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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피클볼 열풍에 빠지다
- 트렌드
- 베트남
- 하노이무역관 이여람
- 2025-11-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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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피클볼 시장의 성장과 비즈니스 기회
웰니스와 커뮤니티 소비의 결합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베트남에서 피클볼은 대중에게 낯선 스포츠였다. 그러나 불과 3년도 채 되지 않은 현재, 피클볼은 베트남 여가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베트남의 피클볼 관련 제품 판매액은 약 510억 동(약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82% 급증했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세는 피클볼이 단순한 스포츠 트렌드를 넘어, 베트남의 여가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새로운 소비·산업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클볼이 바꾸는 베트남의 여가 경제
피클볼 시장의 성장 속도는 베트남 경제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다. 데이터 플랫폼 Metric.vn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피클볼 제품 매출은 228억7000만 동(약 87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12억 동(약 4만5600달러) 대비 19배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은 6개월 만에 2024년 연간 매출(272억 동, 약 103만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베트남 피클볼 제품 가격대별 매출>
제품 가격
매출
50만~75만 동
750억 동 매출, 이 중 쇼피 약 480억 동 차지
20만~35만 동
600억 동
35만~50만 동
550억 동
주: 1 USD = 약 2만6311VND
[자료: Metric]
온라인 거래도 폭발적이다. 쇼피, 틱톡샵, 라자다, 티키 등 주요 플랫폼에서 240만 개의 제품이 팔리며, 베트남 인구의 약 2.4%가 온라인으로 피클볼을 구매했다. 가격대별 분석에서는 중산층 참여가 두드러진다. 50만~75만 동(약 19~28.5달러) 제품군이 750억 동(약 285만 달러) 매출로 1위, 그중 쇼피가 480억 동(약 182만 달러)을 차지했다. 이어 20만~35만 동(약 7.6~13.3달러)이 600억 동, 35만~50만 동(약 13.3~19달러)이 550억 동(약 209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평균 판매가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어, 매출 성장이 가격이 아닌 소비자 확대로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 주요 쇼핑몰 피클볼 제품 온라인 품절 현황>
[자료: Shopee]
왜 베트남 사람들은 피클볼에 빠졌을까?
베트남에서는 건강, 소셜, 라이프밸런스를 중시하는 트렌드 속에서 피클볼이 세대와 계층을 넘어선 새로운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9월, 당 하 비엣(Dang Ha Viet) 스포츠국장은 호건 라이(Hogan Lai) 아시아 피클볼연맹 대표단과 회의를 갖고, 베트남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피클볼 국가임을 확인하며 정부와 연맹도 함께 베트남 피클볼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피클볼의 가장 큰 매력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테니스처럼 넓은 코트나 강한 체력이 필요하지 않고, 골프처럼 고가의 장비나 복잡한 기술도 요구되지 않는다. 패들과 공, 네트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초보자도 몇 차례의 연습만으로 경기의 기본을 익힐 수 있으며, 간단한 규칙 덕분에 처음 접하는 사람도 금세 게임의 흐름을 이해한다. 실제로 많은 참가자들이 “세 번만 쳐봐도 재미를 느낀다”라고 말할 정도로 학습 곡선이 완만하다. 이러한 접근성 덕분에 피클볼은 학생, 직장인, 은퇴자, 가족 단위 참가자 등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젊은 세대는 피클볼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와 취향을 형성하고, 중장년층은 건강한 생활 습관의 일환으로 즐기고 있다.
2) 커뮤니티 형성
피클볼의 핵심 가치는 ‘커뮤니티 형성’이다. 베트남 현지인 A 씨는 “피클볼은 재미있고 사교적이며 친근한 스포츠다. 규칙이 단순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동시에 빠르고 경쟁적인 경기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하노이 무역관에 전했다. 피클볼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쌓는 사회적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의 피클볼 커뮤니티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페이스북 그룹에는 이미 수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일 수백 명씩 새로 가입하고 있다. 하노이·호치민·다낭 등 주요 도시에 피클볼 클럽이 잇따라 설립돼 정기적인 연습과 토너먼트를 열고 있다. 피클볼사이공을 창립한 미국인 J 씨는 하노이 무역관에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는 피클볼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멈출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피클볼의 재미 중 하나는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코트에 서며 가족이 함께 즐기는 ‘패밀리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는 피클볼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즐거운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3) ‘액티브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
베트남에서 피클볼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젊은 세대에게 코트 위 모습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고,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활동적이고 긍정적이다'라는 메시지를 담는다. 화려한 장비와 패션, 경기 장면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PickleballLife, #ActiveVibes 같은 해시태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젊은 층은 자신의 ‘활동적인 삶’을 콘텐츠로 만들고 공유하며, 이를 통해 커뮤니티와 연결된다.
