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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개편 나선 필리핀, 고사양 변압기 수입 수요 급증
- 트렌드
- 필리핀
- 마닐라무역관 형민혁
- 2025-07-2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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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원전 가동 목표에 따라 송·배전 인프라 재편 본격화
한국산 고용량 변압기 수출, 고부가 기자재 중심으로 확대세
“2032년까지 원전 가동” 선언한 필리핀, 전력망 개편에 속도
필리핀 정부는 2024년 전력 정책의 중심축을 ‘저탄소·안정전력 확보’로 전환하며, 2032년까지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공식화했다. 이와 맞물려 2024년 6월에는 미국과 체결한 민간 원자력 협력협정(123 Agreement)*이 2024년 7월 2일부로 발효되며, 미국산 원전 설비와 핵연료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아울러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이하 DOE)는 같은 해 7월, 첫 상업용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해 경쟁입찰(Competitive Selection Process, CSP) 면제 적용이 가능하다는 행정지침을 발표하며 이는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절차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주 : ‘123 Agreement’ :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Section 123 of the U.S. Atomic Energy Act)에 따른 민간 원자력 협력협정. 미국산 핵연료 및 원전 기술을 타국에 수출하기 위해 체결되는 필수 협정으로, 필리핀은 본 협정을 통해 미국의 기술 및 연료를 합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함
DOE에 따르면, 필리핀 전력시장 구조는 석탄·LNG 발전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료 수입 의존도와 탄소배출 압력이 모두 높아 구조적인 전원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말람파야(Malampaya) 가스전의 채굴량 감소, 노후화된 전력망, 정전사태 증가 등 공급 불안정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부는 중장기 에너지 안보 수단으로 원자력 도입을 선택했다. DOE는 이를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고, 송·배전망 확충 및 핵심 기자재 조달을 포함한 전력 인프라 전면 개편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송전망 운영사인 필리핀국가송전공사(National Grid Corporation of the Philippines, 이하 NGCP)와 주요 배전사인 메랄코(Manila Electric Company, 이하 Meralco) 등 민간 전력기업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Meralco는 2024년 하반기 삼성물산과의 협약을 통해 SMR 관련 기술협력을 본격화했으며, 원전 대응형 전력망 설계를 위한 사내 엔지니어 양성 및 기술 내재화 계획도 병행 중이다. NGCP 또한 고압 변압기, 차단기, 보호계전기 등 원자력 연계 송전망 구축에 필수적인 고압 기자재 수입 확대를 위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2025~2027년은 필리핀 원전 도입을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의 핵심 준비기”라며, “이 시기에 고사양 변압기, 개폐기, 스마트 계량기, 배전 제어 시스템 등 전력 기자재 수입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DOE는 해당 인프라 사업에 대해 한국, 미국, 프랑스 등으로부터 기자재 공급 제안을 다수 검토 중이며, 국제금융기관의 보증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에 유리한 조건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 연계 전력망 확충 본격화에 따른 인프라 수요 확대
필리핀 정부의 원자력 도입 선언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은 노후한 전력망의 전면 개편이다. 필리핀국가송전공사(NGCP)는 상업용 원전 가동에 앞서, 원전 부지와 주요 수요처를 연결하는 고압 송전망 확보 필요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재 수립 중인 전력망 개발계획 ‘TDP 2025–2050(Transmission Development Plan)’은 향후 기저 부하를 담당할 원자력 발전소 연계를 중심으로 신규 전원 연계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신규 변전소 건설 및 230kV 이상 송전선 확충 방안이 병행될 예정이다.
<전력망 개발계획 2025-2050(TDP 2025-2050)>
[자료: 필리핀국가송전공사(NGCP)]
이에 따라 고용량 변압기, GIS 개폐기, 보호 계전기, 스마트 감시 시스템 등 고사양 전력기자재에 대한 수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NGCP는 일부 설계용역에서 외국산 기자재 기준을 사전 지정하고 있으며, 현지 유통망과 설치 경험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제안요청서(RFI) 발송을 검토 중이다. 배전망 부문에서도 Meralco는 SMR을 포함한 원자력 전원 수용을 위한 계통 보강에 착수했으며, 전압 안정화용 AVR, 부하조절형 변압기, 통신 연계형 배전반 등의 수입도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산업계 관계자들은 “원자력발전은 기저 부하를 담당하기 때문에 송배전망 안정성 확보가 필수”라며 “이를 감당할 고효율·고용량 변압기 수입이 본격화되면, 기존 석탄·LNG 기반 전력망보다 높은 기술 및 품질 요건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 내 생산 역량이 제한된 만큼 대부분의 기자재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일본, 미국 기업이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사양 변압기 수요 급증, 한국산 수출도 ‘선방’
필리핀의 변압기 수입은 원자력 연계 전력망 구축의 가시화에 따라 양적·질적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대형 변압기를 포함한 HS Code 8504 품목은 고부가가치 기자재 중심으로 수입 구조가 재편되는 추세다.
