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서 공유 오피스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확산된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공간 활용 방식을 바꾸며, 기업들이 전통 오피스 대신 유연한 임대가 가능한 공유 오피스를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공간 운영 방식도 다기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루는 회의실, 다음 날은 강의실이나 아트 스튜디오로 전환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특히 높은 임대료 부담이 있는 모스크바 도심에서 중소기업들에게 실용적인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다.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 시장 규모

공유오피스 전문 매체 Global Coworking Survey에 따르면, 전 세계 공유 오피스 수는 약 3만 개에 달하며 연평균 15~18%씩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가운데 3% 수준을 차지하며, 2024년 기준 전국적으로 약 900개의 공유 오피스가 130여 개 도시에 분포돼 있다.

러시아 컨설팅 업체 CMWP는 2025년 1분기 기준 모스크바 내 공유 오피스 공실률이 6.3%로, 전년 동기(14.1%)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는 하이브리드 공간에 대한 선호 증가와 전통 사무공간의 공급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최근 모스크바에서는 사무실 임대비용을 절감하려는 스타트업, 프리랜서, 중소기업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기간으로 유연하게 임대할 수 있는 업무공간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모스크바의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눈에 띈 점은 ▲신규 공간 부족 ▲정식 오픈 전 임대 완료 ▲임대료 상승이라는 세 가지 현상이다. 러시아 건설사 Pridex Spaces의 전략·영업 총괄 디렉터 엘리자베타 골리셰바(Elizaveta Golysheva)는 “2024년 한 해 동안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4분기 신규로 개장한 공유 오피스 공간의 약 90%는 정식 오픈 이전에 이미 입주 계약이 체결됐다.

또한, 러시아 부동산 개발사 Upside Development의 커머셜 디렉터 비올레타 슬리브나(Violetta Slivnaya)는  “2020년 이전에는 IT 업계 종사자들이 주요 이용자였지만, 락다운 이후부터는 대기업부터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변형 가능한 사무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라며, 팬데믹 이후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2020~2025년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 시장 규모>

(단위: 천 ㎡)

[자료: CMWP]

2025년 1분기 모스크바에서는 두 개의 신규 공유 오피스 지점이 개장했다. ASPACE Ostankino점(3340㎡)과 CEO Rooms Mayak점(2415㎡)이 새롭게 오픈하며 총 시장 규모는 44만8000㎡까지 확대됐다. 1분기 공급분을 제외한 2025년 연말까지의 추가 공급 예정 면적은 약 2만5500㎡로 예상된다.

공급에 비해 수요는 더욱 활발하다. 2025년 1분기 총 수요는 2만8000㎡에 달했으며, 가장 큰 계약은 화장품 기업 L’Oréal(로레알)이 체결한 AFI Flex 사무실 입주 계약(6444㎡)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기간 동안 공공기관, IT 및 통신, 자원·에너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 오피스 임대 계약이 다수 체결됐다.

모스크바의 공유 오피스 유형과 트렌드

러시아에서는 ‘코워킹’이라는 개념이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탓에, 통상적으로 ‘공유 오피스’ 또는 ‘유연한 사무공간’이라는 표현이 혼용되고 있다. 가구, 주방설비, 청소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이미 마련되어 있고, 고속 인터넷과 복합기, 음료 제공 등 부가서비스도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일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주차장, 개인 보관함, 법인 주소 등록 및 우편 수령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모스크바 시내에 운영 중인 공유 오피스는 공간 구성과 운영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형태의 코워킹 스페이스로, 개방형 구조 안에서 자유석 또는 고정석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공간은 스타트업이나 1인 기업, 프리랜서 등 비교적 소규모 사업자에게 적합하며, 회의실, 카페테리아, 공용 주방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스마트 오피스 또는 서비스형 오피스로 불리는 모델로, 독립된 전용 공간을 기업 단위로 임대하면서도 청소, 시설 유지관리, 인터넷 사용 등의 서비스를 포함해 제공하는 형태다. 이러한 서비스는 중견기업이나 지사 단위의 조직에서도 활용하며, 입주사 간 회의실, 프린터 등 일부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4년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의 주요 수요자는 금융업체로, 전체 임차 기업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IT·통신업은 24%, 건설업이 9% 수준의 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점차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2024년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 입주 업종 분류>

(단위: %)

[자료: Kommersant.ru, Nikoliers]

