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는 올해 5월 말, ACI 시스템 개편을 이유로 자동차에 대한 ACID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시스템 개편 후, 신규 차량에 대해서는 수입 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여 수입 제한을 지속했다. 중고차의 경우, 해외 거주 외국인이 수입하는 차량에 대해 ACID 번호 발급을 재개했으며, 장애인 개인 차량 면세 수입에 대해서는 법령 개정을 예고하고 시행령이 완료될 때까지 6개월간 수입 금지를 발표했다.

정부는 일명 ‘장애인 권리법’(Prime Ministerial Resolution No. 2733 of 2018, Law on the Rights of the Persons with Disabilities)에 따라 장애인이 개인 차량을 면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이 제도를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사례가 적발되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관련 법령 개정을 예고했다. 개정 법령은 예정보다 빠른 2024년 10월 22일, 국무총리령(Prime Ministerial Resolution No. 3500 of 2024)으로 발표되었고 즉시 발효되었다. 이번 개정은 중고차 수입 시장의 트렌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의 대이집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FTA 미체결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한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은 대부분 장애인 혹은 해외 거주 이집트인들에게 허용된 면세 차량 물량이다. 장애인 차량의 경우, 가격이 높지 않은 중고차 비중이 높다.

개인의 중고차 수입은 당해 제조된 차량에 한해 1대 수입당 관세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허용되고 있으나, 실익이 없어 수입 물량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기차는 중고차로도 수입이 가능하다.

장애인 권리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핵심 사항은 자동차 엔진 용량 제한, 제조 연한 제한, 보증금 예치 조건 신설 등이다

엔진 용량: 기존 1600cc에서 1200cc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집트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엔진 용량은 1500~1600cc 이하이며, 1200cc 이하 차량은 선호도가 낮다.

연식 제한: 수입 차량의 연식을 제조 연도 포함 3년 이내로 제한했다. 기존에는 연식 제한이 없었으며, 장애인 가족은 치료비 등의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조 8년 내외 중고차를 선호해 왔다.

보증금 예치 조건: 장애인 본인 혹은 1촌의 가족이 구매 시점 1년 전에 구매 가격 이상의 금액을 예치해야 하며, 이는 장애인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구매 주기 유지: 면세 차량 구매 주기를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기존대로 5년 주기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면세차량 구입대수도 장애 가족 단위가 아닌 장애인 개인 수만큼 구매 가능한 조건은 기존대로 유지되었다.

<장애인 권리법 개정 내역 요약>

* 자유무역지역 : 수출을 전제로 수입할 수 있는 지역

[자료 : 이집트 관보, KOTRA 카이로 무역관 자체 편집]

관세청장은 2024년 제39호로 장애인을 위한 차량 관련 수입 절차를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장애인 면세 차량 수입 자격, 구입 차량 정보, 재구매 시기 등에 대한 데이터를 꼼꼼히 확인하고 원본 서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기존에는 전산화가 미흡하여 장애인의 이름만 등록했으며, 세부 차량 정보는 요구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5년 내 중복 구매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시스템 개편을 통해 모든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취지이다.

<세관의 장애인 면세 차량 수입 정보 등록 방법 공고문 요약>

[자료 : 이집트 세관, KOTRA 카이로 무역관 자체 편집] 

이집트의 중고차 수입 현황

이집트의 NAID(National Academy of Information Technology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에 따르면, 이집트에는 약 1200만~1500만 명의 장애인이 있다. 5년마다 면세 차량 수입을 허용할 경우 매년 300만 대 수입이 가능하다. 이집트는 중고차 수출입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오사마 아부 알 마즈드 자동차 부서 부국장은 이집트 총 자동차 수입의 약 25%가 장애인용 차량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장애인 가족은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이 커 연식이 있는 저렴한 중고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집트 정부는 외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161호/2022년(Law No. 161 of the year 2022 On Granting Some Facilities to the Egyptian Residing Abroad)에 따라 해외 거주 이집트인들에게 면세 차량 수입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이들은 미화 5000달러를 이집트 정부의 지정 은행에 5년간 예치하고, 5년 후 당시 환율을 적용하여 이집트 파운드화로 환급받는 조건이다. 이 제도는 올해 4월 29일까지 운영되었다.

