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2023년 도시별 GDP에서 충칭의 GDP는 3조145억 위안으로 상하이, 베이징, 선전에 이어 중국 4위를 차지했다. 충칭은 중국 대외개방의 상징이자 ‘캔톤페어’가 열리는 남부의 대도시 광저우의 GDP를 2년 연속 넘어섰다. 중국 중서부 내륙에 위치한 충칭이 중국의 최대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칭의 제조업을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본다.

충칭시정부는 지난 2023년 6월 5일 ‘제조업 질적 발전 촉진 대회’를 개최하고 ‘33618’이라는 숫자로 대표되는 현대 제조업 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그린모빌리티 클러스터 건설, ▲전자산업을 차세대 전자정보제조업 클러스터로 고도화, ▲선진소재산업 클러스터를 새로운 버팀목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포함해 충칭을 중국의 주요 선진 제조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충칭 제조업 질적 발전을 위한 ‘33618’ 프로젝트>

[자료: 충칭시정부]

2023년 충칭 3대 선도산업은 안정적으로 발전했다. 2023년 충칭의 제조업은 전년대비 6.4% 성장했다. 스마트그린모빌리티를 포함한 자동차산업 생산 부가가치는 9.3% 증가했다. 그중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30.3% 증가해 50만 대를 넘어섰다. 전자산업 부가가치는 0.8%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유지됐던 하락세에서 회복했다. 소재산업은 전년대비 10.3% 성장했다.

스마트그린모빌리티 클러스터

모빌리티 산업은 3대 선도산업 중 규모도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성장세, 향후 발전 가능성, 연관 산업으로의 영향력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볼 수 있다.

2009년 충칭의 자동차 생산량은 처음으로 100만 대를 돌파하며 전국 3위를 기록했고 2011~2012년에는 상하이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2015년 충칭 자동차 생산량은 260만 9300대로 상하이, 광둥성을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충칭의 자동차 산업은 정체됐고 특히 2018년 스즈키가 충칭에서 철수한 이후 충칭의 자동차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해 200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2019년 충칭 자동차 생산량은 138만 3000대까지 추락했다.

<충칭시 자동차 생산량 추이>

(단위: 만 대)

[자료: Smart China Expo 공식 홈페이지]

충칭 자동차 산업을 회복하기 위해 충칭시정부는 다양한 자동차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2022년 한 해만도 충칭시에서 발표한 신에너지차 관련 정책은 총 34개 조에 달한다.

<2014~2022년 충칭시 신에너지차 산업 관련 정책 발표 수량 추이>

(단위: 조(條))

[자료: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2023년 충칭시는 '33618' 현대 제조업 클러스터 시스템 정책을 내놓으며 스마트그린모빌리티를 1조 위안급 선도 산업으로 지정했다. 또한 《충칭 스마트그린모빌리티 부품산업 클러스터 고도화 프로젝트 행동방안》, 《충칭시 사물인식 AI 산업 질적 발전 행동계획(2023~2025년)》 등을 통해 스마트그린모빌리티 산업의 질적 발전을 유도했다.

현재 충칭의 완성차 기업은 총 21개며, 부품 기업은 1000개 이상이다. 그중 창안(长安), 창청(长城), 지리(吉利), 포드(福特), 리샹(理想), 세레스(赛力斯)가 6대 완성차 기업이다.(2023년 8월 기준)

<충칭 6대 완성차 기업>

[자료: 각 사 홈페이지]

특히, 창안과 세레스로 대표되는 충칭산 신에너지차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창안자동차는 2023년 11월까지 신에너지차를 전년 동기 대비 83.5% 증가한 41만 대 생산했다. 세레스 역시 2023년 11월까지 신에너지차 12만4898대를 생산했다.

