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나라 베트남, 전기밥솥도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

베트남은 쌀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많으며 2023년 기준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으로 명실상부한 ‘쌀’의 나라다. 쌀은 베트남 요리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밥솥은 필수적이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곡물은 쌀로, 다른 곡물에 비해 훨씬 많이 소비되고 있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해 쌀 매출이 2018년 51억 1,000만 달러에서 2023년 72억 4,0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베트남 곡물류 제품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

(단위: US$ 십억)

주: 2024~2029년은 전망치(*)

[자료: Statista]

밥솥은 베트남인의 주식인 쌀을 효율적으로 조리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밥솥은 밥 짓는 과정을 간소화하여 최소한의 노력으로 완벽하게 밥을 지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베트남 가정에서 밥솥을 이용해서 밥을 짓고 있기에 각 가정에 한 개 정도는 전기 밥솥을 구비하고 있다.

베트남 밥솥 시장 현황 및 전망

베트남의 밥솥 시장 규모는 점차 성장하고 있다. 밥솥의 수명은 10년 이상으로 길지만, 베트남에서 판매된 밥솥은 2018년 158만 대에서 2023년 174만 대로 지난 6년간 10.1% 증가했다. 이는 핵가족 및 1인 가구의 증가와 밥 외에 다른 요리를 동시에 하기 위해 한 가구에서 밥솥을 두 개 이상 구매하는 경우도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8~2023년 베트남의 밥솥 판매량 추이>

(단위: 천 대)

[자료: Euromonitor]

특히 도시를 중심으로 1인 가구와 소규모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소형 밥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가정용 밥솥의 용량은 0.6리터에서 4리터까지 다양하지만 대개 용량은 2리터 미만이다. 이러한 가정용 밥솥은 주방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보관하기 쉬워 아파트나 소형 주택에 이상적이다. 또한 소형 밥솥은 일반적으로 대형 모델보다 가격이 저렴하여 저소득층 등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밥솥의 기능을 활용해 현미밥, 잡곡밥, 죽 등 건강식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밥솥은 조리 과정에서 전분 함량이 줄어들도록 설계되어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로 국제당뇨병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에 따르면 2021년 베트남 20~79세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6.1%였으며 2030년에는 6.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어 베트남도 당뇨병 유병률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저당밥솥’은 베트남에서도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밥솥의 종류

일체형 원터치 밥솥(단 한 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져 다른 설정이나 조작이 필요 없음)은 다기능 밥솥(여러 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져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세부적인 설정 가능)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작이 간편해 대다수의 베트남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품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다기능 밥솥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뚜껑을 분리할 수 있는 밥솥(분리형 밥솥)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밥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인기가 적은 편이다. 베트남의 주요 전자기기 및 가전제품 소매 체인점인 FPT숍(FPT Shop)의 가전제품 담당자 A씨는 KOTRA 하노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원터치 밥솥은 50만~70만 동(20.6~28.8달러), 다기능 밥솥은 평균 100만~300만 동(41.2~123.6달러) 사이로,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인기 밥솥은 도시바(Toshiba, 일본), 샤프(Sharp, 일본), 캥거루(Kangaroo, 베트남), 선하우스(SUNHOUSE, 베트남)의 70만~80만 동(28.8~33달러)대 제품이다”라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밥솥의 종류>

[자료: Tiki]

소비자들은 밥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밀폐력과 내솥의 품질에 관해 관심이 높다. 좋은 밥솥은 뚜껑을 단단히 잠가 증기 손실을 최소화하여 밥을 빨리 익히고 영양소를 보존해 준다. 솥의 주요 재질은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또는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진다. 내솥의 소재는 열전도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논스틱(non-stick), 테프론(teflon), 세라믹(ceramic) 등과 같은 다양한 재질로 코팅되어 있다. 원터치 밥솥은 내솥이 얇은 반면, 다기능 밥솥은 내솥이 훨씬 더 두껍다. 논스틱 코팅된 저가형 모델도 많으나 이러한 제품은 코팅이 쉽게 벗겨져 결국 기기 자체는 여전히 작동하지만, 사용자가 내솥 문제로 인해 새 밥솥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현지 기업의 자체 생산 능력은 아직

현재 베트남의 밥솥 시장에는 현지 및 해외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 기업인 쿠쿠전자와 파나소닉(Panasonic, 일본), 타이거(Tiger, 일본), 도시바(Toshiba, 일본), 조지루시(Zojirushi, 일본) 등과 같은 해외 업체들은 우수한 품질과 고급 기능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지 기업은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저렴한 옵션과 다양한 가격대의 밥솥을 출시하여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지 밥솥 기업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많은 베트남 기업이 완전히 조립된 밥솥 제품을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여 상표만 변경한 채로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해외 및 현지에서 조달한 재료와 부품을 사용하여 자체적으로 제조하는데, 그중 발열체 및 전자 제어 장치와 같은 많은 부품이 중국에서 수입된다.

