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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으로 알아본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의식주 라이프
  • 트렌드
  • 오스트리아
  • 빈무역관 김현정
  • 2024-11-25
  • 출처 : KOTRA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을 거치며 변화해온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의식주 소비 조망

지속가능성 및 가성비 중시 트렌드 부상 지속, 관련 사회문화·정책적 환경의 진화 방향에 주목

오스트리아는 흔히 중·동부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정학적 입지로 주목받는다. 산업적으로는 동·서 유럽 간 밸류체인(Value Chain)을 연결하는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는데, 이는 흔히 동유럽의 원자재를 수입해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생산한 후 주로 서유럽 글로벌 기업에 수출하는 구조로 설명된다. 유럽 소비재 시장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이 나라의 매력 또한 이 같은 지정학적 특징에서 시작된다. 독일·스위스와 함께 인구 1억에 달하는 독일어권에 속하면서, 동시에 체코·슬로바키아 등의 보헤미안권,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등의 구 유고 연방, 그리고 헝가리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볼 때 절대 크지 않은 규모의 국가이나,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시장이라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인지도, 그리고 호감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화장품과 식품을 중심으로 한 K-소비재 기초 시장 또한 형성돼 있다. 유망 소비재 분야별 시장 및 소비자에 대한 분석이 일부 선행돼 있으며, 최신 동향을 더한 시장 업데이트 또한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계획이다. 다만, 이번 글은 오스트리아 소비자를 조금 더 폭넓게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그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의식주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현실성 있게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최근 수행된 의식주 관련 소비자 설문 조사 내용을 모아 소개한다.

* 총인구수 916만 명(2024년 1월 기준), 1인당 국민소득 5만7081달러(2023년 기준)


의(衣): 의류 선택과 구매

 

1) 가격과 품질 우선시되는 가운데, 환경·사회 인식 관련 변화 양상

 

2022년 노동회의소(Arbeiterkammer)가 그린피스(Green Peace)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소비자들은 의류 구매 시 기능성과 품질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기능성(92%)과 높은 품질(85%)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으며, 그다음으로는 가격(78%)이 주요한 결정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가격과 품질이라는 전통적인 구매 결정 요인이 여전히 최우선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한가지 주목할 점은 환경 및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오스트리아 소비자들의 의류 구매 행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과 비교해서 품질 보증 마크와 환경 기준의 중요성이 증가했는데, 품질 인증 마크는 2019년 30%에서 2022년 37%로 증가했으며, 환경 기준은 34%에서 44%로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의 실용성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도 더욱 민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16~75세 남녀 총 15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 조사 '오스트리아 (지속 가능) 의류소비', Institute Integral (2022년)

 

2) 중고 의류와 환경 의식

 

노동회의소의 설문조사 응답자의 약 5분의 4는 의류 과잉 생산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패스트패션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의류 산업 관련 법적 규제를 지지하는데, 91%가 '공급망 법'*에 찬성했고, 86%가 '미판매 의류 폐기 지침'**에 찬성했다. 특히 92%는 사람들이 옷을 과도하게 구매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지난 1년간 중고 의류를 구매하거나 중고품 교환소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의류 소비에 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아 인식과 행동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 Lieferkettengesetz (EU):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회 및 환경 기준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침으로, 이에 따라 해당 기업은 인권과 환경에 대한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식별, 제거, 완화 또는 예방해야 한다. https://www.wko.at/nachhaltigkeit/haeufige-fragen-eu-lieferkettengesetz

** Vernichtungsverbot (EU): 이는 지속 가능한 제품 규제를 위한 에코디자인(ESPR)에 포함되는 지침으로, 2025년 7월에 발효될 예정이다. 판매되지 않은 의류와 액세서리 그리고 신발류는 제품을 폐기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거나, 폐기하게 되는 자는 향후 이를 공개해야 한다. 

https://www.wko.at/energie/espr

 

3) 젊은 세대의 의류 소비: 세컨핸드(Second Hand), 패스트패션과 온라인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의류 구매 패턴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젊은 층(16~29세)은 작년 한 해 동안 평균 27벌을 구매했다고 밝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전체 평균 18벌). 이들은 중고 의류 구매와 의류 교환 이벤트에도 활발히 참여하며, 선호하는 구매 방식은 SPA 브랜드(H&M, Zara 등)와 대형 온라인 쇼핑몰(Zalando, Amazon 등)을 꼽았다. 또한, 젊은 층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행에 민감해 온라인에서 자주 제품을 주문하고, 자주 반품하는 경향을 보인다.


의류 구매 요인에서도 연령대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젊은 층은 최신 스타일과 트렌드를 중시하는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현저히 높다. 또한, 유명 브랜드는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만, 소재(원단)는 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는 젊은 층이 유행하는 스타일을 중시하고, 옷 한 벌에 지출하는 금액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적다는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들이 의류를 버리는 이유를 보면, 옷이 망가지거나 닳아서 버리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더 이상 현 스타일에 맞지 않아서' 옷을 버리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반적으로 모든 품목에서 이들의 의류 사용 기한은 짧다는 특징이 있다.

