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말레이시아 예산안 개요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지난 10월 18일 ‘경제 활성화, 개혁 추진, 국민 번영’을 주제로 2025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번 예산안의 총 지출 규모는 총 979억 달러(4,210억 링깃)로 전년의 947억 달러(4,075억 링깃) 대비 약 3.3%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5년 재정 수입은 약 790억 달러(3,400억 링깃)로 예상되며 2024년의 748억(3,220억 링깃) 대비 5.5% 증가하였다. GDP대비 재정적자의 비율은 2024년 4.3%에서 2025년 3.8%로 완화될 전망이다.

 

집권 4년차를 앞둔 현 정부는 안정적인 정권 운영을 기반으로 차년도 경제, 산업 분야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총 60개의 이니셔티브로 구성된 예산안은 MADANI 프레임워크의 핵심 추진 방향인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 구조 재편(Raise the ceiling), 말레이시아 인의 삶의 질 개선 및 기회의 평등 제고(Raise the floor), 그리고 정부의 투명성, 효율성 및 책임성 강화(Good governance and puglic sector reform) 하에 구성되었다. 정부는 강력한 경제 성장,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링깃화의 견고함을 기반으로 재정 회복력을 유지하면서, 소득 하위 40%와 소득 중위 40%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 완화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 이에 세수 확대, 보조금 합리화, 첨단산업 제조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투자유치 프레임워크의 대대적인 개편이 들어갔으며 AI선도국으로의 도약과 ESG실천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포함되었다.

 

2025년 말레이시아의 경제 및 산업 전반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바, 2025 말레이시아 예산안을 2부로 나누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2025년 말레이시아 경제 전망

<말레이시아 경제 성장률>

(단위 : %)

연도	경제 성장률(GDP)
	말레이시아	ASEAN-5	세계
2023	3.6	4.1	3.2
	4.8 - 5.3	4.5	3.2
	4.5 - 5.5	4.6	3.2

*주1: e - 예상치, f - 예측치,

*주2: ASEAN-5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가 대상

[자료: 말레이시아 재무부(경제 전망 2025), 국제통화기금(IMF)]

말레이시아 경제는 대외 부문의 개선과 탄력적인 내수로 2025년 경제는 4.5%에서 5.5% 사이로 예측된다. 2024년의 경제성장률은 4.8%로 5.3% 사이로 전망치가 조정되었다. 말레이시아의 2025 경제성장률은 2025 전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 대비 1.3%p에서 2.3%p 높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경제 성장률, 부문별>

(단위 : %)

연도	서비스	제조	농업	건설	광업	전체
2023	5.1	0.7	0.7	5.1	0.5	3.6
	5.3	4.1	2.0	14.1	2.2	4.8 - 5.3
	5.5	4.5	1.9	9.4	-1.0	4.5 - 5.5

*주: e - 예상치, f - 예측치

[자료: 말레이시아 재무부(경제 전망 2025)]

부문별 성장률을 세분화하면 2023년 경기 둔화 대비 2024년에는 모든 부문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제조업의 견고한 성장과 서비스 부문의 지속적인 확장에 힘입어 성장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도 말레이시아의 서비스 부문은 가계 지출 증가와 관광 및 여행 관련 산업의 부활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제조업 부문은 신산업 마스터플랜(NIMP) 2030과 국가 반도체 전략(NSS)과 같은 주요 정책의 시행을 통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문별 성장은 탄력적인 국내 수요와 우호적인 대외 환경으로 인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의 무역 성장률>

(단위 : %)

연도	수출	수입	총무역
2023	-8.0	-6.4	-7.3
	5.6	13.8	9.4
	3.9	4.1	4.0

*주: e - 예상치, f - 예측치

[자료: 말레이시아 재무부(경제 전망 2025)]

2024년 말레이시아의 총 무역은 글로벌 기술 사이클의 부활과 경기 회복, 안정적인 원자재 가격에 힘입어 9.4% 성장한 6,2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출과 총수입은 각각 5.6%와 13.8%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나 전년의 기저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 2025년의 대외 무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 각각 3.9%와 4.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우호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의 지출별 성장률>

(단위 : %)

