 중간재 생산, 페로니켈·NPI 제련설비 도입, 배터리 소재 전환을 위한 후처리 공정 등 7~9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검토되고 있으며, 일부는 2024~2025년 사이 MOULOI가 오가며 구체화 절차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처럼 대규모 일관 제련 생태계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필리핀은 풍부한 리모나이트 매장량을 기반으로 HPAL을 중심에 놓는 전략을 사실상 선택했고, 정부 역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검토를 통해 이 흐름을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으로 이어가려 하고 있다.

 

필리핀 니켈 원광 대외무역 및 국내 수요 구조

 

필리핀의 니켈 원광 수출은 전통적으로 중국 중심의 단일시장 구조를 유지해왔으나, 2022~2024년 사이 공급·수요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시장 집중도에도 뚜렷한 조정이 나타났다. 국제 무역조사기구 Global Trade Atlas 기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필리핀의 니켈 원광 수출액은 104,500만 달러로 집계돼 전년 대비 3.29% 감소했으며, 중국의 수입 규모가 줄어든 반면 인도네시아의 수입이 급증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요처지만, 202295.7%였던 비중이 202477.39%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니켈 가격 조정, 중국의 재고 축소 전략, 인도네시아산 공급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2023400만 달러 수준에서 202422,900만 달러로 급증해 6,365% 증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제련·혼광(blending) 목적의 단기 조달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고품위 사프로라이트 수요가 꾸준하지만, 2023~2024년 사이 조달선 다변화를 추진하며 수입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

 

<필리핀 니켈 원광(HS CODE : 2604) 수출 현황(2022~2024)>

(단위: 백만 달러, %,)

순위

국가

2022

2023

2024

2024년 점유율

증감률(’24/’23)

-

세계 전체

1,259.0

1,080.0

1,045.0

100.00%

3.29%

1

중국

1,205.0

1,063.0

809.0

77.39%

23.94%

2

인도네시아

-

4.0

229.0

21.88%

+6365.31%

3

일본

29.0

9.0

8.0

0.73%

19.04%

4

태국

-

-

0.0

-

-

[자료: Global Trade Atlas(GTA), 2025.11.17.]

 

필리핀의 대외무역 구조는 여전히 원광 수출 중심이지만, 정부가 원광 수출 제한·검토를 반복하면서 수출 흐름은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 광산업 단체와 현지 제련업체는 정부가 수출 규제에 나설 경우 중국 중심의 현행 조달 구조가 크게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본·한국·싱가포르 등 배터리 중간재·정련업체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출하량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UN Comtrade, MGB(광물지질국) 등 공식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의 니켈 관련 전체 품목 선적량은 20223,854만 메트릭톤에서 20244,497만 메트릭톤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약 8.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기상 변수 및 일부 광구의 운영 조정 등으로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둔화되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니켈 원광(HS CODE 2604)은 전체 니켈 관련 선적량의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련·중간재 등 기타 품목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필리핀의 산업 구조가 여전히 채굴수출중심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수출 제한 정책 시행 시 출하량 자체의 급감 가능성이 수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고려 지표로 작용한다.

 

 

<필리핀 니켈 관련 품목 선적량 및 원광 출하량 (2022~2025 상반기 기준)>

(단위 : 백만 톤, 각 연도 자료원 기준*)

연도

니켈 관련 전체 선적량

니켈 원광 출하량

2022

38.54

38.54

2023

40.25

40.25

2024

44.97

44.97

2025 상반기

12.12

12.12

[자료: UN Comtrade(WITS, 2022~2023), Argus Media(2024, 습식톤 기준), MGB(2025.6 기준, 건조톤 기준)]

*: 2022~2024년 수치는 습식톤(WMT) 기준, 2025년 상반기 수치는 건조톤(DMT) 기준으로, 단위 차이로 인해 연도 간 절대값 비교에는 한계가 있음. MGBDMT 기준 자료로 환산할 경우 2023~2024년 연간 출하량은 약 3,200만 톤 수준으로 추정됨

 