 

<노동회의소가 발표한 의류 구매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의류 구매 요인 외>

주: 의류 구매 요인의 경우, 해당 항목에 매우 신경 쓰거나 더 신경 쓴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

[자료: 노동회의소]

 

4) 온라인 소비 지속 증가세, 편리함이 매력

 

시장정보조사기관 슈타티스타(Statista)의 자료*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e-커머스 산업의 매출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의류와 신발은 온라인 소비의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며, 전체 온라인 소비에서 30%를 차지해 3위를 기록했다. 노동회의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약 절반(48%)이 '편리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오스트리아의 주요 온라인 의류 판매 플랫폼으로는 Zalando(1위, 3억6500만 달러)와 Bestsecret(2위, 1억4010만 달러)이 꼽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매우 자주(2주에 한 번)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 2020~2029년 오스트리아 e-커머스 매출 추이


식(食): 식품 구매, 외식 그리고 요리하기

 

1) 육류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대체육·대체유 수요는 증가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식품 소비 행태를 조사한 다양한 보고서에서는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 중 하나로 육류 소비의 감소를 지적한다. 식품 브랜드 Igl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주에 2회 이상 고기를 구매한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중은 12%였다. 이는 지난해의 17% 대비 5%p 감소한 수치였다. 또한 27%의 소비자는 육류 소비를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는데, 이를 결심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동물보호와 환경보호를 들었다(그 외의 이유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변화의 필요, 건강상의 이유 등). RollAMA-가구 패널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여기에서는 육류/즉석조리식품 /우유 대체 식품의 소비 비중이 아직 미미하기는 하나 장기적으로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의 가구(39세 미만)에서, 특히 대체육 및 대체유 수요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는 앞서 소개한 Iglo의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데, 응답자의 10명 중 6명이 이미 대체육 제품을 소비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대체육 소비를 원치 않는 소비자의 비중은 2021년 61%에서 2022년 51%로 10%p 감소했다.

* 총 1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 조사, 'Trendstudie von Iglo Austria' (2022년)

** 총 2800가구를 대상으로 반기 별로 수행되는 소비자 패널 조사(Roll-AMA Haushaltspanel) (2023년 7월)

 

2) 식품 선택 주요 키워드: 신선, 지역성, 유기농

 

식품유통 기업 Wedl 사의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에게 식품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고 있는데, 1위는 신선한 식품(49%)이 차지했으며 이어 '지역성(Regionalität)'**이 2위(43%), 맛이 3위(42%), 가격이 4위(41%), 동물보호 및 복지가 5위를 차지했다(30%). 지난 1년간 식습관을 변경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33%로, 구체적인 변경 내용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수의 응답자가 보다 건강한 식단으로의 변경(21%)을 꼽았다. 이어서 지역산/유기농 식품을 늘렸다는 응답이 2위(12%), 성분에 보다 신경 쓰게 된다는 응답이 3위(10%)를 차지했으며, 식품 구매 비용을 낮췄다, 즉석조리식품을 줄였다는 응답이 각각 9%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유사한 내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조사로는 슈타티스타에서 발표한 내용***을 들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59%가 건강하게 먹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고 답했다.

* 총 1516명의 20~70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So isst Oesterreich: Food Report 2024', (2023년 10월 3~13일 시행)

** 보고서에서는 흔히 소비자들은 이를 '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고품질의 식재료', '수입산이 아닌 지역산', '투명한 유통체계'로 해석한다고 설명한다.

*** 18~64세 남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세계 2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Consumers in Austria: Consumers Insights Report' (2024년 8월)


<식품산업협회에서 운영하는 식품 정보 플랫폼>

[자료: 오스트리아 식품산업협회] 


3) 높아진 물가로 외식은 줄고 요리 시간은 늘고

 

Wedl 사의 보고서 내용 중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는 습관과 관련해 소개된 내용을 보면, (거의) 매일 요리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으로, 1주일에 2회 이상(40%), 1주일에 약 1회(7%)가 그 뒤를 이었으며 전혀 요리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3%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비교해 요리 습관이 변경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33%로, 이 중 2/3가 요리 회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한 해 외식 습관이 바뀌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80%가 넘는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변화 양상으로는 45%가 '외식을 거의 하지 않게 됐다', 24%가 '외식비를 줄였다', 14%가 '가격이 저렴한 대안을 찾게 된다'고 답했다. 보고서에서는, 이는 지난 몇 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안정을 반영한 것으로, 식품 선택 시 식품의 품질 및 건강 중시가 강조됐던 결과와는 대조되는 차원에서 가성비가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4) 외식,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