한편,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도입이 공유 오피스 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전략 컨설팅 기업 Digital Agency에 따르면, 다수의 공유 오피스 운영사들이 CRM 및 ERP 시스템 도입, 전자 문서 관리, 출입 통제 자동화, 회의실 예약 시스템, 생체 인식 기반 출입과 결제, 전용 커뮤니티 앱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Officeless’ 브랜드는 Wi-Fi 6 기반 네트워크와 개인 키 기반 접속 방식, 생체 인식 출입 시스템 등 고도화된 IT 인프라를 갖춘 공간을 러시아 최초로 도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초기 설계 단계부터 반영된 디지털 인프라는 단기적으로는 이용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을, 장기적으로는 공간 유지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한 운영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향후 공유 오피스 선택 시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의 스마트 시스템>

[자료: 업체별 공식 홈페이지]

모스크바 공유 오피스 시장 경쟁 동향

컨설팅사 Core.XP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에는 총 78개 공유 오피스 운영사가 활동 중이며, 이 중 상위 10개 업체가 모스크바 전체 공급 물량의 5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 내 공유 오피스의 임대료는 타 지역과 큰 차이는 없지만, 대부분의 운영사가 장기 고객을 위한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실질적인 이용 비용은 더 저렴해질 수 있다. 특히 일부 운영사는 기본 제공 서비스 외에도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입주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Workki는 입주자를 위한 커뮤니티 이벤트 개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Rabochaya Stanchiya Plaza’는 사무공간 외에도 캡슐 호텔 형태의 단기 숙박 서비스를 별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2024년에는 미국계 공유 오피스 기업 WeWork가 파산 신청과 함께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고, 러시아 투자사 O1 Properties에 자산을 매각했다. 이 거래에는 모스크바 내 ‘Belaya Proshad’, ‘Krasnaya Roza’, ‘Arkus III’, ‘Bolshaya Yakimanka 26’ 등 4개 지점이 포함되었으며, 총 약 3000개 좌석 규모다. 거래 이후 O1 Properties가 해당 지점들의 임대권과 운영권을 인수했다.

<2025년 모스크바 대형 공유 오피스 체인>

[자료: Core.XP, 각 기업]

공유 오피스 운영 사례: SOK

이 중 SOK는 전통적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기술과 커뮤니티 기반의 프리미엄 스마트 오피스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룬 사례다. 합리적인 요금제와 적극적인 고객 소통 전략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했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 카잔 등 러시아 주요 도시뿐 아니라, CIS 전체 시장으로의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SOK의 총 운영 면적은 4만2000㎡에 달한다.

<SOK의 공유 오피스 사무실 전경>

[자료: SOK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SOK는 2023년 Arendator Award 선정 ‘최고의 업무공간’, Workplace Awards의 ‘올해의 프리미어(러시아 지역 부문)’ 등 주요 상을 수상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Tinkoff, Skolkovo, COLIFE, Sinergy Studio 등 유력 기업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하고 연간 17억 루블의 수익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이 수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운영 성과 면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1년 동안 전체 지점의 평균 이용률은 93%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상승했으며, 이 중 6개 지점은 100% 만실을 기록했다. 같은 해 이스라엘에도 제11호 지점을 개소하며 국제 시장 확장도 본격화됐다. 연중 총 251회의 비즈니스 및 커뮤니티 행사가 개최되었으며, 여기에 입주자 2982명과 외부 참가자 1601명이 참석해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뤄졌다. SOK는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기업 고객과 창업자들이 성장을 도모하고 경험을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사점

2025년 모스크바에서는 총 6천 개 좌석 규모, 10개의 신규 공유 오피스가 개장할 예정이지만,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의 공급량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임대료 상승, 인테리어 및 사무가구 비용 증가 외에도 공유 오피스로 전환 가능한 일반 오피스 공간 자체가 부족한 점이 확장의 주요 제약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말 기준 모스크바의 오피스 공실률은 6% 수준이었고, 2025년 3월에는 4% 미만으로 더욱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 오피스 시장 전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4분기에 새롭게 문을 연 공유 오피스 중 약 90%는 정식 오픈 전 이미 계약이 완료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여러 플랫폼이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모스크바 내 공유 오피스 서비스의 성공 요인은 AI와 IoT를 활용한 고객 중심의 스마트 시스템 구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리한 회의실 예약 시스템, 디지털 출입증, AI 기반 챗봇 등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성도 개선할 수 있는 요소로, 향후 입주 기업들이 공유 오피스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자료: Kommersant, RBC, Vedomosti, bfm, Forbes.ru, Bankspace, new-core.xp, 업체별 홈페이지,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