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듀테크 산업 현황

에듀테크(Ed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교육 기술을 의미한다. 영국의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유럽 최대 수준으로, 2023년 기준 약 129억 달러에 달하며 연간 약 5.5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시장은 연평균 13.3% 성장률을 기록해 2030년에는 3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에듀테크 산업 전망>

[자료: 미국 시장조사회사 Horizon “UK Education Technology Market Size & Outlook, 2023-2030” 보고서]

영국 에듀테크 핵심 분야는 유아교육과 KS교육으로 나뉜다. 유아교육(Early Childhood Education, ECE)은 출생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이전까지의 교육으로, 기초적 학습 능력 배양에 초점을 둔다. 또한 영국의 학제는 Key Stage(K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KS별로 학년을 구분하고 있다. KS교육은 디지털 교실과 온라인 교보재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영국 학교들은 교육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학습 관리 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 인공지능(AI), 가상 및 증강현실(VR & AR) 학습 도구 등을 도입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KS별 학년 구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 학습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영국 정부는 Oak National Academy라는 독립 공공기관을 설립해 온라인 수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Oak National Academy는 영국 전역의 학생과 교사에게 고품질의 디지털 교육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교육부 후원 비부처형 공공기관(Non-Departmental Public Bodies, NDPB)이다. 2023년에는 해당 기관에 200만 파운드를 추가 투자해 혁신적인 AI 기반 학습 도구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영국 교육부(DfE, Department for Education)는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강력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 첨단 기술 연구소, 스타트업 친화적인 기술 생태계 등도 영국이 에듀테크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영국 에듀테크의 미래, BETT UK 박람회에서 살펴봐

에듀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은 전시회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월 에듀테크 박람회 BETT UK 2025(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가 런던에서 개최됐다. 글로벌 선도기업, 학교 관계자, 교육 정책 입안자 등 교육 분야의 주요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기자재 박람회로 매년 런던에서 열린다. 박람회는 교육기관과 정부가 혁신적인 교육 기술 및 기자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전 세계 교육의 판도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BETT 박람회는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이후, 타 대륙으로 확장되며 세계 교육 기술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글로벌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 2~3분기에는 브라질과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BETT Brazil과 BETT Asia가 개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대륙별 수요에 맞춘 다양한 교육 설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BETT UK 2025에 참여한 수만 명의 학교 관계자, 교육산업 바이어, 교육기자재 유통업체 등은 최신 에듀테크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각자의 필요에 맞는 제품을 심도 있게 탐색할 기회를 가졌다. 세계 각국의 교육부 관계자 및 교육 정책 입안자들도 국제적 소통의 장에 참석해 미래 교육 서비스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전시회를 참관하며 교육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박람회 이모저모>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직접 촬영]

올해 전시 품목은 ‘장비 및 하드웨어(Equipment&Hardware)’, ‘교육 및 학습 기술(Teaching&Learning Tech)’, ‘교육 관리 솔루션(Management Solutions)’, ‘교육 쇼(Education Show)’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됐다.

<BETT UK 2025 전시 분야>

[자료: BETT 홈페이지]

BETT UK 2025에서는 기업별 전시와 더불어 연사 강연, 기술 워크숍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됐다. 올해는 130개국에서 300여 명의 연사가 참여했으며, 충청남도 교육청의 주도로 한국 에듀테크 사례 발표도 진행됐다. 자리에는 네이버 윤동원 비즈니스 리더, 버블콘 신영규 대표, 충청남도 교육청 최종원 장학사 등 3인이 공동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긴밀한 민관협력을 통해 AI 기반 교육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한국의 사례를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버블콘은 xAPI 기반 에듀테크 학습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으로, 11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AI 맞춤형 플랫폼’ 1차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한국 에듀테크 사례 발표>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직접 촬영]

세계 각국에서 온 1000명 이상의 교육자와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TableTalks 세션에서는 에듀테크가 이끄는 교육의 미래에 관해 심층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3일 동안 약 40회에 걸쳐 진행된 Tech User Labs 워크숍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레노보(Lenovo)를 비롯한 기술 혁신 기업들이 참여해 학교 관계자들에게 최신 에듀테크 기술에 대한 교육을 제공했다. 2023년 BETT 박람회부터 새롭게 도입된 BETT UK 애플리케이션은 BETT의 디지털화를 견인했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에 앱을 간편하게 다운받아, 전시회 내 미팅 일정을 조율하거나 다른 참가자에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올해는 해당 앱을 통해 2만4000건 이상의 매칭이 이뤄졌으며, 커넥션 만족도는 8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 BETT 홈페이지]