연도	국내 수요	공공			민간
		소비	투자	총 지출	소비	투자	총 지출
2023	4.6	3.3	8.6	4.6	4.7	4.6	4.6
	6.3	3.5	9.3	5	5.5	11.1	6.7
	6.1	3.8	4.9	4.1	5.9	8.9	6.6

*주: e - 예상치, f - 예측치

[자료: 말레이시아 재무부(경제 전망 2025)]

 

2024년 말레이시아의 지출은 민간 주도의 강력한 내수 시장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공공 부문의 지출 성장률은 5.0%이며 민간 부문의 지출 성장률은 6.7%로 예측된다. 2025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재정적자를 안화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줄일 전망으로 공공부문의 지출은 4.1%의 성장률로 전년 대비 성장세는 줄어드나, 민간 부문의 지출 성장률은 6.6%로 2024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팬 보르네오 고속도로 건설, LRT3 등 메가 인프라 프로젝트나 ICT, 석유 가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이 투자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및 실업률>

(단위 : %)

연도	인플레이션	실업
2023	2.5	3.4
	1.5 - 2.5	3.2
	2.0 - 3.5	3.1

*주: e - 예상치, f - 예측치

[자료: 말레이시아 재무부(경제 전망 2025)]

말레이시아의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보조금과 통제된 비용 압박과 함께 식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 둔화로 인해 2024년에 1.5%에서 2.5% 사이를 유지, 2025년에는 인플레이션이 2%에서 3.5% 사이로 상승할 전망이다. 2025년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원인은 정부의 보조금 합리화 계획으로 특히 RON95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 축소가 꼽힌다.

 

말레이시아의 노동 시장은 견고한 경제 성장, 내수 호조, 대외 부문 회복에 힘입어 2024년에 노동력 참여율이 70.5%로 상승하고 실업률이 3.2%로 하락하는 등 꾸준한 개선세를 보였다. 2025년에는 경제 성장과 임금 및 생산성 문제 해결 전략에 힘입어 실업률이 3.1%로 개선되는 등 노동 시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총 고용은 주로 서비스 및 제조업 부문에 집중되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 말레이시아 경제발전 주요 이니셔티브

 

말레이시아 현 정부는 2023년부터 첨단 제조 산업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2025 예산안 발표에서도 안와르 총리는 주요 정책들을 총망라하며 중요성과 추진 의지를 강조하였다. 이에 예산안의 세부적인 개정 내역을 살펴보기 전, 주요 정책을 살펴보며 말레이시아의 2025년 경제 및 산업 발전 방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강조하는 대표적인 정책은 아래의 그림과 같다.

 

<2023-2025 말레이시아 경제발전 주요 이니셔티브>

자료 : KOTRA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종합

 

1) (경제전반) 말레이시아 12차 계획 중간 검토

말레이시아 정부는 ‘12차 말레이시아 계획’ 중간 검토를 통해 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기술, 전기·전자(E&E), 농업 부문에서 부가가치 성장을 기대하며 2025년까지 연간 5.0%에서 5.5%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MADANI 경제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정책을 개편하여 서비스와 제조업 부문 성장률 목표를 각각 6.4%와 6.0%로 상향 조정했다. 2025년은 12차 계획의 마지막 해로, 3분기에는 13차 말레이시아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방향이 제시될 전망이다. 연구와 혁신에 대한 투자, 공공 서비스 강화, 스마트 농업 및 산업 자동화 확대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AI 생태계 확장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2) (산업전반) 신산업 마스터플랜(NIMP) 2030

신산업 마스터플랜 2030은 제조업과 관련 서비스의 부흥을 목적으로, 연간 제조업 부가가치 성장률을 6.5%로 늘려 2030년까지 총 1,366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예산안에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종자 자금 4,320만 달러가 배정됐으며, 현재 반도체,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부터 큰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2025년 예산안에는 신산업 마스터플랜에 배정된 구체적인 예산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의 국제무역산업부(MITI)에 배정된 예산 5억 79만 달러 중 상당수가 신산업 마스터플랜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3) (핵심산업) 국가 에너지 전환 로드맵(NETR)

국가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기존 석유와 팜유의 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6대 핵심 분야와 10대 주력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4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에너지 전환 시설(National Energy Transition Facility, NETF)이 설립돼 에너지 부문의 녹색 경제 전환과 일자리 창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 약 23만 달러로 배정되었던 예산이 25년에는 약 69만 달러가 배정되며 3배 가량 증가했다.