<2023년 1~10월 중국 자동차 생산량 Top 10 성시>

(단위: 만 대, %)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

충칭시통계국과 충칭발표(重庆发布)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충칭시 신에너지차 생산량 연평균 증가 속도는 97.5%였다. 2022년 생산량은 36만5000대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2023년 충칭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37% 증가해 총 50만 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2022년 충칭 신에너지차 생산량>

(단위: 만 대)

[자료: 충칭시통계국, 상유신문(上游新闻)]

충칭시 경제정보화위원회 투싱융(涂兴永) 부주임에 따르면, 충칭시는 기존의 스마트그린모빌리티 산업을 기초로 배터리, 전기기계, 전기제어, 차량용 반도체, 차량용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스마트제어 등 관련 핵심 기업을 대거 유치해 중국 최고 수준의 응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중국 내에서 가장 완전한 스마트그린모빌리티 부품산업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차세대 전자정보제조 클러스터

전자정보제조업은 충칭 제조업의 또 다른 한 축이다. 2022년 기준, 충칭은 9년 연속 글로벌 최대 노트북 생산 클러스터다. 매 초마다 컴퓨터 2.8대를 생산해 전 세계 노트북의 30% 이상이 충칭에서 생산됐다.

2022년 충칭 전자정보제조업의 생산규모는 7000억 위안을 돌파했고 최근 5년간 평균 10.3% 성장률을 보였다. 충칭시는 스마트 단말기, 신형 디스플레이, 파워반도체 및 집적회로를 3대 핵심 산업으로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 AI 및 로봇, 서비스기기, 스마트가구, 센서 및 계측기를 5대 고성장 산업, 위성인터넷과 메타버스를 2대 미래산업으로 하는 차세대 전자정보제조 생태계를 구성했다.

3대 핵심 산업 중 하나인 집적회로 분야에서 충칭은 80여 개 집적회로 기업이 집중해 있으며 CR마이크로, SK하이닉스, CETC, CUMEC,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중점 기업이다.

<충칭시 집적회로 산업 중점 기업>

[자료: 각 사 홈페이지]

2022년 충칭의 신형 디스프레이 산업 생산액은 755억 위안에 달했다. '2023년 글로벌제조업대회‧신형디스플레이산업대회'에서 CCID(赛迪顾问)은 《2023년 신형 디스플레이 10대 도시 및 경쟁력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충칭은 7위를 차지했다.

<2023년 신형 디스플레이 Top 10 도시>

[자료: CCID(赛迪顾问)]

2023년 11월 13일 충칭시경제정보화위원회가 발표한 《충칭시 차세대 전자정보제조업 클러스터 질적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2023~2027년)》 자료에 따르면, 2027년까지 차세대 전자정보제조업 영업수입이 1조 위안을 돌파하도록 할 계획이다. 노트북과 휴대폰 분야를 더욱 단단한 기초로 삼고 신형 디스플레이, 파워반도체 및 집적회로,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 센서 및 측량기, AI 및 로봇, 서비스기기, 스마트가구 등 중점 분야의 산업규모를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선진소재 클러스터

ASKCI가 발표한 《2022~2027년 중국 선진소재산업 시장전망 및 투자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선진소재산업의 총 생산액은 약 6조8000억 위안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6%에 달했다. 2023년 1~9월 생산액은 5조 위안을 돌파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 ASKCI 분석가들은 중국의 선진소재 시장 규모가 2023년 7조9000억 위안, 2024년 9조1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2024년 중국 선진소재산업 생산 규모 추이>

(단위: 조 위안)

[자료: 중상정보망(中商情报网)]

쳰잔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충칭시 신소재 산업의 생산액은 925억1500만 위안에 불과했으나 2021년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2020-2021년 충칭시 신소재 산업 생산 규모 추이>

(단위: 억 위안)

