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임베디드 시스템은 머신러닝이 가능한 프로세서를 탑재해 소비재부터 산업용, 국가 안보 관련 산업까지 그 사용 범위가 지금보다 확대돼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늘어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양을 다루기 위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저전력 설계 및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된 미국의 주요 이슈 및 정책은 아래와 같다.

반도체 공급망 강화 기조

임베디드 시스템은 의료, 자동차, 산업용 장비 및 IoT 소비가전 등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반도체 공급망 강화 또한 임베디드 시스템과 관련된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현재 임베디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 (MCU)와 센서가 주로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어 미국 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및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과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를 통해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고 보고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했다. 이 법안으로 약 530억 달러를 반도체 제조 강화 및 연구·개발에 투입해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설립을 인프라를 확장하고, 관련 기술 연구 생태계 강화하고 있다. 동맹국과의 공급망 강화 협력을 위해서는 국제기술보안혁신기금 (ITSI Fund)으로 약 5억 달러를 배정해 중남미,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과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허가 등의 정책을 조율하고, 원자재 공급 다각화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임베디드 시스템이 처리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고 양자 컴퓨터로 인해 기존의 RSA방식 개인정보 암호화가 무력해지면서 사이버 보안 관련 이슈가 대두되고 있고 이에 미국 정부에서도 산업별 임베디드 시스템의 데이터 보호 관련 정책도 나오고 있다. 

사이버 보안 이슈

임베디드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사이버 보안이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꼽히는데, 임베디드 시스템은 주로 IoT 및 커넥티드 기기에 사용돼 외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고, 특히 최근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암호화 방식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국가 보안 위협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2023년 7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이하 FCC)는 Cyber Trust Mark를 발표했는데 이 인증마크는 일정 수준의 암호와, 보안업데이트, 인증절차 등의 표준을 충족한 무선 IoT 소비가전에 부여되며, 소비자가 제품의 보안 수준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임베디드 시스템 기기를 제조하는 제조사의 보안 기준 준수를 유도하면서도 산업 전반에 사이버보안 표준을 제시하고, IoT 기기의 보안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무선 IoT 소비가전 외에 주요 산업별 임베디드 시스템 및 IoT 제품에 대한 사이버 보안 가이드 라인은 관련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요 산업 분야 사이버 보안 가이드라인>

 [자료: 가이드라인 발표 기관별 웹사이트]

2024 임베디드월드 노스아메리카 전시회 개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총 3일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Embedded World North America가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 전시회는 매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임베디드 시스템 및 IoT를 전문으로 개최되는 Embedded World 전시회의 첫 북미 전시회로 약 22개국에서 194개 기업이 부스로 참여했으며, 총 350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산업의 최신 기술과 동향이 소개됐다. 

<미국 오스틴 임베디드월드 노스아메리카 전시회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 현장 스케치

행사는 크게 전시회와 콘퍼런스로 나뉘어 개최됐다. 전시기업은 △ IoT 및 엣지 컴퓨팅 기술 △ 사이버보안기술 △ 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 분야에서의 기업의 전문 기술력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관이 별도로 운영되지는 않았으나, AI 반도체 솔루션 및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이 참가해 한국 임베디드 시스템 솔루션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Silicon Labs는 IoT 기기와 엣지 컴퓨팅에 사용될 수 있는 AI 기능이 탑재된 저전력 마이크로 컨트롤러(MCU) 'Series 3'를 소개했으며, Analog Devices는 보안 기능이 특화된 'MAX32690'를 선보이며 제품 개발 시 보안 API를 일관되게 적용해 개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강조했다.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션 분야 MCU로는 Infineon에서 고해상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지원이 가능한 TRAVEO T2G 시리즈와 강화된 보안시스템으로 자율주행 및 전기차 제어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는 AURIX TC4x 시리즈를 소개했다. 이 외에 주요 기업들의 전시 분야는 아래와 같다. 

<Embedded World North America 2024 전시 분야 및 주요 기업>

한편 콘퍼런스에서는 Silicon Labs의 CEO Matt Johnson이 전시회 첫날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저전력 마이크로 프로세서 Series 3를 소개하면서 IoT 기술의 발전 방향을 4가지 키워드로 소개했다. 그는 IoT 기술이 스마트 산업 수요에 발맞춰 더 넓은 범위 (Compute)의 많은 기기를 동시간에 연결 (Connect)할 수 있게 할 것이고, 양자암호화를 적용해 데이터를 보안을 강화(Security)해,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Smart)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콘퍼런스에서는 1)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 대응방안 2) 임베디드 장치의 지속가능성 목표(SDGs) 달성을 위한 오픈소스 플랫폼 활용방안 등이 논의됐다. 콘퍼런스는 총 18개 세션으로 구성돼 임베디드시스템 산업이 직면한 최신 이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Embedded World North America 2024 전시회 및 콘퍼런스 현장>

[자료: KOTRA 달라스 무역관 직접 촬영]

현지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전시회에서 만난 임베디드 시스템 산업에 종사하는 현지 전문가는 임베디드 시스템은 바이오, 항공,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그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며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주요 주제였던 개인정보 보안 강화 수요와 머신러닝이 가능한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현재 시스템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영할 수밖에 없는 기술이라고 말하며 이번 전시에 주요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이미 엣지 AI 데모를 선보였고, 임베디드 시스템 분야에서 AI 등 혁신 기술이 미래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주요 이슈와 전시회에서 본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앞으로 산업용 임베디드 시스템은 사용 분야와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더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생성된 데이터를 아무나 가져다가 쓸 수 없도록 하는 사이버 보안 기술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정부는 시장의 늘어나는 수요를 대비해 관련 기술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전략적 파트너링을 통해 미국 내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관련된 우리 기업이 기회요인을 잘 포착하여  반도체 관련 전시회를 활용해 산업 내 우리 기술의 인지도를 높이고 관련 기업들과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Embedded World North America는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 전시회는 2025년 11월 4일에서 6일 3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에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자료: Embedded World North America, The White House, FDA, NHTSA, NIST 정책,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