 

4) (핵심산업) 국가 반도체 전략(NSS)

국가 반도체 전략은 말레이시아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국가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신산업 마스터플랜 2030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품의 설계 및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이를 위해 첨단 웨이퍼 제조와 집적 회로 설계 등 새로운 투자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2025년 국가 반도체 전략에는 약 58억 달러 규모의 예산 및 인센티브 지원이 배정되었다.

 

5) (경제전반) 민관 파트너십 마스터플랜 2030(PIKAS 2030)

정부는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민관 파트너십 마스터플랜을 시행한다. 2024년 9월에 발표되었으며 2030년까지 민간 투자를 780억 링깃(약 181억 달러)로 확대하고 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민간과 공공 부문이 수익과 위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파트너십 생태계를 개선해 프로젝트의 다각화와 실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6) (경제전반) 누진적 임금 정책(PWC) 시범 프로젝트

말레이시아의 누진적 임금 정책은 모든 부문에서의 공정한 보상을 목표로 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이에 해당된다. 누진적 임금정책 시범 프로젝트에는 2025년 432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여, 노동자의 소득 증대와 노동 시장 내 형평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7) (경제전반)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 협정이 2024년 말까지 체결될 예정이다. 조호르주는 싱가포르와 국경이 인접한 지역으로 물류, 금융, 관광, 디지털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포레스트 시티를 특별 금융 구역(Special Finance Zone, SFZ)으로 지정해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2024년 말까지 점진적으로 투자유치 인센티브 발표를 예고했다.

 

8) (투자) 새로운 투자 인센티브 프레임워크(NIIF)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MITI)는 2025년 3분기에 고부가가치 산업과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새로운 투자 인센티브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수준에서는 프레임워크의 계획만 발표되었고 구체적인 시행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과 과세형 투자 인센티브 축소로 인해 투자유치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투자 인센티브 프레임워크에는 2억 1,600만 달러 규모의 전략 투자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주요 세제 개편안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5년 예산안을 통해 다양한 세제 혜택과 전략적 조치를 통해 국가 경제 혁신을 목표로 한다. 2025년 예산안에서 현지 경제 전문가의 주요 관심사는 재정적자의 해소였다. 말레이시아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공지출이 확대되면서 재정적자가 심화되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5년에는 재정적자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였으나 일각에서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완화되더라도 재정적자의 규모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큰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재정적자 완화라는 주요 목표 속에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반적으로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요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경제 형평성의 제고를 위해 고소득층과 외국인 대상 세수를 확대하고, 비즈니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 간소화와 신산업 육성 지원이 있다. 세수 확대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판매 및 서비스세(Sales and Services Tax) 확대, 보조금 합리화, 탄소세 도입, 배당세 신설, 최저임금 인상이 있다.

 

1) 판매 및 서비스세(SST) 적용 대상 확대

 

말레이시아는 2025년 5월 1일부터 비필수 수입품과 기업 간 상거래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까지 판매 및 서비스세 적용을 확대한다. 연어나 아보카도와 같이 필수품이 아닌 수입 프리미엄 상품 대상으로 판매세가 인상되며, 기본 식품에 대한 판매세 면제는 유지된다. 또한 제조업체, 수입업체, 물류 및 배송, 전자플랫폼을 대상으로 B2B 거래에서 기존에 면제되었던 서비스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단 새로운 세율을 적용하기 전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가지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4년 3월 1일자로 식음료, 통신, 주차, 물류 등의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전 분야의 서비스세율을 6%에서 8%로 인상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판매 및 서비스세의 확대로 확보한 세수를 저소득층 국민들 대상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2) 보조금 합리화

말레이시아의 휘발유는 옥탄가를 기준으로 RON95 휘발유와 RON97 휘발유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고급 휘발유인 RON97에 비해 RON95 휘발유가 더 많이 소비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기존 RON95 휘발유에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고소득 가구와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RON95 휘발유 보조금을 2025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번 RON95 휘발유 보조금 합리화는 올해 시행된 디젤 보조금 폐지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앞서 2024년 6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디젤 보조금을 폐지하고 매주 변동되는 시장 가격으로 디젤을 판매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단 1대 이상의 상업용 차량을 보유한 회사는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디젤 보조금 승인을 받는 경우 주유카드를 발급받고 보조금이 적용된 가격으로 주유할 수 있다.