[자료: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보도에 따르면 충칭 창서우구(长寿区)와 푸링구(涪陵区)를 중심으로 시노펙촨웨이화학(中石化川维), 화펑그룹(华峰), 충칭젠펑공업(重庆建峰), 윈톈화그룹(云天化), 바스프(BASF), 시난알루미늄(西南铝业), 충칭궈지복합소재(重庆国际复合材料) 및 기타 200개 이상의 선진소재산업 밸류 체인 기업이 모여 있다. 이 지역에는 선진 철강재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및 합성수지, 실리콘 기반 신소재 및 관련 세분화 영역, 천연가스 유리섬유 등 분야에서 30여 개 이상 중국 내외의 기술 선도기업이 진입했다. 2022년 선진소재산업 부가가치는 2000억 위안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화펑그룹은 2010년 충칭에 정착한 이후 화펑화학(华峰化工), 화펑스판덱스(华峰氨纶)를 포함해 현대 신소재 산업 프로젝트 9개를 건설했다. 아디핀산, 폴리우레탄 원액, 극세사 소재, 폴리우리탄 수지의 4대 단일제품 생산량은 세계 1위이며 아디니트릴을 포함한 6개 제품의 생산량은 중국 1위를 차지한다.

<충칭 화펑 신소재 산업단지>

[자료: 충칭시푸링정부]

2014~2022년까지 충칭시는 지속적으로 여러가지 행동방안을 발표해 다양한 산업에서 신소재 산업이 응용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33618 현대 제조업 클러스터 발전 방향에 따라 2023년 11월 충칭시는 《충칭시 선진소재 산업 클러스터 질적 발전 행동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1조 위안 규모의 선진소재 산업 클러스터를 건설하고 '4+4+N'의 현대 선진소재 산업 체계를 중점 발전시킨다고 강조했다.

<4+4+N 현대 선진소재 산업 체계>

[자료: 충칭시정부]

충칭에는 현재 주요 신소재 산업단지가 총 4개 조성돼 있다.

<충칭 4대 신소재 산업단지>

[자료: KOTRA 정리]

쳰잔산업연구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충칭 신소재 산업 신규 등록 기업 수량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1월 10일 기준 충칭의 신소재 산업 관련 기업 수는 2만 개사를 넘어섰고 2021년 신규 등록기업 수가 5810개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충칭의 신소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4~2022년 충칭 선진소재 산업 관련 신규 기업 등록 수>

(단위: 개사)

[자료: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충칭시 ‘14‧5’(14차 5개년 계획, 2021-2025년) 기간 신소재 산업 발전계획을 근거로 볼 때, 충칭시는 특성화 신소재와 첨단 신소재 두 분야를 중심으로 신소재산업을 육성 중이다. 경합금, 특수강, 정제 동제품, 고성능섬유 및 관련 소재, 첨단 합성소재 기업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시사점

충칭은 서부 내륙을 대표하는 공업도시다. 전통적인 충칭의 3대 지주산업은 기계공업, 화학공업, 야금공업이었다. 충칭시는 적극적으로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포드(자동차), HP(전자통신) 등 글로벌 기업 유치를 통해 충칭 제조업을 고도화시켰다. 현재는 자동차, 전자통신, 소재산업이 충칭 3대 지주산업이 됐다. 충칭은 이 3대 지주산업 기초로 첨단기술을 더해 다시 한 번 충칭의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충칭의 제조업 고도화는 우리 기업에도 시장진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충칭은 오랜 기간 중국의 서부지역 제조 거점 역할을 하며 제조업 기반과 전후방 산업체인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자동차, 노트북, 가전제품, 스마트 단말기 등 주요 품목의 제조 분야에서의 협력 수요가 있다. 충칭시는 33618 프로젝트 등 정책적으로 제조업 발전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현지 기업과 접촉하고 소통을 통해 관련 분야의 역학 관계와 산업 생태계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충칭시 제조업의 변화에 따른 수요와 추세에 맞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료: 중국국가통계국, 충칭시정부, 충칭시통계국, 상유신문(上游新闻), 쳰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CCID(赛迪顾问),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Smart China Expo 공식 홈페이지, 중상정보망(中商情报网) 등 KOTRA 충칭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