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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 원전·마이크로그리드에 주목
  • 트렌드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 2024-10-22
  • 출처 : KOTRA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에 관심 집중

중앙 전력망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

최근 고성능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와 같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집중되면서,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탄소 배출이 적고 안정적이며 장기적으로 전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력망 장애에도 대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 소모 문제, 원자력발전이 해결 열쇠?

 

<국의 전력 수요 동향 및 전망>

[자료: 미 에너지부]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 9월 30일 ‘상업적 성공을 위한 첨단 원자력 에너지 발전 경로(Pathways to Commercial Liftoff: Advanced Nuclear)’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미국의 원자력발전 용량이 현재 100GW에서 300GW로 세 배 증가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미국에서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최소 약 700~900GW의 추가적인 청정 고정 발전 용량이 필요한데, 그중 원자력발전 용량이 300GW는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에너지부는 이러한 분석의 배경으로 생성형 AI 붐과 데이터센터를 지목하며, 이들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더 많은 전력을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력발전 용량이 필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덧붙여 원자력 에너지는 하루 24시간 내내 조밀한 면적 내에서 탄소 배출 없이 전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와 '경쟁'하거나 그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캘리포니아 탈탄소화 모델링 시나리오를 인용하면서 원자력발전을 재생에너지 및 저장 시스템과 함께 이용할 경우 발전 및 송전 시스템 비용이 약 37% 감소하기 때문에 원자력발전 용량 증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데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e Reactor, SMR)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을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저장 시스템과 함께 이용한 경우 및 그렇지 않은 경우의 발전 및 송전 시스템 비용 비교>

(캘리포니아 탈탄소화 모델링 시나리오 기준, 단위: US$/MWh)

[자료: 미 에너지부]

 

원자력을 전력원으로 활용하려는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202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의 원전 기업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20년간 전력 구매 계약(PPA)를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프로젝트 및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탄소 배출 없는 전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력 구매 계약으로서 펜실베니아 GDP에 160억 달러 이상 기여할 것으로 추정돼 최근 미국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계약으로 2019년에 경제적인 이유로 폐쇄됐던 펜실베니아 주의 ‘스리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자력발전소는 규제 기관 승인과 설비 업그레이드 이후 2028년경 재가동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 AWS)는 이미 지난 3월에 펜실베니아주 탈렌 에너지(Talen Energy)의 2.5GW 서스퀘하나(Susquehanna) 원자력발전소에서 960MW 용량의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인수했다. 구글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지난 2024년 9월 카네기멜론대학교 피츠버그 캠퍼스 연설에서 구글이 1G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개발 중이며, 잠재적인 에너지원으로 소형 모듈 원자로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오라클 설립자 래리 엘리슨도 최근 3개의 소형 모듈 원자로로 지원하는 1GW용량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임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발전소>

[자료: Constellation Energy]

 

이와 관련해 미국 에너지 정보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최근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원자력발전에 주목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데이터센터는 하루 종일 일정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데, 원자력발전소는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수요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이라는 점, ▲원자력발전소는 보통 800MW 이상의 대용량 전력 생산이 가능하므로 단일 발전소로도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 ▲원자력발전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직접 배출하지 않아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와 부합된다는 점,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용은 높지만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운영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을 꼽았다.

 

원자력발전소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전력수급원으로 급격한 조명을 받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 기술적, 경제적, 정책적 측면에서 다양한 도전과제도 안고 있다. 전력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원자력발전소의 연결, 즉 물리적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를 위치시키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전략이 대표적이다. 해당 전략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


첫번째로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전력을 직접적으로 소비하게 되면 기존 전력망의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 코로케이션은 새로운 송전선 건설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이는 전체 전력망을 이용하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불공평한 조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merican Electric Power)와 엑셀론(Exelon) 같은 유틸리티 회사들은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전송 시설을 이용하면서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미국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FERC)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는 큰 전력 부하를 발전소에 직접 연결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과 산업계 사이의 논의가 필요하고, 새로운 정책 방향이 요구될 수 있음을 뜻한다. 세번째로 원자력발전을 통해 데이터센터가 직접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발전소 운영자, 데이터센터 운영자, 기존 전력망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적인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에너지 독립 선언! 데이터센터에 힘을 싣는 마이크로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는 말 그대로 작은 전기 공급 시스템으로, 특정 지역이나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 저장, 분배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을 의미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중앙 전력망에 연결돼 있기도 하고, 필요하면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주로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며, 비상시나 특정 지역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학교나 병원에서 끊기지 않게 계속 전력을 받아야 할 때 마이크로그리드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만약 큰 전력망에 문제가 생겨도 마이크로그리드가 있는 곳은 전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기능을 ‘아일랜딩’이라고 한다.


또한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 가까운 곳에서 전력을 생산해 송전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매우 중요한 바, 마이크로그리드를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 개념도>

 [자료: The Energy Consortium]

 

현재 미국의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기후 및 에너지 솔루션 센터(C2ES)의 분석에 의하면 2022년까지 미국의 마이크로그리드 설치 용량은 약 10GW에 도달했으며, 2018년부터 해당 분야는 상당한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으로 마이크로그리드가 미국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로 여전히 낮지만 마이크로그리드가 가진 이점 덕분에 향후 시장 확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에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마이크로그리드를 개발하거나 신규 설치한다는 계획과 관련한 뉴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분사기업으로 전력, 광대역, 폐기물 관리 등의 인프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사이드워크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Sidewalk Infrastructure Partners, SIP)는 ‘Verrus’라는 프로젝트명 하에 데이터센터를 위한 배터리 구동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 관리를 최적화하고 AI과 같이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산호세 지역에 설립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마이크로그리드와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백업 전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이터센터, 통신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의 설계, 제조 및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버티브(Vertiv)는 델라웨어 주, 오하이오 주에 있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마이크로그리드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마이크로그리드는 신뢰성, 백업 지속 시간, 다양한 운영 조건에서의 반응성을 시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시사점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과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한국 기업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먼저,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북미 지역에 진출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 대표 S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에너지 최적화/관리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AI을 활용해 서버 부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생 에너지원의 통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바, 원자력발전, 태양광, 풍력 등을 통합하는 솔루션이나 기존의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데이터센터에 맞게 적용하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관련된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기대해본다.

 


자료: 미 에너지부, Microsoft, Constellation Energy, CNBC, Data Center Dynamics, Vertiv, EEPOWER,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The Energy Consortium, FERC, Sidewalk Infrastructure Partners,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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