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주춤했던 베트남 향수 시장

베트남의 향수 시장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 및 중산층 확대로 인해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의 향수 판매 감소율은 약 20%로 2008년부터 꾸준했던 베트남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이에 대해 유로모니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베트남의 많은 도시가 봉쇄를 비롯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오프라인 사교 모임 대신 온라인 미팅,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향수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베트남 향수 시장 성장률 (2008-2026년)>

[자료: Euromonitor]

일상으로의 복귀에 따라 향수 시장 반등 예정

베트남의 코로나19가 완화됨에 따라 팬데믹 이전의 생활 방식으로 점차 돌아가고 있다. 직장으로의 복귀와 활발한 오프라인 사교 활동이 재개되면서 베트남 소비자들의 향수에 대한 관심은 다시금 지속적인 회복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으로 불안정한 국가 경제 속에서 베트남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잠재수요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은 향수를 베트남에 수출할 때 기존 18%의 고관세율에서 2021년 한-베 FTA로 인한 관세 인하로 5%의 관세로 수출이 가능해 한국 향수 제품의 베트남 시장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향수의 베트남 향수시장 진출 SWOT 분석>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베트남 소비자들의 럭셔리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프리미엄 향수 부문 매출 증대

세계은행은 1986년 도이머이(đổi mới) 개혁정책에 따라 베트남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2026년까지 인구의 26%가 중산층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향수에 대한 잠재수요는 베트남 경제가 더욱 발전함에 따라 높아진 생활 수준에 맞추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Nielsen Vietnam에 따르면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는 베트남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 보다는 기능, 실용성, 디자인, 구성 요소 또는 성분에 더 관심이 있어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향수에 대해 더 큰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 향수를 전문으로 유통하는 유통업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향수 선호로 인해 해외 브랜드 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 브랜드도 소비자의 수요에 맞추어 보다 더 정교하고 고급화된 향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트남 향수 시장 유형별 총 매출액 (2021년) 및 성장률>

(단위: 10억 VND, Current year: 2021)

[자료: Euromonitor]

베트남 향수 시장 경쟁 동향

<베트남 향수 시장 회사별 주요 브랜드 및 상품(2021)>

[자료: Euromonitor,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2021년 베트남 프리미엄 향수 시장 점유율 1위로 압도적인 선두 주자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Coty사의 포트폴리오에는 Burberry, Gucci 및 Calvin Klein과 같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들이 포함되어 있다. Coty사의 강점은 광범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그에 따르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에서 비롯되며 그들의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충성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Coty사는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광범위한 유통망과 포괄적인 현지 경험을 기반으로 베트남 현지 고객들을 타겟팅 하고 있다. Issey Miyake (Shiseido Cosmetics Vietnam)와 DKNY (Estée Lauder Vietnam)가 Coty사의 뒤를 이어 2021년 프리미엄 향수 시장을 주도했으며, 매스 향수 시장에서는 Miss Saigon (Saigon cosmetics corp)이 프리미엄 향수가 득세인 상황 속에서 시장 점유율 3위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베트남 향수 유통 채널

현재 베트남 향수 시장의 유통 현황은 오프라인 매장 기반 유통이 73.2%로 코로나19로 인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중 46.5%는 화장품 전문점에서, 24%는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고 매장 기반 판매 외에 전자상거래로 이루어지는 판매가 21.4% 그리고 5.4%는 직거래로 유통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매장 없이 판매되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유통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베트남 향수 유통채널 및 증감률(2016-2021)>

[자료: Euromonitor]

 - 베트남의 불법 향수 유통 및 제품 유형

  ① 불법 면세 향수 (Nước hoa xách tay)

면세 향수는 개인이 해외 면세점에서 직접 구매하여 항공, 육로 및 해상으로 베트남에 유통되는 향수다. 면세 향수는 일반 수하물로 수입되기 때문에 따로 관세를 지불하지 않아서 브랜드에 따라 매장에서 판매하는 향수보다 30~40%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정식 수입된 제품들보다 싼 가격에 매료되어 면세 향수를 구입하지만, 개인이 수입허가 없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수입하기 때문에 따로 통제가 없어 구매자는 가짜 향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② 불법 향수 소분 판매 (Nước hoa chiết)

