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포토닉스 기술

네덜란드 경제를 말할 때 첨단 기술 산업은 빠질 수 없는 분야이다. 여러 첨단기술 산업 중에서도 많은 제품을 현실화하는 핵심 기술이 되는 포토닉스는 기술이 네덜란드 첨단 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주요한 요인이다. 또한,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 선두 기업인 ASML사의 중심에도 이 포토닉스 기술이 있다. 대안 광원 기술에서부터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사회적 문제의 해결책에 이르기까지 포토닉스 기술은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네덜란드가 오늘날 포토닉스 산업에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역시 오랜 시간 조성되어 온 유리한 산업 환경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1690년 네덜란드 수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가 시작한 광학 기기 개발을 통해 쌓인 풍부한 경험과 파생된 기술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후 1891년 Philips, 1984년 ASML과 같은 네덜란드 글로벌 기업 설립의 바탕에도 포토닉스 기술이 바탕해 있다.  

<아인트호벤에 설립된 필립스 첫 공장>

[자료: sbiformaat.nl]

근래에 포토닉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되면서 네덜란드의 고용시장과 경제 발전에 있어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 포토닉스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은 2017년 기준 290여 개로 추정되며, 매출은 총 42억 유로를 기록했다. 가장 큰 매출은 ASML, Océ-Canon, Signify (Philips Lighting N.V.), Philips Healthcare 및 Prysmian Group(에너지 및 통신 분야 광섬유 케이블 및 시스템  제조 기업)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발생했다. 최근에서는 포토닉스 연구개발 분야에 많은 금액이 투자되고 있으며, 포토닉스 산업 매출의 10% 가량인 100억 유로가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토닉스 분야의 응용 연구 기관(TO2*)>

주*: TO2는 네덜란드 응용 연구 기관(MARIN, Deltares, TNO, NLR, WUR/DLO)의 연합

[자료: nationaleagendafotonica.nl]

네덜란드, 포토닉스 산업 육성을 국가 과제로 채택

네덜란드 정부도 이런 산업 기술 발전 동향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2017년 3월 경제부는 네덜란드 포토닉스 생태계의 현황을 포함한 국제적 성장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날 회의의 결론은 국가 의제에 집적이고 구체적으로 포토닉스 기술 육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포토닉스 산업 엑셀러레이터로 포톤델타(PhotonDelta)가 선정되었다.

PhotonDelta는 트벤테와 델프트 공학 대학교가 협력해 네덜란드 아이트호벤에서 시작된 재단이다. 산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에서 집적 포토닉스 제작 기술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재단의 주요 목표는 산업 생태계에서 포토닉스 칩 디자인부터 패키징 및 테스팅까지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후 발표된 2018년 국가 포토닉스 과제는 더 나은 국제적 브랜딩, 선도적인 혁신 프로그램 및 적합한 인재 교육과 같이 포토닉스 기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 지침을 담고 있다. 또한 산업 분야를 헬스케어, 제조,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에너지 및 환경, 농식품 등 6개의 클러스터로 나눠 각 클러스터별 포토닉스 분야의 성장 목표를 아래와 같이 두고 있다.

<클러스터별 포토닉스 기술 성장 목표>

[자료: National Photonics Agenda,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 편집]

네덜란드 집적 포토닉스에서 아이트호벤의 역할

아인트호벤은 30년 이상 국제적인 집적 포토닉스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아인트호벤의 집적 포토닉스 역사를 살펴보다 보면 ‘COBRA’라고도 알려진 대학 간의 통신기술 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연구 대학 공동체는 90년대 초반에 설립됐는데 당시 두각을 나타냈던 아인트호벤 공학 대학의 반도체 재료 및 통신 연구, 델프트 공학 대학의 광학 통합에 전문 지식과 트벤테 공학 대학의 포토닉스 네트워크 활동을 하나로 모아 만들어진 조직이다. COBRA를 통해 모인 연구자들 간의 활발한 지식교류와 연구 보조금이 오늘날의 아인트호벤을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

<포토닉스 연구 모습>

[자료: photondelta.com]

오늘날에는 PhotonDelta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 교육 기관, 정부 기관의 역할을 나누고 장점을 모아 산업 인프라를 강화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재단을 구성하는 주요 지식 기관과 회사들도 역시 아인트호벤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인트호벤 공학대학, COBRA, Nanolab@TUe, SMART Photonics, EFFECT Photonics 등이 있다. 특히, 아인트호벤이 포토닉스의 중심지역으로 알려진 데에는 아이트호벤 공학 대학의 역할도 큰 몫을 했다. 아인트호벤 공학 대학의 집적 포토닉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아인트호벤에서 시작한 필립스(Philips)가 글로벌 조명 기업으로 성공한 만큼 항상 포토닉스와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엔스헤데(Enschede)의 트벤테 공학 대학은 광자 시스템과 넓은 스펙트럼에서 작동하는 정밀한 레이저를 개발했고 델프트 공학 대학은 광학 재료, 시스템 및 센서와 관련된 선구적인 연구를 이어오고 있었지만 연구소 간 협력할 필요성을 공감한 것은 10년이 조금 넘은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포토닉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혁신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Horizon) 2020’의 6가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고 포토닉스는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 도미노처럼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 분야에서는 질병 무바늘 검사, 시각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 및 빠른 디엔에이 염기서열 결정법이 있고 병원균에 대한 식품 안전 테스트, 지구와 우주에서 환경 모니터링 등을 예시로 들었다. 광학 기반 기술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작고 더 경제적이고 더 빠르고 더 에너지 효율적인 장치를 만드는 열쇠라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포토닉스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시장 전망

네덜란드는 ‘글로벌 도전을 위한 네덜란드 포토닉스 솔루션’이라는 기치 아래 국가 브랜드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PhononicsNL(네덜란드 포토닉스 종사자 조합), PhotonDelta, DOC (Dutch Optics Centre; 네덜란드 광학 센터), 의료센터 등 협력 기관들은 포토닉스 기술의 개발과 동시에 이를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영역을 연결지어 주면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PhotonDelta가 네덜란드 포토닉스 분야 개발을 위해 11억 유로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투자금 중 4억7000만 유로는 국가 성장 기금에서 오고 나머지 6억3000만 유로는 다른 파트너가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6년 동안 네덜란드가 집적 포토닉스 분야의 세계 리더로서의 위치로 올라가기 위해 사용돼야 할 계획이라고 한다. 각국마다 고유의 기술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네덜란드의 포노닉스 기술 개발을 위한 민관학 간 긴밀한 협력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성지원 : 암스테르담무역관 Betul Bulut

자료: nationalefotonicaagenda.nl, tue.nl, dutchopticscentre.com, photonics.org, brainporteindhoven.com, innovationorigings.com, studio040.nl 등 KOTRA 암스테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