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 뷰티 및 리테일 시장에서는 ‘듀프(dupe)’ 트렌드가 급부상하며 소비문화와 산업 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듀프’는 ‘duplicate(복제품)’의 줄임말로, 기존 고가 브랜드 제품과 유사한 품질·디자인을 갖추면서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는 대체 상품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듀프’가 ‘가짜’나 ‘모조품’으로서 부정적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가성비가 뛰어난 합리적 선택’으로 재해석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트렌드는 SNS,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고가 제품과의 비교 테스트를 통해 ‘저렴하면서도 유사한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을 소개하면서 소비자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10~20대 Gen Z와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적 부담이 큰 환경 속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듀프 제품 구매가 빠르게 증가하며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리지널 vs 듀프 뷰티 제품 비교 리뷰 영상>

[자료: Tiktok]

호주에서는 MCoBeauty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MCoBeauty는 호주 로컬 브랜드로, 해외 유명 럭셔리 화장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재현한 제품을 선보이며 Coles, Woolworths, Priceline 등 대형 소매 체인에 성공적으로 입점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200만 호주 달러(786만 미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출시 직후 품절될 만큼 높은 수요를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합리적 가격 대비 품질을 중시하는 호주의 소비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MCoBeauty 관계자 N 씨는 KOTRA 시드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유럽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으로 꾸준히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빠르게 바이럴되는 아이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미 사람들이 자주 찾는 대형마트에서도 더욱 쉽게 MCoBeauty 제품을 접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기반의 공격적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이 결합되면서, MCoBeauty는 호주 시장에서 듀프 카테고리의 선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호주 듀프 트렌드 확산에 따른 소비 패턴 및 유통 구조 변화

글로벌 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호주 소비자들은 듀프 제품에 대해 높은 관심과 동시에 현실적인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관의 ‘2025년 뷰티 듀프 제품 구매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25%는 듀프 제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53%는 향후 구매 의향을 보여 시장의 성장성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흐름은 SNS·틱톡 기반의 뷰티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Z세대와 밀레니얼 층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50%는 품질·지속력·성분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 듀프 제품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줬다. 이러한 결과는 호주 소비자 다수가 듀프 제품 구매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유사한 비율로 품질에 대한 불안을 품고 있어 ‘가성비’와 ‘품질 신뢰도’가 듀프 시장 성장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호주 뷰티 듀프 제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

(단위: %)

[자료: Statista(2025.8)]

이러한 듀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트렌드의 확산은 글로벌 리테일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경제적·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① 소비자 지출 패턴의 전환, ② 리테일 유통 구조의 재편, ③ 산업 전반의 파급효과 확대라는 세 가지 축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① 소비자 지출 패턴의 전환: 소비자들이 고가 럭셔리 제품에서 중저가 대체 브랜드로 이동하면서 뷰티·패션 리테일 매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구매력 확대가 중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5년 기준, 호주 뷰티 리테일 시장 규모는 약 260억 호주 달러(170억 미 달러)로 추정되며, 이 중 12~15%가 듀프 제품 매출로 분석된다.

② 리테일 유통 구조의 재편: 슈퍼마켓, 드럭스토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 대중 접근성이 높은 소매 채널에서 듀프 제품 판매가 증가하며 유통 구조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유통 채널은 점차 프리미엄·체험형 전략으로 전환해 차별화를 강화하는 추세다.

③ 산업 전반의 파급효과: 듀프 제품 수요 증가와 가격 경쟁 심화는 산업 구조 전반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소 브랜드와 스타트업이 합법적·투명한 방식으로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하며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디자인 보호·지식재산권(IP) 관리·품질관리 등 규제 대응 비용 증가로 인해 일부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 듀프 트렌드가 이끄는 산업 구조 변화

호주 내 듀프 제품은 합리적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동시에 시장 구조와 브랜드 전략에도 새로운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듀프 트렌드의 성장 속도는 패스트 패션과 유사한 측면을 보인다. 트렌드 변화 주기가 짧아지면서 제조업체들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대응 속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일부 브랜드는 독창성과 디자인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듀프 제품에는 ‘겸손한 소비’를 선호하면서도 럭셔리 스타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려는 이중적 소비 심리가 반영돼 있으며, 결과적으로 호주 듀프 시장은 연간 약 30~35억 호주 달러(20~23억 미 달러)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은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중저가 브랜드의 성장은 더욱 가속되는 한편, 고급 브랜드는 체험형 서비스·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며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동시에 ODM·OEM 기반의 중소 제조사가 합법적·투명한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식재산권(IP) 관리와 디자인 보호 비용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적·규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관찰된다. 듀프 제품이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인·패키징을 유사하게 구현할 경우 상표권·디자인권 관련 분쟁 가능성이 존재하며, 실제로 일부 글로벌 기업은 경고 또는 법적 조치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신규 브랜드 및 해외 기업은 호주 시장 진출 시 IP 확보, 상표·디자인 등록, 계약 검토 등 사전 준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종합적으로, 듀프 트렌드는 단순한 저가 대체재의 확산을 넘어 소비자 가치관 변화, 산업 구조 재편, 법적·규제 대응 필요성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된 산업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는 지속가능성, 윤리적 생산, 오리지널리티 강화 등이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호주 듀프 트렌드의 확산은 소비자의 가격·품질 균형 추구와 디지털 중심 구매 행태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제시한다. 중저가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합리적 가격대의 고품질 제품 포지셔닝이 효과적이며, 성분 투명성·임상 근거 등 신뢰 기반 요소가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시에 듀프 제품 특성상 디자인·패키징 관련 IP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 사전적인 상표·디자인 보호 전략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호주 리테일 기업의 PB 운영 확대와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 변화에 따라 ODM·OEM 협업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활용한 해외 진출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자료: Statista, Tiktok, MCo Beauty, 호주 주요 언론사, KOTRA 시드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