 

위 보고서에서는 또한 주중과 주말을 나누어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외식 패턴을 소개하고 있는데, 점심식사의 비중이 높은 주중의 경우 세 가지 외식 선호 메뉴를 객관식으로 택하는 문항에 60%의 소비자가 오스트리아 요리를 택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이탈리안 음식이 50%로 2위, 중국 음식이 28%로 3위를 차지했다(패스트 푸드가 15%로 4위, 채식 메뉴가 12%로 5위). 평균 소비액은 19.9유로로, 예전보다 가격이 저렴한 음식점을 찾게 된다고 답했다. 사회적 성격이 보다 높은 저녁 식사의 경우, 평균 소비액은 26.2유로로 나타났으며 음식점 선택 기준으로는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61%). 그 외로는 친절한 직원(47%), 편안한 분위기(45%), 위생 및 청결(43%), 고품질의 식재료(42%)가 지적됐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채식 인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위에서 본 선호 외식 메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채식(베지테리언/비건) 메뉴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불만족한다고 답해 흥미롭다. 개선을 바라는 내용으로는 보다 다양한 메뉴, 품질 개선(즉석식품 및 포만감을 주는 곁들임 음식 줄이기)을 지적했다.


주(住): 살고 싶은 집, 공간

 

1) 주거 환경 및 만족도

 

주택건설기업 연합 플랫폼 ARGE Eigenheim에서 2024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인의 80%가 현재 주거 상황에 대해 매주 만족하거나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주거 만족도의 중요한 요소로는 1위 주택 크기(62%), 2위 주택 위치 (58%), 3위 주택의 시설 (55%), 4위 주택 상태(47%) 그리고 5위 주변 이웃과 사회적 환경(46%)이 차지했다. 인당 평균 거주 공간은 거주 형태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주택은 평균 56m², 자가 소유 아파트는 43m², 월세 아파트는 36m²이다. 전체 412만 가구 중 약 절반은 자가 소유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44%는 월세 주거지에서 살고 있다. 소유 조건에 따른 주거 만족도는 큰 차이를 보였는데, 자가 소유 주택 및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반면(주택 89%, 아파트 91%), 월세 아파트는 79%, 조합 임대 아파트는 76%, 사회적 주택은 46%로 차이를 보였다. 주거 불만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관리비 등의 부대비용(51%)이 1위로 꼽혔으며, 이어 월세(48%)와 아파트의 관리상태(31%)가 뒤를 이었다.

* 16세 이상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Demox Research (2024년 2~3월)

 

2) 보다 저렴한 주거 실현을 위한 정부 대책

 

부동산개발 기업 Immobilienrendite의 조사*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의 저렴한 주택에 대한 열망과,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두드러진다. 조사에 응답한 사람 중 4분의 1은 토지 임대부 자가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으며, 15%의 응답자는 공공 주도의 토지 개발 또는 토지 몰수를 통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택 가격 상승과 임대료 급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주거 안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구축 건물의 리모델링(52%)과 세입자 지원(42%)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50세 이상의 중장년층(62%)과 수도 빈 외 지역에서는 구식 건물을 리모델링해 저렴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강한 지지를 보였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주택 매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의견(42%)도 많았는데, 특히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지지받고 있었다. 반면, 행정적 규제 완화와 주택 건설 재정 지원 확대에는 13%만이 찬성하는 모습을 보여, 대다수는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주거 정책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16~7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INTEGRAL-Umfrage (2024년 9월)

 

3) 오스트리아인이 말하는 '꿈의 집'

 

부동산중개 기업 Raiffeisen Immobilien의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인이 꿈꾸는 집은 100~150 평방미터 크기, 전원에 위치한 단독 주택이다. 이 집은 개인 정원을 갖고 있어야 하며, 침실 2개, 욕실 2개, 그리고 서재(업무공간)가 있어야 한다. 2018년도 설문조사와 비교했을 때, 지하실(73% → 56%)과 다락방(41% → 28%)에 대한 수요는 감소한 반면, 나만의 정원(70% → 74%)과 테라스(62% → 66%)에 대한 선호가 소폭 증가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어떤 주거 형태에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단독 주택'을 1위로 꼽았고, 2위는 '이웃이 없는 시골의 한적한 곳에 있는 단독주택'이 차지했다. 특히, 2위를 차지한 이 항목은 2018년 21%에서 2024년 33%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응답자의 3분의 2가 서재나 사무실을 원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8년에 비해 14% 상승한 수치로, 팬데믹 기간을 지나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재택 근무 트렌드**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홈 오피스를 위한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으며, (2022년 52% → 2023년 55% → 2024년 64%) 광대역 인터넷의 중요성도 증가했다 (86% → 83% → 91%). 마지막으로, '현재 주거지에서는 제공/해결되지 않는 어떤 점이 꿈의 집을 통해 제공/개선되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2024년 처음으로 답변 항목에 제시된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이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 20~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Gallupforum (2024년 3월)

