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레이시아 스킨케어 시장 개요 

말레이시아의 스킨케어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개인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약학저널(Malaysian Journal of Pharmacy)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비자 중 약 74%가 스킨케어 제품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 배경으로는 소비자의 구매력 상승과 스킨케어 및 개인 관리에 대한 인식의 확대,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확산을 뽑았다.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하나의 제품으로 스킨케어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제품을 조합하는 복합적인 관리법을 선호한다. 말레이시아 현지 화장품 바이어들은 K-뷰티의 영향을 받아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이에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 특히 기능성 세럼과 크림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백과 브라이트닝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다. 전문가들은 피부 톤 개선과 다크 스팟 감소에 집중하는 이러한 제품들이 향후 몇 년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백과 함께 히알루론산과 레틴올 기반의 안티에이징 제품도, 아젤라산과 시카 기반의 여드름 및 피부 진정 제품도 인기 제품군이다.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분명하나 한국과 달리 제품의 성분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은 편이다. 말레이시아 약학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약 33% 정도만이 성분과 잠재적 위험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로컬 뷰티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 로컬 뷰티 브랜드는 시장의 후발주자이나 글로벌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현지의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로컬 뷰티 브랜드가 가진 장점이다. 최근 인기 있는 로컬 뷰티 브랜드를 살펴보면서 말레이시아 스킨케어 시장의 진출 기회 요인을 알아보고자 한다. 

인스타그램 60만 팔로워 인플루언서가 설립한 브랜드, 척스(Chuck's) 

<척스 대표 제품 사진>

[자료: Chuck's 공식홈페이지] 

척스는 2019년 말레이시아의 인기 인플루언서 제인 척(Jane Chuck)이 설립한 브랜드로, 시트마스크와 립젤리 같은 기초 화장품 제품군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바디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인기 있는 주요 제품군으로는 마스크팩, 클렌저, 자외선 차단제가 있으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았다. 이 브랜드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제공하는 미니멀리즘 스킨케어 철학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제인 척은 자기애와 자신감을 북돋는 브랜드를 목표로 하며,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일상적인 셀프 케어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자 한다.

<쇼피의 척스 판매자 페이지>

[자료 : Shopee]

이 브랜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모두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성공적인 유통망을 구축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가든 몰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4개의 소매점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척스는 온라인에서 더 인지도가 높다. 말레이시아의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의 판매자 페이지에서 척스의 팔로워는 31만8000명이며 고객 리뷰는 4.9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척스는 싱가포르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척스의 브랜드 소개 페이지>

[자료: 척스 공식홈페이지]

척스는 민감 피부에도 안전한 성분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척스의 모든 제품은 알코올, 동물성 성분, 향료, 파라벤, 미네랄 오일을 배제해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다. 척스는 브랜드 설립 초기부터 한국 스킨케어 제조업체와 협력했다.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제품력을 결합했다는 점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또한 모든 제품이 한국에서 제조되며, 한국의 새로운 화장품 성분을 말레이시아 현지 시장에 들여오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덕분에 척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를 쌓았다. 

자판기에서 사는 화장품, 루미 뷰티(LUMI Beauty)

<루미 뷰티 제품 사진> 

[자료 : 루미 뷰피 홈페이지] 

2020년에 런칭된 루미 뷰티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로컬 뷰티 브랜드 중 하나다. 말레이시아의 대기업 버자야 그룹의 회장 빈센트 탄의 딸인 크라이시스 탄이 설립한 이 브랜드는 '누구나 빛나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천연 성분과 고유의 특허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루미 뷰티의 대표 제품은 비타민 글로우 슈퍼 세럼으로, 출시 이후 28만 병 이상이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시카 카밍 슈퍼 세럼, 히알루로닉 부스트 슈퍼 세럼 등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루미 뷰티 자판기 사진>

[자료 : 루미 뷰티 공식 홈페이지] 

루미 뷰티는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가디언이나 R Pharmacy 같은 현지 대형 유통 체인에 입점했으며,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인 The Exchange TRX에도 매장이 있다. 가장 특징적인 유통채널은 바로 자판기다. 루미뷰티는 스킨케어 브랜드 최초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자판기를 설치했다. 자판기는 공항 외에도 패런하이트88, 트로피카나 가든몰, 스탈링몰 등 말레이시아 현지의 주요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상인 레몬색으로 꾸민 자판기에서 소비자들은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혁신적인 유통 전략은 루미 뷰티를 단순한 온라인 브랜드를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갖게 했다.

창립자인 크리시스 탄은 피부가 건강해지는 동시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스킨케어 솔루션을 목표로 한다. 모든 제품은 비건 인증을 받은 친환경 성분으로 제조되며, 잔인한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미 뷰티 대표 크라이시스 탄은 루미 뷰티의 모든 제품은 한국의 스킨케어 연구소와 협업하여 만들어지며,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도 쓸 수 있을 만큼 성분이 좋다고 강조한다. 

<쇼피의 루미 뷰티 판매자 페이지>

[자료 : Shopee]

루미 뷰티는 인스타그램에서 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며 온라인상에서도 강력한 팬층을 구축했다. 쇼피에서는 46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단시간 내에 수천 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이러한 성과는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 것으로, 브랜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루미 뷰티는 단골 고객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접근으로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시사점

말레이시아 현지 화장품 유통 바이어들은 공통적으로 말레이시아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장품 유통 바이어 Nature Care의 Cheryl Siow 디렉터는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말레이시아 스킨케어 시장에는 K-뷰티와 비건 뷰티의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들은 기능성 제품, 특히 미백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안티에이징 역시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이며, 한국 제품은 상대적으로 미백보다는 안티에이징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스킨케어 시장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뿐 아니라 로컬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로컬 브랜드의 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시장은 한국 스킨케어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신뢰도를 바탕으로 척스와 루미 뷰티는 두 브랜드는 한국과의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포뮬러를 도입하면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했고 말레이시아 현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뷰티 산업에서 로컬 브랜드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잠재력 있는 로컬 뷰티 브랜드와 기술력을 가진 우리 스킨케어 제조업체들의 협업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 : 말레이시아약학저널, 척스 공식홈페이지, 루미뷰티 공식홈페이지, Lifestyle Asia, thesun, Rozzario, KOTRA 쿠알라룸푸르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