출하량 수치는 단순한 물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필리핀 원광산업이 여전히 원물 수출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정부의 수출 규제 또는 중간재 생산 확대 정책과 직결될 수 있는 실물 기반 통계로 기능한다. 또한 광산업 단체, 항만 인프라, 현지 제련소의 수급 계획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일본 등 주요 수입국 기업에게도 조달전략 재설정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수출 지향적 출하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배경에는, 필리핀 국내의 니켈 원광 소비 비중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필리핀 니켈산업 연합Philippine Nickel Industry Association, 이하 PNIA)의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 국내에서 소비되는 니켈 원광은 전체 생산량의 약 2% 안팎으로, 대부분이 원광 상태로 수출되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 국내 수요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

 

HPAL 기반 중간재 생산(MHP·NHC) 유일한 내수 소비 축

국내 니켈 소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시설은 수리가오 지역에서 운영되는 HPAL 공장으로, 이 공장은 **저품위 리모나이트(0.9~1.2%)를 연간 수백만 톤 단위로 조달해 연 3만 톤 내외의 MHP(니켈 함유 기준)를 생산한다. HPAL 방식은 리모나이트를 고압·고온·산 침출 방식으로 처리해 니켈과 코발트를 회수하므로 필리핀의 광종 구조와 가장 잘 맞는 제련 기술로 평가된다.

 

이 공장은 필리핀 내에서 소비되는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니켈 수요처로, 원료는 전량 수리가오 주변에서 조달된다. 생산된 MHP는 대부분 일본·중국 고순도 니켈·양극재 업체로 수출되며, 국내 후처리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스테인리스·NPI(페로니켈) 내수 소비 미미한 수준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처럼 대규모 페로니켈(NPI), 스테인리스 일관제련 시설이 없다. 이에 따라 고품위 사프로라이트는 거의 대부분 원광 상태로 해외로 나가며, 국내에서 철강·스테인리스 제조에 사용되는 비율은 극히 낮다. 필리핀내 철강 산업 구조가 장입공정이 아닌 롱프로덕트(봉형강·철근) 중심이라는 점도 니켈 소비가 제한되는 요인이다.

 

필리핀 내 수요가 제한적인 구조는 필리핀 정부가 원광 수출 금지를 검토하게 된 핵심 배경 중 하나다. 광산업만 있는 상태에서는 부가가치가 해외로 유출되고, 단순 채굴 중심의 산업 구조는 지역사회·환경·고용 측면에서도 제한적 기여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HPAL 중심의 제련·중간재 산업을 확대하고, NPI·페로니켈·전구체 후처리 설비까지 연계하려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처럼 대규모 제련단지를 단기간에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력 비용·인프라·환경 규제·투자 규모 등 구조적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리핀은 풍부한 리모나이트 매장량과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흐름을 기반으로 중간재 중심의 내수 수요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원광 산업에 대한 해외투자 동향

 

니켈 원광 중심의 단순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정련 및 중간재 중심의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정부는 외국인투자 유치 확대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중국·일본계 광산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프로젝트 기반 투자 및 직접지분 인수를 통해 필리핀 니켈 산업에 대한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은 이미 구체화 단계에 진입했다.

 

2023년에는 중국 저장 화유 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가 필리핀 현지 파트너사와 HPAL(고압산 침출) 기반 제련 플랜트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동 시기 중국계 대형 컨소시엄이 총 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제련사업에 대한 BOI 등록을 추진한 바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중간재 수요 확산과 맞물려 아세안 내 정련거점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20251월에는 일본 스미토모 금속광업(Sumitomo Metal Mining)이 필리핀 Coral Bay HPAL 플랜트의 15.625% 지분을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기존 공동 운영 구조를 보완하는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시설은 연 3만 톤 규모의 니켈 중간재(MHP)를 생산 중이며, 일본계 제련기업의 안정적 원료 확보 목적과 직결된다.

