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튀르키예 소비자의 식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글로벌화 돼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특히 아시안 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9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식품박람회(WorldFood Istanbul)에서도 한국 전시관이 큰 관심을 받았고, 많은 튀르키예 현지 기업들이 컵라면 등 아시안 스타일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선보이기도 했다. 아시안 푸드에 대한 붐과 함께 농업 기술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도 식품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해조류, 바이오리액터 등 혁신적인 원료를 활용한 차세대 식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AI 기반의 농업 및 생산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이 돼주고 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와 푸드테크 혁신이 결합돼 튀르키예 식품 산업이 새롭게 재편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기능성 식품, 영양 강화 식품 등 튀르키예 식품 시장으로의 새로운 진입 기회를 시사한다.

<비타민C가 첨가된 과립형 음료 티백>

[자료: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직접 촬영]

시장 동향

튀르키예는 지난 20여 년간 농업 및 식품 산업에서 큰 성장을 보여왔다. 농업 생산은 22년 사이 세 배로 증가해, 2002년 240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745억 달러에 이르렀다. 같은 해 식품 산업 수출액은 325억 달러를 기록했다. 튀르키예의 주요 글로벌 수출 품목으로는 곡물(120억 달러), 신선 과일 및 채소(35억 달러), 수산물 및 축산물(34억 달러), 가공 과일 및 채소(27억 달러) 등이 있다. 더불어, 최근 튀르키예 정부는 식품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가공 및 부가가치 생산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식품의 미네랄 및 영양 성분을 강화하거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추출·업사이클링해 산업 전반의 손실을 줄이는 등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애그리테크 및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돼주고 있다.

<튀르키예의 연간 식품 수출액, 2025년 7월 기준>

(단위: US$ 백만)

[자료: TGDF]

튀르키예는 첨단 식품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영양 강화 식품과 기능성 식품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튀르키예 내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바이오리액터와 단세포 생물을 활용해 단백질, 펩타이드,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를 대량 생산하고 있으며, 해조류 생산 시설과 같은 인프라를 통해 이러한 영양소를 생산·정제한 후 식품에 첨가함으로써 식품의 영양적 가치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식량 안보, 농지 감소, 물 부족 등 글로벌 과제에 대응하는 미래 핵심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의 영양 강화 식품>

[자료: Tazedirekt, Eti, Muratbey, Sunar]

한편으로 튀르키예에서는 농식품 관련 부산물 및 폐기물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도와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연간 745억 달러 규모의 농식품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는 매년 약 7000만 톤에 달하는 농업 및 식품 산업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어, 이러한 업사이클링은 국가의 녹색 전환 목표와 맞물려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포도씨, 올리브잎, 과일 부산물 등 농업 부산물의 활용을 위한 첨단 추출 및 정제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식품 및 화장품용 고부가가치 원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은 단백질, 식이섬유, 오일, 항산화 성분의 수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고 있으며, 거의 ‘제로 웨이스트(zero-waste)’에 가까운 생산 공정을 지향함으로써 튀르키예의 기능성 식품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ivZym의 튀르키예 최초 바이오테크 식품 시설>

[자료: LivZym]

식품 산업 내의 디지털화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AI 기반의 농업 기술과 데이터 중심의 생산 방식은 농업과 식품 가공에 자동화와 효율성을 더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식량 안보와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와 연결돼 있다. 식품 전시회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애그리테크 시대와 공급망 관리에서 데이터는 이제 농업 공정을 위한 비료와도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이동통신사(GSM)들까지도 농업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망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농업 시스템에 통합되면서 이들 기업도 농업의 중요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테크 측면에서는 식품 기술 기업들이 생물다양성과 세계 식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요리와 식문화는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언급하며, 이는 아시아 음식에 포함된 다양한 발효 기술과 천연 분자들이 가공식품 및 식물성 제품의 업사이클링 혁신을 이끌고 있기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인증 및 규제

튀르키예의 식품 산업은 수입과 국내 생산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프레임워크의 기저에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에 대한 무관용(zero-tolerance) 정책이 있다. 미량의 GMO 성분이 포함된 식품은 튀르키예 시장에 유통될 수 없으며, 수입 식품은 통관 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2024년 기준, 튀르키예에서 판매 또는 수입이 승인된 GMO 품종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수입 기준, 검사 및 승인에 대한 감독은 주로 농림부가 담당하며, 튀르키예 생명안전위원회와 협력해 이루어진다.

