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은 중동 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나라로 꼽히나, 시리아, 이라크 등 접경국의 정세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방위산업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3년 9월에 개최된 인공지능 방어기술 및 사이버 보안전시회는 이와 같은 요르단 정부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약 50여개사가 출품하여 방위산업과 연계된 AI, 사이버 보안, 드론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요르단 국가 방위 동향

요르단은 마약과의 전쟁 중이다. 시리아에서 생산된 마약은 360km에 걸쳐 있는 요르단-시리아 국경을 넘어 아라비아 반도의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밀반입된다. 시리아에서 요르단으로 주로 유입되는 마약은 제조 비용이 저렴한 ‘캡타곤’(Captagon)으로 알려진 암페타민 성분의 마약인데, 마약 유통을 막기 위해 2023년 9월에 요르단과 사우디 양국은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물자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한 국경위원회(border committee) 구성에 합의하기도 했다.

요르단-시리아 접경 지역에서는 마약 밀수 조직원들과 요르단 군·경과의 총격전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2023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24명의 마약 수배범이 요르단 군에 체포되었는데, 요르단 유일의 항구인 아카바(Aqaba) 지역에서도 무기를 소지한 마약 밀수범이 연행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요르단 수도 암만(Amman)에 인접한 자르카(Zarqa), 발카(Balqa)주 및 시리와 국경을 맞댄 이르비드(Irbid), 람타(Ramtha) 주 등에서도 마약 밀수업자들이 체포되었다.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요르단 군은 시리아에서 건너온 9대의 드론을 격추했다. 시리아에서 출발한 드론에는 크리스탈 메타암페타민(crystal meth) 성분 마약이나 TNT 형태의 폭발물 등이 적재되어 있었다.

한편 요르단의 마약중독자 재활시설인 국립 중독자 재활 센터(National Centre for the Rehabilitation of Addicts)에는 병상이 꽉 차 있다. 현재 요르단 내 마약 중독 환자의 절반 이상이 크리스탈 메타암페타민 중독 환자인데, 2021년 이전에는 그 비율이 15%에 불과했다.

미국을 비롯한 요르단의 서방 동맹국들은 요르단-시리아 국경에 감시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등 마약 차단을 위한 요르단의 노력을 돕고 있다. 2022년 12월에 미국 정부가 승인한 미국 국방 예산 항목에는 ‘시리아의 마약 생산 및 밀매를 차단하기 위한 기관 간 전략’ 내용이 포함되었다. 전문가들은 요르단이 마약 밀수업자 소탕을 위한 보안 기술 및 자원 부문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요르단은 국경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위협에 대비하여 국방 예산의 규모를 해마다 늘려 가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2년 요르단 국방 예산은 약 4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치이다.

<2018~2022년 요르단 국방예산 지출 규모>

(단위: US$ 백만, %)

[자료: 요르단 중앙은행]

요르단 국방부는 드론의 개발과 그 활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중동 최초의 무인 항공 시스템(UAS), 카운터 무인항공시스템(C-UAS) 기술과 관련한 전자전(EW) 시험장이 요르단 공식 개장했고, 이에 앞서 2022년 5월에는 요르단 2대 통신기업인 Zain사가 요르단 드론 솔루션 기업 Sager사와 함께 드론 활용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동으로 요르단 드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2023년 3월에는 AIDTSEC 전시회 주관사인 SOFEX Jordan과 Sager사 간에 중동지역 드론 전시회인 ‘Levitate’ 개최를 위한 파트너십이 발표되기도 했다.

요르단은 기존 재래식 무기의 보강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022년 11월, 요르단 군비무기시스템(JAWS) 사는 미국 Colt's Manufacturing사와 요르단에서 권총과 소총 무기를 공동 생산하는데 합의했다. 또한 2023년 1월, 요르단 왕립 공군(RJAF)은 미국 정부와 Lockheed Martin사의 F-16 Block 70/72s 전투기 12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전시회 개요

<AIDTSEC 전시회 전경>

[자료: KOTRA 암만무역관]

전시회 특성

요르단 JODDB 산하 SOFEX Jordan에서 주최하는 AIDTSEC 전시회는 매 2년마다 개최되며 국방 기술 및 사이버 보안 분야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디지털 전환, 디지털 인프라, 빅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데이터 보호 및 인공지능 방어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번이 2회째인 AIDTSEC 2023에는 약 50개국으로부터 50개 이상의 출품기업, 3,000명 이상의 참석자, 70명의 연사, 50개의 스타트업 등이 참여했다.

첨단 방위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컨퍼런스도 열렸다. 특히 사이버 보안 및 암호화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해킹, 불법 복제, 전자범죄 수사와 관련해 논의한 ‘아미톤(Armython)’ 컨퍼런스가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이 밖에도 국방 기술, 사이버 보안 분야, 드론, 빅데이터 분석 등이 주요 어젠다로 다루어졌고, 아래 표의 주제들에 대하여 총 4번의 기조 연설, 6개의 패널 토론, 1개의 Conversation이 진행되었다.

<AIDTSEC 컨퍼런스 테마>

[자료: SOFEX JORDAN]

특히 행사 2일째에 열린 드론 컨퍼런스에 참가한 관계자들은 영공 관리와 적절한 법률 제정을 통해 요르단에서 '드론' 운영을 규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ODDB의 개발전략 책임자인 Ratib Al-Raghib는 요르단에서 드론이 군사 분야뿐 아니라 광고, 사진 촬영 등 다른 민간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민간과 공공 영역 간의 협업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드론 항공기 전문기업 Sager사의 CEO인 유세프 아무라(Yousef Amoura)는 드론을 통해 태양 에너지 농장 등에서 측량 및 데이터 제공 작업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이러한 드론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참가기업 및 기관 인터뷰

시사점

현재 요르단은 시리아 내 ISIS 세력 잔존 문제뿐만 아니라 요르단-시리아 국경에서 마약 밀수 조직과의 교전을 겪으면서 자국 안보 문제에 민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에서 지출되고 있는 국방비의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국방비는 전체 GDP의 8.4%를 차지했다. 이는 인구수 대비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 사우디 등에 이어 6위 수준이다. 즉, 요르단은 주변국 안보 문제와 마약 밀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국방력 증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 AIDTSEC 2023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이다.

국내 기업은 요르단 국방 관계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드론 등의 분야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2024년에 개최되는 요르단 최대 방산전시회인 SOFEX (2024년 하반기 예상) 참여, 또는 KOTRA 암만무역관을 활용한 사업파트너연결지원 및 화상상담지원 사업 등을 통해 현지 진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자료: 요르단 중앙은행, Sofex Jordan, 현지 언론보도 및 KOTRA 암만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