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소 정책 발전과 주요 전략

이탈리아는 2020년 12월, 2050년까지의 완전한 탈탄소화를 목표로 '국가 수소 전략(Strategia Nazionale Idrogeno)'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이탈리아의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산업, 교통, 에너지 생산 분야에서 수소 사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이탈리아의 최종 에너지 수요 중 2%를 수소로 충당하고 2050년까지 그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이 이 전략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2024년 6월, 이탈리아 정부는 EU에 '2024 에너지 및 기후 통합 국가 계획(PNIEC)'을 제출하면서 수소 정책을 더욱 강화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재생 가능 수소(그린 수소)의 생산과 수입을 크게 늘려 2030년까지 10Mton의 수소를 생산하고, 동일한 양을 수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는 유럽 연합의 REPowerEU* 계획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에너지 독립성과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유럽연합(EU)이 2022년 3월에 발표한 계획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마련된 전략

또한, 이탈리아는 수소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인프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outH2 Corridor*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3300km에 달하는 수소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북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재생 가능 수소를 이탈리아 시칠리아를 거쳐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운반할 예정이다. 이 네트워크는 천연가스와 혼합된 수소를 기존 가스망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공급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편, 수소의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탈리아는 이미 운영 중인 가스 파이프라인 네트워크가 있어 73%를 재사용하고 27%를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로 유럽 연합의 수소 수입 목표의 약 40%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Verbund, OMV(Österreichische Mineralölverwaltung), ABO Wind, Aker Horizons, Axpo Group, Bayernoil, ChemDelta Bavaria, RAG Austria AG, RHI Magnesita, Seawind Ocean Technology, TuNur, Voestalpine, Wacker를 포함하여 약 20개 파트너가 작업에 참여 

<SoutH2 Corridor 프로젝트>

[자료: borsaefinanza.it(좌), www.ilsole24ore.com(우)]

수소 기술의 핵심 역할, 탄소배출 감소와 에너지 전환

이탈리아 정부는 수소를 특히 "Hard-to-Abate(감축하기 어려운)" 산업 부문과 운송 부문에서 활용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을 촉진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탈리아 수소 전략의 주요 목표를 3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산업의 탈탄소화다. 철강, 화학, 정유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 부문에서 수소를 활용하여 탈탄소화를 촉진하고자 한다. 특히, 이러한 "Hard-to-Abate" 산업 분야는 에너지 소비가 많고 탈탄소화가 어렵기 때문에, 수소 사용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유럽의 녹색 전환 목표를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에너지 전환 가속화로, 이탈리아는 수소를 재생 가능 에너지와 결합하여 에너지 믹스를 다변화하고,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수소'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재생 가능 에너지원(태양광, 풍력)과 연계된 수소 생산을 확대하고자 약 10GW의 전해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이는 수소 생산을 통해 재생 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에너지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은 수소 인프라 구축이다. 이탈리아는 수소 생산, 저장, 운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국가 전역에 수소 허브(hydrogen valleys)를 형성하고 수소 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전역 52곳에 수소 허브를 설치하고, 국가 차원에서 통합된 수소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 구축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탈리아 수소 허브(hydrogen valleys)>

[자료: 이탈리아 수소협회 H2IT]

이탈리아 수소 산업 동향 및 최신 기술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수소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이탈리아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수소 기술 개발은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국가 에너지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탈리아의 수소 산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재생 가능 에너지원, 특히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력망과의 연계를 통해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청정에너지 생산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두 번째 축은 수소의 저장과 운송 기술이다. 이탈리아는 고압 압축 및 액화 수소 저장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된 수소를 국내외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이탈리아의 수소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의 수소 기술 개발은 전해조 및 연료전지 기술에 집중돼 있다. 특히,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전해조 기술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과의 통합을 통해 실현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수소 연료 전지를 이용한 발전 기술과 수소를 액화하여 저장하는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탈리아 수소산업의 주요 기업과 역할

이탈리아의 수소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수소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 수소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주요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이탈리아 수소산업의 주요 기업>

[자료: 기업별 홈페이지]

전망 및 시사점

이탈리아의 수소 산업은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으며, 이탈리아의 에너지 전환 및 산업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 수소협회 H2IT의 알베르토(Alberto) 회장은 “현재의 최신 기술을 비롯해 수소 부분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탈리아 회복 및 복원성(PNRR) 자금 지원 덕분에 유럽연합의 수소 에너지 정책에 따라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기업이 다양한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이탈리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의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소 생산 기술, 저장 및 운송 기술, 수소 연료전지 개발 등에서 이탈리아와의 기술협력을 추진해 볼 수 있겠다. 이탈리아의 수소 전략과 산업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협력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자료: 이탈리아 환경·에너지 안보부, 이탈리아 기업부, LegaAmbiente, 이탈리아 수소협회(H2IT), 일간지 Il Sole 24 Ore,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