 

보조금 합리화 정책의 골자는 보조금 규모 축소를 통한 재정적자 완화와 저소득층 및 중산층 대상으로 혜택을 집중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유류대 외에도 소득 상위 15% 대상 공공 의료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필요한 계층에게 자원이 더 잘 배분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3) 탄소세 도입

탄소세 도입은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올해 계속 검토하던 건으로, 2024년 8월만 하더라도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 장관이 2025년 예산안에 탄소세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최종적으로 2025년 예산안에 포함되었다. 단 도입시기는 2026년이며 대상 산업은 금속, 철강, 에너지 산업이다. 이 조치로 해당 산업의 저탄소 기술 채택을 장려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세의 비율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4) 배당세 신설

2025년부터 개인 주주의 배당 소득에 대해 연간 10만 링깃(약 23,255 달러)을 초과하는 배당금에 2%의 세금을 부과한다. 과세 기반 확대와 누진적 세금 구조 강화를 위한 이 조치는 근로자 공제기금(Employees Provident Fund, EPF)과 같은 정부 저축 제도의 배당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5) 노동 조건 개선

2025년 2월 1일부터 최저임금을 1,500 링깃(약 348달러)에서 1,700 링깃(약 395달러)으로 인상한다. 가사노동자와 계약직을 제외한 전직종에 적용되며, 말레이시아 내 지역을 불문하고 동일하게 적용되고 말레이시아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 단, 직원이 5명 미만인 고용주는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제공된다. 또한, 비시민권 근로자 공제기금(EPF) 납부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노동 시장의 포용성을 높이고 공정한 임금 체계를 지원한다.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EPF 개선안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중소기업 협회(SME Malaysia)는 중소기업의 재정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노동자 복지 개선에 대해 공감하지만 중소기업 대상 추가 지원 없이 정책을 시행한다면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입장이다.

 

6) 글로벌 최저한세(Global Minimum Tax) 도입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조세 회피 문제가 대두되면서 출범한 OECD/G20 포괄적 프레임워크(Inclusive Frame Work) 협의체에서 논의된 디지털세의 일환이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디지털세의 필라2에 해당되는 조치로, 일정 규모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15%를 과세한다.

 

말레이시아는 OECD의 회원국은 아니나 OECD/G20 포괄적 프레임워크의 회원국으로 그간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검토해왔다. 2023년 12월 29일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최저한세 법령을 공식적으로 제정했으나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았고, 2025년 예산안에 글로벌 최저한세가 포함되었다. 연 매출 8억 1453만 달러 이상인 글로벌 기업이 대상이 된다. 말레이시아 법인세의 최고세율은 24%로 글로벌 최저한세의 15%는 상회하나, 기존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세제 형태로 받던 다국적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세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최저한세의 도입은 계속 논의되었던 바이기 때문에 도입 자체는 놀라운 결정이 아니나, 해외직접투자 유치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비재정적 인센티브를 통해 투자유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다국적 기업의 세금 환급을 위해 전략적 투자 세엑 공제(Strategic Investment Tax Credit)를 시행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략적 투자 세액 공제는 특정 산업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하는 세엑 공제제도로 말레이시아 정부의 주력 육성 산업분야인 반도체, 재생에너지, 고부가가치 대상이 된다.

 

이 외에 국민 건강과 생활비 절감을 목표로 아래와 같은 간접세 개편이 추진된다.