2025년에 제정된 튀르키예 최초의 기후법(기후법 제7552호)은 농업 부문의 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한 보다 넓은 틀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법은 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탄소 거래 규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효율적인 물 사용, 기후 회복력 있는 작물 재배 방식, 생태계 기반 농업 관행 등도 함께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튀르키예가 공급망 전반에서 지속가능성 가치 달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알려준다. 따라서 수출업체들은 제품의 환경적 기준 준수 여부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지속가능하게 생산된 식품 제품이 앞으로 튀르키예 시장에서 더 큰 수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수출입동향

아시안 푸드, 특히 K-푸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튀르키예 내에서 한국 식품 및 스낵류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열린 식품 박람회에서는 해조류 스낵이 특히 인기를 끌었으며, 튀르키예 소비자들은 짭짤한 맛에 선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2024~2025년 동안 현지 대형마트 체인에서 아시안 식품의 유통이 확대되면서 구운 김에 대한 수요도 더욱 증가했다. 그러나 구운 김에 부과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는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장벽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는 간헐적으로 품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튀르키예의 식품 수입업체들은 현재 해조류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료: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직접 촬영]

한편, 튀르키예의 對한국 식품 수출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어류 및 갑각류 품목에서는 참치(HS 03)가 주도적인 수출 품목으로, 2024년에는 39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2025년 1~7월에는 1100만 달러로 다소 조정됐다. 그 외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토마토 통조림, 건살구, 과일 주스 등 채소·과일·견과 가공품(HS 20)으로 2024년에 32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터키쉬 딜라이트와 캔디류를 포함한 설탕과자류(HS 17)도 같은 해 2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파스타 및 제과류(HS 19), 올리브유 및 기타 식용유(HS 15)의 수출은 연간 1000만~1400만 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튀르키예의 對한국 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해 1억800만 달러에서 1억4500만 달러로 성장했다. 튀르키예 식품 수출업체들은 한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최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와 회동해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회의에서 에게수출자협회(Aegean Exporters’ Association) 측은, 자사 회원사들이 이미 튀르키예의 對한국 식품 수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향후 교역 확대를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튀르키예의 對한국 수출액>

(단위: US$ 백만)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5.09.10.)]

<튀르키예의 對한국 수입액>

(단위: US$ 백만)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5.09.10.)]

시사점

튀르키예의 식품 산업은 현재 유럽연합(EU) 기준에 부합하는 녹색 전환 목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그리고 정부의 고부가가치 수출 확대 전략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능성 식품, 영양 강화 식품, 바이오 기술 기반 제품, 첨단 식품 기술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이와 같은 환경이 튀르키예 기업들과 협력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바이오리액터, 발효 기술, 해조류 단백질, AI 기반 애그로테크 솔루션 등 역량있는 외국 기업들이 튀르키예 기업들과 협력 할 수 있는 분야다.

해조류 기반 영양소 및 단백질을 생산하는 바이오테크 기업 솔라그론(SOLAGRON)의 창립자 알리 테졸메즈(Ali Tezolmez)는 “2025년 말 기능성 및 영양 강화 식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 새로운 규정이 마련될 예정이고, 해당 규정에는 바이오 기술 기반 식품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테크 생산 기술은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더 빈번한 재투자가 요구되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튀르키예 내에서 독립적인 생산보다는 현지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력의 가치를 부각시킨다. 합작 투자 또는 기술 이전 모델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은 초기 진입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현지 인센티브를 활용하며 규제 환경에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은 튀르키예가 원재료 및 반가공 농산물 수출국에서 고부가가치, 혁신 식품 생산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식품 산업은 제약, 화장품, 바이오 헬스 산업과 융합되는 허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 간 협력의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튀르키예가 혁신 식품 생산국으로서 글로벌 입지를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지속가능하고 기능적인 차세대 영양 솔루션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자료: Ekonomim, NTV, TTGV, 헤럴드, S&P Global Trade Atlas, Anadolu Agency,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