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특수 차량 통관 6개월 중단 발표 배경 

7월 2일 이집트 정부는 일명 장애인 권리법인 ’2018년 법률 제10호‘의 개정을 예고하며, 향후 6개월 간 장애인을 위한 차량의 통관 및 ACID(Advance Cargo Information Declaration, 사전물품등록번호) 발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집트는 수입품 도착 48시간 전까지 ACI 시스템에 수입품 정보를 등록하고 ACID 발급을 받아야 한다. ACID 발급 중단은 수입 중단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이집트 정부는 법률 개정 및 수입 중단 사유를 현 정책의 허점을 이용해 일반인이 ‘장애인 허가증’을 구매해 차량을 수입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며, 최근 장애인 명의로 자동차를 수입하고 일반인에게 판매하며 관련 서류와 절차를 조작하는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곧 이어 관련 법률 개정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개정 완료 시까지 6개월 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장애인의 면세 차량 구매 현황

그동안 이집트 정부는 장애인 권리법에 따라 정부가 인정한 장애인 개인이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왔다. 면세 조건은 배기량 1600cc 이하이며 5년 마다 재수입을 허용해 왔다. 일반적인 이집트의 자동차 수입 관세는 배기량 1600cc 이하는 40%, 1600cc 초과는 135%가 부과된다. 단, FTA 체결국인 EU, 영국, 터키산 자동차는 무관세로 수입이 가능하다.

이집트의 자동차 수입 관세가 높은 만큼, 장애인의 면세 자동차 수입 허용은 큰 혜택이다. 아부 알 마즈드 자동차 부문 부국장은 현지 매체 아샤르크(Aharq)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용 차량은 이집트 총 수입의 25% 내외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이집트 외환위기 및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저렴한 중고차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이 장애인들은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은 바, 중고차 수입 시장의 절대 다수가 장애인용 차량이라고 전한다. 

올해 초 이집트 정부가 외환 보유고 확보를 위해 한시적으로 해외 거주 이집트인이 이집트 정부에 5000달러 예치 시 자동차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였으나 현재 신규 승인은 중단된 상태이다. 사전에 승인 받은 이들이 중고차를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나, 장애인의 수입 물량에 비하면 상대적 물량은 제한적이다.   

장애인 권리법(2018년 법률 제10호) 개정안 논의 내용

<장애인 권리법 개정 추진 협의문>

[자료 : Auto Express Magazine]

오토 익스프레스 매거진(Auto Express Magazine)에 따르면, 장애인 권리법(2018년 법률 제10호)의 주요 개정 사항으로는 아래의 내용을 포함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동차 엔진 리터 용량은 1200cc(이전 1600cc)를 초과할 수 없다.

‣ 장애인은 10년마다 본인 명의의 자동차 1대를 취득할 권리가 있다.

‣ 장애 아동이 한 명 이상인 하나의 가구는 1대의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다,

‣ 장애인용 자동차 수입을 신청한 장애인에 대해 부담금 납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 자동차 완제품의 사전 등록은 월 최대 1만 대를 초과할 수 없다.

<장애인 권리법(2018년 법률 제 10호) 핵심 개정 내용 비교>

[KOTRA 카이로 무역관 편집]

한국의 대이집트 승용차 수출 특징

한국의 이집트 승용차(HSCODE 8703 기준) 수출은 2023년 기준 3억 2000만 달러 수준이다. 2022년 시작된 이집트의 외환 부족 사태, 인플레이션 등으로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중고차 수입 비중이 확대되어 2022년 76.6%, 2023년 78.8%, 2024년 5월 기준 86.8%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한국의 대 이집트 중고 자동차 수출은 리비아, 튀르키예에 이어 3위를 기록하였다. 반면 현지 인기 차종인 현대 투싼 및 기아 스포티지 등은 이집트-EU FTA 체결에 따라 체코, 슬로바키아산 등에서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또한 FTA 미체결국인 한국의 승용차 수출은 관세 40% 이하인 승용차나 장애인 차량 같은 관세 면제 조건인 배기량 1600cc이하 차종에 집중되어 있다. 실제 배기량 2000cc이하(1600cc) 차량의 수입 비중은 신차의 경우 2021~2023년 95% 내외 유지해 오다가 2024년 5월 기준 86.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고차의 경우에도 2021~2022년 98% 이상을 기록하다 2023년 63.1%, 2024년 5월 기준 88.4%를 기록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한국의 이집트 승용차 수출은 배기량 1600cc 이하의 중고차 비중이 높은 특징이 있다. 이러한 시장 분석은 장애인 권리법 개정 시, 한국의 대이집트 수출 물량 감소 가능성을 시사한다.

<2021~2024년 신차 및 중고차(승용차 8703) 수출 현황>

(단위 : 백만 달러, %, %)

[자료 : KITA, KOTRA 카이로 무역관 편집(HSCODE 8703('24.7월)]

시사점

익명의 바이어들은 이집트 정부가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동차 수입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올해 5월 중순 이후 수입 자동차에 대한 ACID를 발급하지 않고 있고 이는 장애인 차량 뿐 아니라 일반 차량에도 적용되었으며 현재까지 ACID 재발급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이집트의 자동차 판매량(신차)은 6,28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하였고, 장애인 차량에 대한 6개월 간의 수입 중단은 자동차 공급 부족 상황을 가중 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자동차 딜러 협회 회장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자동차 통관 지연, ACID 미발급 등의 문제가 자동차 가격을 최소 5~10% 인상되는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도 말한다. 향후 6개월간 한국의 대 이집트 자동차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며, 이후에도 핵심 수출 품목이 배기량 1600cc에서 1200cc 이하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바, 수출 물량 및 수출 단가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의 내각 개편으로 장애인 권리법 개정이 당초 대비 추진력을 잃을 수도 있는 바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원 : Arab Fincance, Almal News, Aharq, Alarabiya.net, KITA, 이집트 통계청, Auto Express, 이외 KOTRA 카이로 무역관 자체 보유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