 

<2025년 예산안의 간접세 개편(안)>

항목	내용	시행일
설탕 가당 음료 소비세 인상	설탕·감미료가 첨가된 탄산음료, 향료 우유 기반 음료, 과일·채소 주스에 리터당 RM0.40 소비세 인상	2025년 1월 1일
CPO 횡재 이익 부과금 기준값 조정	말레이시아 반도, 사바, 사라왁에 대해 CPO 횡재 이익 부과금 기준값 미터톤당 150 링깃 인상	2025년 1월 1일
원유 팜유(CPO) 수출 관세 조정	미터톤당 RM3,450 이상의 시장 가격 구간에 대해 8%~10%의 수출 관세율 적용	2024년 11월 1일
유방 절제술 브래지어 판매세 면제	유방암 환자를 위한 면 소재 및 기타 섬유 재료 유방 절제술 브래지어 판매세 면제	2024년 11월 1일 ~ 2027년 12월 31일

*주: 원유 팜유 수출 관세 조정과 유방절제술 브래지어 판매세 면제는 2024년부터 즉시 시행

[자료 : KOTRA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종합]

 

비즈니스를 위한 주요 세금 인센티브

 

다음으로 2025 예산안에 포함된 주요 세금 인센티브를 살펴본다.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별 구역 인센티브, 말레이시아 지역 발전을 위한 특정 주의 산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외에 우리 기업에게 영향을 미치는 세금 인센티브는 아래와 같다.

 

1) 새로운 투자 인센티브 프레임워크 (NIIF)

 

앞서 언급한 새로운 튜자 유치 인센티브 프레임워크는 크게 공급망 회복력 인센티브, 직접회로 수출 증대를 위한 인센티브,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로 구분된다.

 

우선 말레이시아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회로를 수출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서비스 수출 증가에 대한 세제 혜택을 직접회로설계 서비스까지 확대하며 수출 증가액의 50%에 해당하는 법정 소득의 70%에 대해 소득세를 면제한다.

 

다음으로 지역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현지 업체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의 지출에 대한 이중 세금 공제를 3년 연속 연간 최대 200만 링깃(약 46만 달러)으로 제한한다. 현지 공급업체와 합작 사업을 진행하는 다국적 기업이나 그 공급업체에게는 총 투자금에 대해서 세액 공제를 제공하며, 참여하는 현지 공급업체에게는 성과 기반의 세금 인센티브 패키지가 제공된다. 특히 전자 및 전기(E&E), 특수 화학 및 의료기기 분야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현지 공급업체 개발을 위해 1억 링깃(약 2300만 달러)의 투자 매칭 펀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과 현지 공급업체 간 협력 강화, 경제 클러스터 형성, 투자 유치 촉진과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

 

2) 스마트 물류 단지 대상 인센티브 (Smart Logistics Complex, SLC)

물류 분야의 디지털화 촉진을 위해 AI, IoT,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물류 기업에 대해 투자 세액을 공제한다. 적격 기업으로 선정되면 5년간 발생한 적격 자본 지출에 대해 60%의 투자 세액 공제를 제공하며, 이는 각 회계연도에 대한 법정 소득의 최대 70%까지 상쇠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물류 단지 건설에 투자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거나, 스마트 물류 창고를 최소 10년 이상 장기 임대하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사가 대상이 된다. 2025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말레이시아 투자청(MIDA)에 신청하여 심사를 받을 수 있다.

 

3) E-Invoice 제반 비용 대상 감가상각 공제 도입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경제의 디지털화 장려를 위해 2023년 5월 E-Invoice 도입 의무화를 발표하였고, 2024년 8월 대기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E-Invoice의 도입으로 거래와 대금 지급 방식에 변화가 생기며, 기업들은 관련 ICT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준비하고 회계 인력의 교육이 필요하다.

 

2025 예산안에는 E-Invoice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2024년부터 2025년 과세연도 기간 동안  E-Invoice 도입으로 수반되는 비용에 대해 가속 감가상각 공제(Accelerated Capital Allowance)를 제공한다. 가속 감가상각 공제는 기업이 특정 자산에 대한 지출을 조기에 감가상각하여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비용을 빠르게 회수하고 초기 투자에 대해 세금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2025년 예산안에서 가장 강조되는 분야인 AI 산업 육성과 ESG 전환과 관련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추진 방향, 그리고 2025년 예산안의 주요 논쟁점과 우리 진출 기업 대상 시사점을 알아본다. 

자료 : 말레이시아 재무부, Deloittte, KPMG, theEdge, thestar, EY, Malay Mail 등 KOTRA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