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운전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수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후쿠오카현에 본사를 둔 미나미 홀딩스는 AI 기반 운전 연수 시스템을 전국 운전학원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며, 2026년까지 50개 학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강사 동승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혼자서 연습 코스를 주행하는 무인 운전 연수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2025년에 후쿠오카현 경찰과 미에현 경찰의 승인을 받은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운전 연수 업계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AI 도입

일본 운전 교육 업계는 교관 고령화와 신규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운전면허 교관 수는 2만8588명으로 10년 만에 1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지정 운전 학원 졸업생 수는 4% 감소에 그쳤다. 특히 여름방학과 봄방학의 성수기에는 인력 부족으로 업무 대응이 어려운 운전 학원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운전 연수 시스템은 교관 한 명이 최대 세 명을 동시에 지도할 수 있어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한바, 운전 교육의 질 향상과 인력난 해소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교육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후쿠오카에서 활용되고 있는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한 AI 운전 연수 차량>

[자료: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직접 촬영]

AI 운전연수 시스템 구성

AI 운전 시스템은 차량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와 차량 상부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AI는 주행 위치, 속도, 방향 지시등 사용 시점, 안전 확인 여부 등 기존 강사가 평가하던 항목을 자동으로 채점하며 음성 안내를 통해 코스를 유도한다. 또한 긴급 상황에서는 자동 보조 브레이크가 작동해 사고를 예방하며 운전 후에는 녹화된 영상을 통해 자신의 운전 습관과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차량에 탑재된 태블릿을 통해 감점된 항목의 주행 상황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AI 운전연수 도입 현황

이러한 AI 운전 연수 시스템은 2020년 실용화됐지만 현재까지는 학원 내 연습 주행 또는 기업 교육에 한정돼 있다. 특히 도로 주행에는 아직 사용되지 않고 있어 향후 AI 운전 연수가 전 과정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AI 운전 연수 시스템 관계자는 AI 운전 연수 시스템이 도로 주행에도 사용될 수 있을지에 관해 KOTRA 후쿠오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현재로서는 아직 도로 주행은 학원 선생님의 동승 하에 진행되고 있어 여전히 강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로 주행 상황에서의 안전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은 숙련된 강사의 직접적인 지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한 질문에도 "AI 운전 시스템은 전국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여전히 커서 확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라고 말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운전 교육 환경 역시 변화하고 있지만, 운전은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술 도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AI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피드백은 운전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실제 도로 주행 시 위기 대처 능력이나 윤리적 판단 등을 이유로 여전히 강사의 필요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2025년 기준으로 일본 전국에서 14개 운전학원에 도입됐으며, 도입 학원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AI 운전연수 시스템을 도입한 운전학원 리스트>

[자료: AI 교습소 홈페이지] 

2025년 9월 기준으로 20곳이 신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시스템 도입 비용은 약 900만 엔으로 월 이용료는 15만 엔 수준이다.

<AI 연수 시스템을 도입한 후쿠오카 운전 학원>

 [자료: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직접 촬영]

미나미 홀딩스는 AI 운전 연수 시스템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첫 번째 사례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에 건설 중인 운전 학원에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며, 향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시사점

일본에서는 최근 외국인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어 안전 상의 이유로 외국인 운전자의 운전면허 취득 및 변환 절차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운전연수는 단순히 운전 연수 업계의 고령화 및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일 뿐 아니라, 외국인 운전 연수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서비스 및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은 AI 운전 연수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며 확산 현황에 주목해 진출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PR 타임즈, AI 교습소 홈페이지,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