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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음식물 쓰레기 2030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 트렌드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4-05-1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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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매일 350만 톤의 음식 쓰레기 배출로 연간 740억 손실
스타트업, 영업 종료 시점의 식당 음식 픽업 앱 개발로 음식 살려
인식 높은 소비자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사용으로 친환경 실천
미국 재활용 추적 시스템(Recycle Track Systems)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600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40%에 해당한다. 미국이 매립하는 전체 쓰레기의 22%가 음식물 쓰레기이며 단일 항목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해 발생하는 유독가스로 인한 환경오염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등이 문제로 조명되고 있다. 미 농림부(USDA)는 지난 2015년부터 2030년까지 매립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5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로 미 환경청과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 주정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월마트, AI 기술로 음식물 쓰레기 감축
미국 최대 유통 기업 월마트(Walmart)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전 세계 월마트 체인에서는 연간 35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며, 이로 인해 연간 740억 달러의 비용 손실이 생긴다고 알려진 바 있다. 월마트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첫 번째로 공급망 내 파트너사가 납품 일자를 맞추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제품이 너무 일찍 혹은 늦게 입고 될 경우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판매 시점을 놓쳐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폐기처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납품 일자는 월마트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많아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두 번째는 제품 생의 주기를 관리하는 프로그램 ‘에덴(Eden)’의 도입이다. 에덴은 월마트 공급망 내의 모든 단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식품의 질과 순환 속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선 식품 사진 100만 장 이상을 이용해 신선도 알고리즘을 만들어 상한 제품을 선별하고 신선 상품 순환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월마트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분석, 상품의 상태를 판단해 신선 상품의 가격을 인하거나 벤더에게 반송 여부를 판단해 직원이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월마트의 국제 테크 부서의 수석 디렉터 스와티 킬티(Swati Kirti)는 CNCB와의 인터뷰에서 “소속 직원이 제품 생애 주기 판단을 개인적인 경험과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보다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결정함으로써 적절한 시점에 빠른 결단으로 더 많은 상품이 폐기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해당 프로그램 적용을 통해 USDA의 목표처럼 2030년까지 월마트가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50%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해당 프로그램을 계절에 민감한 의류와 액세서리 카테고리에도 적용해 버려지는 패션 상품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월마트의 음식물 쓰레기 감축 목표>
[자료: Walmart]
요식 업계, 남은 음식 저렴하게 판매해 음식물 쓰레기는 줄여
레스토랑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목적에서 창업한 사업도 있다. 덴마크 사업가 메테 뤼케(mette lykke)가 개발한 투굿투고(Too good to go)는 식당에서 그날 판매하고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음식을 식당이 닫기 몇 시간 전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미국, 영국을 포함한 17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1만2995개의 매장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식당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매장에서는 당일 이후 상업성이 떨어져 버려질 위기에 놓인 식품을 패키지로 구성해 정상 메뉴 가격의 70% 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앱의 이용자는 2024년 5월 기준 780만 명으로 지금까지 110만 개의 판매 건수를 올려 폐기 위기에 놓인 음식물을 살렸다. 물가가 살인적인 뉴욕과 런던에서는 해당 앱을 사용해 1주일 살기 챌린지 등이 유행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메뉴나 상품은 고객이 고를 수 없으나 당일 판매하고 남거나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을 모두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적인 면에서는 풍성하다는 것이 대부분 사용자들의 평이다. 또한 이미 맛이 좋기로 유명한 식당이나 베이커리가 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음식의 질도 만족도가 높다. 투굿투고는 최근 AI를 이용해 식료품점의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영역을 넓혔다. AI 플랫폼 도입으로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선별할 때와 비교해 선별 속도를 높여 버려지는 식품의 양을 줄였다. 또한 투굿투고 앱은 이러한 제품들을 할인가에 판매할 지, 서프라이징 백(여러 가지 제품을 모은 패키지)을 구성해 판매할 지, 기부할 지를 제안해주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투굿투고 앱>