소하 겐다(Soha Gendi) 이집트 이민 및 해외거주자 담당 장관은, 해외 거주 이집트인들이 신청한 면세 차량이 602,277대이며, 5월 4일까지 약 29,500대가 수입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배기량 1600cc 이하 신차를 구매하거나 제조 3년 이내 중고차를 수입할 수 있다. 수입은 예치금 납부 후 5년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5년간 연평균 약 12만 대를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이며, 장애인 면세 차량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다.

해외 거주인과 장애인 차량 선호 특징

2024년 상반기 이집트의 자동차(승용차) 수입액은 14억 5400만 달러이며 한국에서 3억 110만 달러를 수입해 독일에 이어 2위이다. 시장점유율은 21.4%로 독일의 21.5%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한편 정식 통관하는 일반 한국 차량은 대부분 이집트-EU FTA를 활용하여 체코 및 슬로바키아에서 제조된 차량이 면세로 수입되고 있다. 한국과는 FTA 미체결국으로 한국에서 일반 차량을 수입할 경우 1600cc이하 차량은 40%, 1600cc 초과 차량은 135%를 관세를 부과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직수입되는 차량은 장애인과 해외 거주자에게 허용된 면세 차량이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집트의 중고차 제 1위 수입국이 한국이라고 하며, 최고 인기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아반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와 K3라고 한다. 이는 정식 통관되는 신규 차량 모델과 동일하다. 바이어들은 한국산 내수용 중고차를 가장 선호한다고 하며 아래의 4가지 이유를 꼽는다.

① 한국 내수용 차량은 무게감이 있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② 다양한 옵션이 기본 사양으로 포함되어 있다. ③ 타국 중고차와 비교할 때,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 ④ 내외부 차량 관리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승용차(HS Code 8703)의 최근 3개년 상위 10개국별 수입 규모 및 동향>

(단위: 백만 달러, %, %)

[자료 : GTA(‘24.11월)]

한국의 대이집트 중고차 수출 현황

실제 한국의 2023년 대이집트 수출은 13억 3500만 달러, 이중 승용차 수출이 3억 1000만 달러로 23%로 1위 이며, 그 중에서도 중고차가 1위이다. 중고차의 수출 비중은 2023년에는 79.7%, 2024년 10월까지 70.6%이다. 한편 배기량으로 보면 2023년 1500~2000cc 이하 차량이 89.0%를 차지했으며, 2024년 10월에는 85.1%를 기록했다. 반면 배기량 1000~1500cc 이하 차량은 2021년~2022년에는 거의 수출되지 않았고 2023년 8.1%, 2024년에는 7.7% 수준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소형차 수출의 증가는 외환위기 이후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 하락하면서 저렴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 한국의 대이집트 승용차(신차‧중고차) 배기량별 수출 현황>

(단위 : 백만 달러, %, %)

* 신차 및 중고차 소계의 비중은 승용차 수출액 중 비중 표기

[자료 : KITA(’24.11월), 코트라 카이로 무역관 편집]

정부 의견 및 바이어 인터뷰

이집트 세관청장 알-하핫 알-가토우리(Al-Shahat Al-Ghatouri)는 장애인의 정보를 조작하거나 부당하게 차량을 획득한 사람들에게 벌금을 징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Al-Watan"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올해 6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이러한 불법 행위로 약 11억 8천만 이집트 파운드(2,360만 달러)의 벌금이 징수되었다고 발표했다. 장애인 차량 점검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반면 이집트 중고차 수입업자 대부분은 이번 법 개정이 중고차 수입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B사는 장애인 중고차 수입 관련하여 ID, 자동차 모델 이름, 제조년도 등의 세부 사항을 입력해야 하므로, 몸이 불편한 장애인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L사는 장애인 수입차 제조 연도 제한은 이미 치료비 지출이 많은 장애인들이 일정 스펙 이상의 차량을 구매하기 어렵게 만들어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E사는 한국 중고차는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집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 이번 개정으로 한국산 차량 수입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점

이번 장애인 권리법 개정으로 인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1600cc 이하 차량 수출 물량이 1200cc 이하 차량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제조 3년 내 중고차 제한으로 인해 장애인들의 수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내 1200cc 이하 제조 3년 내 중고차 물량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이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자료원 : 이집트 관보, 이집트 세관, 이집트 정부 사이트, KITA, GTA, NAID, 바이어 인터뷰 이외 KOTRA 카이로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 기존에는 자유무역지역*에 수입된 차량 구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