한국 기업, 혁신 에듀테크 기업에 수여하는 BETT Awards에 선정

BETT UK는 매년 AI, 언어 교육, 수학 교육 등 총 21개 분야에서 혁신을 이룬 에듀테크 기업에게 BETT Awards 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교사, 교육 컨설턴트, ICT 저널리스트 등 33인의 교육 전문가로 구성됐다. 출품 기업들은 디자인, 효율성, 접근성, 교육 통합성 등의 기준에 따라 2단계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분야마다 10개의 기업만이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으며, 최종 후보 중 한 기업에만 상을 수여하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따라서 수상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에듀테크 업계 내 입지 강화와 브랜드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한국기업 중 수상자는 없었으나, 두 기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리더십 및 관리 설루션(Leadership and Management Solutions)’ 분야에서는 통합 한국관에 참여한 네오피아의 ‘플랫코(FlatCo)’ 서비스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플랫코는 교사와 학생 간 화면 공유 및 제어, 아바타 실행 모드 등을 통해 코딩 수업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양방향 피드백을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또한, ‘국제 디지털 교육 자료: 비영국 커리큘럼(International Digital Educational Resource: non-UK curriculum)’ 부문에서는 비상교육의 ‘마스터K(master K)’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마스터K는 전 세계 학생과 교사를 연결하는 실시간 언어 교육 플랫폼으로, 온라인에 최적화된 화상수업 소프트웨어와 양질의 무료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BETT UK 한국관 모습>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직접 촬영]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 인터뷰

KOTRA 런던무역관은 BETT Awards 최종 후보에 오른 네오피아의 성신웅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1. 네오피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네오피아는 1999년에 설립된,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기업입니다. 세계 최초로 블록 조립을 통해 납땜을 배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교과서에 실리게 됐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로봇 관련 교육기자재를 개발하며 한국 교육과정에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습니다. 최근에는 코딩 로봇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태국, 우즈베키스탄, 두바이 등에 수출했으며, 올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 BETT UK 2025에 참가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오피아는 작년 BETT UK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참가입니다.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수상에도 도전해 보면서 다양한 교육 관계자, 바이어들과 교류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BETT UK는 세계 최대의 교육기자재 박람회인 만큼 저희와 같은 에듀테크 기업에는 최고의 네트워크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됐습니다.

3. 지금까지 부스에는 어떤 분들이 방문하셨나요?

학교 선생님과 같은 교육 관계자들이 가장 많았고, 각국의 교육 딜러 및 바이어들도 많이 방문했습니다. 글로벌 행사인 만큼 유럽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에서 방문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저희 네오피아의 수출 확대를 위한 좋은 발판으로 삼을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통합한국관 네오피아 부스>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직접 촬영]

4. 플랫코(FlatCo) 서비스가 BETT Awards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플랫코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증가한 비대면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코딩 플랫폼입니다. 코로나 종식 이후 대면 교육으로 돌아가는 추세지만, 플랫코 서비스의 핵심인 실시간 화면 공유와 피드백 기능은 대면 수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딩 교육은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쉽게 분산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플랫코를 활용하면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학생의 화면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원하는 화면을 학생에게 전송하거나, 특정 학생의 코딩 결과를 전체 교실에 공유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이처럼 플랫코가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코딩 교육의 효과를 크게 향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5. 해외 진출을 꿈꾸는 다른 한국 에듀테크 기업에 조언 부탁드립니다.

과거 에듀테크 산업에서 한국은 교육 로봇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손꼽혔으나, 현재는 중국기업이 우리의 기술력을 거의 다 따라잡은 상황입니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개발해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플랫코와 같이 차별화된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함께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에듀테크 분야에도 적용된다고 믿습니다. 과거의 한국 기업은 선진국의 에듀테크 기술이나 기자재를 따라 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K-음식, K-팝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한국의 K-교육도 세계 교육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람회에 와서 세계 각국의 교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네오피아의 상품 및 서비스가 한국 교육과정에서 오랫동안 활용됐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이미 보유한 독창적인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홍보할 수 있다면,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점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원격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에듀테크 산업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됐다. 새로운 정보통신 시대에 발맞춘 AI 활용과 코딩 교육이 필수로 여겨짐에 따라, 에듀테크 산업은 교육의 질을 향상하고 학습 기회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BETT UK 2025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들의 혁신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130개 이상의 국가에서 600여 개의 에듀테크 기업과 3만5000명 이상의 교육 관계자 등이 전시회에 직접 참가해 미래 교육 및 에듀테크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 장이 마련됐다는 큰 의의가 있다.

네오피아와 비상과 같은 국내기업들은 올해 BETT Awards 최종 후보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영국 진출을 꿈꾸는 다른 국내 스타트업들에 큰 희망을 안겨준다. 국내 기업들은 코딩 플랫폼, AI 활용 교육 서비스, 교육 행정관리 시스템 등 수요가 큰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한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교육 콘텐츠와 설루션을 결합한 융합적 접근을 취한다면, 세계 교육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KOTRA는 2013년부터 매년 한국과학기기공업협동조합(KSIIC), 교육부 등과 협력해 BETT UK 한국관을 운영해 왔다. 올해는 코딩, 메타버스, AR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에듀테크 기업 15개가 한국관에 참가했다. 전시회에 대한 문의는 KOTRA 런던 무역관을 통해 얻을 수 있다. 

<BETT UK 2025 통합 한국관 참여기업 리스트>

<BETT UK 2025 NIPA 참여기업 리스트>

<BETT UK 2025 개별 참가기업 리스트>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정리]

자료: BETT 공식 홈페이지, 영국 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 등 KOTRA 런던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