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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NoLo' 트렌드 확산...비알코올 맥주, 현지 시장 판도를 바꾸다
  • 트렌드
  • 폴란드
  • 바르샤바무역관 권미연
  • 2025-05-21
  • 출처 : KOTRA

폴란드 주류 시장의 최신 동향: ‘제로(0.0%) 혁명’

건강∙취향∙개인화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

폴란드의 주류 시장은 현재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2020년 초, 폴란드에서는 하드셀처(Hard Seltzer)와 같은 저도수 알코올음료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관심을 받으며 시장 트렌드의 변화 조짐이 포착됐다. 당시에는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제품들이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았고, 이는 이후 몇 년간 지속적인 확산을 거쳐 현재는 비알코올(non-alcohol)·무알코올(alcohol-free) 맥주가 폴란드 주류시장을 선도하는 주역으로 부상하게 됐다.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와 사회적 인식의 이동, 그리고 경제 환경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폴란드 시장은 ‘비알코올(bezalkoholowy)’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여기서 '비알코올(non-alcoholic)'이라는 용어는 폴란드어에서 알코올 도수 0.5% 이하의 음료 전반을 지칭하는 bezalkoholowy에 해당하며, 정확히 0.0%인 제품을 일컫는 '무알코올(alcohol-free)'과는 구분된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알코올 함량이 명확히 0.0%로 표기된 경우를 제외하고, 포괄적인 의미의 ‘비알코올’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NoLo(No or Low alcohol)’ 트렌드는 단순히 덜 마시는 수준을 넘어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비알코올 맥주는 더 이상 기존 음주의 대체제가 아닌 독립적인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다양한 맛과 브랜드, 그리고 ‘건강하면서도 사회적인 음주’라는 새로운 소비 가치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급성장하는 비알코올(non-alcohol) 맥주 시장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비알코올 맥주가 있다. 과거에는 ‘맛없는 대안’ 정도로 인식되던 비알코올 맥주는 이제 품질과 맛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루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폴란드 시장조사기관 NielsenIQ에 따르면, 2023년 폴란드 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으며, 전체 맥주 시장 내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0.0% 무알코올(alcohol-free) 제품이 0.5% 이하의 비알코올(non-alcohol) 제품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비알코올 맥주 부문의 구조 변화>


[자료: ZPPP(폴란드 브루어리 협회)]

 

이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라기보다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건강을 중시하고 차량 운전을 고려하며 다음 날의 컨디션까지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30세대는 비알코올 맥주를 ‘술’보다는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인식하며, 음용의 맥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2022년 당시 하드셀처 열풍을 주도하던 2030세대의 소비 습관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청년층은 칼로리와 도수를 고려해 가볍고 건강한 음료를 선호했으며, 이는 오늘날 폴란드의 젊은 세대가 비알코올 맥주를 기호식품으로 소비하는 문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바르샤바의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 맛의 0.0% 무알코올 맥주가 적지 않은 비중으로 전용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일반 맥주와 비견될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한다.

 

<여러 현지 마트의 무알코올 맥주 판매대>

   

[자료: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촬영]

 

2024년 기준, 폴란드에서는 0.0% 무알코올 맥주 제품만 하루 평균 10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연간 판매량은 약 200만 헥토리터(hl), 시장 가치는 약 17억 즈워티(약 6300억 원)에 달한다. 해당 제품군이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5~7.5%로, 이제는 하나의 독립적인 시장 군으로 자리 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2025년 설문조사에서도 다양한 비알코올 주류 중 가장 자주 소비하는 제품으로 비알코올 맥주가 꼽히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폴란드 비알코올(non-alcohol) 음료 선호도 조사>

(단위: %)


[자료: ZPPP(폴란드 브루어리 협회)]

 

현재 폴란드는 독일(33.9%), 스페인(24.9%)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비알코올 맥주 생산국(9.3%)이다. 대형 양조업체들은 물론 중소 크래프트 브루어리들까지 ‘제로 라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Żywiec 0.0%, Lech Free, Warka Radler 0.0% 등이 있다. Żywiec는 본래 강한 라거 맥주로 유명한 폴란드 브랜드였으나,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인과 함께 무알코올 제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했다. Lech Free는 다양한 과일 맛 중심의 라인업으로 젊은 층을 겨냥했고, Warka는 스포츠 및 야외 활동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활동적인 즐거움’을 강조하고 있다.

