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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맞은 독일 전기차, 공급망 재편과 우리 기업의 전략적 대응
- 경제·무역
- 독일
- 뮌헨무역관 김미래
- 2025-09-0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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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자동차 관세 협정, 무역 긴장 완화와 시장 변화의 출발점
독일 주요 완성차, 관세 부담 속 북미·중국·신흥국 공급망 다변화
미국 관세 부과가 촉발한 독일 자동차 산업 재편과 한국 기업의 전략적 기회
상품명 및 HS CODE : 870380, Other vehiclesㆍ with only electric motor for propulsion
미·EU 자동차 관세 완화 합의 : 무역 긴장 완화와 시장 변화 전망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오랜 자동차 관세 경쟁 끝에 2025년 8월 1일부터 발효되는 새 협정에 합의했다.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7.5%의 높은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EU는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하하기로 했다. EU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관세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며, 미국산 에너지 대규모 구매와 약 6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내 투자 계획도 발표하며 경제 협력 강화를 선언했다. 다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과거 2.5%에서 15%로 오른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제한적인 완화로 평가하기도 한다.
독일 정부와 산업계, 미·EU 자동차 관세 합의에 엇갈린 평가
독일 메르츠 총리는 이번 미·EU 자동차 관세 합의가 수출 중심인 독일 경제를 무역 경쟁으로부터 보호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EU 집행위원회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독일산업연합(BDI)은 ‘불충분한 타협’이라 비판했고, 독일무역협회(BGA)는 관세 인상이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업계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이번 합의가 단기적으로 독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수출 경쟁력 약화와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관세대응, 독일 주요 완성차 3사의 미국 시장 전략
1) 폭스바겐 그룹(Volkswagen AG)
폭스바겐 그룹은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빠르게 북미 생산 거점을 재편하고 있다. 산하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북미 시장 전용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블루메 CEO는 “현 상황에서 유럽산 차량 수출은 부담이 커져 현지 생산 전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2) BMW(Bayerische Motoren Werke AG)
BMW는 2027년부터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공장에서 Neue Klasse 전기차를 생산하고, 2026년부터 미국 최대 생산시설인 노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도 iX5, iX6 등 전기차를 생산해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는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 역내 조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전략이며, 대미 수출 시 관세와 보조금을 함께 관리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15% 관세 시행으로 단기적으로는 관세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과 추가 비용 부담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제품 라인업 조정으로 수익성 방어를 목표로 한다.
3)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메르세데스-벤츠는 앨라배마 터스컬루사 공장 생산 능력 확대로 미국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7년 신차 생산 개시를 목표로 라인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관세 시행 전 미국 내 재고를 선적해 단기 충격을 완화했으며, 관세 부과 후에는 EQS와 EQE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일부 물량 조정으로 수요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보수적인 경영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다각화 전략
독일 자동차 업계는 미-EU 관세 합의와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회’, ‘현지화’,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제3국 우회 수출과 재고 조정, 가격 정책 변경으로 관세 충격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북미 부품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는 동시에 중국 및 신시장 개척 전략을 통해 경쟁력과 생존력을 강화하고 있다.
<참고: 2024년 독일 전기자동차(HS CODE 870380) 글로벌 수출 동향>
(단위: US$)
순위
국가명
수출액(백만 달러)
점유율(%)
전세계
38482
100.0
1
미국
5684
14.8
2
영국
5531
14.4
3
프랑스
3463
9.0
4
벨기에
2647
6.9
5
덴마크
2336
6.1
[자료: UN Comtrade]
1) (단기) 관세 대응을 위한 가격 및 재고 관리
관세 시행 전후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과 재고 관리를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내 재고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해 공급 차질을 방지하고, EQS와 EQE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 수요를 유지 중이다. 폭스바겐은 주력 전기차 ID.7의 미국 출시를 잠시 연기하고 고수익 모델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BMW도 미국 시장 특성에 맞춰 판매 모델과 비중을 조정하며 관세 부담 완화에 힘쓰고 있다. 부품 제조사들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생산 라인을 재편하는 한편, 환율과 물류비 부담을 고려해 가격 정책을 신중하게 운영하며 수익성을 지키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2) (중장기) 북미 생산 확대와 부품 현지 조달 강화
미국의 자동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북미 내 생산과 부품 현지 조달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BMW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공장에서 2027년부터 ‘Neue Klasse’ 전기차를 생산해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 기준에 맞춰 물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2027년 가동 목표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스카우트모터스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앨라배마 공장 증축을 통해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3) (중장기) 중국 시장 현지화와 신흥국 신성장 시장 개척 전략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핵심 성장 거점이다. BMW는 ‘In China, for China’ 전략 하에 자율주행 기술 업체와 협력해 현지 환경에 적합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개발하고,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현지 디지털 생태계와 연동한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도 연구개발과 생산 거점을 확장하며 현지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합작사를 통한 배터리팩 조립 라인을 운영하며,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지 배터리 공급망과 협력해 고급 전기차 생산을 추진한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관세 부담과 정책 리스크를 줄이고 현지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신흥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태국, 브라질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해, 2024년 이들 지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약 60만 대로 독일 내 신규 등록 대수를 넘어섰다. 신흥 시장에서는 고급형과 보급형 시장이 명확히 구분되며, 유럽계 전기차 업체들은 프리미엄 및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현지화 정책, 보조금, 충전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 2025년 신흥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 대를 넘어 전년 대비 50% 성장할 전망으로, 글로벌 판매 전략과 공급망 재편에서 신흥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사점과 우리 기업의 전략적 기회
미국의 관세 부과는 독일 자동차 산업에 기존 글로벌 공급망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내 생산 공장을 보유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충격을 일부 완화했지만, 독일 내 생산 비중이 높은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는 큰 타격을 입었다. 독일 각 기업은 현지 생산과 북미·아시아 부품 조달 다변화를 가속화하며, 미국과 신흥 시장에 공장과 조립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남미 신흥 시장에서는 틈새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에는 두 가지 중요한 기회가 있다. 첫째, 독일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아시아·신흥 시장에서 생산과 현지 조달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품과 소재 공급망의 신규 파트너를 적극 찾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셀·팩, 구동계 부품, 전장 시스템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 인증을 갖춘 기업은 유럽 완성차사의 대체 공급망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독일 기업들이 신흥 시장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현지화 기술 및 서비스 협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충전 인프라 구축, 배터리 재활용,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개발 등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는 독일 자동차 산업 공급망 재편을 촉발한 단기 위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다변화와 기술 혁신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독일·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에 발맞춰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자료: Handelsblatt, Tagesschau, Spiegel, Sueddeutsche Zeitung, Automobilwoche, Welt, Focus, BMWi, IfW, UN Comtrade,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뮌헨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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