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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창생 2.0, 축소 사회를 전제로 한 새로운 도전
- 경제·무역
- 일본
- 도쿄무역관 조은지
- 2025-10-1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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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지방창생
일본 지방창생 2.0을 보며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기회와 시사점
변화하는 일본 지방창생 정책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총무성 추계에 따르면 2010년 1억 2806만 명이던 인구는 2020년 1억 2571만 명으로 줄었으며, 2040년에는 1억 명을 밑돌 전망이다.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은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 위기를 배경으로 일본 정부는 2014년 총리 직속 「지방창생본부」를 설치하고, 「마치(まち, 마을)·히토(ひと, 사람)·시고토(しごと, 일) 창생 종합 전략」을 통해 국가 차원의 대응을 본격화했다. 당시 아베 내각이 제시한 지방창생 1.0은 단순한 지원정책을 넘어 국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조 전환 프로젝트라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됐고 지방의 인구 감소세는 멈추지 않았다. 단순 이주 촉진과 지원만으로는 지방 소멸을 막기 어렵다는 현실이 분명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25년 「지방창생 2.0 기본구상」을 각의에서 확정하며,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핵심은 인구 감소를 ‘억제’하는 정책에서 감소를 전제로 한 지속가능한 지역 모델로의 전환이다.
<일본 인구 추이 그래프>
(단위: 백만 명)

[자료: "총무성 통계 기반 2026년~2040년 전망", 그래프 KOTRA 도쿄무역관 자체 작성]
<지방창생 1.0: 인구 억제와 이주 촉진 중심>
구분
주요 정책 영역
구체적 내용
대표 사례
마치
(생활환경)
생활환경 창조
교통·의료·교육 인프라 확충, 지역 서비스 거점 구축
오이타현 히타시의 의료·간호 복합 서비스 거점 정비
신인프라·디지털
GX·DX, 데이터센터, 자율주행·드론 물류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의 드론 배송 실증 사업
광역 지역 연계
산업·관광 공동 프로젝트, 광역계획 수립
시코쿠 4현 연계 관광 루트 개발, 광역관광 DMO 구축
히토
( 사람)
인구·기업 분산
본사 이전, 위성 오피스 유치, 관계 인구 등록제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쵸 위성오피스 유치 (IT기업 12사 정착), 전입 > 전출 실현
시고토
( 일자리)
지방 경제 혁신
스타트업 육성, 스마트 농업, 관광·수출 확대
후쿠오카시 스타트업 카페 & 글로벌 인큐베이션, 나가노현 스마트농업,
홋카이도 삿포로 눈축제 관광 자원화
지방창생 2.0: 감소를 전제로 한 지속가능 모델
지방창생 2.0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① 민간 주도 전환
정부 주도에서 기업·시민이 주체가 되는 ‘민 주도형 창생’을 강조한다. 예컨대 기업이 지역에서 주거·근로·서비스를 통합한 마을 모델을 운영하는 방식이다.② 신결합(新結合)
산업·분야 간 경계를 넘는 융합을 촉진한다. 농업×관광, 전통산업×디지털, 의료×AI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③ 관계·공감 인구 확대
1.0에서 강조한 관계인구(지속적 방문자)를 넘어, 정주 하지 않아도 지역의 스토리에 공감하고 온라인·소비로 응원하는 공감인구 개념을 도입했다. 디지털 팬클럽, SNS 커뮤니티, 크라우드펀딩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④ 광역 지역 연계
개별 자치단체 단위(점)에서 벗어나, 광역 블록 단위(면)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예를 들어, 여러 현(県)이 연합해 반도체 클러스터, 광역 관광 루트, 공동 인프라 관리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다.⑤ 디지털·AI·GX 인프라 강화
AI·자율주행·드론 물류·스마트 농업 등 신기술을 지방에 적극 도입해 서비스 유지와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또한 GX(그린 전환) 전략과 연계하여 탈탄소형 산업단지, 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역경제 기반으로 육성한다.<관계인구에서 공감인구로>

