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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벽’ 넘은 일본 방위산업, 수출 확대로 이어질까
- 트렌드
- 일본
- 나고야무역관 박준엽
- 2025-08-27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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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로 대규모 해외 수주 시작한 일본의 방위산업
2022년을 기점으로 방산 내수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제도적 기반 강화
지난 8월 5일 일본의 언론들은 호주의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주요 내용은 호주의 차기 호위함 획득 사업의 파트너로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을 선정한다는 발표였다. 약 1조 엔 규모의 이번 수주로 인해 일본의 관련 업계는 고무된 분위기다. 수주 성공 요인으로는 높은 기동성,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운영 비용 절약, 신속한 인도 일정이 꼽힌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미국, 호주의 해군과 함께 함정 보급-수리 협정을 체결해 정부 차원의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미국산 장비를 탑재한 제안서를 제출해 세일즈 파트너로 미국을 활용하는 등 전략적 행보를 보였다. 이렇듯 일본이 글로벌 방위 산업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로 등장하게 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방위 산업 규모
2024년 기준 일본의 국방비는 550억 달러 (약 7조7000억 엔) 규모이다. 주요 글로벌 방위산업 분석기관 중 하나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이는 전 세계 10위 수준으로, 11위인 한국을 앞선다. GDP 대비 비율은 2% 미만이지만 500억 달러 이상의 방위비를 지출해 일본 방위 산업은 세계 10대 시장의 반열에 올랐다.
<2024년 세계 국방비 규모>
순위
국가
지출액
(10억 달러)
GDP 대비 비율 (%)
1
미국
997
3.4
2
중국
314
1.7
3
러시아
149
7.1
4
독일
88.5
1.9
5
인도
86.1
2.3
6
영국
81.8
2.3
7
사우디아라비아
80.3
7.3
8
우크라이나
64.7
34
9
프랑스
64.7
2.1
10
일본
55.3
1.6
11
대한민국
47.6
2.6
[자료: SIPRI, 2024 세계 국방비 지출 동향, Trends in World Military Expenditure]
일본 방산 수출 역사 개괄
일본은 오랜 기간 무기 해외 이전을 금지했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내각 시절 「무기 수출 3원칙(武器輸出三原則)」을 통해 무기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이는 일본의 '평화 국가 정체성'과 결부됐다. 헌법 9조가 규정한 ‘전쟁 포기’ 정신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아베 신조 내각은 기존 「무기 수출 3원칙」을 대체하며 「방위 장비 이전 3원칙(防衛装備移転三原則, Three Principles on Transfer of Defense Equipment and Technology)」을 제정해 동맹국·국제 협력 차원에서 제한적 수출을 허용했다. 초기에는 필리핀에 순시선 10대 및 TC-90 훈련기 2대 등 공여, 말레이시아에 대형 순시선, P3-C 대잠 초계 노후 장비 제공 등의 무상 공여 활동을 했다.
이후 2023년 11월과 2024년 3월 두 차례 운용 지침을 개정해 수출 조건을 완화했다. 2023년 12월에는 일본이 개발, 생산에 참여한 국제 공동 개발 무기를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때 수출 대상국은 일본과 안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로 한정했다.
지경학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이는 러·우사태, 중국·북한과의 인접성, 방산 산업 기반 유지 필요성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이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22년 12월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 체계를 발표했다. 이 전략은 '향후 5년간 방위비를 GDP의 1%에서 2% 수준으로 확대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한다.
