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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로봇산업,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작동하다
  • 트렌드
  • 스웨덴
  • 스톡홀름무역관 김학진
  • 2025-08-01
  • 출처 : KOTRA

스웨덴 로봇 산업은 AI와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

산업·의료 중심에서 다양한 분야로 로봇 활용 영역 확대

스웨덴은 최근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로봇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스웨덴 로봇 시장은 42%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성숙한 시장을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 및 성장세의 지속에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업들은 대면 접촉을 줄이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봉쇄 조치 중에도 운영을 지속할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일례로, 대중이 로봇의 역할을 가장 뚜렷하게 인식한 시점은 보건의료 부문에서였다. 팬데믹 당시 수천 건에 이르는 실험실 검사를 처리하면서, 로봇이 원형 분리기나 냉장고 등에서 24시간 무중단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자동화 기술의 효용성이 명확히 드러났다.


둘째, 로봇이 하드웨어라면 인공지능(AI)은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며, 양자의 결합을 통해 완전한 수준의 자동화가 가능해지고 있다. 첨단 기술 역량이 높은 스웨덴은 AI 분야에서도 선도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팬데믹 직후 OpenAI가 대중에게 ChatGPT를 공개한 사건은 AI에 대한 인식 및 기대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으며, 이는 서비스, 교육,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융합 로봇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셋째, 스웨덴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강한 국가로, 로봇 기술은 제조업 및 기타 산업에서 에너지 사용 최적화, 원자재 낭비 최소화, 오류 감소 등의 경로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스웨덴이 설정한 지속가능성 관련 국가 목표와도 직접적으로 연계되고 있다. 2025년 초, 스웨덴의 식품 배달 기업인 '푸도라(Foodora)'가 완전 전기 기반 자율주행 로봇을 통해 수도 스톡홀름 내 물류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일반 소비자들 또한 로봇 기반 스마트 물류의 실체를 인식하게 됐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전반에서 로봇 산업을 포함한 다수 산업이 반등세를 기록한 바 있어, 팬데믹 자체의 영향력은 이번 기사의 주요 분석 대상이 아니다. 이 글은 특히 인공지능(AI)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두 가지 요인에 주목해, 스웨덴 로봇 산업의 독특한 성장 동력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스웨덴이 다른 국가와 차별화된 로봇 기술 도입 추세를 보이는 주요 배경으로 판단된다.


스웨덴 로봇 산업의 성장세


팬데믹 이전부터 스웨덴은 이미 자동차, 제조, 보건의료, 첨단기술 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국가로, 유럽 내에서 가장 자동화된 경제 중 하나로 평가됐다.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보유 대수는 347대로, 유럽 평균(219대)을 웃돌며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은 팬데믹 이후 나타난 로봇 기술 도입 가속화가 단순한 일시적 추세가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 구조 변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환경적 기반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에 따르면, 2022~2023년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로봇 산업 매출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후에도 높은 수주 및 매출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팬데믹 이전 수치를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해당 성장세는 2025년 이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팬데믹 이후 산업용 로봇의 비중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서비스용 로봇을 근소하게 앞서 주요 세그먼트로 부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국면 이후 제조업의 회복세가 본격화하며, 장기간 억눌려 있었던 자동화 수요가 집중적으로 분출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2016~2018년 기간 동안 주요 로봇 도입 분야였으며, 현재의 회복세는 해당 경향의 지속이자 확대다.


산업 회복을 상징하는 주요 사례 중 하나는 ABB 그룹에서 분사된 ABB 로보틱스(ABB Robotics)의 신규 투자다. 해당 기업은 2025년 6월, 베스테로스(Västerås)에 7만 제곱미터(㎡) 규모의 ‘유럽 로봇 허브(European Robotics Hub)’ 조성에 착수했으며, 총투자 규모는 3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신설 캠퍼스는 2027년 가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 내 고객 대상 제품의 현지 생산 경쟁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인공지능(AI) 융합 기술 개발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6~2029년 스웨덴 로봇산업 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

(단위: US$ 백만)


[자료: Statista]


스웨덴은 유럽 주요국 가운데서도 로봇 산업 매출 증가 폭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수준은 2025년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전체적인 흐름과 비교할 때, 스웨덴은 이미 로봇 기술 개발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으며,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강점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맞물려 로봇 산업의 성장세가 다른 국가보다 더욱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7~2029년 스웨덴 로봇산업 시장 규모 변동 폭 추이 및 전망>

(단위: %)


* 주: (옅은 파란색) 스웨덴, (검정색) 유럽

[자료: Statista]


인공지능(AI)


스웨덴에서 로봇 기술 확산을 이끄는 요인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인공지능(AI)이다. 2035년까지 AI를 통해 노동생산성이 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35년 선진국 AI 도입에 따른 노동생상성 증가율 전망>


[자료 : Statista]


또한,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인공지능(AI)에 관한 관심과 활용이 최근 몇 년간 많이 증가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AI’라는 검색어에 대한 구글 검색량은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이 같은 급증은 로봇 산업 매출 증가세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2022년 11월 30일 OpenAI의 ChatGPT 출시 시점과도 일치한다.


