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Beauty)와 그루밍(Grooming)은 세대와 성별을 불문한 필수 요소가 됐다. 미국 내 남성 그루밍 시장의 견고한 성장은 남녀노소를 불문, 모든 이들의 외모와 피부 관리가 중요해진 현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 면도와 샴푸에 국한되지 않는 남성용 제품군의 확장은,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와 피부 관리에 얼마나 심층적인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를 입증한다. 또한 그루밍은 단순한 청결 관리를 넘어, 개인의 자신감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남성 그루밍(Grooming)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남성 계층의 확산이 남성 그루밍(Grooming) 제품에 대한 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메트로섹슈얼'이란 도시적인 생활 방식과 자신의 외모 및 스타일에 신경 쓰는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주로 도시에 거주하며 자신의 외모 관리와 개인 스타일에 상당한 관심과 투자를 하는 남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패션과 뷰티 제품, 헤어 케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루밍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남성 그루밍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남성 그루밍 제품 시장이 2022년에 2026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8.0%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시장의 성장률도 같은 기간 동안 8.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민텔(Mintel)은 남성 소비자의 관심이 실용성에서 관리 측면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미국 남성의 3분의 2 이상이 일상적인 청결 관리를 넘어서 개인용 뷰티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18~24세 남성 중 거의 절반은 그루밍 루틴을 얼굴 화장까지 확장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 그루밍 시장은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뷰티 트렌드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뷰티 및 생활용품 유통 기업, B Life Brands의 채홍원 대표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남성 그루밍 시장의 최근 동향을 관찰해보면, 대형 브랜드의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많은 인디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이러한 브랜드들은 남성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부 타입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며, 이는 남성 그루밍 제품의 선택 폭을 넓히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성 그루밍 제품도 에코 뷰티 시대

최근 뷰티 및 퍼스널 케어(Beauty and Personal Care, BPC) 시장은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을 핵심 가치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남성용 그루밍 제품 시장도 적극적으로 편승하고 있다. 제품의 성분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민텔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친환경, 비건, 프리 프롬(Free-from) 등 클린 뷰티를 전면에 내세운 남성용 그루밍 제품의 출시가 5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에코 뷰티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클린 뷰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B Life Brands 대표이사는 "최근 남성 소비자들이 단순한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 환경친화적인 요소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제품의 성분과 품질은 기본이며, 포장재까지도 재활용 가능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소재 사용이 필수이다"고 강조했다.

<남성 그루밍(Grooming) 주요 제품 동향>

[자료: 각 사 홈페이지]

수염 관리와 화장품 수요 증가

미국 남성 그루밍 시장은 ‘스킨케어’와 ‘수염 관리’라는 두 주요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스킨케어 시장은 2022년 1435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186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시장은 약 2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러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미국 남성들은 스킨케어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고 있으며, 민감성, 홍조, 주름 등 특정 피부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56%)이 파운데이션, 컨실러, BB크림과 같은 피부 결점 보완을 위한 화장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또한, 스태티스타(Statista)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18~34세 연령대의 이성애자 남성 중 약 68%, 그리고 51세 이상 남성의 약 62%가 현재 피부를 관리하기 위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이성애자 남성의 연령별 스킨케어 관련 화장품 사용 동향(2022년)>

[자료: Statista]

수염 관리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염 관리 제품 시장은 2022년 274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7.2% 성장해 4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염 관리 제품군의 확장은 면도기 및 면도 크림을 넘어서 밤, 오일, 왁스, 전용 빗, 트리머(Trimmer)까지 포함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수염 관리 제품 시장 동향 및 전망>

[자료: Research and Markets]

전통적으로 수염은 미국 남성들의 개성, 스타일, 그리고 자신감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최근에는 스킨케어 제품 시장의 성장이 남성들의 셀프 케어 루틴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고 있다. 남성들도 외모를 개선하고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개인 맞춤형 고급 면도기, 프리미엄 수염 관리 제품, 맞춤형 노화 방지 제품 등 고급화된 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Z세대와 소셜 미디어, 남성 그루밍 시장의 새로운 동력

기존 세대의 남성들에게 클렌징과 보습을 넘어서는 제품 사용을 유도하는 일은 꽤 오랜 기간동안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Z세대 남성 그루밍 시장을 재해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틱톡(TikT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플랫폼들은 스킨케어와 미용에 관한 최신 트렌드를 신속하게 전달하며, 개인 맞춤형 스타일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Z세대들은 정보에 능동적으로 접근하며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를 가진다.

지난 4월, 뷰티 전문 매거진 코스메틱비즈니스(Cosmetic Business)는 남성들의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루틴을 장려하는 방법에 대해 남성 그루밍 업계가 수년간 직면했던 과제를 틱톡의 #GRWM(Get Ready With Me) 트렌드가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남성 크리에이터의 #GRWM 동영상이 832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남성 그루밍 콘텐츠의 성장은 남성들이 뷰티 제품에 더욱 친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틱톡의 뷰티 부문 브랜드 파트너십 매니저 케이티 포츠(Katie Potts)는 #menskincare(4억 6200만 회), #mensskincareroutine(2억 8000만 회)의 동영상 조회수가 전년 대비 389% 증가했다고 언급하며, 남성 뷰티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강조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들이 남성 그루밍 시장에서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사점

남성 그루밍 시장의 변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클린 뷰티, 지속 가능성, 맞춤형 솔루션 등 남성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혁신과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남성들 사이에서 전기면도기보다 수동면도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23년 미국의 전기 면도기 전체 수입액은 약 2억1901만 달러인 반면, 수동면도기의 수입액은 약 4억4661만 달러로, 2배 이상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남성들이 레트로적인 수염 관리 방식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며, 기업들이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면도기와 전기면도기 수입 동향>

(단위: US$ 백만, %)

주: HS코드 8212.10와 8510.10 기준, 각 년도 1월부터 11월까지의 수입액 비교

[자료: Global Trade Atlas 2024.1.25.,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B Life Brands의 대표이사는 “미국 시장에서 개인화되고 고급스러운 복고풍 스타일 면도기 및 남성용 바디 스크럽, 색조 화장품 등 다양한 남성용 그루밍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현재 한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현재 비교적 경쟁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확장과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인 제품 개발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효과적인 콘텐츠 마케팅과 Z세대 소비 경향 분석을 통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적절한 조정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전략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료: Grand View Research, Mintel, Bulldog Skincare, Fair Squared, Bambaw, OM4Men, John Masters, CNBC, Statista, Research and Markets, Cosmetic Business, Global Trade Atlas,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