실제로 국제 무역통계기구 Global Trade Atlas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3월 기준 필리핀의 변압기(HS Code 8504) 전체 수입은 2억 1,6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미국, 인도 등 주요 수출국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은 같은 기간 846만 달러를 기록하며 23.9%의 안정적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겸비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필리핀의 변압기류 (HS CODE: 8504) 연간 주요국 수입 동향>
(단위: US$ 천, %)
국가
2023년
2024년
2024년 3월
2025년 3월
증감률
전체
744,262
737,075
150,739
216,500
43.6
중국
396,292
413,826
67,647
130,128
92.4
일본
63,889
64,244
17,953
13,290
-26.0
미국
31,243
32,729
6,178
12,005
94.3
한국
29,323
29,973
6,826
8,460
23.9
베트남
24,005
24,797
6,814
7,021
3.0
인도
24,448
25,052
3,107
8,550
175.2
싱가포르
22,328
24,350
6,380
4,388
-31.2
홍콩
26,069
15,017
4,043
5,124
26.7
[자료: Global Trade Atlas(2025.07.15.)]
이와 함께, 원자력발전소 연계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고용량 전력용 변압기(HS Code 8504.34)의 수입 역시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해당 품목에서 2025년 3월까지 67만 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동기(19만6천 달러) 대비 242.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발전소 및 고압 송전설비에 요구되는 고출력 장비 수요 증가와 함께, 한국산 변압기의 품질과 납기 대응력이 현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필리핀의 고용량 전력용 변압기 (HS CODE: 8504.34) 연간 주요국 수입 동향>
(단위: US$ 천, %)
국가
2023년
2024년
2024년 3월(누계)
2025년 3월(누계)
증감률
전체
18,037-
13,308
2,189
11,628
431.1
중국
7,222
5,247
540
2,079
285.1
한국
2,369
4,045
196
670
242.2
이탈리아
191
750
193
193
0.0
독일
868
532
437
85
-80.5
일본
58
481
37
45
21.0
베트남
614
386
114
35
-69.6
대만
2,374
374
327
35
-89.3
인도
1,341
328
67
327
387.0
[자료: Global Trade Atlas(2025.07.15.)]
전력 인프라 구축이 원전 정책과 연계되는 흐름 속에서, 필리핀은 변압기류 수입을 양적 확대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단순 공급을 넘어, 기술 설계 및 EPC 연계 전략 등 보다 복합적인 형태의 시장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SMR(Small Modular Reactor) 도입 등 장기 프로젝트에 발맞춘 공급 제안, 현지 인증 및 파이낸싱 조건 선제 대응 등 실질적 수주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점
필리핀의 전력 인프라 재편은 단순한 에너지 수급 대안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과 직결된 중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특히 SMR 도입 등 차세대 원전 기술과의 연계성, 230kV 이상 고압 송전망 확충, 고효율 기자재 수입 확대 등의 움직임은 필리핀 전력시장에 진입하려는 외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고용량 변압기, 스마트 개폐기, 통신형 배전기기 등 주요 품목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EPC 및 금융 패키지형 수출 전략을 병행할 경우 공급 확대 여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민간 전력사(Meralco, NGCP 등)의 기술 내재화 및 사전 기준 설정으로 연결되면서, 사전 제안요청서(RFI) 단계에서의 대응 역량이 수주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유통망 확보 및 유지보수 경험, 국제 인증 보유 여부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 기자재 유통업계 종사자 A 씨는 “향후 2~3년간이 주요 기자재 업체에겐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이 기술은 물론, 인증·파이낸싱 조건까지 종합 대응하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자료: 필리핀 에너지부(DOE), 국가전력망공사(NGCP), Manila Electric Company(Meralco), Global Trade Atlas, World Nuclear News,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 Bworldonline, Philstar 및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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