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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원자력 재조명
  • 트렌드
  • 미국
  • 워싱턴무역관 장석일
  • 2024-09-04
  • 출처 : KOTRA

홀텍 인터내셔널, 폐원전인 팰리세이즈 원전 재가동 추진

폭증하는 전력수요와 더딘 SMR 상용화에 기존 대형 원전의 수명 연장 움직임 활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원자력, 대선 결과 상관없이 기조는 유지될 듯

지난 7월, 미국 원자력 업계를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최대의 원전 운영사인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가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와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해체 절차가 시작된 원전을 재가동한다는 것도 유래가 없는 일이나, 더욱이 스리마일은 미국의 원자력 암흑기의 시발점이 된 1979년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던 장소였기 때문에 더욱더 논란이 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른바 '폐원전(decommissioned reactor)'의 재가동 논의가 비단 스리마일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시간 팰리세이즈 원전, 폐원전의 첫 재가동 사례 되나... 바이든 행정부, 15억 달러 정책 대출 최종 승인


연료 재공급 등 크고 작은 이유로 원전의 운전이 일시 중지됐다가 재가동을 하는 경우는 예로부터 있어 왔다. 위에서 언급된 스리마일 원전의 경우에도 사고 발생 약 1개월 전(사고는 2호기에서 발생했다), 1호기는 연료 재공급을 이유로 운전을 일시 중지했다가 1985년에 재가동된 바 있다. 그러나 해체 절차(decommissioning)를 밟기 시작한 소위 폐원전의 재가동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이르면 2025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팰리세이즈 원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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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미시간주에 위치한 팰리세이즈 원전은 지난 1971년부터 2022년까지 가동됐던 805MW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다. 1차 라이선스 연장을 거쳐 2031년까지 운전이 가능했으나, 셰일가스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의 단가가 원자력보다 낮아지면서 경제성 문제로 조기 폐쇄가 결정다. 원자력발전소 해체 경험이 있는 홀텍 인터내셔널이 2018년 해당 원전을 인수했을 때 업계에서는 해체 사업을 주도하기 위해 인수한 것으로 생각으나 놀랍게도 2022년, 세간의 예상을 뒤집고 홀텍은 팰리세이즈 원전 재가동 계획을 발표다. 


이번 폐원전 재가동에 대해 연방 및 주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어졌다. 미시간주는 23년 7월에 이어 24년 7월에도 각각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팰리세이즈 원전 재가동 지원 예산을 편성했으며, 연방정부도 지난 3월 말에 발표했던 15억 달러 규모의 팰리세이즈 원전 유지보수를 위한 대출 지원을 최근 최종 승인한 바 있다. 해당 자금은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폐원전 재가동을 위한 각종 평가 및 심사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유지보수에만 활용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이 붙어있으나, 절차를 통과할 경우 폐원전이 상업용 재가동이 허가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예정이다. 홀텍은 현재 1차 냉각재 펌프(primary coolant pump)의 재가동 및 기존 연료봉의 저장소로의 이동을 완료한 상태고, 최신의 화재 진압 시스템이나 컴퓨터 기반의 제어 시스템 추가 등 최신 안전 규제에 맞게 설비를 재단장 중이다. 또한 팰리세이즈 원전 인근에 300MW급 소형 모듈러 원자로(SMR) 2기를 추가적으로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AI발 전력수요 폭증, 당면한 기후 위기, 더딘 SMR 상용화... 폐원전의 재가동이 답인가


생성형 AI가 인류의 삶에 또 다른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를 학습시키는 데는 기존 소프트웨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GPT-3의 경우 언어 모델 훈련에 약 1300MWh의 전력이 소모되는데, 이는 평균적인 미국 가정 130개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의 수준이다. GPT-4는 이보다 더 많은 전력량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반적으로 매 100일마다 AI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량이 2배가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미국 내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은 2022년 200TWh에서 2026년 26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국가별 데이터 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

(단위: TWh)

