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이후 전자상거래의 호황과 함께 반품도 크게 늘고 있다. 2023년 미국 온라인 구매에서 발생한 반품비용은 약 24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전미 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미국의 총소매 매출 대비 반품된 상품의 비율이 2019년 8.1%에서 2021년에는 16.6%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2023년에는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14.5%에 이른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반품하는 품목은 의류(24%), 신발 (16%), 액세서리(12%), 식음료 (12%), 가전 (10%) 등으로 패션관련 소비재와 전자제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Statista). 

<2018~2023년 미국 내 총소매 매출 대비 반품된 상품 비율>

(단위: %)

[자료: Statista]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혹은 배송 중 파손된 제품들이 반품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온라인 구매자는 판매자가 요구하는 무료 배송을 위한 최소 구매 금액을 맞추기 위해 반품을 고려한 상품을 추가 하기도 하며, 같은 종류의 상품을 여러 사이즈와 색상을 구매하고 반품하는 브라케팅(Bracketing), 일회성 사용을 위해 구매한 제품을 사용 후 반품하는 디쇼핑(Deshopping) 등 반품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난다. 이처럼 문제가 없는 상품들의 반품이 늘어나 판매자들의 손해가 늘고 있다. 전체 소매업체 49%가 지난해 결함이 없는 상품을 반품받은 경험이 있으며 이로 인한 환불액이 약 81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NRF). 이러한 상황에서 반품 상품들을 수거하고 관리하며 재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반품 관리의 필요성이 늘고 있다. 특히, 판매자 입장에서는 고객 충성도를 잃지 않기 위해서 반품 과정을 간소화하고 빠르게 환불해 줄 수 있는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반품 관리 서비스

미국의 반품 관리 업체의 매출은 지난 5년간 약 9.7%의 연평균 성장률로 증가해 2024년에는 16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연평균 2.3%로 성장해 2028년에는 매출이 177억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IBISWorld). 반품 관리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반품된 상품 가운데는 배송 중 손상되었거나, 리콜 대상 상품, 소비자의 단순 변심 반품 등 여러 종류의 상품들이 통합되기 때문에 반품 센터 운영과 관리, 제품 리콜 관리, 제품 재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된다. 반품 관리 서비스의 업종별 매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리커머스(Recommerce)가 109억 달러로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뒤이어 반품 프로세스 서비스(Returns processing services)가 26억 달러로 16.1%, 재판매 서비스(As-is sale)가 16억 달러로 10.1%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반품 관리 서비스 업종별 매출 점유율> 

(단위: %)

[자료: IBIS World]

리커머스는 반품된 상품을 제조 혹은 판매업체로 다시 보내 재판매할 수 있도록 상품을 새롭게 재포장하는 프로세스이다. 아마존과 같은 큰 기업은 자체 리커머스를 통해 반품 상품을 재판매해 수익 마진을 유지한다. 아마존은 반품된 제품을 신제품 옆에 전시하는 전략으로 가격적으로 이점이 있는 재판매 상품과 새로운 모델로서의 이점이 있는 신상품의 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반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도 신상품 구매와 동일하게 빠른 배송을 제공함으로써 재판매 수익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과 달리 자체적으로 이러한 프로세스를 처리하지 못하는 판매회사들은 리커머스 전문 업체의 리소스가 필요하다. 전자기기의 경우에는 리커머스 업체가 반품된 상품의 상태 검사와 필요에 따라 수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자제품의 경우 고가인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재판매 제품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특히 검사된 전자제품의 60~80%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재판매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크다. 

반품 프로세스 서비스는 리커머스보다 포괄적인 서비스를 포함한다. 반품 상품을 수거하고, 검사해서 분류한 후 다시 운송하는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테스트를 통해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고 제품이 다시 제조업체로 보내져야 하는지 혹은 재판매를 위해 중고 판매점으로 가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최종 도착지로 운송한다. 예를 들어 의류업계 반품 관리 회사는 의류의 청결상태를 확인하고 재판매가 가능한 제품은 의류를 소독해 재포장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재판매가 불가능한 의류는 할인점에 기부하거나 폐기 처리 장소로 보내기도 한다. 전자제품 반품 관리 업체는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문가를 통해 반품된 제품의 기능과 상태를 엄격하게 진단하고 수리해 재판매 상품으로 분리하기도 하고, 수리가 불가능한 제품은 엄격한 환경 규제에 맞춰 폐기를 진행하는 역할도 한다. 반품 처리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판매업체는 반품관련 업무에 시간과 인력을 절약할 수 있으며 반품 제품을 처리하기 위한 공간도 절약할 수 있어 반품 프로세스 서비스 산업의 수요가 늘고 있다. 

재판매 업체는 반품된 상품을 특별한 처리 없이 반품된 상태 그대로 대폭 할인된 가격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업체이다. 경매나 소매 중고품 매장, 벼룩시장, 달러 스토어 등과 같은 2차 시장을 포함한다. 최근에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빈(Bin) 스토어는 반품된 상품들을 파격 할인해 판매하는 곳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부가 프로그램 및 리콜관리 업체는 기업의 이미지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로 주로 리콜 제품 검사 및 폐기, 환급 등을 관리한다. 효율적인 리콜관리는 고객의 브랜드 충실도와 연결될 수 있어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2023년 미국의 품목별 반품 관리 업체의 수익 점유율을 보면, 의류와 신발이 55.3%로 가장 많으며, 전자 및 가전제품이 19.2%, 홈 제품 및 소모품(Home products and consumables) 12.1%, 음식 및 신선제품(Food and perishables) 5.4% 순이다. 