가장 눈에 띄는 베트남의 주요 밥솥 기업은 선하우스(SUNHOUSE)와 캥거루(Kangaroo)이다. 선하우스는 공장에서 다양한 원터치 밥솥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기능 및 IH(Induction Heating, 전자유도 가열식)압력밥솥 모델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편 캥거루는 다른 밥솥 제조업체의 제품을 소싱한 후 자사 상표로 바꿔 시장에 판매하는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지 기업 및 밥솥 제품 사례>

(단위: 리터, 달러)

[자료: Nguyen Kim,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일본, 한국 등 해외 기업

<쿠쿠전자의 밥솥 광고 사례>

주: (좌) 김수현, (우) 짜 미(Tra My)

[자료: Commercials Hub and Cuckoo Vina Youtube Channel]

일본 기업이 베트남 밥솥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중급형 및 고급형 밥솥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도시바와 파나소닉은 특히 중급형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기가 많은 다기능 모델의 밥솥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고급형 밥솥 시장은 한국 밥솥 기업인 쿠쿠와 일본 기업인 타이거, 조지루시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은 프리미엄 주방 가전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고급형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쿠쿠전자는 원빈, 김수현, 짜 미(Tra My), 바오 아인(Bao Anh) 등 한국과 베트남의 대형 연예인을 동원하여 광고해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현지 진출 주요 해외 기업 및 밥솥 제품 사례>

(단위: 리터, 달러)

주: 2024년 6월 27일 베트남중앙은행(SBV) 고시 환율 기준

(1달러 = 24,264동)

[자료: Nguyen Kim,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

한국산 전기밥솥의 대(對)베트남 수출 동향

<2019~2023년 한국의 대(對)베트남 HS 코드 8516.60-2000 품목 수출 규모>

(단위: US$ 천, %)

[자료: 무역협회]

전기밥솥은 HS 코드 제8516.60-2000호에 분류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베트남 전기밥솥 수출 규모는 검토 기간 첫해인 2019년 840만 달러에서 2023년 1,296만 달러로 5년간 54.21% 증가했다. 비록 2023년에 전년 대비 수출이 5% 감소했으나 베트남이 수출 대상국 2위에 오르는 등 전체 수출액에서 베트남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로 오히려 상승했다. 비록 2024년 통계는 5월 기준이기는 하나 2023년에 이어 올해도 베트남으로의 전기밥솥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시사점 및 진출전략

대표적인 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인구가 증가하면서 쌀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밥솥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의 밥솥 시장에는 현재 저가형 제품은 현지 기업의 상표를 단 중국산 제품, 고가형 제품은 일본 및 한국 수입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한국 밥솥 수출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증가해왔는데, 코로나19 변수가 사라진 2023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 다시금 한국산 밥솥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현지화 전략 및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아직 베트남에 유통되는 전기밥솥 수입품 중 쌀의 품종을 고려하여 설계되거나 이를 고려한 조리 기능이 있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 대상국인 베트남과 주요 밥솥 수출국에서 소비되는 쌀의 품종이 상이(베트남은 주로 인디카종)한 만큼 수출용 제품에 각종 현지 특성 및 수요를 반영해 보완한다면 현지 소비자로부터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밥솥은 ‘식(食)문화’와 직결된 제품이며, 최근 식문화는 각종 영상 콘텐츠의 주요 소재이다. 베트남의 젊은 세대는 이러한 영상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SNS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초혼 연령은 2023년 기준 27.2세로 한국에 비해 이른 나이에 결혼을 많이 한다. 즉, 가정를 꾸리게 되면서 생애 최초로 밥솥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할 경우, 주요 인플루언서(현지에서는 주로 KOL(Key Opinion Leader)라고 일컬음)와 협업해 제작한 숏폼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작성자: Tang Thi Thanh Lam

자료: Statista, Euromonitor, Tiki, Nguyen Kim, Commercials Hub and Cuckoo Vina Youtube Channel, 무역협회,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