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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와트-비트 연계 정책: 디지털 인프라와 에너지 인프라의 융합
- 경제·무역
- 일본
- 오사카무역관 김대수
- 2025-07-14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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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와 수도권 집중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정책 추진 중
에너지 정책 + 산업정책 + 디지털정책을 통합하여 에너지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 시도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ICT 기업은 일본의 정책방향에 주목해야
AI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일본의 데이터, 전력 수요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영상 콘텐츠, AI, 자율주행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인터넷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GX 트랜스포메이션 실행 전문가 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데이터 통신량이 2020년 대비 최대 348배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최근 디지털 인프라, 특히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투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 내 생성형 AI 보급 등 데이터 통신량의 폭발적 성장 예상>
(2020년의 일본 내 총 데이터 통신량을 1로 설정했을 때의 비교)
[자료: 일본 내각부, 미츠비시 종합연구소]
일본의 데이터센터 설립 현황과 지방 분산의 과제
2024년 말 기준, 일본의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은 홋카이도, 도호쿠, 규슈 등 지방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데이터센터의 약 90%는 도쿄 수도권과 오사카 긴키권에 몰려 있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기술집약적 산업은 AI 연산 수요가 높고 인재 확보가 용이한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기술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통신업자들은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경우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 저하나 미래 자율운전 등 초정밀/초고속 통신이 요구되는 산업 내 지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었다. 더군다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광역 통신망 확충에는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연중무휴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한계를 초래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수발전이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이 도입되고 있으나, 충분한 조정 능력을 확보하려면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다.
<수도권과 긴키권에 집중된 일본 내 데이터센터 분포도>
[자료: 총무성, 경제산업성 디지털 인프라 정비에 관한 전문가 회의(2024.5.30.)]
일본 정부의 와트-비트 연계 전략과 정책 추진 배경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 정부는 2025년 3월, GX2040 비전과 디지털행정개혁회의를 통해 ‘와트-비트 연계 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와트-비트 연계 정책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전력 인프라(Watt)와 정보통신 인프라(Bit)를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겠다는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DX)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실현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깔려있다.
정책 실행을 위한 기반 마련도 본격화됐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총무성은 2025년 3월 ‘Watt-Bit 연계 관민협의회’를 공동 출범시켰고, 같은 해 6월에는 논의 내용을 담은 공식 문서 ‘Report 1.0’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전력 및 통신 인프라 계획, 정책 권고, 민관 협력체계 구성 등 실질적인 정책 설계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부처 간 연계뿐 아니라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적 협업 모델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와트-비트 연계 관민협의회 보고서(Report 1.0)주요 내용>
로드맵 전략 구성
세부 내용
인프라 조성 및
기술개발 로드맵 제시
단계적 기술 전환과 네트워크 진화
· 단기적으로는 5G와 같은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저지연 서비스 구현 및 데이터센터의 분산화(MEC) 추진
· 2030년까지 MEC의 본격 도입과 함께, 저소비전력・대용량・저지연 통신이 가능한 광통신 네트워크를 실현
단기 및 중기
대응 전략 병행
자연재해나 수요 급증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성 확보
· 단기적으로는 통신 혼잡을 해소하고 인터넷 접속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IX·DC의 지방 분산을 촉진
· 중기적으로는 MEC와 같은 분산형 기술의 활용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인프라와 연계한 DC 운영을 목표
고도화된 운영기술 검토
MEC 도입, 광통신망, AI기반 자율 운영, 고효율 냉각기술 등을 개발 및 데이터센터에 적용하여 에너지 효율성과 통신 성능 제고
지역 분산 지속 추진
600억엔 규모의 보조금을 통해 지방 디지털 인프라 확립 및 홋카이도·규슈 등 지방 중핵 거점에 데이터센터를 육성
[자료: 와트-비트 관민협의회 Report 1.0]
와트-비트 연계 정책을 통해 기대가능한 이점과 기술적 과제
일본 정부는 정책이 실현될 경우 사회 전반에는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먼저, 일본은 지진, 태풍, 화산,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인데, 데이터센터를 전국적으로 분산하면 이러한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를 낮추고, 만약의 시스템 장애 발생 시에도 정보통신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두번째로 지방의 재생에너지 전원과 가까운 데이터센터는 잉여 전력을 직접 활용할 수 있어, 전력 공급 효율을 높이고 탄소 감축에도 유리하다. 특히 지방의 풍력과 태양광 전원을 직접 활용하는 구조는 글로벌 IT 기업, 투자가,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ESG 실현과도 부합한다. 세번째로, 데이터센터 자체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지만, 데이터센터를 지역 산업과 연계하면 지방의 농업이나 제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수 있고,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협력해 산학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지방에서는 자율주행차, 간호 로봇, 원격 진료 등 사회 서비스 유지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기반역할을 수행하는 사회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다.
물론 기술적 과제도 있다. 일본의 씽크탱크인 미츠비시종합연구소(MRI)는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에 대해 크게 전력 공급과 데이터 처리 수요 사이의 지리적·시간적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자연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출력의 변동성이 크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전력의 수요·공급이 시간적으로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양수발전과 ESS와 같은 전력 측 조정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AI 기반의 예측 기술을 활용해 전력이 풍부한 시간대에 데이터 연산을 집중하거나, MEC(엣지 컴퓨팅) 기반의 초분산 처리로 연산 수요를 지연 없이 분산시키는 기술도 병행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리적 불균형 역시 해결이 필요한 과제이다. 현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가 도쿄·오사카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은 홋카이도, 도호쿠, 규슈 등에 존재한다. 이에 따라 ‘지방의 친환경 전력을 대도시로 송전하는 방법’,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두고 데이터를 대도시와 교신하는 방법’, ‘데이터를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처리하는 지산지소 방법’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전문가의 의견에 대해 일본 정부에서도 데이터 송수신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증 실험을 민간기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역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소형 데이터센터를 분산 배치하고, NTT의 IOWN 네트워크와 같은 전국 고속·저지연 광통신망을 기반으로 원거리 간 분산처리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처리 지연 문제를 줄이며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화를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사점
일본 정부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AI 연산 확산에 대응해, 전력망·통신망·데이터처리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자 GX 정책과 연동된 관민협의회를 통해 정책 로드맵을 수립했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재생에너지 전원을 기반으로 하는 분산형 디지털 인프라를 육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국가적 회복탄력성 확보와 지역의 디지털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책은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ICT 기업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수도권 중심의 입지 전략 대신, 전력 여유 지역이나 통신망 인프라가 정비된 지방 거점을 고려한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MEC(엣지 컴퓨팅) 기반의 연산 분산 기술이나, AI 활용 기술에 대해 역량을 가진 기업은 일본 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마련한 전력 계통 정보와 입지 유도 인센티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 내 첨단 데이터센터의 설립 또는 해외유치를 담당하는 지자체와 정부 부처에도 참고할 점이 많다. 일본은 단순 고용 유발보다는 지역산업의 디지털화,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통신망 다경로화 등을 데이터센터 유치의 핵심 근거로 삼고 있다. 한국도 에너지 여건, 통신 인프라, 산업 수요를 종합 고려한 지역 전략을 통해 수도권 편중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기반 디지털 인프라를 육성할 수 있는 정책 설계 시 이번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일본 내각부, 경제산업성, 닛케이신문, 미츠비시종합연구소, KOTRA 오사카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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