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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테슬라'를 꿈꾸는 일본의 에너지 스타트업 '파워X'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2-09-15
  • 출처 : KOTRA

배로 전기를 운반하는 세계 최초 ‘전기 운반선’ 개발에 나선 日스타트업

日종합상사, 대형 은행, 조선회사 등 앞다투어 출자

세계 최초 전기 운반선 개발에 나선 일본 스타트업 '파워X'  


올해 8월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종합상사인 미쓰비시 상사와 이토추 상사, 미쓰이 물산 등이 새로운 투자처로서 에너지 스타트업 ‘PowerX Inc.(이하 파워X)’를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워X는 세계 최초로 '전기 운반선'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전기 운반선은 해상 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해저 케이블이 아닌 컨테이너형 축전지에 모아 육지에 운반하는 선박을 말한다. 파워 X는 배로 전기를 옮긴다는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종합상사 이외에도 미쓰비시 UFJ 은행, J-POWER, 이마바리 조선 등 일본의 쟁쟁한 대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파워X의 배터리형 EV 초급속 충전기 <Hyper Charger>(왼쪽), 거치형 축전지 <Mega Power>(아래쪽)>

 

주: 올해 8월부터 선행 수주 개시일본 최대규모의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해 일본 국내 평균가격 1/3 실현을 목표로 함.

[자료: PR Times]

 

여기서 잠시 시점을 과거로 돌리도록 하겠다. 2020년 8월 일본 금융시장을 떠들석하게 만든 뉴스가 있었다.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투자가 워렌 버핏이 일본 대형 종합상사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다. 이 뉴스가 그토록 화제가 된 이유는, 이 투자가 버핏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개별 주식을 대규모 매입한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 대형 종합상사 종목이 장기적 투자 측면에서 유망하다고 버핏은 확신했던 것이다. 이처럼 워렌 버핏에게 투자 받은 일본 대형 종합상사들이 최근 앞다투어 출자하고 있는 벤처 기업이 바로 ‘파워X’다. 본고에서는 독창적 사업 이이디어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파워X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

 

[자료: SB 크리에이티브, Business Insider Japan]

 

파워X는 해상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지 않고 축전지가 탑재된 전기 운반선으로 수송함으로써 재생 에너지의 폭발적인 보급을 지향하고 있다. 파워X의 전기 운반선 모델<Power ARK 100>은 선체 길이가 약 100m로, 그리드 스케일 배터리*를 100TEU** 탑재하여 220MWh(일반 가정 약 2만2,000세대의 1일 전기 사용량)의 축전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주*: 그리드 스케일 배터리(Grid-Scale Battery): 전력망용으로 공급되는 대규모 용량의 배터리를 가리킨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력 계통에 단독으로 배터리 시스템을 접속하는 <계통용 배터리>에 대해 전기사업법상의 위치를 명확히 하여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서 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촉진할 예정이다.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빠르면 2022년도 내에 사업환경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주**: TEU: Twenty-foot Equivalent Unit. 20피트 컨테이너 단위로 환산한 양. 100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00개 분이다.

 

<2025년 완성 예정인 파워X의 전기 운반선 'Power ARK 100'와 그 내부에 탑재되는 선박용 배터리>

  

[자료: PR Times, 일본 해사 신문, Norimono NEWS]

 

파워X의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


파워X의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장기적 비전 차원에서 구상 중인 전기 운반선의 제조 부문이고 다른 하나는 탈 탄소화 시대에 수요 급증이 기대되는 EV용 급속 축전 배터리와 선박용 <거대 배터리>로 대표되는 배터리 제조 부문이다. 본고에서는 전기 운반선 사업 모델을 개관해 보도록 하겠다. 해안 100km 권역 해상에 설치된 부유식(floating type) 해상 풍력 발전소들이 존재하는데 그 발전 풍차와 해저 케이블로 연결되는 해상 서브스테이션(변전소), 그리고 수요처인 육지의 변전 설비 사이를 전기 운반선이 왕복한다는 구상이다. 충전, 방전, 운반에는 모두 시간이 소요되므로 전기 운반선은 여러 대를 준비하여 교대로 전기 공급 프로세스를 상시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전기 운반선 사업 모델>

 

[자료: NIKKEI 신문 전자판(2021.10.15.)]