 

<필리핀 니켈 산업 주요 해외 투자 사례 (2023~2025년 기준)>

연도

투자사(국가)

투자내용

비고

2023

저장 화유 코발트 (중국)

HPAL 플랜트 설립 MOU 체결

신규 진입

2023

중국계 광산 컨소시엄

50억 달러 규모 제련 프로젝트 BOI 추진

대규모 HPAL 사업

2025

스미토모 금속광업 (일본)

Coral Bay HPAL 지분 15.625% 인수

전략적 지분 강화

[자료: Bloomberg·Mining, 필리핀 산업부(DTI), 필리핀 투자청(BOI) 공식 발언 종합]


해외 투자 확대는 필리핀 정부의 정련 산업 육성 기조와 맞물려 구조적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광산제련수출 간 연계 생태계 구축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제3국계(한국·호주 등) 기업의 진입 기회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투자 논의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필리핀이 보유한 자원 기반의 안정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정책 전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도 연결되고 있다.

 

필리핀 니켈 원광 정책 및 주요 프로젝트

 

필리핀 니켈 산업의 공급 기반은 수리가오·디나가트·팔라완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지속돼 왔다. 다만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이 저품위 리모나이트를 활용한 HPAL 기반 중간재 수요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풍부한 매장량과 달리 국내 제련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간극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필리핀 환경자원부(DENR), 필리핀 광물지질국(MGB) 등 주요 부처가 산업 구조 전환을 공식 검토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필리핀 니켈산업연합(PNIA) 역시 부가가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급 기반은 충분하지만 산업화 단계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는 인식이 정부와 산업계 전반에서 점차 영향을 넓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정책 당국은 규제 체계와 투자 기반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DENR은 환경영향평가(EIA)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 표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MGB는 광구 운영·복구계획 심사 기준을 강화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필리핀 산업통상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이하 DTI)HPAL 기반 제련 사업을 주요 투자유치 대상으로 분류해 세제·입지·전력 규제 완화 등을 결합한 패키지 제공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필리핀 경제개발청(National Economic and Development Authority, 이하 NEDA)은 니켈·코발트를 전략광물로 명시해 국가 공급망 전략 내에서 중장기적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원광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축적을 고려한 방향으로 정책적 무게가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필리핀 니켈 주요 제련·광산 프로젝트 현황>

(단위: , MHP 기준)

구분

위치

연간 규모

광종

단계

주요 특징

Northern Mindanao HPAL

Northern Mindanao

30,000~40,000

(MHP 기준·Ni 함량 톤수)

리모나이트

MOU

대규모 HPAL 신설, 배터리 중간재 중심

Palawan 제련 프로젝트

Palawan

15,000~20,000

(MHP 기준·Ni 함량 톤수)

사프로라이트

FS

중품위 기반, 환경 부담 상대적으로 낮음

SurigaoDinagat 확장

Caraga Belt

광산 공급능력 확장

(원광 톤수 기준)

혼합

확장

출하·야드·바지선 시설 확충

FTAA 단독 제련 검토

미정

미정(제련 생산능력 검토 중)

혼합

검토

외국인 100% 지분 제련 가능성 검토

[자료: PNIA, MGB, DENR, BusinessWorld·Rappler(2024.11~2025.1 기사 종합)]

 

투자 동향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남부 미나다나오 지역에서는 연 3~4만 톤(MHP 기준) 규모의 HPAL 프로젝트가 MOU 단계에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팔라완 지역은 중품위 사프로라이트 기반 제련 프로젝트가 타당성조사(FS)에 돌입해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수리가오·디나가트 지역의 광산 기업들도 향후 제련 설비 가동에 대비해 야드·선별·바지선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외국계 기업은 FTAA(Financial or Technical Assistance Agreement)를 활용해 100% 외국인 지분의 단독 제련 프로젝트까지 검토하는 등 산업 확장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중간재 수요 증가와 더불어 필리핀이 가진 저품위 리모나이트 중심의 광종이 HPAL과 구조적으로 맞물린다는 점도 투자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산업 확장 속도는 전력·용수·항만 등 기반 인프라 확충 여부와 지역사회(LGU)와의 협력 구조에 따라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PAL 설비는 초기 자본과 운영비 부담이 큰 만큼 전력 체계의 안정성, 용수 확보, 환경 규제 준수 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제련 산업을 전략 분야로 규정해 세제 인센티브와 외국인 투자 유치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구조가 원광 수출 중심에서 중간재 생산 중심으로 이동하려는 방향성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전환은 필리핀 국내 산업 구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니켈 공급망의 조정 가능성으로까지 연결되며, 주요 수요국의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필리핀 원광 수출제한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및 전망

