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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보다는 '감정'에 집중한 일본의 혁신기술, 진화하는 '비효율' 로봇
- 트렌드
- 일본
- 후쿠오카무역관 야마자키 아야네
- 2025-07-1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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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적이나,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AI와 로봇 등장
정서적 공감과 사회적 연결을 목적으로 하는 반려로봇
과거 일본에서는 '로봇'이 주로 청소기나 냉장고 등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가전제품'을 지칭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호나 의료 현장뿐만이 아니라, 고령자나 1인 가정에서 사용자들의 마음에 '힐링'을 제공하는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비효율' 로봇, LOVOT의 등장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일본 GROOVE X 사의 카나메 하야시 대표가 만들어낸, 힐링·애착 형성을 목적으로 한 가족형 로봇 LOVOT(라봇)이다. LOVOT이라는 이름은 LOVE × ROBOT의 합성어로, 이름에서 이 제품이 추구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LOVOT은 테디베어와 같은 둥근 형태와 큰 눈이 특징으로, 촉감이나 시선, 움직임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로봇이다. 이를 위해 체온은 37~39℃로 설정돼 있으며, 50개 이상의 터치 센서, 열·얼굴 인식 카메라를 탑재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사용자와의 아이 콘택트도 가능하다. 한 인터뷰에서 제작사 대표인 하야시 씨는 "LOVOT은 단순히 편의나 도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내일을 살아갈 동기를 유발하는 따뜻한 테크놀로지의 모습을 콘셉트로 해 만들어진 새로운 생명체다"라고 밝힌 바 있다.
<LOVOT의 생김새>
[자료: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직접 촬영]LOVOT은 1대당 약 83만 엔인 고가 상품이나,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가 돼 다양한 나라에 소개되고 있다. 2019년 이래 약 1만4000대를 판매했으며,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9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서 고령자·어린이 등 고독이나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LOVOT의 제작사인 GOOVE X 사 관계자는 KOTRA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LOVOT은 처음부터 입이 없는 디자인으로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LOVOT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기능적 도움을 주려는 존재가 아닌, 사람들이 마치 반려동물처럼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AI와 IoT가 '효율'과 '최적화'를 추구하는 반면, LOVOT은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존재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감을 통해 성격이 자리 잡는 AI 반려로봇, Moflin
이러한 '반려로봇'의 또 다른 예로는 Moflin(모후린)이 있다. 모후린은 일본의 카시오사에서 만든 두 손바닥 크기의 반려로봇으로, LOVOT에 비해 작고 움직임이 적어 차별화된다. 또한, 모후린은 약 50일간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이 형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성격은 크게 쾌활함, 명랑함, 수줍음 많음, 응석받이 등 4가지로 나뉘지만, 그 안에서도 세분된 성격이 만들어지며, 한번 성격이 정해진 이후에도 추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계속해서 성격이 변화한다고 한다.
<모후린(Moflin) 생김새>
[자료: Moflin 홈페이지]
코로나19 이후 관계성 회복을 중시하는 사람들
이처럼 LOVOT이나 모후린과 같은 '비효율' 로봇들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배경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소비자 수요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은 사람 간의 관계성이 단절되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마주하게 됐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 등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 공허함을 느끼게 됐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관계성을 회복시켜 주는 '공감' 로봇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또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현대 사회에서 소비가 '기능 중심'에서 '감정 중심'으로 이동하는 양상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스마트 냉장고'보다 '눈을 마주쳐 주는 로봇'에서 더 큰 위안을 얻고, 후자를 구매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낸다. 특히 LOVOT의 홈페이지에서는 LOVOT과 함께 생활한 사람이 유대 형성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농도가 높다는 실증 실험 결과를 소개하며,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LOVOT과 함께 일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정신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반려 로봇들은 '비의료적 심리 케어'를 제공하는 존재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스트레스 경감, 고독감 완화, 안정감 제공 등, 사람의 감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려 로봇들이 복지·교육·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비효율 로봇', 규슈 혁신 WEEK 전시회(九州イノベーションWEEK)에도 등장
LOVOT 등 '비효율 로봇'은 최근에 유수의 전시회에서도 눈에 띄었다. 지난 6월 4일부터 5일까지 마린멧세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규슈 혁신 WEEK 전시 회(큐슈 이노베이션 WEEK)"는 산업·기술·스타트업·행정·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노베이션의 최전선'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여기서도 LOVOT을 만날 수 있었다.<규슈 혁신 WEEK 전시회 입구 전경>
[자료: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직접 촬영]
<전시회 개요>
전시회명
규슈 혁신 WEEK 전시회(九州イノベーションWEEK)
일시
2025년 6월 4~5일
장소
마린멧세 후쿠오카A관
주최
규슈 이노베이션 WEEK 실행위원회
홈페이지
[자료: 규슈 혁신 WEEK 전시회 홈페이지]
<LOVOT 충전 스테이션>
[자료: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직접 촬영]
시사점
일본에서는 고령화가 심화하고 독신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정서적 공감과 사회적 연결을 목적으로 하는 반려 로봇들이 등장했고, 이러한 '비효율'도 가치를 가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혁신 제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능적인 부분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일본에 제품 및 서비스를 수출하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유의해 기능적 우수함 외에도 감성적 요소를 어필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LOVOT 홈페이지, Moflin 홈페이지, 규슈 혁신 WEEK 전시회 홈페이지,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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