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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블랙매스 전처리 산업, 글로벌 순환공급망의 전략적 연결점으로 부상
  • 트렌드
  • 폴란드
  • 바르샤바무역관 한석환
  • 2025-08-14
  • 출처 : KOTRA

유럽 순환경제 전략 속 ‘블랙매스 전처리’의 부상

공급망 대응의 핵심 변수는 ‘소재 이력과 글로벌 협력 구조’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금속의 안정적 확보는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으며, 채취·가공 과정의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면서 폐배터리를 통해 자원을 회수하는 전략적 재활용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폐배터리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한 ‘블랙매스(blackmass)는 순환경제의 핵심 중간원료로 떠오르고 있으며, EU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순환경제 중심의 자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폴란드는 전처리 기반 블랙매스 생산의 물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매스(Black Mass)란

 

블랙매스(Black Mass)’는 전기차 또는 ESS용 폐배터리를 파쇄·분쇄하는 전처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분말 형태의 물질이다.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 유가금속이 함유돼 있으며, 금속 회수를 위한 재자원화용 중간 원료로 활용된다. 외관은 검은색 또는 짙은 회색의 분말이며, ‘블랙파우더(Black Powder)’라고도 불린다. 이 블랙매스를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의 효율성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블랙매스와 관련한 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블랙매스의 경우 국제적으로 통일된 품목분류 기준은 없으며 구체적인 성분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지만, 한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전기·전자 폐기물(E-Waste)로 분류해 HS Code 8549.00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

HS Code

품목 (국문)

품목 (영문)

8549.00

일차전지, 축전지 및 전기 축전지의 폐기물 및 스크랩

Waste and scrap of primary cells, primary batteries and electric accumulators

 

 

블랙매스 산업의 밸류체인 구조 및 특징

 

블랙매스 산업은 크게 전처리(Pre-treatment)와 후처리(Post-treatment)로 구분된다.

 

전처리 공정은 사용이 끝난 전기차용 배터리나 산업용 배터리를 파쇄·분리·건조 처리해 블랙매스를 생산하는 단계로, 주로 물리적 처리 기반의 공정이다. 반면, 후처리 공정은 이렇게 생산된 블랙매스로부터 화학적 공정(습식·건식) 으로 금속 원소를 정제·추출하는 고도 기술 기반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금속이 회수되어 양극재·전해질 등의 소재로 재가공된다.

  

<블랙매스(blackmass) 관련 산업 구조>

단계

내용

주요 참여 주체(지역)

배터리 수거

폐전기차 배터리, 소비자 전자제품 배터리 회수

자동차 OEM, 지자체, 리사이클링 기업

전처리

배터리 분해·파쇄 → 양극·음극에서 금속 분리

유럽(특히 폴란드, 독일, 벨기에 등)에서 활발

후처리

블랙매스 → 습식/건식 공정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회수

한국, 중국, 일부 유럽 기업 중심

소재 제조

회수된 금속 → 양극재, 전해질 등 배터리 소재 재가공

한국, 중국, 일본, 유럽 일부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

배터리 제조

배터리 셀 제조 및 EV 장

한국, 중국, 유럽, 미국 배터리 제조기업

[자료: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자체 정리]

 

현재 유럽 내 전처리 역량은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후처리 역량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 생산된 블랙매스는 아시아로 대규모 수출되는 상황이며, 이는 유럽 내 후처리 인프라의 부족과 기술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예컨대, 폴란드에서 생산된 블랙매스는 한국이나 일본으로 운송되며, 해당 국가의 고순도 정련 공정을 통해 니켈·코발트·리튬 등으로 분리된 후, 양극재 소재화 과정을 거쳐 다시 유럽이나 북미의 완성차 OEM에 납품되는 구조다.

 

이처럼 블랙매스를 중심으로 하는 이차전지 재활용 산업은, 유럽 내 전처리 – 한국 등 아시아의 후처리 – 글로벌 배터리 소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공급망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국 간 협력을 통한 순환경제 밸류체인 구축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리튬 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지역별 주요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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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DTechEx 보고서]


폴란드, 블랙매스 전처리 거점으로 기능 확대 중

 