<2018~2024 스웨덴 내 "AI" 구글 검색량>

(단위: 인기점수 0~100점)


[자료: 구글트렌드]


스웨덴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강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최근 활동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3년 말, 스웨덴 정부는 국가 차원의 AI 개발 및 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AI 위원회(AI Commission)’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시급성을 반영하듯 애초 계획보다 수개월 앞선 2024년 말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보고서에서는 스웨덴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 메시지로 강조했다.  


스웨덴 정부는 민·관·학 연계를 통한 AI 확산을 위해 ‘AI Sweden’을 운영 중이며, 이는 공공, 민간, 학계 등 140개 이상의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 전 국가 차원의 AI 도입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정책적 지원과는 별도로, AI 기술 개발의 중심은 민간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2025년 5월, 스웨덴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에릭슨(Ericsson), 사브(Saab), SEB 은행은, 스웨덴 최대 재계 가문인 발렌베리(Wallenberg) 그룹 및 NVIDIA와 협력해 ‘스웨덴 AI 산업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이번 협력의 목적은 스웨덴 내 새로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요 산업 전반을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있다. 특히, 이 협약을 통해 스웨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용 AI 슈퍼컴퓨터가 구축될 예정이며, 이는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모델 훈련 및 추론 작업, 분야 특화 AI모델 개발, 생성형 지능(reason AI) 등과 같이 로봇 기술 진전에 필수적인 고 복잡도 프로세스를 가속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AI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노르딕 국가들의 AI 스타트업 현황에 따르면, 특히 2023년 이후 스웨덴은 AI 스타트업 수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과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2022~2023 노르딕 국가 내 AI 스타트업 설립 현황>

(단위: 개사)

[자료: Statista]


스웨덴의 대표 창업 인큐베이터인 SSE 비즈니스랩(SSE Business Lab)은 2025년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가 발표한 유럽 최고 인큐베이터 순위에서 18계단 상승해 8위를 기록했으며, 북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SSE 비즈니스랩은 최근 배출된 스타트업 전원이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초기에 AI에 집중한 전략이 이번 성과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스웨덴이 AI 분야에서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로봇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중소기업 부문에서는 AI 도입과 달리 로봇 도입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의 중소기업(SMEs)은 높은 초기 투자비용(대개 2년 내에 투자 회수가 요구됨)과 로봇 설치 시 요구되는 코딩 역량 등의 부담으로 로봇 활용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I의 진전에 따라 ‘노코드(No-code) 로보틱스’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사용자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스웨덴 스타트업 Multiply는 현재 산업 전반의 비(非)기술 사용자들도 로봇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코드 기반 AI 자동화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최근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 102명이 로봇과 자율 시스템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실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도>

(단위: 점수)


* 주: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폴란드, 체코

[자료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5]


스웨덴은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SDGs 달성 수준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녹색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40년까지는 전력 생산을 100% 탈탄소화하고, 2045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폐기물을 줄이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은 이 같은 정책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5월,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스웨덴을 방문해 발렌베리 가문을 만난 자리에서, AI 기술의 글로벌 과제 중 하나는 막대한 전기 사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스웨덴의 재생에너지를 강점으로 꼽으며, 인구는 적지만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웨덴 같은 나라가 자동화와 로봇, AI를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전망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으며, 현재 스웨덴 로봇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기술들을 상용화하며 아래와 같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① Ekobot: 전기 동력의 자율 로봇으로 잡초를 기계적으로 제거해 정밀 농업을 실현하고 있으며, 화학 제초제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있음

 ② ZenRobotics: 스웨덴의 폐기물 처리시설에 로봇 기반 자동 분류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약 12,000톤, 최대 25% 더 많은 재활용 자원을 회수하고 있음

