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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선, 변화를 갈망한 국민들은 극우 후보 선택
- 경제·무역
-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김주희
- 2023-11-24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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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당선자, 아르헨티나 경제 회생의 구원투수로 등판
대선 결과
2023년 11월 19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극우파 자유전진연합(La Libertad Avanza) 밀레이(Milei) 후보가 조국을 위한 단결(Union por la Patria, 집권여당) 마사(Massa) 후보를 꺾고 제55대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밀레이 후보가 55.69%, 마사 후보가 44.30%의 득표율을 보이며 비교적 큰 표 차이로 밀레이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 지역별 대선 투표 결과>
[자료: 아르헨티나 선거위원회(Direcccion Nacional Electoral), 2023.11.21.]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국가적 경제위기 국면'이 당선에 도움이 됐다. 연간 인플레이션 143%, 빈곤층이 40%를 넘는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 국면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하락'이다. 밀레이 후보는 마사 후보에 비해 ‘정치인’이라는 느낌이 덜 든다는 의견이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반페론주의 중도우파*의 지원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 대선 3위 후보였던 파트리시아 불리치와(Patricia Bullrich) 후보,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전대통령의 밀레이 후보 지지
자유주의자를 자처한 밀레이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이후 민간 부문의 손에 있어야 할 것은 민간 부분의 손에 있을 것이라는 말로 시장경제를 따를 것임을 밝혔으며, 아르헨티나 주가지수(MERVAL)는 약 21% 상승세로 시작하며 밀레이 후보의 당선에 화답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 이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며 다가올 신정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대선 이틀 뒤인 11월 21일(11월 20일은 현지 공휴일) 달러화 대비 비공식환율인 블루 페소화 환율은 17일 대비 13.1% 상승(평가절하)한 1달러=1075페소, 증시(S&P MERVAL)는 23% 상승한 859,505.13포인트를 기록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국정운영 정책 방향
① 재정적자 축소
현재 아르헨티나의 재정적자는 79억7000만 달러로 GDP의 2.5%* 수준이다.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채무 재조정 협상 시 재정적자를 단계적으로 1.9% 수준까지 줄여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재정적자 축소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있어 관건이다. 밀레이 정부는 국가 공공지출 대규모 삭감, 적자 공기업 민영화, 국가 기능의 최적화 및 축소(정부 부처 18→8개로 축소) 등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정책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 EIU 자료에 따르면 5G 주파수 경매를 통해 8억7500만 달러(GDP의 0.14%)의 특별 수입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2023년 재정적자는 3% 수준에 달할 전망
② 노동 개혁
공공 지출을 축소하고 세제 개혁을 단행한 이후, 아르헨티나 노동 시스템을 개혁해 일종의 실업보험제도로 바꿀 예정이다. 이 개혁의 목표는 기존 노동시스템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800만 명의 아르헨티나 국민이 실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③ 환율 단일화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사용되는 달러 환율은 공식 환율, 블루(비공식) 환율, MEP, CCL 등 10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다양한 환율구조는 경제를 왜곡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밀레이 정부는 환율 단일화를 통해서 이를 바로잡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22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환율 단일화 조치는 1달러에 650페소 수준의 안정화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④ 자유무역 추구
밀레이 정부는 외환통제 자유화, 수출 관련 세금 철폐, 쿼터·할당량·허가 및 승인을 포함한 국제 무역에 대한 모든 제한 조치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자유무역을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가장 큰 현안인 재정적자 문제 해결 및 세제 개혁을 선행한 뒤, 무역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⑤ 민간투자 촉진
세제 개편(경제 기능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현행 세금의 약 90% 삭감), 에너지 개혁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할 예정이다. 밀레이 정부의 입장은 현재 아르헨티나의 법적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투자하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친투자적인 방향으로 법안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광업, 탄화수소, 재생에너지, 임업 등에 중점을 둔 투자 체제를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⑥ 대외정책
미국과의 관계 강화 및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이 당선인은 12월 10일 취임 전 미국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 방문을 통해서 경제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반공산주의를 기치로 삼고 있는 밀레이 당선인은 중국과의 교역 중단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아르헨티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광산업 분야 등 중국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교역을 중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밀레이 당선인은 남미공동시장(MERCOSUR)에 대해 "경쟁을 원하지 않는 기업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관세동맹"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선거 캠페인 기간 중 남미공동시장 탈퇴까지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디아나 몬디노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남미공동시장이 재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 회원 탈퇴 등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이 정부의 경제개혁 과제>
1) 비생산적인 국가 비용 제거
2) 국가 기능의 최적화 및 축소
3)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4) 적자 공기업 민영화
5) 민간투자 촉진
6) 지역, 주, 국가 간 상품 이동 및 거래, 신규 투자 시행 및 기존 투자 강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교통 옵션을 상호 연결하는 국도 네트워크 확장
7) 국가 요점 지역 항구 및 공항 건설, 기존 항구 및 공항 개선
8) 민간 투자를 통해 지역, 주, 자치시 간 상품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고속도로·국도·도로 개선
9) 국가가 사용 대가로 지불하는 부동산 임대 계약 검토 및 국가 소유의 비생산적인 유휴 부동산으로 대체 관리
10) 무역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내 전역에 걸쳐 제품 거래를 촉진하는 활동 수행을 위한 민간 투자 장려
11) 경제정책 3단계 진입 시 중앙은행 폐쇄
12) 시민들이 통화 시스템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통화 경쟁력 확보 또는 경제의 달러화
13) 모든 외환 통제에 대한 즉각적인 자유화
14) 수출에 대한 원천징수 및 수입세 철폐
15) 환율 단일화
16) 국내 전역에 걸쳐 시간, 현행화, 통화 등의 조건에 대해 당사자 간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임대법 처리 촉진
[자료: Plataforma Electoral Nacional, BAE Negocios 2023.11.22.]
