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HVAC 시장

베트남은 다양한 산업 분야, 특히 전기·전자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중국 외 지역에 생산 거점을 추가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는 신규 공장 설립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산업용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냉난방공조)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주거용 HVAC 시장에서도 에어컨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베트남이 점차 더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2023년 최고 기온은 섭씨 44.2도에 달했다. 베트남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인 호찌민시는 올 2월부터 시작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온이 섭씨 38.5도까지 올라가는 등 베트남의 폭염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은 대기 오염도 심각하다. 대기질 모니터링 기관 아이큐에어(IQAir, 스위스)에 따르면 베트남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연중 여러 차례 1~6단계 중 4~6단계(높을수록 대기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AQI US 지수 151 이상)로 평가됐으며, 올 3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베트남은 산업용 부문과 가정용 부문에서 모두 HVAC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HVAC 산업이 유망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에어컨, 베트남 가정용 HVAC 시장 주도

<하노이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모습>

[자료: Voice of Vietnam]

베트남의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베트남의 가정용 HVAC 시장은 에어컨이 주도하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의 에어컨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1% 성장한 2023년부터 매년 7000만~8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2028년 베트남 에어컨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

(단위: US$ 백만)

주: 2024~2028년은 전망치(*)

[자료: Statista]

주변국과 비교할 경우 베트남의 에어컨 시장은 2024년에 8억8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 중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베트남 통계총국(GSO)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베트남에서 생산된 에어컨 수량은 약 61만 대이며, Statista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의 에어컨 판매량은 260만 대였다. 이를 종합해 보면 베트남 에어컨 시장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4년 아세안 상위 6개국의 에어컨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

(단위: US$ 백만)

[자료: Statista]

베트남 에어컨 시장에는 LG, 삼성 등 한국 기업뿐 아니라, 다이킨(Daikin, 일본), 파나소닉(Panasonic, 일본), 그리(Gree, 중국), 캐스퍼(Casper, 태국) 등 다른 해외 기업도 진출해 있다. 판매 가격은 기능 및 BTU(British Thermal Unit, 냉난방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또한, 대도시에 사는 베트남 소비자의 경우 대기 오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공기 정화, 항균, 습도 조절 등 부가 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다.

<2024년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정용 에어컨 사례>

(단위: US$)

주: 2024년 4월 22일 베트남중앙은행(SBV) 고시 환율 기준(1달러 = 24,272동),

가격은 판매처와 판매 시기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음

[자료: Media Mart, KOTRA 하노이 무역관 종합]

최근 산업용 부문 HVAC 시장의 키워드는 에너지 절감 및 공기 정화

현재 베트남에 산업용 HVAC 장비를 공급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LG, 삼성, 파나소닉, 다이킨, 미쓰비시(Mitsubishi, 일본), 하이얼(Haier, 중국) 등 아시아 기업과 존슨콘트롤즈(Johnson Controls, 아일랜드), 캐리어(Carrier, 미국) 등이 있다. 최근 베트남의 여러 기업이 점차 탄소 저감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공급업체들은 친환경 및 에너지 절감 기술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옥상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HVAC 장비 설치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인 MM메가마켓(Mega Market)은 12개 센터에 옥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전체 전력 수요의 30%를 공급하고 있다.

<MM메가마켓 베트남의 옥상 태양광 패널>

[자료: MM Mega Market Vietnam]

한편 산업용 부문에 있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깨끗한 실내 공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베트남에서도 최근 산업용 HVAC 시스템은 최소 3개 이상의 필터층을 사용한다. 또한, 기존에는 반도체 등 주로 하이테크 제조 분야의 공장에서만 설치됐던 청정실(clean room)이 보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공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청정실 관련 HVAC 장비도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된다.

HVAC 관련 주요 규제 및 규정

2013년 7월 1일부터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에어컨은 에너지 라벨을 부착하고 있으며, 별이 많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에어컨은 별 4개 또는 5개 등급이며, 대다수의 인버터 에어컨은 별 5개 등급이다. 별 개수가 같은 두 제품을 비교할 때 소비자는 구체적인 에너지 효율 수치를 직접 살펴보고, 그중 수치가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전력공사(EVN)의 A 부국장은 “베트남에서는 전기 요금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 에어컨은 가정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가전제품으로서 평균적으로 전기 요금의 약 30~65%, 많게는 80%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에어컨 구매 시 해당 라벨을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파나소닉 에어컨의 에너지 라벨>

[자료: Media Mart]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대부분의 산업에서 평균적으로 전력 소모가 생산 비용의 약 9%를 차지한다. 이에 에너지 효율적인 HVAC 솔루션 채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건물의 에너지 효율에 관한 국가 기술 규준(QCVN 09:2017/BXD)’은 총바닥면적 2,500㎡인 건물의 HVAC 시스템에 대한 일련의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QCVN 09:2017/BXD의 주요 규정>

[자료: 건물의 에너지 효율에 관한 국가 기술 규준(National Technical Regulation on Energy Efficiency Buildings, QCVN 09:2017/BXD호)]

시사점 및 진출전략

베트남의 기후적,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산업용 및 가정용 HVAC 장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2023년 베트남 건설부 발표 기준 7.3%~7.5%로 추정되는 베트남 건설 산업의 성장세도 베트남의 HVAC 시장 성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가오는 5월 22~24일에 개최되는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와 유사한 전시회가 베트남에서도 올 9월 개최될 예정이니 베트남의 HVAC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은 두 전시회 참가를 통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제16회 베트남 냉난방공조 전시회(HVACR Vietnam 2024) 개요>

[자료: HVACR Vietnam]

작성자: Tang Thi Thanh Lam

자료: Voice of Vietnam, Statista, Media Mart, MM Mega Market Vietnam, QCVN 09:2017/BXD, HVACR Vietnam,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