폴란드의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블랙매스 산업은 비교적 최근에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기업은 한국의 성일하이텍(SungEel HiTech)으로, 2022년부터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블랙매스 전처리 시설을 가동해왔다. 이어 2023년 9월에는 미국 Ascend Elements와 폴란드 Elemental Strategic Metals의 합작사인 AE Elemental이 전처리 공정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 업체는 리튬 등 유가금속의 고순도 정제 설비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Royal Bees를 비롯하여 다수 중소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산업 기반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직까지 폴란드의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전처리 중심 구조로, 블랙매스 추출 이후의 고순도 금속 정제는 대부분 타국에 의존하고 있다. 정제 기술력과 공정 안정성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에게는, 현지 전처리 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공정 분담을 통해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기술 보완형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현지 정제공정에 대한 직접 투자나 공동 설비 구축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EU의 공급망 내재화 기조에 부합할 뿐 아니라, 현지 규제 대응과 소재 이력 추적 체계 확보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현황>


[자료: battery-news.de (2025. 3. 28발표자료)]

 

 

수출동향

 

2024년 폴란드의 블랙매스 수출액은 3812만 달러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 2022~2023년까지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24년 들어 수출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불안, 일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일부 국가의 재고 조정과 환경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대상국과 관련해 싱가포르는 2024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수출액은 1503만 달러로, 전체의 39.4%를 차지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2022~2023년 주요 수출국 1위였으나 2024년 수출액 927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7% 감소하며 2위로 하락했다.

 

일본과 벨기에는 고속 성장 중인 시장으로, 일본의 경우 2024년 수출액이 512만 달러에 달하며 13.4%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벨기에의 경우 규모는 170만 달러로 작은 반면 20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독일의 경우 2023년 약 4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으나 2024년의 수출은 170만 달러에 그치며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폴란드 블랙매스 수출동향, 2022~2024>


[자료: GTA, 2025. 7. 29.]

 

 

블랙매스, 규제와 물류운송 측면에서 유의할 점

 

EU는 2025년 3월부터 블랙매스를 위험 폐기물(Hazardous Waste)로 분류하고 있으며, 수출 시 바젤 협약에 따른 사전 통보 및 양국 간 허가 절차가 적용된다. 한국은 OECD 및 바젤협약 체약국으로, 법적 수출 대상국에는 포함되지만, 수출입 과정에는 환경부 승인을 포함한 복수의 행정 절차와 위험물 운송 조건이 요구된다.

 

국제 운송 역시 복잡한 규제를 수반한다. 블랙매스는 구성상 코발트, 리튬 등 유해성 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국제 해상(IMDG) 및 항공(IATA) 위험물 규정에 따른 운송 라벨링, 포장 기준 충족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단순 수출이 아닌, 운송-통관-환경 규제 대응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공급망 설계가 요구된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 도입과 협력 기반 접근 전략

 

EU는 블랙매스와 같은 재활용 원료에 대해 이력 추적, 재활용률, 탄소 배출 등의 정보를 포함하는 디지털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 중이며,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블랙매스를 포함한 모든 배터리 관련 소재의 이력 및 ESG 기준 충족 여부를 투명하게 기록하는 것을 요구한다. 이와 관련하여 A사의 담당자는 “원자재 사용과 공급망 관련하여 배터리 여권을 활용한 이력의 투명성을 통해 조달비용을 약 10~20%정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이 EU 현지 기업과 공동 재활용 또는 정제 연계 협력을 추진할 경우, 공급망 신뢰도 제고 등에서 상대적인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EU의 ‘IPCEI EuBatIn 프로젝트’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현지 정제공정에 대한 투자 전략도 병행할 경우, 공공 펀딩에 대한 참여 기회 확보와 더불어 현지 OEM과의 공급계약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전략은 제도화된 혜택이 보장된 것은 아니며, 각국 정책 기조와 규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검토와 법적환경적 대응 역량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시사점 - 공급망 내 위치를 재정의할 시기

 

폴란드는 유럽 내 블랙매스 전처리 허브로 부상 중이며, 한국 등 후처리 기술 역량을 갖춘 국가들은 기술 협력, 공정 분담, 현지 시설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순환공급망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맞이했다.

 

한국 기업에게 블랙매스는 단순한 수입 대상이 아닌, 글로벌 순환공급망 내 핵심 금속의 안정적 확보와 더불어 기술 기여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자원 전략의 일부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폴란드는 아직 정제 역량 측면에서 제한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 공백은 정제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는 진출 여지이자 파트너십 형성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현지 설비 구축 등 직접 투자 전략은 단순 협력에서 한 걸음 나아간 공급망 구조 내 참여와 기여의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전환기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블랙매스를 둘러싼 흐름을 단기 거래관계로만 보기보다는, 기술, 이력, 책임이 통합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사료된다.

 


자료: The European Battery Alliance (EBA), AE Elemental 홈페이지, electrichybridvehicletechnology.com, investmap.pl, .recycling-magazine.com, European Commission, battery-news.de, GTA, KOTRA 바르샤바무역관 자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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