[자료: 세계에너지기구(IEA)]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발전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발전이 중장기 발전 단가(Levelized Cost of Energy) 기준으로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나, 당면한 기후위기로 인한 탄소배출 제한으로 현 에너지 믹스에서 화석 연료 발전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대형 원전은 인허가부터 오래 걸리는 데다가 가장 최근 지어진 보글(Vogtle) 원전의 경우 초기 추정 예산 및 기간의 2배 이상이 소요된 바 있어 업계에서 선뜻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형 원전의 대안으로 떠오른 SMR의 경우 아직 개발 중으로 상업 운전까지는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신규 대형 원전 건설이나 SMR 개발보다는 더 빠른 폐원전의 재운전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는 22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해체 절차(decommissioning)를 밟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취재에 따르면 그중 상당수는 원자로나 송전 인프라 등이 해체 재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나, 위에서 언급된 팰리세이즈나 스리마일 1호기 등 일부 원전은 재운전이 가능한 상태다. 아이오와주의 듀안 아놀드 에너지 센터도 그중 하나로, 소유주인 미국 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재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도 활성화


작년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는 원자력을 청정에너지 전환의 필수 요소로 인정하고,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2020년의 3배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형 원전의 신규 건설,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 SMR의 빠른 상용화 세 박자가 다 맞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도 활발하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는 현재 페리(오하이오), 디아블로 캐넌(캘리포니아), 클린턴(일리노이)의 1차 수명 연장 신청을 검토 중이고, 수명 2차 연장의 경우 현재 7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재연장을 검토 중이다. 2023년 이후 약 20개가 넘는 발전소가 수명 연장을 신청하거나 신청 의향을 표명한 상황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에는 코만치 피크 1·2호기가 지난 7월 말(1차), 노스 안나 1·2호기가 8월 말(2차)에 수명 연장이 허가다. 이 중 디아블로 캐넌의 경우 가동 중단이 예정돼 있었으나 결정을 번복한 사례로 올해 초 미 에너지부에서 최대 11억 달러의 운영 자금을 지원받았다.


첫 발자국을 뗀 SMR 상용화, 핵연료 공급망과 원자력 인력 부족 문제는 아직 해결 중


작년 11월 뉴스케일의 아이다호 SMR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 많은 업계 사람들로부터 우려가 있었지만 SMR 상용화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10일, 테라파워사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자사의 SMR인 Natrium 원자로의 착공식을 가졌으며, 7월에 카이로스 파워는 오크리지에 Hermes 시험 원자로의 건설을 시작했다. 두 회사의 SMR은 모두 4세대 원자로로 분류되고 있다. 에너지 기업의 SMR에 대한 지원과 발주도 지속되고 있어 지난 7월 버지니아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사는 노스 안나 원자력발전소에 건설할 SMR에 대한 비공개 사업제안(RFP)을 요청한 바 있고,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Tennessee Valley Authority)도 이번 8월 클린치 리버 원전 부지에 설치할 SMR 개발에 1억5000만 달러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등 SMR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클린치 리버 원전 부지에는 GE-히타치의 BWRX-300이 설치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SMR의 빠른 상용화의 걸림돌은 경제성 문제와 인허가 문제 외에도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의존하는 우라늄을 비롯한 핵연료 공급망 문제와 원자력 인력 개발 문제이다. 다만 센트러스 에너지가 미국 최초로 SMR에 필요한 HALEU(고순도저농축 우라늄)를 생산하기 시작하고, 유렌코(Urenco)도 뉴멕시코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는 등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첫발을 뗀 상태다. 정부 차원에서도 직업학교, 2년제 및 4년제 대학을 통한 원자력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어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꽃피운 원자력,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지속될까


바이든 행정부가 초당적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통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의 범주로 포함시키고 각종 지원 정책을 전개하며 스리마일 사고 이후 오랜 암흑기에 빠졌던 미국 원자력 업계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올 7월에도 바이든 행정부와 양원은 초당적으로 '원전 신속허가법(Accelerating Deployment of Versatile, Advanced Nuclear for Clean Energy Act)'을 통과시키며 원전 확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원자력 지원 정책>