주목받는 반품 처리 업체들

현재 미국의 반품 관리 서비스 산업은 주요 업체라 할만한 메이저 경쟁사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다양한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지속 중이다. 그 가운데 주목받는 몇 가지 반품 관련 업체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간단한 반품 과정을 제공하는 해피리턴(Happy Return)

2015년에 Sobie사가 창립한 해피 리턴은 미국의 대표적인 반품 관리 서비스 회사로 2021년에 Paypal이 인수했으며 작년 10월에 다시 UPS가 인수했다. 미국에서는 얼마 전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반품하기 위해서는 구매자가 업체에 연락해 반품 박스와 라벨을 신청하고 기다렸다가 보내온 박스에 라벨을 부착해 재포장을 한 후, UPS나 우체국 등에 가서 반납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해피 리턴은 이러한 과정을 간소화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포장이나 바코드 등의 서류를 출력할 필요 없이 반품 신청 즉시 제공되는 QR 코드만 보여주면 바로 반품을 접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품을 접수할 수 있는 해피 리턴 바(Bar)에 현재는 UPS의 약 5200개 지점이 결합해 미국 내 1만2000개 이상의 지점에서 해피 리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반품위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반품 대신 제품 교환을 선택할 수도 있고, 환불 방법 등도 선택이 가능하다. 수합된 상품들은 중앙 처리 센터로 보내져 상태에 따라 분류되고 처리되기 때문에 반품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현재 해피리턴은 화장품 체인점 ULTA를 비롯해 약 800개 이상의 판매사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포장이나 서류 없이 간편하게 반품할 수 있는 해피리턴 바 모습>

[자료: Techblitz]

(2) 아마존 셀러들을 위한 리멕스 리턴 (Remex Return)

미국 온라인 쇼핑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아마존에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는 전 세계에 위치한다. 미국 내 셀러들은 대부분 창고를 보유하고 있어 반품이 발생해도 큰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으나, 해외 셀러의 경우 반품이 발생하면 현지에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고, 해외까지 반송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반송을 받는 대신 폐기 처리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 리멕스(Remex)는 이러한 해외 셀러들의 반품에 대한 걱정과 손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시작된 반품 솔루션 플랫폼이다.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반품 수거와 관리, 검사, 재판매까지 모든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했다. 셀러가 아마존 계정을 리멕스에 연동시켜 놓으면 자동으로 반품이 리멕스 창고로 배송되며, 수거된 반품들은 검사 과정을 거쳐 상품의 상태에 따른 시장성을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고 재판매를 실시한다. 반품 보관료나 서비스 구독료 없이 재판매 가격의 30%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셀러들이 간단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아마존 셀러를 위한 리멕스리턴 서비스 프로세스>

[자료: Remex 홈페이지]

(3) 반품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빈 스토어(Bin-Store)

반품 관리 서비스와 함께 미국에서 최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은 빈 스토어들이다. 영어로 Bin은 '큰 상자' 혹은 '쓰레기통'을 의미하는데 이곳에서는 반품된 상품들을 큰 상자에 담아놓고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빈 스토어는 아마존이나 월마트, 타겟 등을 포함한 소매업체에서 반품을 받거나 반품 관리 회사로부터 물건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데, 쓰레기를 줄여 환경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반품에 골치 아픈 판매자들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든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빈 스토어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Forbes)에서는 Bin-ging(빈징)이라는 새로운 산업 트랜드로 지칭하기도 했으며 전문가들은 미국 중고품 판매점 매출이 오는 2030년에는 377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IBISWorld). 전국 체인을 가지고 있는 더 리틀 디포(The Little Depot)는 미국의 대표적인 빈 스토어로 이곳에서는 품목에 상관없이 모든 물건을 무조건 10달러에 판매해, 경우에 따라 수백 달러짜리 고가의 전자 기기를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일리노이의 Best Bargain Bin, 뉴욕의 Unbox, 워싱턴의 Bin Deals of Manassas 등 전국적으로 여러 유명 빈 스토어들이 성업 중이다. 

<반품한 물건을 값싸게 판매하는 빈 스토어>

[자료: Shopbinstores.com]

시사점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함께 늘어난 반품은 판매업체들에게 큰 과제이다. 고객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간편한 리턴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하면서도 반품으로 인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W 씨는 KOTRA 애틀랜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반품을 줄이기 위해 사이트에 올리기 전과 배송 전에 제품 하나하나 품질 체크를 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반품을 100% 피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반품 관리 업체는 이러한 판매업체들의 과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품 상품 접수, 상품 결함 확인, 상품 분류, 수리, 재판매, 재배송 등 반품과 관련된 전체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판매자들이 반품과 관련된 시간과 공간을 절약하고 재판매를 통한 수익도 창출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까지는 메이저 경쟁사가 존재하지 않아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 진입이 비교적 용이한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값비싼 물건을 구매하고 위조 상품을 반품하는 등의 반품 사기가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사기 탐지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상품 패키지 스캐너 등 기술 투자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자주 반품되는 상품을 식별하고 패턴을 분석해 특정 제조업체나 배송 업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반품이 잦은 판매자나 소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분석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유통업체도 늘고 있다. 또한 위험물 처리와 같은 특정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맞춤형 관리 솔루션 업체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폐기물 관리 및 환경 기준과 관련된 규정에 대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판매 업체가 직접 하기 어려워 반품 관리 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특정 화물이나 물류 산업 부문에 특화된 업체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새로운 서비스 산업으로 주목할 만하다. 

자료: Forbes, Happy Return, IBIS World, National Retail Federation, Remex, Statista, UPS, KOTRA 애틀랜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