 ③ 볼보 건설기계(브로스 공장): 목재 팔레트의 라벨을 제거하는 작업에 협동 로봇을 도입해 작업 효율성과 직원의 작업 환경을 동시에 개선함

 ④ Absolicon (헤르뇌산드 공장): ABB 로봇을 도입해 생산 라인을 자동화하면서 6분마다 태양열 집열기를 한 대씩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청정에너지 보급 확대에 이바지하고 있음


스웨덴의 로봇 수입 동향 및 수입량


앞서 제시된 자료에서는 로봇 도입이 스웨덴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으나, HS 코드 기준 수입 통계는 이와 대조적인 흐름을 일부 보여주고 있다. 산업용 로봇에 해당하는 HS 코드 847950(범용 산업용 로봇) 및 842870(산업용 로봇) 품목의 수입량은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2025년 스웨덴의 로봇 품목 수입동향>

(단위 : US$ 천)

순위

교역국

수입액

비율

증감률

('24/'23)

2022

2023

2024

2022

2023

2024

-

전 세계

119,937

113,657

91,808

-

-

-

-19.22

1

슬로베니아

19,128

21,734

16,656

15.95

19.12

18.14

-23.36

2

독일

49,388

40,772

15,076

41.18

35.87

16.42

-63.02

3

일본

18,038

9,312

9,324

15.04

8.19

10.16

0.13

4

네덜란드

1,832

5,458

7,055

1.53

4.80

7.68

29.26

5

루마니아

0

0

6,481

0.00

0.00

7.06

-

6

영국

490

394

4,746

0.41

0.35

5.17

1104.57

7

프랑스

2,224

1,224

4,684

1.85

1.08

5.10

282.68

8

이탈리아

1,000

3,652

4,619

0.83

3.21

5.03

26.48

9

중국

6,128

8,922

4,267

5.11

7.85

4.65

-52.17

10

룩셈부르크

3,490

4,477

4,228

2.91

3.94

4.61

-5.56

20

대한민국

366

356

281

0.31

0.31

0.31

-21.07

[자료Global Trade Atlas, 2025.7.7.]


이러한 감소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의 HS 코드 체계는 서비스 로봇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로봇 시장의 흐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실제로 서비스 로봇은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HS 코드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 경기 둔화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새 장비를 구매하기보다 기존 로봇을 업그레이드해 사용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국과의 교역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로봇 기술 강국이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스웨덴이 수입한 전체 로봇 중 한국산은 평균 0.3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향후 한국과의 로봇 무역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 드러난다.


스웨덴 주요 산업별 로봇화 비율


스웨덴 주요 산업에서 가장 로봇의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의료와 자동차 산업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게팅에(Getinge), 일렉타(Elekta), 섹트라(Sectra) 등이 대표 기업이며, 자동차 분야에는 볼보(Volvo), 스카니아(Scania), 오토리브(Autoliv) 등의 기업이 현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024 스웨덴 주요 산업별 로봇화 비중>


[자료: Statista]


의료 산업 내에서는 위생 관리를 자동화하는 소독 로봇이 가장 큰 수요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간호 보조 로봇, 원격진료용 로봇, 병원 내 물류 배송 로봇, 약물 조제 로봇 등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최근 금속 산업을 제치고 스웨덴 내 산업용 로봇 사용량 1위 부문으로 올라섰다. 조립라인에서는 주로 핸들링, 기계 장비 관리, 용접 등에 로봇이 활용되고 있으며, 2023년 한 해 동안만 해도 핸들링과 기계 서비스 분야의 로봇 설치 건수가 24% 증가했다. 또한 자동차와 의료 산업에 이어, 제약, 건설, 광업, 에너지, 항공우주, 방위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로봇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브랜드 기준으로 보면, 스웨덴 로봇 시장은 자국 기업인 ABB가 선도하고 있으며, 그 뒤를 독일의 데마틱(Dematic),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 일본의 엡손(Epson)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더 눈에 띄는 점은, 스웨덴 로봇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로봇 시장이 소수 대형 브랜드에 의해 독점되지 않고 다양하게 구성돼 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특징은 스웨덴 내 시장 점유율이 아직 낮은 한국 기업들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스웨덴 로봇 시장은 특정 글로벌 기업에 의해 완전히 잠식되지 않았으며,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신생 브랜드나 중소기업도 충분히 진입해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 전문가 인터뷰 - 우베 라이히센링(Ove Leichsenring), 스웨덴 산업로봇협회(SWIRA) 회장