** 딜로이트(Deloitte)와 빈 대학교(Universität Wien)의 협력 연구에 따르면, 주 2~3일의 재택근무가 약 60% 오스트리아 기업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 오스트리아인의 ‘꿈의 집’: AI가 구현한 집 모형과 홈오피스 공간 예시>

[자료: Raiffeisen Immobillien]

 

4) 새로 짓기보다는 증·개축, 지속 가능한 난방·에너지 설비에 투자

 

위 설문 결과에서도 드러났듯, 새로운 주택의 건축보다는 기존 건물의 증축과 개축을 선호하는 경향은 오스트리아 주택 시장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에서 2023년에 새로 건축 허가를 받은 건물의 24.6%가 증축 및 개축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부족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시에 건축 폐기물을 줄이고, 추가 자재의 수급과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설문조사를 더 소개한다. 부동산·중고거래 플랫폼 Willhaben의 조사*에 따르면, 52%의 응답자가 주거공간과 관련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27%는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이 중요하다고 꼽은 요소로는 난방(54%), 에너지사용(49%), 에너지효율등급(31%), 주택의 건축 방식(22%), 대중교통 접근성 또는 카셰어링(22%)이 지적됐다. 또한 60%의 응답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공간의 지속가능성에 신경을 쓴다고 답했으며, 구체적 사례로는 중고 가구를 사용한 인테리어 등을 들었다. 부동산중개 기업 ImmoScout24의 설문조사**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는데, 응답자의 78%가 기후변화가 주거공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주거 요소로 지목된 난방, 에너지와 관련해 소개한 슈타티스타의 조사(2024년 1월)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사용한 난방(온수)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19%, 고려한 적은 있지만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34%). 제품 주문 후의 대기시간, 지원금 신청***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같은 행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고, 자가 소유의 부동산을 구하고 있는 응답자의 경우 이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으며,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 18~59세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 Marketagent (2024년 3~4월)

** 18~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 Integral Markt- und Meinungsforschung (2024년 1월)

*** 오스트리아 ‘연방 기후 보호, 환경, 에너지, 이동성, 혁신 및 기술부(BMK)’에서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오일 및 가스 난방 교체 지원(Raus aus Öl und Gas): 화석 연료로 운영되는 난방 시스템을 기후 친화적이거나 고효율의 난방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최대 75%의 투자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2. 리노베이션 캠페인(Sanierungsoffensive): 15년 이상 된 개인 주택에 대한 에너지 개조가 지원된다. 에너지 소비를 40% 이상 줄이는 부분 또는 전면 개조가 대상이다. 예를 들어, 지붕 및 외벽 단열 교체, 창문 교체 등이 포함되며, 재생 가능한 단열재 사용 시 추가 보조금이 제공된다.

3. 태양광 발전 지원(Photovoltaik-Föderungen): 중소형 태양광 시스템(35kWp이하의 출력 용량)과 관련 저장장치 구매 시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정책으로, 주거용 및 공공법인 건물에 적용된다.

 

시사점 및 전망

 

특정의 제품과 그것이 소비되는 세부 시장을 상정하지 않은 채로 소비자의 특성과 소비 패턴 일반을 살펴보는 일은 상당한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소비환경을 조망한다는 취지로 진행된 오스트리아 소비자의 의식주 라이프 분석은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는 살펴본 설문조사들이 모두 2022~2024년에 이루어졌으며, 일부 트래킹(Tracking) 조사의 성격을 지녀 이전 조사 결과와의 비교가 가능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해당 기간은 팬데믹이 지나가고 닥친 에너지 이슈와 인플레이션의 영향권에 온전히 들어가 있는 시기로, 이들 요인이 소비 환경에 미친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해 내고 있다.


우선, 이미 전 세계적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보다 공고해져가고 있는 지속가능성 가치 추구, 사회적·윤리적 소비 중시 태도는 의식주의 모든 양상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음식 소비를 중심으로 가성비 중시 흐름이 또한 두드러졌는데, 주거와 관련된 측면에서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에 투자하고 있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주거 비용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설비(난방, 전력) 투자의 경우,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와 맞물리면서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다만, 10%가 넘는 물가인상률을 겪기도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2024년 들어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돼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향후 소비자의 소비 행태를 분석함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총선 이후 신생 연립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유력한 신생 연정 구도에 기존 연정에 참여했던 녹색당이 배제돼 있어, 이들이 주도했던 친환경 정책의 부분적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작성 지원: 손유진

자료: 노동회의소, 상공회의소(WKO), Statista, Iglo, RollAMA, Wedl, Arge Eigenheim, Immobilienrendite, Willhaben, Immoscout 24, KOTRA 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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