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불화화합물(이하 PFAS,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은 탄소와 불소가 결합한 매우 안정적인 유기불소화합물로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이 스며들어 생기는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특성이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PFAS는 쉽게 분해되지 않고 잔류성과 축적성이 높으며, 암을 유발하고, 갑상샘 호르몬을 파괴할 뿐 아니라 환경과 인체 내에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도 불린다.

이러한 유해성 때문에 EU는 광범위하게 PFAS의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안(이하 PFAS 규제안)*의 입법을 검토 중으로, 현재 유럽화학물질청(이하 ECHA, European CHemicals Agency)의 위해성평가위원회(RAC)와 사회경제성분석위원회(SEAC)에서 2024년 3월부터 산업별 PFAS 사용 영향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ECHA 위원회는 2024년 9월 섬유, 가죽, 실내장식, 카펫, 식품 포장재에 대한 영향평가를 진행하였으며, 추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추후 EU 집행위원회는 ECHA 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참고하여 PFAS 규제안의 초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EU의 화학물질 제한 및 금지 규제 입법 과정

[자료 : ECHA 자료 토대로 KOTRA 브뤼셀무역관 작성]

섬유 내 PFAS가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

PFAS는 방수, 오염 방지, 내구성 및 열 안정성 강화를 목적으로 스포츠웨어, 아동복, 의류, 카펫, 소파 등 수많은 섬유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전 세계 PFAS 수요의 약 35%가 섬유 부문에서 발생, EU 내 전체 PFAS의 1/3이 섬유 부문에 사용되고 있으며 PFAS는 섬유의 제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어 인체 건강과 환경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섬유 제품의 생애주기 동안 여러 방식으로 PFAS에 노출된다. 작업자와 소비자는 섬유가 제작, 판매, 사용될 때 PFAS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며, PFAS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또한 섬유의 제조, 사용, 폐기 과정에서 PFAS가 공기, 물, 토양으로 배출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킨다. PFAS의 높은 이동성과 잔류성 때문에 배출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오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식용 동식물에 축적되는 등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 생애주기 단계별 PFAS 노출>

[자료 : 유럽환경청 자료 토대로 KOTRA 브뤼셀무역관 작성]

HBM4EU(Human Biomonitoring for Europe)에서 유럽 9개국 청소년의 혈액 내 현재 섬유에 사용이 금지된 4가지 PFAS 물질(PFOS, PFOA, PFNA 및 PFHxS)을 측정한 결과,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청소년 중 평균 14.3%가 4가지 PFAS로 인한 면역 체계 약화, 암 발병률 증가 등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PFOS는 2008년, PFOA는 2020년, PFNA와 PFHxS는 2023년부터 섬유에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금지 이전에 제조된 섬유 제품에는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유럽환경청은 섬유 내 PFA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재 마련, PFAS 추적, 재활용 방법 등을 제시했다.

일부 섬유 제품을 제외한 섬유 제품에서의 PFAS 사용 금지될 것으로 전망

ECHA는 2023년 3월에 발표한 PFAS 사용 제한을 위한 보고서에서 방화복, 의료용 섬유 제품 등을 제외한 섬유 제품의 경우 법안 적용 후 18개월의 전환 기간을 부여한 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유럽환경청은 ECHA의 보고서가 현재 기술적으로 대체가 가능한 대체재가 있을 경우, 전면 금지를 제안하므로, 전문가용 및 기술용 섬유를 제외한 일반 소비자용 섬유 제품에는 대체재를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PFAS를 퇴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PFAS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가정용 섬유, 소비자 의류와 신발, 가죽, 섬유 스프레이 등의 제품에는 PFAS의 사용이 전면 금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디지털 제품 여권(DPP) 통해 섬유 제품 내 PFAS 추적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

EU는 에코디자인 규정을 통해 모든 물리적 품목 및 디지털 콘텐츠에 단계적으로 디지털 제품 여권(이하 DPP, Digital Product Passport)을 도입할 예정이다. 에코디자인 규정은 2024년 7월 18일 발효되었으며, 추후 위임법을 통해 제품군별 적합한 상세 규제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섬유와 철강 부문의 위임법의 채택이 2025년 3∼4분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어, 2027년 중순부터 섬유산업에 DPP가 전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EU 집행위원회는 제품군별 위임법을 채택할 때 유럽공동연구센터(JRC)의 연구보고서를 참고할 예정인데 JRC는 섬유산업의 DPP에 난연제 등의 제한 물질 사용 여부를 비롯하여 스트레스나 노화에 대한 저항성, 수리 가능성 점수 또는 라벨 도입, 사용된 원자재와 구성, 원자재 추출 용이성 등의 요건을 도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 유럽환경청은 이러한 DPP의 도입을 통해 사용 전과 사용 중인 섬유 제품 내의 PFAS 추적이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규정 세부 내용은 KOTRA 브뤼셀무역관의 EU 에코디자인 규정 Q&A북(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PFAS 포함한 섬유 제품의 폐기 방법 연구 필요성 언급

수명이 다한 섬유 제품의 대부분은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로 수출되어 재사용, 재활용, 매립 또는 소각되고 있다. PFAS가 포함된 섬유 제품을 매립하면 PFAS 화합물이 작은 형태로 분해되어 침출수를 통해 방출될 수 있다. 현재 매립지의 침출수를 관리하는 EU의 폐수 처리장은 PFAS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어, 처리된 폐수를 통해 다시 환경으로 배출되거나 토양에 축적될 수 있다. 이처럼 폐기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은 PFAS는 다양한 경로로 자연에 방출될 수 있어, 유럽환경청은 폐기 과정에서 PFAS가 파괴될 수 있도록 적절한 폐기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럽환경청은 일부 특수 제품 외에는 섬유 부분에 PFAS의 사용이 기술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상품 기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섬유 제품에는 PFAS가 포함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2025년 1일 1일부터 섬유 폐기물을 별도로 수거할 예정이며, PFAS가 포함된 섬유 제품의 추적 및 재활용 기술을 발전시키고, 별도의 수거 및 폐기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EU가 입법을 검토 중인 PFAS 규제안 외에도 EU는 PFAS의 추적 및 재활용, 폐기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고 있어 추후 관련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ECHA, 유럽환경청, EU 집행위원회, 현지 언론 종합 및 KOTRA 브뤼셀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