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산업 파워젠(Powergen) 전시회는 세계 최대 발전(發電)부문 전시회로, 달라스, 샌안토니오, 뉴올리언스, 올랜도 등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매년 순환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개최국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인도 등 총 69개국에서 발전 기업, 유틸리티, EPC, 컨설팅, 기자재 OEM 기업 등에 종사하는 약 7000명의 발전 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내년 전시회는 1월 20일에서 22일까지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서 열릴 예정이다.

<미국 2025 파워젠 전시회 개요>

[자료: Powergen, KOTRA 달라스 무역관]

전시회 이모저모

파워젠 전시회 현장은 전 세계 69개국에서 모인 7000여 명 이상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WEG, Siemens Energy, FPT Industrial, Maddox Industrial Transformer, Terra Power, Lincoln Electric, Westinghouse Electric Co 등 대형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453개의 기업은 터빈, 보일러, 베어링, 발전기, 펌프, 밸브 등 발전 기자재뿐 아니라 방열장비, 계측 및 점검 장비, 발전소 유지보수점검(O&M) 장비 등 최신 발전 및 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저마다의 다양한 혁신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에너지전환 트렌드에 따른 탄소저감 관련 관심도 제고에 따라, 수소 발전 및 연료전지, 화력발전소 배기가스 처리 기술, 질소 산화물 저감장치 등 탄소저감 솔루션에 대한 전시 역시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 행사 기간 전시장 한편에서는 전력 산업의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기술 세션이 개최됐으며, 다양한 분야의 업계 전문가 및 경영진들이 기조연설 연사로서 참여해 산업 분야에서 기술, 지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NVIDIA와 Siemens가 기조연설에 참여해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인 AI, 탄소포집, 수소 기술의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먼저 NVIDIA의 에너지 분야 수석 전무이사 마크 슈필러(Marc Spieler)는 AI가 에너지 관리와 최적화를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하며, “AI의 원동력은 데이터와 전력이며, AI가 전력 소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전력 생산과 관리, 효율성을 높여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AI 기술이 발전소 터빈, 변압기와 통합됨으로써 에너지 관리, 예측 유지보수, 전력망 최적화 등을 현실화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iemens 북미 지역 CEO 리크 부르버그(Rich Voorberg)는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 전략에 대한 기조연설 중에서 탄소포집과 수소 기술이 전력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고 언급하며, Siemens 사가 현재 추진 중인 가스터빈의 저탄소 연료 전환 및 재생에너지 통합 솔루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가스터빈을 수소와 암모니아 등의 저탄소 연료로 개조하는 기술과 탄소 포집 시스템을 통해 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파워젠 전시회 전경>

[자료: Powergen,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우리 기업들

이번 파워젠 전시회에서는 탈질촉매제(DeNOx Catalyst)를 활용한 대기오염 물질 저감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발전소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 솔루션 기업, 진동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에너지 산업의 필수 부품인 배관 제조 기업 및 원자력 플랜트 기업 등 5개 한국 기업이 개별 부스에서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홍보하는 기회를 가졌다. 행사 기간동안 우리 기업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글로벌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파워젠 전시회 내 한국 기업 참여 전경>

[자료: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체 촬영]

전시회 이모저모

이번 파워젠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공간 중 하나는 단연 Nuclear Pavilion(원자력 파빌리온)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이 저탄소 전력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의 미래와 상용화 전략에 대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Oklo의 사업개발담당 Brian Gitt는 ‘고급 원자로를 36개월 이내에 배치하는 방법’이라는 주제의 기술 세션을 이끌며, 첨단 원자로(Advanced Nuclear) 기술 도입을 위한 핵심 전략을 소개했다. 또한, Westinghouse Electric Company의 ‘대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전망 및 응용’이라는 주제 발표에서는 원자력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전력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신속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파워젠 전시회 내 Nuclear Pavilion 전경>

[자료: Powergen,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체 촬영]

한편, 이번 행사 중 운영된 미래 에너지 리더(Future Energy Leaders) 프로그램은 업계의 미래 리더들에게 네트워킹, 교육 및 경력 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공학 및 컴퓨터 과학 전공 학생에게는 최신 기술 컨퍼런스 및 지식 허브 세션, 기조연설 참석 기회가 주어졌다. 또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참가자들에게는 LinkedIn 계정에 추가할 수 있는 교육 인증서(Certificate of Completion)을 부여해 차세대 에너지 산업 리더 양성에 대한 파워젠의 관심과 지원을 반영했으며, 미래 인재들에게는 전력 산업의 최신 동향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전통 에너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시추 확대를 추진하며, 석유·가스 산업과 청정에너지 정책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 발전이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및 탄소 저감 설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탄소포집 기술 관련 C 사 엔지니어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화석연료 시추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기술 또한 장기적으로는 지속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현재 많은 기업들이 정부 정책 기조의 방향성 전환에 대해 주시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정책 변화 보다는 글로벌 기조를 고려한 장기적인 정책을 세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국 새 정부의 화석연료 친화 정책이 일부 에너지 생산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산업 전반에서는 여전히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가 핵심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에서도 탄소 저감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저탄소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진출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Powergen International,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