KOTRA 스톡홀름무역관은 스웨덴 로봇 산업에 대한 심층적인 시장 통찰과 현장 관점을 듣기 위해, 스웨덴 내 로봇 관련 기업과 기관을 대표하는 주요 단체인 스웨덴 산업로봇협회(SWIRA)의 우베 라이히센링(Ove Leichsenring)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베 회장에 따르면, 현재 스웨덴에서는 세 가지 로봇 기술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관측되고 있다. 첫째는, 고혼합·소량 생산(HMLV)을 위한 비용 효율적이고 유연하며 프로그래밍이 간편한 로봇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둘째는, 앞서 언급된 것처럼 인공지능(AI)의 통합이 빠르게 확대되며 예지 정비, 스마트 물류, 유연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중소기업들이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협동 로봇(cobots)을 점차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동 로봇은 별도의 안전 울타리나 보호장치 없이도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유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회 측면에서, 우베 회장 역시 스웨덴의 강력한 지속가능성 정책이 자동화 기술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생산과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자동화가 이바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돌봄 로봇·의료 로봇·가정 보조 로봇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물류와 창고 배송을 위한 스마트 물류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웨덴 주요 제조 기업들이 대학, 연구 기관, 기술 스타트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방적 생태계가 공동 프로젝트 추진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의 디지털화 추진 및 관련 투자 역시 로봇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이 로봇을 도입·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역량 부족과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로봇 산업 확대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스웨덴은 기계 안전성과 작업 환경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하므로, 새로운 기술을 현장에 신속히 적용하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시장 진출을 고려 중인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도 이어졌다. 우베 회장은 우선, 현지 시스템 통합업체나 유통업체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을 권장했다. 이를 통해 시장 진입과 고객 신뢰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로봇 자동화 시스템이 생산성 향상, 사용 편의성, 비용 효율성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고객들은 애프터서비스와 같은 장기적인 지원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는 경쟁력 있는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포괄할 수 있는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국 기업들이 스웨덴 내 주요 산업 박람회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예를 들어 ‘엘미아 오토메이션(Elmia Automation)’과 같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추천하며, 이를 통해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출 시 주의점


스웨덴에 로봇 관련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EU의 보건, 안전, 환경 기준을 충족함을 증명하는 CE 마크 획득, EU 기계 규정(2023/1230/EU) 준수, 그리고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 제출이 필요하다. 또한 산업용 로봇의 경우 EN ISO 10218 등 관련 안전 표준을 따라야 하며, 사용자 설명서는 스웨덴어로 제공돼야 하고, 제품에는 수입업자의 이름 및 주소가 명확히 표기돼야 하며,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로봇이거나 개인정보를 수집·처리하는 기능이 있을 경우,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준수도 필수다.  


시사점


최근 몇 년간 스웨덴에서 나타난 로봇 기술 확산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대한 일시적 대응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스웨덴이 본래 갖고 있던 구조적 강점들, 특히 AI 분야의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결합하면서 세계적인 로봇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결과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운영이 시급했던 산업 환경은 로봇 투자 확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으나, 그 이후에도 로봇 도입이 지속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 역량의 급속한 진보와 친환경 기술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 그 결과, 제조업·자동차·의료 산업뿐 아니라 스마트 물류, 정밀 농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로봇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은 최근 로봇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웨덴은 선도적인 기술 산업 구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AI 기반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대형 AI 인프라 구축과 챗GPT와 같은 AI 도구의 대중 확산은 스웨덴이 차세대 로봇 허브로 부상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로봇 도입이 여전히 기술 인력 부족과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라는 장벽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나, AI 기반의 노코드 로봇(No-code Robotics)이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춰가고 있어 향후 중소기업의 참여 확대도 기대된다.


한편, 지속가능성은 스웨덴 사회와 산업 전반에 깊이 통합된 가치로, 국가의 야심 찬 기후 목표와 재생에너지 중심 산업 전략은 로봇 기술이 효율성 향상, 폐기물 감축, 청정 생산 방식 확대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로 작동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 내 다양한 기업들은 로봇을 활용해 농업에서의 잡초 제거부터 자원 재활용까지 에너지와 자원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SDGs 달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웨덴 시장은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도전 과제도 병존하고 있다. 특히 높은 초기 비용과 기술 의존도는 중소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최근의 경기 불확실성은 신규 로봇 하드웨어 도입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로봇 시장 내 브랜드 구성의 절반 이상이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브랜드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 긍정적인 시장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자료: Statista, 구글트렌드,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5, Global Trade Atlas, 언론 기사, KOTRA 스톡홀름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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