[자료: Agile Media Network]
최신 사례 : 관계인구를 넘어 공감인구로
지방창생 2.0의 방향은 각 지역의 실천 사례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이타마현 요코제마치(横瀬町)는 워케이션 시설 「Lab 요코제」와 ‘고향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운영, 장기 체류자가 농업·관광업에 참여하며 지역과 유대감을 쌓도록 했다. 시험 이주 셰어하우스, 보육원 유학 프로그램까지 도입해 가족 단위 관계인구 확대에도 나섰다. 도쿄도 미나토구는 기업 단위 워케이션 비용을 보조, 지방과 도시 기업을 매칭했다. 이를 통해 야마가타현 난요시(南陽市)와 대기업 직원 간 장기적 관계가 형성되며, 단순 체류를 넘어 지속적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치바현 도미사토시는 ‘도미사토 팬클럽’을 만들어 외부 거주자를 회원으로 확보, 특산품 수박 증정과 이벤트 참여로 ‘팬’에서 ‘관계인구’로 발전시키는 모델을 보여준다. 이들 사례는 지방창생 2.0이 지향하는 지속적 관계·공감 기반 창생의 구체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요코제마치의 고향 워킹홀리데이 2주 스케줄>
구분
1일째
2일째
3일째
4일째
5일째
6일째
7일째
8일째
9일째
10일째
11일째
12일째
13일째
14일째
오전
집합
근로시간
자유시간
교류회,
지역관광
(텐트사우나・
농원체험・낚시)
이주자 교류회
근로시간
자유시간
자유시간
자유시간
오후
오리엔테이션
교류회・
BBQ・
캠프파이어
인터뷰 및
앙케이트
해산

[자료: 요코제 고향워킹홀리데이 홈페이지]
<도미사토시 팬클럽 회원증>

[자료: 치바현 도미사토시 홈페이지]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와 시사점
한국 기업에게 일본의 지방창생은 스마트 인프라, 재생에너지, 농식품, 관광 등 다양한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교통·에너지·공공서비스 디지털화, 태양광·수소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 농식품 수출과 가공, K-콘텐츠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등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접점이 될 수 있다.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탈탄소 지역 전략은 지방창생 2.0의 핵심 축으로,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100개 이상의 ‘선도 탈탄소 지역’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태양광, 수소,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지역 단위에서 적극 추진될 전망이며, 한국의 태양광·ESS·수소 인프라 기술은 일본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역형 에너지 자립 모델’과의 연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업과 태양광을 결합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스마트팜 기술과 접목할 수 있으며, 카본크레딧이나 에너지 관리 플랫폼 분야도 한일 협력의 유망 영역으로 꼽힌다. 또한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지역 서비스 혁신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오지와 과소 지역의 의료, 교통, 행정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드론 물류, 자율주행, 온라인 행정 플랫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원격진료·헬스케어 플랫폼은 고령화가 심화된 일본 지방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며, 자율주행·MaaS·라스트마일 배송을 포함한 모빌리티 분야는 교통 공백 해소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증사업(Testbed)을 적극 공모하는 만큼, 한국 기업에게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한 시장 진입 기회가 넓게 열려 있다.
아울러 일본은 기존의 교류인구(관광객) 개념을 확장해 관계인구, 나아가 공감인구 개념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역 팬클럽, 온라인 커뮤니티, 스토리텔링 기반의 장기적 관계 구축으로 이어지며, K-콘텐츠·K-푸드·K-뷰티 등은 해외 관광객과 팬덤을 지역경제와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애니메이션 성지순례와 K-팝 공연, 푸드 페스티벌을 연계한 콜라보가 대표적이다. 디지털 커뮤니티와 팬덤 플랫폼을 보유한 한국 기업은 일본 지방이 필요로 하는 ‘관계·공감 인구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연계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거점도시’를 13개로 확대하며 지방에서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공공조달과 연계한 스타트업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은 지역 조달 및 실증사업을 통해 초기 진출이 가능하고, 스마트시티·로컬푸드테크·관광DX·환경기술 분야는 일본 지자체와 협업하기에 적합하다. 중견기업 역시 일본 스타트업과의 합작투자(JV)나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결국 일본의 지방창생 2.0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새로운 산업·시장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은 일본 지방을 단순한 소비시장으로 보기보다 에너지·모빌리티 실증 필드, 디지털 전환 수요처, 글로벌 팬덤 연계 플랫폼, 스타트업 교류 무대 등 전략적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GX와 DX를 결합한 스마트 농업·재생에너지, 교통DX·관광과 같은 복합형 사업은 양국 협력의 핵심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자료: 내각부, 경제산업성, 총무성 통계국, 니혼게이자이신문, 각 지자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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