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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쿠바 탈출인구, 문제는 경제
  • 경제·무역
  • 쿠바
  • 아바나무역관 윤예찬
  • 2022-12-02
  • 출처 : KOTRA

1년간 전체 인구의 2%가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입국 시도

1958년 혁명 이후로 가장 많은 인구가 탈출, 젊은층 위주로 급격한 고령화 우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2022년 9월까지 1년간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 가려다 잡힌 쿠바인이 22만 908명이라 밝혔다. 쿠바 인구가 1100만 명 수준이니 인구의 2%가 1년 만에 쿠바를 떠난 셈인데, 이는 1959년 혁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날로 악화되는 경제위기로 인해 쿠바를 등지는 사람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탈출인구가 고학력, 기술보유 젊은층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인 경제성장 잠재력마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쿠바인들의 힘겨운 해외탈출 역사 및 이번 탈출급증의 원인과 향후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 본다.


1년 만에 폭증한 쿠바탈출 인구 뒤에는 니카라과와 멕시코의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

 

2021년 10월부터 1년에 걸쳐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밀입국 하려다 붙잡힌 쿠바인은 총 22만 4607명으로, 전 회계연도(2020.10~2021.9)의 3만 8674명에 비해 471%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이는 플로리다 해협을 통해 바다로 밀입국을 시도한 1만여 명을 제외한 숫자로, 멕시코, 과테말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숫자다. 1958년 쿠바혁명 이후로 미국으로의 탈출은 꾸준히 있어왔으나 이번 탈출물결은 규모와 성격면에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을 쿠바에 안기고 있다.


<연도별-국가별 미국-멕시코 국경 밀입국 적발 인원 변동>

[자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2021-2022년에 갑자기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인구가 늘어난 데에는 쿠바의 오랜 우방인 니카라과가 2021년 11월부터 쿠바 국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정책이 큰 몫을 담당했다. 더이상 위험한 플로리다 해협을 통해 조잡한 보트로 건너기 보다는, 합법적으로 니카라과로 입국한 뒤에 기존의 중미 불법 밀입국자망을 통해 멕시코 국경을 넘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 된 것이다. 심지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다 하더라도 1966년에 통과된 쿠바인 정착법(Cuban Adjustment Act)에 따라 미국 내에서 1년을 거주 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보통 공식심문절차를 포함한 각종 행정절차를 거치다 보면 1년이 지나가버리게 되어 98%의 불법이민자들이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게 되니 더욱 선호하는 경로가 되었다. 


<중미를 통과해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가는 주요 불법이민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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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orld Economic Forum]


일반적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건너다 잡히게 되면 "타이틀 42" 조항에 따라 멕시코로 추방당하게 된다. 타이틀 42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들을 강제추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연방 공중 보건법 조항으로, 지난 코로나 대응 긴급조치로 2020년 3월부터 적용됐다.       정책으로 꼽히는데, 바이든 정부는 멕시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은 그간 추방을 면제해왔다. 해당 국가들이 미국과 관계가 좋지 않거나 추방이 더 까다로워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머물 수 있게 해준 셈인데, 이 예외조항이 3개국의 불법이민자 수를 폭증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국가별 타이틀 42에 따른 추방비율>

[자료원: Washington Office on Latin America]


1년 만에 인구의 2%가 탈출함에 따라 쿠바 경제에 장기간에 걸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전망


혁명 이후 쿠바인들의 미국 탈출은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단기간에 크게 집중된 것은 이번이 4번째로, 기존의 탈출러시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 번째는 1959년 혁명 직후부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이르는 기간에 발생한 소위 황금망명(Golden Exile)으로, 대부분 기존 바티스타 정권의 유력인사 또는 혁명에 반대하는 중상층 이상의 계급 24만 8100명이 미국으로 망명했다. 두 번째는 1965년부터 1973년에 이르는 기간에 발생한 자유비행기(Freedom Flight)로, 260,6000명이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번째는 마리엘 보트리프트(Mariel Boatlift)로 아바나 서쪽 마리엘항에서 배를 타고 총 12만 5000명이 마이애미로 이주하였다. 마리엘 보트리프트 이후에는 소위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이 도입되어 미국 땅에 닿기 전에 바다에서 나포되는 소위 젖은 발(Wet Foot) 쿠바인에 대해서는 미국영주권을 제공하지 않게 됨에 따라 유카탄 반도로 먼저 이동해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소위 마른 발(Dry Foot) 이민이 늘어나게 된다. 


이번 인구탈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가족위주의 탈출과는 달리 77%가 개인별 탈출로, 대부분이 젊은층·고학력·고급인력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바가 2018년부터 이미 절대인구가 감소추세에 있으며, 향후 급격한 노령화가 예상돼 있어 이번 탈출 러시는 쿠바 경제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인구의 21%가 65세 이상이고 2030년에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와중에 1년 만에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에 달하는 고급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는 것은 노동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향후 대내외적 환경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주도해야 할 주 인구층이 유출됨에 따라 경제회복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붕괴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쿠바 향후 인구전망>

(자료: UN, World Population Prospect 2019)


전문가 의견


아바나 대학교 경제학부의 Omar Everleny 교수는 이번 탈출러시가 쿠바 경제에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며 "국가의 미래가 이번 탈출러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같은 대규모 탈출은 더 많은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대부분의 탈출인구가 젊은층, 기능인력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쿠바인들이 가까운 미래에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주 EU 쿠바 대사를 지낸 Carlos Alzugaray는 이번 위기를 1990년대 동구권이 붕괴된 이후에 진행된 특별시기(Periodo Especial)과 비교하며 "당시에는 Fidel Castro에 대한 쿠바 국민들의 신뢰가 아직 남아있을 때였고 이에 따라 쿠바 정부의 정책변경이 어느 정도 가능한 시기였으나 지금의 쿠바 정부는 그런 능력이 부재"하다며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또한 1980년대 쿠바경제의 상대적 안정기 이후에 찾아온 특별시기와는 달리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팬데믹의 여파로 쿠바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점도 탈출인구 폭증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 UN World Population Prospect, Washington Office in Latin America, OnCubaNews, Confidencial, Prensa Latina, El Pais 등 KOTRA 아바나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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