[자료: Shopee, Suvy]

소분 향수는 제조사 브랜드에 따라 100ml, 150ml, 200ml 이상의 대형 향수병에서 5ml에서 20ml 정도의 용량으로 소분하여 판매되는 향수이다. 이러한 향수 유형은 구매자가 많은 용량의 향수를 구매하기 전에 저렴한 가격으로 향을 맡아보기 위한 용도로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소분 향수 특성상 포장 라벨이나 제품 일련번호로 정품 확인이 불가능하여 베트남의 일부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는 소분 향수라는 명목으로 1병에 몇천 원에 불과한 가짜 향수가 몇십 만 원대의 고급 향수로 둔갑하여 판매되고 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자상거래 붐, 향수 모조품 만연

코로나19로 인해 도시 봉쇄, 이동 제한과 같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Shopee, Lazada, 그리고 TIKI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이용률이 급증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L'Oréal 그리고 Estée Lauder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자 상거래를 통한 인지도 및 매출 증가를 위해 디지털 광고 운영에 투자했다. Miss Saigon과 같은 현지 브랜드들은 브랜드 웹사이트 및 페이스북 팬 페이지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중점으로 코로나19로 변화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이용률이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공식 판매 유통 경로와 달리 비공식 판매자들의 상품 통제가 어려워 위조상품 문제가 커졌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미스 사이공, 디올, 샤넬, 베르사체, 기타 브랜드 제품의 위조상품 수천 개가 경제 경찰에 의해 압수되었다. 베트남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불법 유통 및 위조 상품에 대한 거래를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향수는 신체 부위에 직접 뿌리는 화학 물질인 만큼 안전성에 매우 민감하다.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친 향수는 성분의 안전성에 대해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는 반면 불법으로 유통되는 가짜 향수는 알레르기, 가려움증, 발진, 피부 자극, 심지어 피부 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향수를 구매할 때 가짜 향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위조상품 대응 사례: 포엘리에(Foellie)

베트남 여성들을 겨냥한 중저가 이너퍼퓸 브랜드인 포엘리에는 동남아 시장의 'K-Beauty' 열풍으로 높아지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동남아 소비자들의 관심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뷰티 브랜드이다. 포엘리에는 베트남 현지에 브랜드를 정착시키기 위해 현지 유명 연예인 ‘흐엉지앙(Tran Thi Huong Giang)’을 통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비롯하여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중심으로 브랜드 홍보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는 쇼피(Shopee) 구매 리뷰가 6만 개가 넘는 등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로 베트남 시장에 한국 향수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포엘리에 또한 브랜드 인지도가 증가함에 따라 위조상품 유통 문제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포엘리에는 위조상품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위조상품 식별 방법을 안내하고 제품에 정품 인증 QR코드와 빛을 비추어 사진을 찍으면 색깔이 변하는 플래시 코드를 삽입하여 다른 위조 상품과 구별이 가능하도록 대처하고 있다.

<포엘리에 가짜 향수 구별법>

[자료: Foellie 홈페이지]

시사점

코로나19로 인해 베트남 향수 시장의 성장세 감소는 불가피했지만 2008년부터 꾸준히 성장해온 베트남 향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K-beauty’의 열풍에 힘입어 전자상거래 플랫폼, 소셜 미디어,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한국 향수 브랜드의 베트남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자 상거래 이용률 급증으로 인한 위조상품 유통 문제를 유념하고 사전에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KOTRA 호치민무역관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위해 해외지식재산센터 (IP-DESK)를 설치하여 국내기업의 지식 재산권 보호를 지원하고 있으니 관련 문의가 있다면 KOTRA 호치민 무역관 IP-DESK (연락처: +84-28-3822-3944(135), 이메일: hcmipdesk@gmail.com)로 문의하길 바란다.

작성자: 김덕엽

자료: Euromonitor, Facebook, Shopee, Suvy, 현지언론, 각 사 홈페이지, KOTRA 호치민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