 

<폴란드 대표 3종 무알코올 맥주 광고>


Żywiec 0.0%

Lech Free

Warka Radler 0.0%

[자료: wirtualnemedia, hurt&detal]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난 4월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맥주 축제는 기존과 달리 비알코올 맥주에 특별한 초점을 맞추어 진행됐다. 수년간 이어져 오며 폴란드 맥주 시장의 흐름을 형성해 온 이 행사는, 업계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는 KOTRA 바르샤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축제에 참가하는 폴란드 최고의 수제 맥주 양조장들이 이제는 비알코올 맥주도 생산한다는 점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다”라며 “이번 행사에서는 이들 제품을 중심적으로 소개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수년간 폴란드의 음주 문화와 소비자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술자리나 파티라고 하면 곧장 ‘숙취’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술의 유무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즐겁게 지내느냐는 점”이라며, 절제된 음주를 통한 새로운 즐거움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양성과 실험성, 그리고 ‘맛’의 진화


폴란드 비알코올 맥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이다. 초기에는 라거 타입의 단조로운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IPA, 스타우트, 밀맥주, 그리고 과일 향 가미 맥주 등 선택지가 크게 확장됐다. 이는 단순한 대체 음료가 아닌, 새로운 맛과 음료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한 결과다.


여성 소비자는 향이나 맛이 강조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이는 비알코올 맥주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Żywiec, Tyskie 등 대형 브랜드뿐만 아니라 독일·체코에서 수입된 제품, 그리고 소규모 수제 맥주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폴란드 소비자들이 점점 ‘맛’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 발전도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발효를 억제하거나 알코올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본연의 향미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최근에는 저온 진공 증류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며 풍미를 유지한 고품질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시사점 


①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의 변화


폴란드 주류 시장에서 해당 제품군은 제 ‘건강’과 ‘운전 가능’이라는 기능적 메시지를 넘어선다. 친환경 포장, 비건 인증, 지역 생산 강조 등 윤리적 소비를 반영한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으며, SNS 감성 마케팅, 여름 페스티벌과의 연계 등 다양한 채널에서 브랜드 노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성별에 따라 다른 우선순위에 구분되는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여성 소비자는 비알코올 맥주에서 특히 건강과 웰빙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남성 소비자는 비알코올 맥주를 운동 후 또는 운전해야 할 상황에서 대체 음료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점에 따라 여성 소비자에게는 ‘라이트함(lekkość)’, ‘칼로리 없음(brak kalorii)’, ‘비타민 B(witamina B)’ 등이 강조되고, 남성 소비자에게는 ‘운동(sport)’, ‘재생(regeneracja)’ 등의 메시지가 주를 이룬다. 이는 제품 자체의 다양화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세분화를 의미한다.


이처럼 여러 브랜드의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분화와 다양화에 비알코올 맥주는 단순히 ‘알코올이 없는 맥주’가 아닌, ‘색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② 향후 과제와 전망


폴란드 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분명한 성장세에 있으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맥주는 반드시 알코올이 있어야 한다'라는 인식이 남아 있으며, 프리미엄 비알코올 맥주의 가격이 일반 맥주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 가격 저항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중소 크래프트 양조장의 경우 판로 확보나 유통 채널 진입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알코올 맥주는 더 이상 틈새시장이라 할 수 없다. 웰빙, 절제,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폴란드 소비자들에게 비알코올 맥주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현명한 선택’이며, 이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술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재정의되는 시점에서, 비알코올 맥주는 그 변화를 선도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폴란드 주류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트렌드이다.



자료: ZPPP(폴란드 브루어리 협회), NielsenIQ, wirtualnemedia, hurt&detal,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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