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중국 백주(白酒) 산업은 전반적으로 생산량 감소, 이익 증가 흐름을 보였다. 2024년 기준 중국의 규모 이상(연간 수입 2000만 위안 이상) 백주 기업의 총 생산량은 414만5000kL(킬로리터)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으나, 매출과 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2025년 상반기 들어 업계 전반에서 생산량과 단가가 동반 하락하고, 원가 부담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2025년 1분기 백주 생산량은 103만2000kL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으며, 업계는 8년 연속 생산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동향

중국주류협회(中国酒业协会)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주류기업의 59.7%가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50.9%의 기업이 매출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자 수 감소와 객단가 하락이 지목됐다. 업계 평균 재고 회전일수는 900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약 60%의 기업이 출고가가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800~1500위안대 제품군에서 역전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으며, 100~300위안대 중저가 제품군이 실제 판매를 견인하는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중국 백주 생산량은 2016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백주 생산량은 1358만4000kL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24년에는 414만5000kL에 그쳤다. 생산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 경영 부담 증가와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업계의 체질 개선과 건전한 성장 기반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2012년 ‘공공기관 음주 금지령(禁酒令)’ 시행 이후 ‘삼공(三公: 공무·공비·공접대)’ 소비가 엄격히 제한되면서 백주 산업이 조정기에 진입했다. 더불어, 소비 고급화 추세에 따라 ‘많이 마시기보다, 좋은 술을 마신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고가·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소비 패턴이 정착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 백주 생산량 추이>

(단위: 만 톤)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

경쟁 동향

중국 백주 시장은 여전히 구이저우 마오타이(贵州茅台), 우량예(五粮液), 펀주(汾酒) 등 대형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 중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주 브랜드로, 2024년 매출액은 1741억4400만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66% 증가했다. 총 이익은 1196억3900만 위안(전년 대비 15.41% 증가), 해외 매출은 51억8900만 위안(전년 대비 19.27% 증가)으로 안정적인 해외 시장 확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주요 백주 기업은 서남 지역과 동부 연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쓰촨성(四川省)과 안후이성(安徽省)에는 각각 4개의 상장 백주 기업이 있으며, 이 외에도 간쑤성, 장쑤성, 구이저우성, 산시성, 허베이성, 베이징, 상하이, 후난성, 칭하이성, 신장 등 다양한 지역에 상장기업이 분포해 있다.

<2025년 상반기 백주 상장기업 영업소득>

(단위: CNY 억, %)

[자료: 윈주터우탸오(云酒头条)]

소비 동향

중국 백주 업계는 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 방식의 구조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연회나 선물용 수요는 감소하고, 명절 소비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결혼식, 가족 모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장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층의 세분화가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다. 젊은 세대의 부상과 함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정착되고 있으며, 특히 저도주(低度酒)와 부드러운 맛의 주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차별화된 향과 풍미를 강조한 제품 혁신이 업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8월, 구징공주(古井贡酒)는 선양(沈阳)에서 알코올 도수 26도의 신제품을 공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 제품으로 포지셔닝되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 9월에는 우량예가 29도 백주 신제품을 선보였다. 우량예는 이번 신제품 출시에 젊은 소비층을 핵심 타깃으로 가수 덩쯔치(邓紫棋, G.E.M.)를 글로벌 모델로 기용했다. 제품은 부드러운 맛과 가볍게 취하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또한 최근 열린 가을 당주회(糖酒会, 중국 최대 주류·식품 박람회)에서는 진스위앤(今世缘)이 알코올 도수 22도 신제품 ‘진스위앤·둬샤오(今世缘·多少)’를 처음 공개했다. 현장에서는 네 가지 향형(香型, 백주의 향과 맛을 분류하는 체계)을 가진 22도 시음 제품을 제공해 관람객들이 직접 시음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브랜드에서 출시한 저도주>

[자료: 타오바오]

일부 백주 기업은 맥주 시장으로의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8월 초, 우량예 산하 셴린생태주업(仙林生态酒业)은 새로운 수제맥주 브랜드 ‘풍화륜(风火轮)’을 출시하며 중·고급 수제맥주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또한 전주이두(珍酒李渡)는 8월 8일 알코올 도수 5.9% 수제맥주 ‘NEWS(중국 브랜드명 牛市)’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병당 88위안으로,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신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주 업체 출시한 부분 맥주 제품>

[자료: 타오바오, 홍싱뉴스]

시사점

현지 주류 유통업체 K사의 구매부 관계자는 KOTRA 정저우무역관의 인터뷰에서, “저도 백주(低度白酒)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백주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의 취향과 중국 백주의 국제화 흐름에도 부합한다. 저도 백주는 업계의 혁신과 제품 전환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자 기업들이 더 높은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재 통계만으로 저도 백주가 곧 주류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떤 방식이든 백주 업계의 변화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젊은층의 꾸준한 소비 습관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 업계에서는 최근 잇따른 신제품 출시를 단기 매출 확대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중국국가통계국, 중국주류협회(中国酒业协会), 윈주터우탸오, 타오바오, 홍싱뉴스, 정저우무역관 자체 자료 취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