연방의회 구성 변화
현재 아르헨티나의 연방의회는 양원제로 상원 총 72석, 하원 총 257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12월 10일부로 상원 24석, 하원 130석이 교체되면서 정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유전진연합이 상하 양원 진출을 확대하면서 결과적으로 연방의회에서 조국을 위한 단결과 변화를 위한 연합(Juntos por el Cambio, 중도우파 야당)의 의석수가 감소했다. 다만, 정권 창출에 성공한 자유전진연합의 의석수가 소수에 불과하고 어느 정당도 단독 법안 처리를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당 간의 합의가 향후 밀레이 정부의 가장 큰 도전과제로 판단된다. 특히, 밀레이 정부에서 추진할 개혁 모두를 행정명령으로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협상 능력을 발휘하여 상하 양원의 지지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정당별 상원 구성(2023.12.10. 기준)>
[자료: Chequeado, 2023.11.21.]
12월 10일, 조국을 위한 단결 당은 33석을 확보(+1석)해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정책 노선이 유사한 다른 당과 협의를 통해 정족수 도달을 위한 37석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변화를 위한 연합 당의 경우 총 21석을 확보(-6석)했으며, 집권 여당이 될 자유전진연합 당은 처음으로 7석을 확보했다.
<향후 정당별 하원 구성('23.12.10. 기준)>
[자료: chequeado(일간지)]
하원의 경우 12월 10일부로 '조국을 위한 단결' 당은 58석을 얻어 총 108석이 된다. '자유전진연합'은 35석을 얻어 총 38석, '변화를 위한 연합'은 94석이 됐다. 상원과는 달리 '자유전진연합'과 대선 과정에서 밀레이를 지지했던 '변화를 위한 연합'간 연대를 통해서 하원 과반수를 확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주요 언론 반응
BBC는 "미국 달러를 아르헨티나의 공식 통화로 도입하겠다는 등 밀레이의 발언이 많은 경제학자로부터 ‘금융 재앙’이 될 것이란 우려를 받았다”면서도 “연간 인플레이션이 140%를 넘고 국민 5명 가운데 2명이 빈곤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국민들이 기존 정치와 경제 재앙에 신물이 났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풀이했다.
CNN는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인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될 만큼 파격적인 반체제 선거운동을 펼친 끝에 지난 일요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아르헨티나를 우파의 나라로 탈바꿈시켰다.”고 언급했다.
Bloomberg는 “결선 투표의 승자인 밀레이 당선인은 12월 10일에 취임하여 거대한 과제를 이어받게 된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40% 이상이 빈곤층으로 살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150%에 육박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는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으며,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 자본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불안정한 통화 통제를 뒷받침할 자금이 사실상 바닥났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주요국 반응
① 미국
Reuters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밀레이 당선인 및 그의 정부와 함께 인권·민주주의 보호, 기후변화 대응, 중산층 투자 등 양국 국민에 이익이 되는 공동 우선순위에 대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밀레이의 승리 직후 자신의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라며 “나는 당신(밀레이)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쓰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② 중국
밀레이 당선에 마오(Mao Ning) 대변인은 아르헨티나와 중국 간의 관계 단절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 아닌 경고를 보냈다. 또한, 중국이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농산물 수출의 첫 번째 목적지임을 상기시키며 “아르헨티나와 협력해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킬 의향이 있다며 “양국 간의 경제적 상호보완성은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③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Luis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밀레이의 행운과 성공을 기원하지만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④ 콜롬비아
좌파 성향의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콜롬비아 대통령은 밀레이의 당선에 대해 “(오늘은) 남미의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 반응
아르헨티나 진출 한국 기업들은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경제를 지향할 것으로 보이는 밀레이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일부 기업들은 환율, 인플레이션 등 급변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정책 등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반면, 그간 주요 애로사항으로 작용했던 외환송금 규제, 복잡한 환율제도, 노동자에 유리한 노동법, 높은 세금 등의 문제가 해결되고 아르헨티나 경제가 안정되면 기업 운영이 원활해지고 사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2023년 대선에서 변화를 갈망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선택은 밀레이 당선인이었으며, 밀레이 당선인은 그간의 선거 캠페인과 공약을 통해서 제시한 파격적인 개혁 과제를 이행함으로써 국민들이 기대한 변화를 이뤄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와 고통 분담이 어느 선까지 가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밀레이 당선인이 정권을 창출했으나 의회 구성에서 극우파인 '자유전진연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12.2%(상원의원 9.7%, 하원의원 14.7%)로 작아 '변화를 위한 연합' 등과의 연대를 통해서 정책 이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가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아르헨티나는 재정적자 축소 및 경제성장을 위한 민간 투자유치 및 세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정책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적자 공기업 민영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민영화가 추진되면 외국기업들이 아르헨티나 공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이 정부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있으며 외환통제 등 각종 규제 철폐와 정부 개입 최소화를 경제 정책으로 제시함에 따라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진출 여건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밀레이 정부의 개혁 정책들은 단계적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고 취약한 아르헨티나의 경제 펀더멘털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료: 아르헨티나 선거위원회(Direccion Nacional Electoral), Plataforma Electoral Nacional, BAE Negocios, Chequeado 현지 일간지, BBC, CNN, Bloomberg, Reuters,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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