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1일 멕시코, 캐나다 대상 25% 추가 관세, 중국을 대상으로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이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30일간의 유예 기간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USMCA 조기 재협상을 위한 포문이라 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과 멕시코 양국 정부는 통상, 이민, 마약 3가지 분야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동향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주요 대멕시코 통상정책

먼저, 트럼프가 대(對)멕시코 통상정책에 대해서 언급했던 주요 사항들과 관련된 행정조치 사항, 그리고 이에 대한 멕시코의 반응에 대해서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미국 신정부 대멕시코 주요 통상 정책 요약>

[자료 : CNN 등 현지 언론 종합]

먼저, 관세 부과 강화에 대해서 멕시코는 미국과 안보 및 공중보건 실무 협상을 제안하는 한편, 멕시코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관세, 비관세 조치 포함 ‘플랜B’를 지시했다. 플랜B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된 바 없으며, 다만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의 경우 멕시코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셰인 바움 대통령은 트럼프와 전화 통화 이후 대멕시코 25% 관세 부과가 한달간 유예되었다고 알리며,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1만 명의 방위군을 즉시 북부 국경에 배치할 것임을 발표했다. 2월 14일 기준 미국 IRA 보조금 폐지, USMCA를 비롯한 무역협정 검토 지시에 대해서 멕시코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의 미국 우회 수출을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자국 제조업 생산 진흥 계획을 추진하는 등 USMCA 재협상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의 행보는 관찰되고 있다.

<멕시코-미국 정부 간 협상에 따른 관세 조치 요약>

[자료 : El Pais 등 현지 언론 종합]

산업계 및 협회 반응

멕시코 산업계 및 협회 일각에서는 일련의 대멕 관세 부과 조치와 30일간의 유예 기간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미-멕간 협상이 개시되는 것에 대해서 진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멕시코 기업조정 위원회(CCE, Consejo Coordinador Empresarial)에서는 “트럼프 관세 부과는 지난 30년 동안 구축된 북미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였고, 자동차협회(AMIA, Asociación Mexicana de la Industria Automotriz)에서는 “기업, 소비자 등 북미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양국 정부 간 시작한 대화가 해결책을 찾는 것을 목표로 진전될 것을 기대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자동차부품협회(INA, Industria Nacional de Autopartes)에서는 “자동차 평균 가격이 최대 3000달러 상승하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2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회계사협회(IMCP, Instituto Mexicano de Contadores Públicos)는 “멕시코가 미국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상품 가격 상승, 공급망 붕괴, 일자리 감소 등 멕시코 시장에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하였다.

통상 및 투자 환경 주요 전망

멕시코 경제계는 트럼프의 위협에도 불구, 멕시코 전 제품 25% 관세 부과는 미국- 멕시코 간 복잡한 경제적 이해 관계로 인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망과, 트럼프가 관세를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국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정책적 신념을 표명해온 만큼 단순 협상 카드가 아닐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전자의 경우, 트럼프의 정책 우선 순위는 불법 이민자 및 마약 밀수 문제 대처에 있기 때문에, 관세 부과는 멕시코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 트럼프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러스트벨트(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중서부, 북동부 지역을 표현하는 중공업 공업 지대) 등과의 관계 고려시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와 협상에 대비해 불법 이민 방지 및 마약 밀수 근절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관련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 하고 있다. 전임 AMLO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 사이에서도 유사한 양상의 협상이 전개되었으며, 최종적으로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은 실행되지 않은바 있다. 반면, 트럼프 관세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월 ‘글로벌 거래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가이드’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고율 관세와 달러가치 절하를 위한 제2의 플라자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어, 실제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시나리오도 펼쳐질 가능성도 피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멕 관세 부과와 별개로 멕시코 정부가 FTA 미체결국 대상으로 관세, 비관세 장벽 강화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앞으로 멕시코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

자료: 멕시코 정부, CCE, AMIA, INA, IMCP, El Pais 등 현지언론, KOTRA멕시코시티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