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급증하는 러시아 – 인도 교역량, 2023년 76% 증가한 650억 달러 기록

 

러시아와 인도는 1947년 소-인 수교를 시작으로 2000년에는 양국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양국 간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러시아는 인도에 주로 자원과 에너지류를 수출하고, 인도는 러시아에 의약품, 알루미늄, 식품류를 수출하는 교역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러우 사태 이전까지 양 국의 교역액은 116억 달러 수준이었다.

 

다만, 러우 사태 이후 서방과의 교류가 크게 줄어든 러시아는 대체수출 시장과 새로운 교역 파트너를 찾아나섰는데, 그 중 한 곳이 인도로 꼽히고 있다. 2023년 러시아 – 인도 교역액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650억 달러를 기록하며, 러시아는 인도의4번째 교역국이 되었고, 인도는 러시아의 2번째 교역국이 되었다.

 

 

 

< 러시아의 대인도 교역 현황 >

(단위: 백만 달러)

	2021	2022	2023	증가율('22→'23)
수출	8,252	34,004	60,875	79.0%
수입	3,327	2,912	4,056	39.3%
교역액	11,579	36,916	64,931	75.9%
무역수지	4,925	31,092	56,819	82.7%

[ 자료: 인도 상공부(Ministry of Commerce and Industry of India) ]

 

인도 상공부에 따르면2023년 말까지 러시아의 대인도 수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610억 달러에 달했으며 러시아는 인도의 수입국 중 수입액 기준 2위를 차지했다. 한편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수입액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40억 달러로, 러시아는 인도의 수출국 중 수출액 기준 30위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대인도 수출이 급증하는데 반해, 대인도 수입의 증가폭은 비교적 미미한데, 러 전문가들은 이를 러시아의 주요 수입품인 자동차 · 스마트폰 · 기계류 등에서 인도산의 제품 경쟁력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한, 현재 지정학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인도에서 파키스탄 및 아프가니스탄을 통해 러시아로 향하는 육로 운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도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육로 교역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러시아는 인도 뭄바이에서 출발하여 해상으로 이란까지 운송 후,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러시아로 북상하는 항로인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을 2028년까지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동 운송로를 통하면 인도 뭄바이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기존의 운송 기간에서 10일 단축된 30~45일 안에 화물 운송이 가능해진다. 러 전문가들은 유럽으로 향하는 운송로가 막히고 홍해 리스크와 같은 대외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동 운송로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 러시아는 원유와 에너지류를 인도에 수출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수출 주요품목>

(단위: 백만 달러, %)

[ 자료: Global Trade Atlas ]

 

원유

 

러시아의 대인도 수출품목 압도적 1위는 원유이다. 서방사회의 대러시아 제재(유가 상한제, 러시아 선박 · 금융 기업 제재 등)로 인해 원유 대체 수출처를 찾아야 하는 러시아로서는 우방국이자 원유 수요가 높은 인도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2년 1~11월 러시아의 해상 ‘우랄유’ 수출량은750만 톤 이었으며, 그 중 40%가 인도로 향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3년 러시아의 전체 원유 수출량 중 28%(7천만 톤)이 인도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3.12월 이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가 강화되며, ‘24년에는 일부 인도 에너지사들이 원유 수입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가령 인도의 에너지 기업 ‘Reliance’는 2024년 2월 미국의 대러 제재 목록에 추가된 러시아 최대 해운사 ‘Sovcomflot’의 유조선을 통한 석유 수입을 거부하기도 했다.‘Reliance’사 외 다른 인도 정유사들도 ‘Sovcomflot’의 유조선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며 이와 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대인도 원유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NG

 

한편, 러시아의 대인도 LNG 수출량은 아직 적은 수준이다. 2022년 러시아의 대인도 LNG 수출량은 29만 톤으로 인도 LNG 시장에서의 점유율은2%에 그쳤다. 다만, 2023년 러시아의 LNG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전년 대비 5.4% 증가), 러시아는 인도에 전년대비 48% 증가한 43만 톤의 LNG를 수출하기도 하였다.

 

석탄

 

2023년 1~9월까지 러시아의 대인도 석탄 수출량은 2,130만 톤에 달했다. 여기에는 점결탄(제철용)도 포함되어 있는데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러시아의 대인도 점결탄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430만 톤에 달했다.

2023년 호주 산업과학자원부는10월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인도는 아직까지 중요한 발전용 석탄 시장이며, 인도 인구의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석탄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현상들이 인도의 발전용 석탄 수입량 증가를 지속시킬 것이라 예상하였다.

 

비료

 

2023년 인도는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산 비료를 2번째로 많이 수입한 국가이다. 2023년 3대 러시아산 비료 수입국(브라질, 인도, 미국)의 수입량은 러시아산 비료 수출 총량의 60%에 해당하는 1,850만 톤에 달하며, 그 중 인도의 수입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480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철강 수출량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69만 톤으로 수출액은 34% 증가해 4억 2,900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며, 2023년 1~11월 러시아의 대인도 농산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0억 달러였다.

 

3. 러시아는 의약품과 식품류를 인도로부터 수입

 

<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수입 주요품목 >

(단위: 백만 달러, %)

[ 자료: Global Trade Atlas ]

 

러시아의 대인도 수입액도 만만치 않은 증가추세에 있는데,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수입액은 전년대비 39% 증가한 4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주요 수입품은 의약품과 스마트폰 그리고 식품류로서, 특히 의약품의 경우 기존 대러시아 수출 1위였던 독일을 제치고 인도가 대러시아 의약품 수출국 1위에 자리매김하였다.

 

2023년 러시아의 대인도 의약품 수입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2억 9,390만 패키지로, 인도는 주로 제네릭 약품(복제약)을 수출하고 있다. 서방의 대러시아 의약품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값싸고 물류 및 결제가 비교적 용이한 인도산 의약품이 인기를 얻고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의 대인도 스마트폰 수입액도 전년대비 16배 증가하여 9,7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하였으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철수한 러시아 시장에서 인도산 자동차의 진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Tata Motors’ 등 인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러시아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저렴한 모델을 앞세워 러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4. 시사점

 

러우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면하기 위한 러시아는 우호국과 EAEU(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5개국으로 이루어진 관세 / 인증 동맹)와의 교역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우호국 중에서도 특히, 중국, 인도, 튀르키예와의 교역증가가 눈에 띄는데 이들과의 교역은 러우 사태 이전(2021년) 대비 각각 63%, 461%, 63% 증가하였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주요 수출 품목인 원유, 석탄 등 에너지류의 수출 대체시장을 찾은 한편, 자동차, 휴대폰, 의약품 등 제재와 더불어 여러가지 이유로 대러시아 공급이 중단된 상품의 대체 공급처를 찾게 된 것이다. 러우 사태가 장기화되는 속에 두 나라의 협력은 더욱 더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값싸게 수입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게 인도는 러시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 자료: 인도 상공부, 러 관세청, Global Trade Atlas, 한국무역협회,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