 

필리핀의 원광 수출제한 논의는 글로벌 니켈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상원이 2025년 초 원광 수출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가결하며 산업구조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한 가운데, 시행 시점은 여전히 조율 단계에 있으나 채굴 수출중심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가공 비중을 확대하려는 정책 의지는 유지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 공급 차질보다는 중장기적 공급망 재편 신호로 작용하고 있으며, 주요 수요국과 제련업체들은 조달 전략의 재구성을 검토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기차·ESS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용 니켈 수요 증가가 공급망 재편의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2030년 글로벌 배터리 수요가 3TWh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순도 니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 이러한 수요 구조 변화는 필리핀이 HPAL 기반 중간재 생산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상이 재조정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필리핀의 정책 변화를 계기로 조달선 다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동북아 제련업체에 대한 필리핀 원광의 공급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수출제한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호주·뉴칼레도니아·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망이 분산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반면, 필리핀이 가공·정련 투자를 통해 HPAL 기반 MHP 공급국으로 재편될 경우, 중간재 단계의 공급 안정성은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이중적 경로가 필리핀의 향후 정책 결정과 인프라 확충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니켈 수요 전망(2024~2030)>

총 니켈 수요

배터리용 비중

[자료: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 Global EV Outlook 2025]

 

중장기적 공급망 전망은 필리핀이 어느 속도로 가공·정련 산업으로 이동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Taganito HPAL Plant가 연간 약 3만 톤(MHP 기준 니켈 함량) 규모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신규 HPAL·NPI 프로젝트가 실제 투자 집행 단계에 진입할 경우 필리핀의 공급망 역할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력 비용·물류 인프라·환경 규제 등 구조적 제약이 병행되는 만큼, 가공 비중 확대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평가도 존재한다.

 

시사점

 

필리핀의 원광 수출 제한 논의는 단순한 규제 검토 수준을 넘어 글로벌 니켈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정책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기차·ESS 중심의 수요 확대 속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조달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필리핀이 HPAL 중심 중간재 생산능력을 본격 확충할 경우 전략광물 공급국에서 가공·정련 거점국으로 역할이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광산·제련 업계에서는 수출 제한은 단기 리스크가 아니라 산업 개편을 유도하는 본질적 변수라는 평가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필리핀 니켈산업 종사자인 L씨는 마닐라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광 위주 구조가 바뀌기 시작하면 시장의 판도는 지금보다 훨씬 넓게 흔들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업계 내부에서도 전환기 진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산업 전환의 실제 속도는 전력·항만 인프라, 지역사회(LGU) 승인 체계, 환경영향평가(EIA) 절차 등 구조적 제약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가 HPAL 기반 제련 사업을 전략 투자 분야로 지정하고 세제 인센티브·특별입지 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나, 대규모 제련 생태계 구축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병존한다. 그럼에도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압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필리핀의 정책·투자 방향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요국의 조달 전략 변화와 직결될 전망이며, 향후 HPAL·NPI 프로젝트의 추진 속도가 동북아 배터리 공급망 안정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필리핀 상원(Senate of Philippines), 필리핀 통계청(PSA), 필리핀 광물지질국(MGB), 필리핀 환경자원부(DENR), 필리핀 산업통상부(DTI), 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 필리핀 니켈산업연합(PNIA), 미국지질조사국(USGS), UN Comtrade, S&P Global, 국제에너지기구(IEA), Global Trade Atlas, Bloomberg·Mining, Philstar, Philippines News Agency KOTRA 마닐라무역관 자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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