구분

주요 프로그램

일자리 보존, 기존 원전의 부활과 활성화

Reviving and revitalizing existing nuclear, while preserving jobs

 - Palisades 폐원전 재가동 지원을 위한 미국 에너지부의 15 달러의 융자 지원

 - 캘리포니아의 Diablo Canyon 원전 가동 연장을 위한 에너지부의 민간 원자력 신용 프로그램(Civil Nuclear Credit Program) 통한 지원

 -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생산세액 공제(Production Tax Credit) 통해 원전 발전사의 경제성을 보전

차세대 원자력 기술의 시연 및 배포

Demonstrating and deploying new nuclear technologies

 - 에너지부의 신규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dvanced Reactor Demonstration Program, ARDP) 통해 4세대 원자로 개발 기업 지원

 - 에너지부, 3+세대 가압수형 소형모듈형원자로 개발에 9억달러 투자 

 -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청정 전기 생산 및 청정 전기투자 세액공제 제대로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의 건설을 촉진

신규 원자로 건설기존 원자로 수명 연장  용량

확장을 위한 인허가 과정 간소화

Streamlining licensing processes for building new reactors, extending the life of existing reactors, and expanding capacity of existing reactors

 - 미국 NRCKairos Power사의 헤르메스 실험용 원자로 착공 조기 허가

 - 미국 NRC의 신규 원자로 환경 검토과정 간소화

 - NRC의 라이선스 신청 비용과 검토과정 간소화

원자력 공급망  인력 개발

Advancing the supply chain and workforce

 -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 통해 안정적인 자국 내 핵연료 공급망 구축

 -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미국 내 HALEU 생산  공급망 구축을 위해 7억달러 지원

  * 센트러스 에너지, HALEU 100kg 확보.

 - 2024 통합 세출법으로 대학, 2년제 대학직업학교의 원자력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1억달러 투입

[자료: 백악관 브리핑룸(팩트시트)]


그렇다면 2024 대선 이후에 미 정부의 원자력 정책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①원자력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이었다는 점, ②트럼프 후보가 화석연료 발전과 함께 SMR 개발 지원, 기존 원전 수명 연장, 이를 위한 NRC 개혁 몇 효율화 등을 공언하고 있다는 점, ③해리스 후보가 바이든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월즈 부통령 후보가 미네소타 주지사 시절 친 원자력이었다는 점으로 보아 설령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시 뛰는 원자력의 거인, 그 속에서 파생될 기회는?


당면한 에너지 수요 급증, 그리고 체감되는 기후 위기, COP28 이후 원자력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SMR의 상용 운전 시점을 2020년대 후반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5~6년의 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 원전을 다시 주목하는 것은 필연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다.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자력 씽크 탱크의 연구원 B 씨는 대형 원전을 다시 주목하는 이 트렌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KOTRA 워싱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 원자력 업계가 SMR     술 점을 노리겠지만 당면한 전력 부족 문제는 대형 원전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리고 그는 "미국 원자력   만,           존할 수밖에 없다"라며 원전 수명연장, 재가동 등 형 원전 관련 사업이 확대될수록 한국 공급망에도 자연스레 기회가 파생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SMR 개발 가속화, 기존 원전 수명 연장, 폐원전 재가동. 전력 공급 확대와 탄소배출 감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미국 원자력 산업이 다시 뛰고 있고, 폐원전 재가동이라는 신기원마저 개척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 강화된 안전 규제 준수, 공급망 문제 해결 등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세월 동안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며 공급망 경쟁력을 유지했던 한국 원자력 업계는 이 시점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고, 파생되는 기회를 잘 포착하고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월스트릿저널, 워싱턴포스트, International Energy Agency, World Economic Forum, 로이터 통신, 백악관,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KOTRA 워싱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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