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일본은행(BOJ) 구내식당에서는 최근 일본 쌀 가격 상승으로 일본 쌀 대신 대만산 수입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24년 이른바 '레이와 쌀 파동*' 당시 일본은행은 이를 일시적인 가격상승이라고 판단했으나, 2025년에 들어서도 쌀 가격이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최근 조사통계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의 한 직원은 "마침내 여기까지 쌀 파동의 영향이 왔는가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일본경제신문 25.1.13. 기사)

*레이와 쌀 파동: 2024년 여름 발생한 쌀 품귀현상의 영향으로 가구당 쌀 구매 개수 제한을 실시하는 등 현재 일본의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기의 쌀 부족 대란을 지칭. 1993년 발생한 '헤이세이(平成) 쌀 파동' 이후 30여년만의 쌀 품귀현상이라고 불린다.

<이온몰의 가구당 쌀 구매 제한 안내 및 비어있는 쌀 매대>

[자료: 후쿠오카 무역관 촬영(2024.9.)]

일본 쌀 가격 급등 및 품귀현상 발생 원인

지난 2024년 '레이와 쌀 파동'이 발생하자, 일본 농림수산성은 쌀 품귀 현상의 원인으로 9월 쌀 수확 시기 직전인 8월이 원래 재고가 가장 적어지는 시기임에 더해 무더위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경보 및 태풍 등 재난에 대비한 쌀 비축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 당시에는 2024년산 햅쌀 생산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9월 이후 순차적으로 품귀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 농림수산성 2024.9.17.발표)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2024년산 햅쌀이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쌀 공급이 수요를 계속해서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쌀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3.6% 급등해 197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인으로는 폭염 및 지진으로 인한 쌀 유통량 감소, 고령 농민 은퇴 증가, 방일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쌀 소비량 증가, 재난에 대비한 사재기 수요 등이 꼽히고 있다. (한국경제 2025.1.13. 기사)

일본 쌀 수입 동향

2023년 기준 일본의 정미(HS code: 100630) 최대수입국은 미국(수입액 3억8257만 8804달러, 점유율 51.9%)이었다. 2위 태국(수입액 1억9712만 4085달러, 점유율 26.7%), 3위 중국(수입액 8886만 5771달러, 점유율 12.1%)이 그 뒤를 이었다.

<2023년 일본 정미(HS code: 100630) TOP 5 수입국>

[자료: KOTRA 트라이빅]

2019년~2023년 5년간 일본의 쌀 수입 금액은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2021년 5억 달러 수준이던 수입금액이 2021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2023년에는 7억 달러를 돌파했다.

<일본 쌀 수입 금액 추이>

(단위: 천 USD)

[자료: KOTRA 트라이빅]

매매동시입찰(SBS)을 통한 쌀 수입 증가

일본은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쌀에 778%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일본에 쌀을 수출하는 경우 가격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단, 매매동시입찰(SBS:Simultaneous Buy and Sell) 쌀의 경우 비관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무역회사 등이 미국, 중국, 호주 등에서 쌀을 비관세로 수입하여 일본의 외식산업 등에 바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며, 연간 10만 톤을 수입 상한으로 두고 있다. SBS 입찰은 주로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농수성이 개최한다. 

<SBS 수입 쌀 낙찰 수량>

[자료: 일본농업신문 2024.10.3 기사 번역]

일본 쌀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특히 외식산업계를 중심으로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 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농업신문 10월 기사에 따르면 수입량이 가장 많은 것은 미국산이며, 미국산 쌀 1키로 낙찰가가 약 318엔 수준이다. 최근 SBS 입찰 각 회차에서는 수량 전량 낙찰이 이어지고 있으며, 2024년 첫회를 기준으로, 2023년 같은 회차 대비 낙찰 수량이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사점

2024년에 발생한 일본의 쌀 품귀현상은 2025년에도 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여러 외식산업계에서는 메뉴 단가를 조정하거나, 일본쌀 대신 수입산 쌀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내에서 한국산 쌀 수입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미국산, 대만산 등 다양한 수입쌀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한국산 쌀의 수출 기회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일본경제신문, 일본농림수산성, 한국경제, 매일경제, 일본농업신문 등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