<일본 국방비 규모 변화 추이>
연도
(회계연도)
국방비
(조 엔)
GDP 대비 비율
2014
4.88
약 1.0% 미만
2015
4.98
약 1.0% 미만
2016
5.05
약 1.0% 미만
2017
5.13
약 1.0% 미만
2018
5.19
약 1.0% 미만
2019
5.25
약 1.0% 미만
2020
5.31
약 1.0% 미만
2021
5.34
약 1.0% 미만
2022
5.1
약 1.0% 미만
2023
6.8
약 1.2%
2024
7.7
약 1.6%
2025
8.5
약 1.8%
[자료: 일본 방위성]
위 표에 따르면, 일본의 방위비는 GDP 대비 약 1% 미만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2022년 발표 이후 방위비 규모와 GDP 대비 비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국방비의 증대는 곧 방위산업 시장 규모의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본 방위산업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일본은 2022년을 기점으로 자국 내 방위산업 시장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주요 방산 기업
일본은 방위산업만 영위하는 전문 방위산업체보다는 조선, 항공 등 민수 분야와 방산 분야를 모두 영위하는 기업이 주를 이룬다. 일본 방위성에서는 대다수 대기업의 전체 매출 대비 방위 사업 비율이 10% 미만이며 평균은 4%에 불과하다고 집계했다. 더구나 앞서 설명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이 개정되기 전인 2020년경 주요 방산기업이 방위산업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가령 기관총 제조사 스미토모 중기계공업, 함정 제조사 미쓰이 E&S조선, 조종석용 디스플레이 제조사 요코가와전기 등이 사업 철수나 양도 절차를 밟았다.
<일본의 주요 방산기업>
기업명
웹사이트
설립년도
매출액(2024)
종업원수(명)
주요제품
미쓰비시
중공업
w.ww.mhi.com
1870
5조 271억엔(연결)
77,778
호위함, 잠수함
가와사키
중공업
www.global.kawasaki.com
1896
2조 1,293억엔
40,610
항공기, 헬리콥터 라이선스 생산
IHI
www.ihi.co.jp
1853
1조 6,268억엔
27,990
항공기 엔진, 로켓 시스템
[자료: 각 사 웹사이트 공개 IR자료 재구성]
하지만 일본 내 방산기업은 과거 미국, 영국 등 방산 선진국의 기술 이전과 라이센스 생산, 일본 정부의 정책적인 내수 조달 지원에 기반해 성장한 이력이 있다. 일례로 방위성은 미국의 무상원조에 의존하던 1950~1957년 기간 국내 조달률이 39.6%에 불과했으나 1970년대 후반에 이미 90%를 초과할 만큼 발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등이 성장했고,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적한 미쓰비시중공업이 최근 호주 함정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 방산 수출 사례
앞서 언급한 「방위 장비 이전 금지 3원칙」 등 정책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이어왔으며, 2014년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제정과 두 차례의 운용 지침 개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항공기 개발과 군함 제조가 있다.
우선 2023년 12월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운용 지침」의 개정 배경이라고 평가되는 사례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Global Combat Air Programme)이 있다. 이는 세 나라의 항공 기술을 결합해 2035년까지 실전 배치할 수 있는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롤스로이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와 아비오,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겨냥한다.
함정 사업 부문에서는 올해 7월 일본이 필리핀에 중고 호위함을 수출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앞서 언급한 호주 호위함 획득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2024년 말 최종 입찰을 포기했지만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도 도전했었다. 특히 호주 호위함 사업은 일본의 방위산업 수출 정책 개정 이후 최초의 대규모 수주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다. 현지 방산업계 관계자는 일본 함정의 경쟁력을 물은 KOTRA 나고야무역관에 “일본 함정은 높은 자동화 기술이 적용돼 있어 함정의 정해진 수명주기 동안 소요되는 운영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답했다.
일본 함정 자체의 경쟁력에 더해, 수주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지원도 주목받았다. 일본이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이후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주·미국과 보급 수리 협정을 맺었다. 즉, 일본은 기업들이 미국을 세일즈 파트너로 활용하는 등 제품 경쟁력 외의 전략적 요소를 활용하고, 정부의 외교 지원도 이루어져 수주에 성공하는 민관합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사점
방위산업은 전통적으로 각 국가의 첨단 기계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였다. 최근에는 지휘 체계와 무인기 등이 발전하면서 기계는 물론 전자·통신 기술이 융합된 첨단 기술이 집적된 산업으로 발전 중이다.
일본은 과거 기계·전자·통신 분야에서 특히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선도했으나, 오랫동안 방위산업 관련 수출을 금지해 왔다. 하지만 2014년 정책을 바꿔 방위산업 수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이래 다양한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행보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의 공급자로 등장했다. 일본이 성공 사례를 기록하기 시작한 항공기 개발과 함정 분야는 우리 기업도 활발히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영역인 만큼,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의 새로운 공급자로 등장한 일본 기업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일본 외무성, 경산성, 방위성, 지경학 연구소, 닛케이신문, 산업연구원, 각 기업 IR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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