시장조사업체 메트릭(Metric.vn)은 “피클볼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문화 코드”라고 분석한다. SNS의 영향으로 베트남 Z세대의 절반 이상이 KOL/KOC 리뷰를 참고해 제품 구매를 결정하며, 브랜드 성공의 열쇠는 TV 광고보다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달려 있다. 특히 ‘TA Vital 피클볼 토너먼트’와 같은 이벤트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축제다. 약 200명의 참가자가 모인 이 대회는 건강과 패션, 힙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됐고, 협찬 브랜드의 제품은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팬들의 구매 욕구까지 자극했다. 이렇게 피클볼은 운동을 넘어 자기표현과 커뮤니티, 그리고 ‘활동적인 삶’을 상징하는 새로운 놀이 문화, 즉 ‘피클볼 라이프’로 베트남에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피클볼, 스포츠를 넘어 산업이 되다
피클볼은 이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돈이 도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먼저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노이는 2024년 한 해에만 200개 이상의 코트를 새로 만들었고, 호치민은 그보다 훨씬 많다. 호치민 7군의 후인 탄팟 스포츠센터 관계자는 “피클볼 코트는 평일에도 전부 예약돼 있다”라며 테니스보다 2~3배 높은 수익률을 자신했다. 코트는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풀가동 중이며, 보통 4~6명이 2시간 단위로 예약한다.
이 열풍은 시설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치민 1군의 문화노동궁, 3군의 호 주앙 황 스포츠 아레나 등은 기존 테니스·배드민턴 코트를 피클볼용으로 개조했다. 하노이의 한 아파트 단지는 농구 코트를 6개의 피클볼 코트로 바꾸면서 주민 항의가 빗발쳤지만, 그만큼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호찌민의 섬유 기업 가르멕스(Garmex)는 비나프린트와 함께 1000~3000㎡ 규모의 코트를 개발 중이다. 제조업에서 스포츠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은 산업 다각화의 상징으로, 가르멕스는 2025년 2분기 의류 매출이 없었음에도 이 사업에서 약 5억 동(약 1만9000달러)을 벌었다. 글로벌 브랜드의 움직임도 빠르다.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데카트론은 물론 중국의 안타, 리닝 같은 아시아 브랜드도 피클볼 전용 라인업을 출시했다. 베트남 로컬 기업들도 라켓, 의류, 액세서리를 생산하며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피클볼 라인업>
[자료: 아디다스, 나이키, 데카트론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토너먼트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매주 전국에서 대회가 열리고,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2025년 10월 열린 ‘VTV AO 스미스 피클볼 오픈’에는 700명 이상이 참가하고 상금 10억 동(약 3만8000달러)이 걸렸다. 세계 랭킹 6위의 베트남계 미국인 꽝 즈엉(Quang Duong)과 전 테니스 스타 앙드레 아가시(Andre Agassi)의 참여로 주목받았다.
<2025 VTV AO 스미스 피클볼 대회>

[자료: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무엇보다 피클볼 대회는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낸다. 대형 스포츠처럼 거대한 운영비가 들지 않아, 중소기업도 부담 없이 스폰서로 참여할 수 있다. 결국 피클볼은 베트남에서 가볍지만 수익성 높은 새로운 스포츠 비즈니스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베트남 피클볼 토너먼트 개최>
주: 현대 탄콩 컵, 베트남 스포츠 부와 티엔풍 신문 공동 주최
[자료: 베트남 피클볼 토너먼트]
진입장벽이 낮아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며 피클볼은 베트남의 여가·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트 인프라와 토너먼트, 관련 용품 시장까지 성장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에 유망한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Metric, 베트남 피클볼 토너먼트,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vietnam.vn, Shopee, 아디다스, 나이키, 데카트론, 현지 언론, KOTRA 하노이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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