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소고기 대신 치킨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치킨 부위 중에서도 저렴한 다리, 넓적다리 수요가 늘고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는 치킨의 주요 소비층으로, 새로운 맛을 시험하고 유기농을 선호하므로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이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으로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미국 육류 소비량 및 가격 동향

일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거나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은 사치품을 더 적게 산다. 예를 들면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소고기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고기 소비는 줄어들었다. 특히 2009년에서 2015년 소고기 가격이 연평균 7% 상승하자 1인당 소고기 소비는 11% 이상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소고기 소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가격은 20% 이상 올랐지만 소비도 1.4% 늘며 미국인들의 소고기 사랑을 증명했다. 2021년 미국인 1인당 연간 소고기 소비량은 2015년 대비 8.6% 증가한 58.6파운드(26.6킬로그램)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에는 미국의 수출량 증가, 미국 내 공급 증가,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고기 소비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연도별 1인당 소고기 소비량 및 가격>

[자료: USDA, Co Bank(2022.4.)]

이에 반해 치킨 수요는 가격이 상승하는데도 크게 증가 중이다.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치킨의 경우 가격 영향보다는 소고기를 대체하는 수요 증가로 인해 수요와 가격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치킨 소비와 가격은 2015년 대비 모두 8.2%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2022년과 2023년 치킨 소비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연도별 1인당 치킨 소비량 및 가격>

[자료: USDA, Co Bank(2022.4.)]

소고기를 치킨으로 대체하는 경향

구인난과 함께 미국 임금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폭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 중이다. 4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구매 습관을 바꾸고 있다. 주요 식료품 판매업체인 크로거(Kroger)는 구매 여력이 제한된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물건을 덜 사고 브랜드 제품 대신에 저렴한 PB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월마트(Walmart) 등에 PB 제품을 제조·납품하는 트리하우스 푸드(Treehouse Food)도 고물가로 압박을 받는 소비자들에게 PB 상품이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은 비싼 스테이크나 햄을 사는 대신에 비교적 저렴한 치킨을 선택하고 있다. 육류 가공 대기업인 타이슨(Tyson)은 치킨 수요가 매우 강한 반면에 높은 가격대의 소고기 수요는 다소 약화됐다고 밝혔다. 육류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을 찾고 있기 때문에 회사는 새로운 저가 옵션을 출시하고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대용량 포장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치킨 부위는 가슴살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IRI에 따르면 치킨 판매 중 57.6%를 차지하는 닭가슴살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4.9% 감소한 반면에 많은 소비자가 더 저렴한 선택을 함에 따라 닭다리, 넓적다리 판매량은 각각 1.5%, 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식료품 소매업체들은 넓적다리, 간 치킨과 같이 다양한 선택지와 함께 더 저렴한 대용량 포장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비용을 절약하고 저장이 용이한 대용량 포장에 대한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맛을 시험하고, 유기농 선호 

상품 판매에 있어서 적정한 가격은 필수 요건인데, 시장연구기관인 IRI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혁신적인 맛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애틀 지역 식료품 체인인 PCC 커뮤니티 마켓은 지난 3년간 양념 닭가슴살, 닭꼬치, 닭날개 등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보였는데, 특히 그리스식 양념 닭꼬치, 레몬마늘 닭꼬치 등 특별한 맛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평균 미국 가정보다 치킨을 20% 이상 더 구입하고 있다. 또한 닭다리, 넓적다리 구매를 하는 경향이 높고 소고기 등 다른 단백질 구매 경향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따라서 향후 10년 내 베이비부머의 구매력을 초과하게 될 밀레니얼 세대의 치킨 선호 경향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다른 단백질에 비해 치킨제품 시장이 더 성장할 전망이다. 유기농 치킨 시장은 5년 전 전체 매출의 2%에서 현재 6%로 성장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유기농 치킨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밝다.

<시중에 판매 중인 치킨제품 예시>

[자료: Target, Sam’s Club]

시사점

FDA에 따르면 미국 성인 2%, 영유아 5%가 식품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표기해야 한다. 미국 식품 알레르기원 표기 및 소비자 보호법(FALCPA)에서는 주요 8개 주요 식품 알레르기원으로 우유, 계란, 생선, 갑각류(게, 새우 등), 견과류(아몬드, 호두 등), 땅콩, 밀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알레르기원을 포함할 경우 “Contains 알레르기원”과 같이 표기하면 된다.

<알레르기원 표기 예시>

[자료: Target]

최근 CJ 제일제당 비비고는 한국식 냉동 치킨 제품을 미국 시장에 출시해 미주 한인들은 물론 현지인들로부터도 호평받고 있다. 맛이나 식감에 대한 좋은 평가는 물론이고 준비과정이 간편해 재구매를 하겠다는 이들이 많아 식료품 업체인 타깃(Target) 온라인 제품 리뷰에서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하고 있다. 비비고 제품 이외에도 이미 미국 시장에는 여러 한국식 치킨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어 한국식 치킨이 현지에도 비교적 많이 알려진 편이다.

<판매 중인 한국식 치킨 제품 예시>

[자료: Target, Walmart]

KOTRA 달라스 무역관의 인터뷰에서 한 식품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들이 무항생제, 글루텐프리,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므로 관련 인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인들은 치킨 부위 중 가슴살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가공제품에 있어서도 닭가슴살을 이용한 제품들이 더 일반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인 칙필레(Chik-fil-A)는 닭가슴살로 만든 너겟, 닭가슴살 햄버거로 사랑받고 있으며 맥도널드, 파파이스, 웬디스 등은 닭가슴살 햄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치킨 제품은 타이슨(Tyson), 퍼듀(Perdue), 포스터 팜(Foster Farms), 필그림(Pilgrim’s)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기업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에서도 익숙한 한국식 치킨 제품을 시작으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맛, 유기농, 합리적인 가격 등의 장점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우리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 관련 전시회>

[자료: 각 전시회 홈페이지]

자료: CNN, Target, Walmart, Sam’s Club, FMI, SN, FDA, IRI,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