 

일본 정부는 2021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30년도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전체 38%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 핵심 열쇠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사면이 바다인 국토 특징을 살린 해상 풍력 발전이다. 문제는 해상에서 발전한 전기를 어떻게 수요처인 육지로 끌어올 것인가다. 기존의 해저 케이블을 통한 송전은 막대한 비용과 환경 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해저 케이블의 경우 1km 부설할 때마다 1~2억 엔의 비용이 드는 반면, 파워X에서 만든 전기 운반선 건조비는 한 척당 30억 엔 정도로 추산되어 총 비용으로 환산했을 때는 선박이 더 저렴하다. 선박으로 전기를 수송하기 때문에 더 강한 바람이 불어 큰 발전량이 기대 가능한 곳에도 풍력 발전기 건설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참신한 발상으로 재생에너지 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파워X 창업자인 이토 마사히로 대표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플랜도 놀랍지만 그 경력 또한 놀랍다. 그는 일본의 식품 대기업인 ‘이토 햄’ 창업자 가문 출신이면서도 가업을 승계하지 않고, 2000년에 17세의 나이로 3D 영상 제작 회사인 ‘얍파(ヤッパ)를 설립했다. 얍파는 2014년 스타트 투데이(현재의 ZOZO 그룹)에 인수됐는데, 그 사업 경험을 살려 수년 전 일본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전신 사이즈 측정 수트인 <ZOZOSUIT>, <ZOZOMAT>, <ZOZOGLASS>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ZOZO그룹의 COO를 맡기도 했으나 전기 운반선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2021년 독립해 파워X를 창업했다.

 

<파워X (PowerX) 이토 마사히로 대표>

 

[자료: PowerX 제공]

 

축전·송전 부문의 이노베이션을 꿈꾸는 파워X


파워X에 쏠리는 기대는 커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독창적인 사업 모델이기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장벽은 비용 문제다. 해저 케이블 이용 시와 비교했을 때 전기 운반선을 이용하는 경우 종합적 운용 비용(건조비, 승조원 인건비, 배터리 조달비용)은 현재로선 불확실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의 쟁쟁한 대기업들이 이 혁신적 비즈니스 플랜에 참여 의사를 밝히며 파워X에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다. 파워X는 현재 스타트업 성장 초기 단계인 시리즈A라운드지만 이미 누적 투자액이 50억7000억 엔에 달한다(2022년 1~7월 일본 스타트업 자금 조달 순위 16위). 파워X는 향후 100억 엔 정도의 자금을 추가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직 테슬라 간부이자 현재 스웨덴의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Northvolt)’의 COO를 맡고 있는 파올로 세루티(Paolo Cerruti)도 파워X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파올로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파워X의 전기 운반선 구상은 매우 혁신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파워 X의 사업 모델은 대단히 합리적인데 그 배경에 실제 경제학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이 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며 파워X의 사업 모델에 대한 높은 평가와 신뢰를 드러냈다.

 

파워X 관계자에 따르면, 2025년에 전기 운반선 1호선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전기 운반선 사업을 수익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가을부터 또 하나의 사업 주축 모델인 배터리 사업(선박, 주택, EV 충전용 배터리의 생산 및 판매)을 통해 수익을 확보해 나간다고 밝혔다. 실제 파워X는 올해 6월에는 오카야마 현 타마노시에 일본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테스트 생산에 착수한다. 파워X의 비즈니스 콘셉트인 ‘재생 에너지의 폭발적인 보급을 실현하기 위해 축전 및 송전 부문에서 이노베이션을 일으킨다’는 전기차(EV)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놓은 미국 테슬라와 닮은 점이 많다. 파워X가 구상하는 사업 아이디어가 단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 머무를지 ‘바다의 테슬라’로 거듭날 지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22 6월에 일본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 Power Base건설 계획 발표>

 

주: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5GWh이는 연간 약 1만 대의 배터리 제품 상당.

2023년부터 테스트 생산에 착수해 2024년 봄부터는 EV용 급속 충전기거치형 배터리 제품 등을 출시 예정

[자료: PR Times]

 

시사점


배로 전기를 운반하는 ‘전기 운반선’을 구상한 이토 마사히로 대표의 풍부한 창의성도 놀랍지만,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행동력 또한 주목할 만다. 이토 대표는 일본 패션 대기업 ZOZO그룹에서 ZOZOSUIT 등 여러 히트 제품을 내놓으며 COO 지위까지 올랐음에도 일본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해상 풍력 발전에 크게 투자하기로 한 ‘절호의 기회’가 도래하자 안정적 지위를 버리고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했다. 백지 상태에서 도전하는 이토 대표의 과감하고 결단력있는 자세야말로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해상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해저 케이블이 아닌 선박을 통해 옮기는 것이 가능해지면 풍력 발전기의 입지 제약이 크게 개선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새로운 시장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운반선의 등장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연료를 수송하는 시대’에서 ‘전기 그 자체를 수송하는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이다. 발전·송전·축전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가 탄생할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할 것이다.

 

 

자료: PR Times, NIKKEI 신문, 일본해사신문, PowerX, SB 크리에이티브, Business Insider Japan, Norimono NEWS, 관련 기사 및 각 기업의 보도자료 및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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