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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 투자진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이주영
  • 2025-02-03
  • 출처 : KOTRA

2024년 독일 경제 불황으로 스타트업 파산율 전년 대비 17% 증가

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스타트업 창업 전년 대비 11% 증가

독일 정부, 지원 정책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 노력

2024년 독일 경제가 악화돼 다수의 스타트업이 파산했으나, 위기 속에서도 스타트업 창업 건수는 전년 대비 11% 증가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딥테크 분야가 주목받으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윈 이니셔티브(WIN Initiative)’를 발족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위기의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계속되는 지정학적 및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2024년 독일 경제성장률은 -0.2%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제 불황은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2024년 독일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스타트업이 파산했다. 파산 절차를 개시한 스타트업은 총 336개사로, 이는 전년 대비 약 17%, 2022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인 파산 사례로는 비행 택시 개발업체 ‘볼로콥터(Volocopter)’가 있다. 볼로콥터는 작년에 파산 신청을 한 유일한 유니콘, 즉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었다. 이 외에도 전자기기 대여 플랫폼 ‘그로버(Grover)’와 식료품 배달 플랫폼 ‘플링크(Flink)’ 같은 다른 독일 유니콘 기업들 역시 기업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2021~2024년 독일 내 스타트업 파산 현황>

(단위: 건)

[자료: 스타트업디텍터/한델스블라트]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그러나 이러한 독일 경제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총 2766개 스타트업이 창업했으며, 이는 2023년의 2498개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또한, 2024년 독일 스타트업 업계는 70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비록 이 금액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록적인 해였던 2021년의 174억 유로에 비해 약 60% 감소한 수준이지만, 감소세를 보이던 투자 금액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하다.

 

독일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EY는 이러한 투자 규모의 증가를 대형 거래의 증가로 설명하고 있다.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의 부회장인 쇤넨베르거(Helmut Schönenberger) 교수는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회복력이 강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등장한다”라며, “위기의 시기는 스타트업에 기회”라고 강조했다.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시장에 내놓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경제 회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9~2024년 독일 내 스타트업 창업 현황>

(단위: 개)

* 주: 도표의 점(.)은 콤마(,)를 의미함

[자료: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

 

2024년 독일 스타트업 시장 동향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는 매년 독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독일 스타트업 모니터’를 발간하고 있다. 2024년 조사에는 1828개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2024년 독일 스타트업 시장은 도전 과제와 기회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의 평균 직원 수는 18.9명에서 16.7명으로 감소하며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79.8%의 스타트업이 2025년까지 사업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기업 고객(B2B)을 대상으로 한 매출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B2C 중심의 이커머스, 모빌리티 스타트업, 배달 플랫폼 등이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도했으나, 2024년에는 기업 고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고객의 74.7%가 기업으로 구성됐으며, 기업 데이터 관리 플랫폼과 인사(HR) 소프트웨어와 같은 B2B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스타트업들의 관심도 여전히 높아 그린 이코노미에 속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8.1%에 달했다. 이는 경제적 도전 속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향한 독일 스타트업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5년에도 주목받는 딥테크

 

2025년에는 우주항공, 배터리 기술, 로봇 공학 등 다양한 딥테크 분야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분야는 유럽이 보유한 과학적, 기술적, 상업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표준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우주항공 분야는 위성 수요 증가, 지정학적 도전 과제, 새로운 달 탐사 계획 등으로 인해 2025년에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우주항공 분야의 스타트업은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소형 발사체 ‘스펙트럼(Spectrum)’은 중소형 위성을 위한 고성능 2단 발사체로 설계됐다. 스펙트럼은 기존 연료보다 가벼운 연료를 사용해 추진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도 새로운 재료 조합, 효율적인 재활용 방법 및 기술의 발전으로 에너지 밀도와 효율성이 높아지고, 비용이 낮아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에서는 ‘싸이립(Cylib)’과 같은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싸이립은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희귀 광물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배터리 제조업체와 전기차 업계에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원료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은 독일 내 투자 우선순위로 자리 잡고 있다.

 

로봇 공학 분야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결합해 독일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AI와 데이터 처리 기술의 융합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공학의 응용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 주목받는 AI 로봇 공학 스타트업으로는 ‘뉴라(Neura)’와 ‘마이크로프시(Micropsi)’가 있으며, 두 스타트업 모두 제조업 자동화와 효율성을 증진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으로 발전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는 산학연 연계를 통해 기업가적 혁신을 촉진하며, 이를 주요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독일의 대학과 연구 기관은 스타트업 창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창업 초기 단계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창업자들이 연구 기관과 대학으로부터 창업 지원을 받았으며, 이러한 우수한 네트워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학연 연계는 독일이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스타트업 창업 거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는 2024년에 기존의 스타트업 거점인 베를린과 뮌헨을 제치고 하이델베르크가 스타트업 창업 거점 1위 도시로 부상한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이델베르크는 산학연 연계가 활발한 지역으로, 연구 및 대학 중심 생태계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24 인구 10만 명당 독일 스타트업 신규 창업 건수 기준 상위 10개 도시 순위>

* 주: 도표의 콤마(,)는 점(.)을 의미하며, 괄호 안의 숫자는 2023년의 도시 순위를 의미함.

[자료: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윈 이니셔티브(WIN-Initiative)‘

 

2024년 9월,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독일을 혁신 및 성장 자본의 선도적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윈 이니셔티브(WIN-Initiative)’를 발족했다. WIN은 ‘독일을 위한 성장 및 혁신 자본(Wachstums- und Innovationskapital für Deutschland)’의 약자로, 독일 정부는 기업, 협회, 정치인, 그리고 독일재건은행(KfW)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연합과 협력해 성장 및 혁신 자본을 위한 기본 조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스타트업, 스케일업, 그리고 혁신 기업의 자금 조달을 강화 이들이 ‘미래의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아 역동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조치 패키지를 포함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동 이니셔티브를 통해 약 12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는 첨단기술 창업펀드(HTGF)와 미래펀드(Zukunftsfond) 등을 활용해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사점

 

2024년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는 위기 속에서도 창업 건수가 전년 대비 1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산학연 협력이 강화되면서 대학과 연구기관의 지원을 받는 창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주항공, 배터리 기술, 로봇 공학 등 딥테크 분야가 부상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독일 스타트업 시장 진출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독일 정부는 ‘윈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다양한 자금 지원 정책을 통해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 독일연방재무부(BMF), 독일스타트업연방협회(Bundesverband Deutsche Startups e.V.), EY, Handelsblatt,  Tagesschau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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