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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대미(對美) 교역 현황과 정부 대응 방향
- 통상·규제
- 페루
- 리마무역관 한규민
- 2025-09-1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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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부과 이슈에도 양국 간 교역은 견조한 흐름 유지 중
페루 정부, 미국 정부와의 협상과 함께 신시장 개척 발굴에 속도 강화
페루의 對美 교역 현황
페루와 미국은 2009년 발효된 미국-페루 FTA를 토대로 최근까지 긴밀한 교역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페루의 제2위 교역 파트너로 자리하고 있으며, 2024년 페루의 대미 수출액은 95억 달러에 달해 최근 5년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페루의 주요 수출 품목은 광업 자원과 농산물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반대로 미국으로부터는 에너지 관련 제품을 비롯해 기계류, 자동차, 의약품 등 다양한 제조업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페루의 대 미국 교역액>
(단위: US$ 백만)
연도
수출액
수입액
교역액
2020년
7,318
8,902
16,220
2021년
7,180
8,910
16,091
2022년
8,602
13,348
21,950
2023년
9,174
10,285
19,459
2024년
9,500
9,313
18,814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MINCETUR), 2025.08]
페루의 대미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농산품으로, 2024년 기준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특히 블루베리, 포도,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등의 수출이 빠르게 확대되며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광물자원은 22.3%를 점유했으며 금, 구리, 몰리브덴, 주석 등 금속광물의 대미 수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산업 생산과 전략자원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 측면에서는 미국산 정유제품과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정제 석유, 원유, 석유가스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기계류·건설중장비,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화학제품, 의약품 또한 필수재로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재 시장에서는 P&G, Colgate-Palmolive 등 글로벌 미국 브랜드가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양국 간 교역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액은 41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으며, 수입액 또한 50억8700만 달러로 15.7% 확대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양국 교역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5년 4월 5일, 미국 행정부가 10% 보편 관세(Baseline Tariff)를 공식 발효하면서, 그동안 미국-페루 FTA를 통해 무관세 또는 낮은 세율의 혜택을 누리던 대미 수출 품목 중 약 70%가 관세 부담을 안게 됐다. 이로 인해 페루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페루 수출 품목은 미국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교역 규모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문별 영향 분석
미국의 보편 관세 부과 이후 페루와 미국의 교역에서 뚜렷한 구조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일부 산업에서 조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농산물과 수산품 등 전통적인 대미 수출 품목에서 관세 인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반면 광업과 같은 전략 자원은 관세 예외 적용을 받아 단기적 충격을 일정 부분 회피하고 있다.
농산업 부문에서는 블루베리 수출이 큰 영향을 받았다. 2024년 기준, 페루의 대미 블루베리 수출액은 12억 달러(1억 8000만 톤)로 전체 대미 농산물 수출의 13%를 차지했으나, 2025년 상반기 수출액은 1억6701만 달러(2755만 톤)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6% 급감했다. 로이터(Reuters) 통신사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다수의 페루 블루베리 수출업체가 새로운 판로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 대규모 수출 수출 전환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업은 페루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은 금, 구리, 몰리브덴 등이 있다. 페루 재정경제부(MEF)는 페루의 구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이하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관세 부과가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8월 1일부터 구리 반제품과 파생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나, 페루의 대미 구리 수출은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정광(HS 2603)이나 정련구리(HS 740311)에 집중돼 있어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의 구리 관세 부과 발표 직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선물 가격이 최대 22% 이상 급락하는 등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페루 광업 역시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역설적으로 페루의 섬유·의류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페루산 제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유지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루수출협회 무역통계(ADEX TRADE DATA)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페루의 대미 섬유 수출은 320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수산업 부문에서는 어유(HS 1504)가 대표적인 대미 수출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2024년 기준 페루의 어유 총수출에서 미국은 8630만 달러로 12.8%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어유 총수출은 2억740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미 수출은 3179만 달러로 오히려 26.4% 감소했다. 반면, 동 기간 대중국 수출은 6203만 달러로 무려 1,061% 급증하며 시장 변화를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보편 관세 부과는 부문별로 상반된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농산물과 수산품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일부 타격을 받았으나, 섬유·의류 부문은 중국 등 경쟁국 대비 상대적 이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업과 같은 전략 자원은 당장의 직접적인 충격을 피했으나,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는 국제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페루 경제에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페루가 시장 다변화와 산업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외부 충격에 대응해야 함을 시사한다.
페루 정부의 대응 조치
2025년 7월 31일, 미국은 최소 10%에서 최고 50%까지 새롭게 개정된 상호 관세 목록을 공식 발표했으며 8월 7일부터 발효됐다. 페루는 현재 10%의 보편 관세만 부과되고 있는데, 페루 정부는 외교적 협상과 수출 구조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페루 통상관광부(MINCETUR)는 지난 8월 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의 첫 협상 라운드에 착수하여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한 공식 협상을 진행했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측의 주요 쟁점을 교환했고, 아직 다음 회의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향후 유리한 결과 도출을 목표로 계속 진행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페루 정부는 관세 충격을 단일 협상에만 의존하지 않고, 농산물·광물 등 주요 수출품의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블루베리와 같은 농산물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선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7월에는 페루 수출관광진흥청(PROMPERU)을 중심으로 ‘시장 다변화 프로그램(PDM)’을 출범시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신시장 발굴, B2B 상담, 시장조사 지원 등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중동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Exportemos.pe)을 통해 해외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VUCE 2.0 프로젝트를 통해 통관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물류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보완하고자 한다.
<페루 수출관광진흥청의 해외 시장정보 플랫폼>

[자료: exportemos.pe]
대외 교역 다변화를 위해 신규 자유무역협정 체결 노력 또한 병행되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태평양동맹(PA)-싱가포르 FTA가 발효되었으며, 8월에는 인도네시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했다. 이 외에도 태국, 인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과의 FTA 협상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페루의 제2위 교역 파트너로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에 내 의존도를 낮추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따른다. 이에 따라 페루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단기적으로 대미 수출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으로 교역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미국의 관세 부과는 페루의 대외 통상 전략 전환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으며,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과의 FTA 체결 확대는 우리 한국 기업 입장에서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일부 미국 공급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페루 내 대체 공급원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현지 관세사 아우렐리오 소토(Aurelio Soto)씨는 KOTRA 리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생산 원가 상승과 물류 지연이 발생하면서 페루 시장에서 일부 미국 공급업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 공백을 한국이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페루 내 수요가 높은 기계,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이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그 가능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페루 건설업과 인프라 프로젝트 시장 성장에 따라 화물차, 굴삭기 등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납축전지(HS 850710) 또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5년 7월 기준 페루의 납축전지 수입액은 317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9%p 상승하며 전체 2위에서 1위로 올라선 반면, 미국산 제품은 1.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글로벌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페루의 신시장 확대 정책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우리 기업은 페루의 아시아 시장 확대에 따른 직접 경쟁 구도를 면밀히 주시하는 동시에, 단기적인 수출이나 단순 기술 제공을 넘어 브랜드 차별화·고급화 전략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철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을 병행한다면, 한국 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는 충분히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 ADEX TRADE DATA, Reuters, Veritrade, Gestion 기사 등 KOTRA 리마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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