[자료: Too good to go App]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퇴비로 재활용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 규제가 별도로 없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주로 부엌 개수대에 연결된 분쇄기로 분쇄돼 하수를 통해 배출되거나 다른 일반 쓰레기들과 함께 배출된다. 그러나 최근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바꿔주는 음식물 처리기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주요 주거 형태가 주택임을 감안할 때 뒤뜰과 정원을 가꾸는 인구가 많아 음식물 처리기로 만들어진 퇴비는 활용도가 높다. 음식물 처리기 로미(Lomi)의 CEO 매튜 벌튜리(Matthew Bertulli)는 “로미는 부엌에서 나온 음식 찌꺼기는 물론 생분해 가능한 종이와 플라스틱을 퇴비화시켜 흙과 섞어 실내에서 화초를 가꾸거나 야외 정원을 꾸미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할 경우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발자국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최근 풍력, 태양열, 원자력 등 친환경 전기 발전이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의견이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로 배출할 경우 매립돼 썩는 과정에서 메탄가스와 같은 온실가스가 발생해 지구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매립 쓰레기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로미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는 더 이익이 된다는 것이 벌튜리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 유명 믹서기 브랜드 비타맥스(Vitamax)도 최근 음식물 처리기 에코 5(Eco 5)를 출시했다. 탄소 필터를 장착해 냄새를 잡았으며 5리터의 대용량 사이즈와 비교적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로미(좌)와 에코 5(우)>
[자료: Lomi, Vitamax 홈페이지]
미국 7개 주에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정책 시행
지난해 6월 8일 뉴욕 시의회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해 배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2주 후 뉴욕타임즈는 한국 정부의 음식물 처리 시스템과 서울 도봉구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며 음식물 처리 선진국인 한국이 실제로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보도했다. 뉴욕주의 퀸즈와 브루클린은 지난해 10월부터 음식물 분리배출이 실시됐으며, 시민이 시 당국에 요청 시 별도의 음식물 쓰레기통을 배부해 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면 수거해가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스태튼 아일랜드와 브롱크스 지역까지 확대했으며, 연내 맨해튼시까지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뉴욕을 포함한 7개의 주(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콜로라도)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된 법안을 발표해 시행 중이다. 버몬트주에서는 2020년 7월 1일 보편적 재활용법(Universal Recycling Law)이 발효돼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와 섞어서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개인적으로 저장했다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거나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가정, 식당, 건물 등 예외 없이 적용되며 음식물을 자체 발효해 퇴비로 사용 혹은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거나 아파트와 같은 다세대의 경우 전문 업체에 넘겨 처리하도록 했다. 버몬트주는 해당 법의 시행 후 주 전체의 음식 기부가 40% 가량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시사점
미국은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아, 쓰레기 배출에 대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 않다. 또한, 미국 대부분의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서 하수에 버리는 관습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음식물을 분리 배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논의를 펼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미국 사회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화가 30년 가까이 돼 우수한 기술을 갖춘 많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음식물을 처리하는 가정용 기계나 아파트 같은 대형 주거 형태에서 음식물을 수거해 처리하는 시스템은 미국에서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물을 분리 배출하는 주가 늘어날수록 관계 부처와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철물 및 가드닝 유통체인에 근무 중인 A 씨는 “아직은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 자체가 작고 아직 점유율을 장악했다고 말할 수 있는 절대 강자가 없는 블루오션인 만큼 우수한 기술을 갖춘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가드닝이 잘된 집을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버려지는 음식물을 이용해 퇴비를 만들어 가드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홍보해 가드닝용품으로서 포지셔닝 하는 것도 수출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자료: CNBC, New York Times, Forbes, CNN, Recycle Track Systems, USDA, Vermont Government, UCLA Anderson, Walmart, Too good to go, Vitamax, Lomi,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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